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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외젠 스크리브 & 샤를-가스파르
초연 1828년 8월 20일 파리 오페라 극장
<2011년 4월 9일 뉴욕 메트 / 153분 / 한글자막>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 합창단 & 발레단 연주 / 마우리치오 베니니 지휘 / 바틀렛 셰어 연출
오리 백작...............................후안 디에고 플로레즈(테너)
아델 백작 부인........................디아나 담라우(소프라노)
이졸리에....오리 백작의 시동.....조이스 디도나토(메조소프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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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화제의 걸작 오페라 실황, 로시니 <오리 백작 Le Comte Ory>
토니 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명연출가 바틀렛 셰어의 2010/11시즌 메트 초연작
로시니 오페라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쳐 온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디아나 담라우, 조이스 디도나토 등 벨칸토 비르투오조 스타가 출연하는 최정상의 성악진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마우리치오 베니니 지휘로 로시니 특유의 눈부신 코미디가 펼쳐진다.
=== 프로덕션 노트 === <내지 해설 / Philipp Brieler / 이준형 번역>
바틀렛 셰어가 <오리 백작>을 연출하다
그림 같은 중세 시골 마을을 떠올려 보자. 남자들 대부분이 아득히 먼 곳에서 벌어지는 십자군 전쟁에 참가하러 떠나 버린 마을 말이다. 몇 안되는 남자 중에 귀족이 있는데, 할 수 있는 한 많은 여자를 유혹하려고 남아 있다. 특히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는 고귀한 백작 부인으로, 젊은 귀족은 책략을 꾸미기 위해서 변장을 하고서 백작 부인의 성 밖에 거처를 정한다. 마각이 드러나자 대담하게도 이번에는 수녀로 변장하고서 새로운 계략을 꾸민다.
별로 그럴 듯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이 이야기가 1828년에 만들어진 로시니의 오레파 <오리 백작>의 줄거리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는 2011년 3월에야 초연되었다. 연출은 토니 상 수상자인 바틀렛 셰어가 담당했는데, 그는 메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세비야의 이발사>와 <호프만 이야기>의 연출도 맡은 바 있다. 이 DVD에 담긴 연주는 초연 2주 후에 있었던 공연 실황으로 HD 라이브 시리즈로 상연되었다. 그 시즌에 메트에서 있었던 다른 신연출 오페라 -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와 존 애덤스의 <중국의 닉슨>, 그리고 새로운 <반지> 사이클의 처음 두 작품도 있었다 - 와 비교하면 <오리 백작>은 가볍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셰어가 지적하듯이,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포인트인 것이다. "이 연출은 극도로 섬세한 오페라라고나 할까요. 베르디 오페라 같은 푸짐한 식사가 아니라 멋진 만찬 마지막에 나오는 특별 후식같은 거랍니다." 게다가 로시니의 음악적 영감은 이 코스를 단지 맛난 것이 아니라 감동적이고 기억할 만한 것으로 이끌었다.
모든 섬세한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이 초연에 탁월한 가수들을 끌어 모았다. 특히 오늘날 가장 뒤어난 벨 칸토 가수 세 명이 출연진을 이끌고 있는데,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가 타이틀 롤을, 디아나 담라우가 아델 백작 부인을, 조이스 디도나토가 시동 이졸리에를 맡고 있다. 이 세 명과 지휘자 마우리치오 베니니는 모두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셰어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다.
메트의 드넓은 무대에서 섬세한 코미디를 연출한다는 것은 매우 큰 도전이며 셰어 역시 이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발사>에서 무대를 계속 움직이는 여러 개의 문으로 이루어진 미로로 만들었으며, 오케스트라 피트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설치해서 가수들이 청중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오리 백작>에서는 다른 전략을 구사했는데, 셰어의 설명을 들어보자. "이 오페라에 대한 내 접근방법의 핵심은 극장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극중극' 형식으로 설정하고 천둥이나 바람 소리를 내는 기계도 실제로 보여주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줄거리 자체에는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 상상을 더하는 또 하나의 단계를 추가한 덕분에 청중은 등장인물 및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좀 더 내밀하고 직접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무대 같은 분위기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메트 무대를 좀 더 작고 아기자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셰어는 디자인 부분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이자 자신의 브로드웨이 연출물인 <광장의 빛(The Light in the Piazza)>, <남태평양(South Pacific)>으로 토니 상을 수상했던 마이클 이어건(세트)과 캐서린 주버(의상)와 함께 했다. 이들은 메트의 <이발사>와 <호프만 이야기>에서도 셰어와 함께 작업했으며, 그밖에도 수많은 극장 및 오페라 작품이 있다. 이어건은 이탈리아 파르마에 있는 17세기 건물인 파르네제 극장을 기본으로 무대 세트를 제작했다. 셰어는 이렇게 말한다.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무대로 설정한 이 놀라운 공간에 우리 두 사람은 모두 매혹되었어요. 우리는 이 극장 안의 극장을 일종의 액자이자 우리 무대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했습니다. 아주 우아하면서 또 소박하지요."
