문: 제 외아들이 며칠 전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그러나 저는 제 아들의 죽음을 철학적으로 생각하여 꿋꿋할 수가 없습니다. 나만이 아들을 잃는 것이 아님을 알고는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마음 속으로 그러한 곤경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위로하는 그런 일상적인 방식으로 위안을 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잔인한 운명이 한창 때인 나의 아들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는 슬픈 사실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왜 , 왜 입니까? 저는 저 자신에게 계속해서 묻습니다. 선생님. 저는 제 슬픔을 견딜수가 없습니다.
답: (잠시 눈을 감고 앉아 있다가) "나"가 없으면 "타인"도 없습니다. 또 당신에게 비추이는 모든 것은 당신이 그려낸 것이므로" 나는 슬프다"고 말하는 것은 쓸모없는 일입니다. 당신은 친척이나 친구들로부터 많은 위로와 동정을 받았을 터이니, 나를 찾아온 것은 단순하게 그런 동정을 받기 위한 것은 아닐 겁니다.
사람은 일상적인 기쁨과 고통을 느끼며 한 해 한 해 인생을 살아가지만, 한번도 인생을 진실한 관점에서 바라보지는 못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진실한 관점이란 무엇인가? "나" 가 없으면 "너가"없고 어떤 다른 실재도 없습니다.
모두 이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을 이해하고 이 이해와 더불어 삶을 살아갈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나의 친구여, 당신은 이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은 꼭 당신이 비탄이라고 부르는 것 속에서 몸부림쳐야만 합니까?
문: 죄송합니다. 마하리지 선생님께서는 말한 것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 말씀에 놀라움이 느껴집니다. 나의 존재의 핵심을 드러내 주시며 그렇게 힘주어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그것이 삶에 있어서 천국의 열쇠인 듯 합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내가 해야할 것이 정확히 무엇입니까?
답: 하다니요?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덧없는 것을 덧없는 것으로, 비실제적인 것을 비실재적인 것으로, 틀린 것을 틀린 것으로 보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의 진정한 본성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비탄을 말하는데. 그 비탄을 바로 보고 그것이 진정 무엇인가를 알아보려 해보았습니까?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나 사물을 잃는다는 것은 슬픔을 부르기 마련입니다. 죽음이란 완벽한 끝남이요 완전한 소멸이기 때문에 사랑한 만큼 슬픔도 엄청난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가항력적인 슬픔조차도 잘 분석해 보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정확히 무엇에 대해서 슬퍼하고 있습니까? 처음 당신이 아들을 보게 되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그 아들이 특정한 운명을 가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 누군가와 합의한 적이 있습니까? 그를 임신한 것 자체가 우연한 일 이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까? 그 태아가 자궁 속에서 많은 위험을 넘기고 생존할 수 있었다는 사실조차 우연한 일이었습니다.
또 그 아기가 사내아이 였다는 사실도 우연한 일이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당신이 당신의 " 아들' 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지 우연한 사상(事象)이었고 그 사상에 대해 당신은 어떠한 시점에서도 아무런 통제력을 가지지 못하였으며, 이제 그 사상(事象)이 종말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정확히 당신은 무엇에 대해 슬퍼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아들이 몇 년 동안 살아 누렸을 몇 안되는 즐거움과 수많은 고통을 잃어 버렸다고 슬퍼하는 겁니까? 그렇지 않으면 당신 아들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기쁨과 도움을 잃어 버린 것이 아까워서 슬퍼하는 것입니까?
알겠습니까?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왜곡된 관점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문: 놀라우신 말씀이군요. 틀림없이 저는 선생님께서 지금 말한 것을 따르겠습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왜곡된 관점에서 비롯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무슨 뜻입니까?
답: 아 , 이제 진리에 이르겠군요. 당신은 한 개인,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진실로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은 단지 상상의 산물에 불과하며 자아는 이 환상의 희생물입니다.
"사람"이란 어차피 환상이라 그 자신의 진실 안에서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있다고 믿고 사람이라고 의식하는 것은 자아. 의식입니다. 관점을 바꿔 보십시오. 세계를 당신의 바깥의 어떤 것으로 보지 마십시오.
당신이 당신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을 당신 의식 속에 출연하는 인식의 세계, 곧 꿈의 세계의 한 부분으로 보고 그 쇼 전체를 멀찌감치 떨어져 그저 지켜만 보십시오. 자신을 몸- 마음과 동일시하는 한 당신은 슬픔과 고통으로 상처를 입고 말것입니다.
아버지나 아들, 이것이나 저것은 모두 상상의 산물입니다. 당신은 시공을 초월해 있으며 지금 여기에서 시공과 접해 있는 듯한 것은 모두 몸과 마음을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된 당신은 어떠한 경험에 의해서도 상처받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당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거나 부를 필요가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깨닫기만 한다며,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이나 스크린에 비춰지는 영화를 보듯이. 감탄하고 즐기면서 그리고 괴로워하기도 하지만 내면은 언제나 냉철하고 흔들림 없이 그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여여하게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