이렇게 만들어 낸 무대는 중세 시대의 이야기를 19세기 극장물의 틀 안에 담아내면서도 대본에도 충실하다. 주버가 제작한 의상의 전체적인 형태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 <지상 쾌락의 정원>에 영감을 받았다. 다시 한번 셰어의 설명을 들어보자. "의상의 모양새와 형태는 모두 기본적으로 중세 풍의 윤곽을 따르고 있지만, 이것 역시 19세기 무대 연출 방식을 따른 가수들이 입고 있는 설정이죠."
로시니의 중세 코미디가 만들어진 배경은 독특하다. 작곡가는 <오리 백작>을 오페라 경력의 끝무렵에 썼는데, 당시 그는 파리에서 살고 있었다. 그보다 4년 전, 프랑스 수도로 이주한 직후에 로시니는 새로 프랑스 왕위에 오른 샤를 10세의 대관식을 위한 오페라 작곡을 의뢰 받았는데, 이것이 바로 <랭스 여행>이다. 하지만 <랭스 여행>은 오직 네 번만 무대에 올랐을 뿐이고, 로시니는 나중에 <오리 백작>을 작곡하면서 <랭스 여행>에서 여러 개의 아리아를 빌려왔다. <오리 백작>은 로시니가 프랑스어 대본에 곡을 붙인 몇 안 되는 오페라 중 하나이며, 이 작품 후에는 그저 한 개의 오페라, 장대한 <기욤 텔>을 쓰고서 38세의 나이에 극장 무대에서 은퇴했다.
<오리 백작>의 1막에 나오는 여섯 개의 아리아 중에서 네 개는 <랭스 여행>에서 가져온 것인 반면, 2막에 나오는 일곱 개의 아리아 중에서는 두 개 만이 그런데, 그 때문에 작품은 보기드문 균형감과 색채를 얻었다. "말하자면 두 막은 거의 두 개의 서로 다른 오페라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1막은 사람들이 아주 친숙한 전형적인 로시니 풍으로, 원기 왕성하고 활력이 넘치며, 장대한 피날레가 있지요. 반면 2막은 양식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 면에서 아주 독특한 오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셰어의 설명이다.
셰어는 이런 음악적인 이중성을 시각적으로 수습하는 대신 오히려 무대 장치로 확장해서 연출의 핵심적인 요소로 만들었다. "1막은 오직 대낮의 강렬한 햇빛 아래서 벌어집니다. 반면 백작 부인의 궁전 안에서 진행되는 2막은 밤에 벌어지죠. 백작 부인의 궁전은 개인적이고 신성한 장소로, 여인들은 잠옷을 입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촛불 아래서 이루어지죠."
<오리 백작>의 2막이 지닌 밤의 분위기(조명은 브라이언 맥데비트가 맡았다)를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끝에서도 두 번째 장면을 이끄는 세 가수의 삼중창이다. 이 부분은 로시니가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음악으로 꼽혀왔으며, 젊은 베를리오즈는 입을 쩍 벌리고 이 부분의 악보를 들여다봤다고 한다. 대화와 앙상블 부분이 교차하면서 거의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8분 동안의 선율은 이야기의 전개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면이다. 여기서 오리는 시동 이졸리에를 백작 부인으로 착각하고(백작 부인 역시 그 자리에 있다) 유혹하기 시작하는데, 코믹한 연출기법과 극적인 통찰력, 그리고 순수한 음악적 환희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셰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후안 디에고, 디아나, 조이스, 이 세 명의 가수가 음악사상 가장 아름다운 삼중창을 노래한다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문 사건이죠."
탁월한 음악과 널리 알려진 로시니의 풍부한 극적 감수성 덕분에, <오리 백작>은 단지 예의범절과 사람을 잘못 알아봐서 일어나는 소동을 다룬 가벼운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사랑과 성(性)에 대한 명상, 그리고 (셰어의 연출에서는) 낮과 밤 사이의 신비로운 공간에서 벌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로시니는 코미디에서 가장 극적인 감수성을 지닌 인물 중 하나로, 창의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더불어 인간성의 아주 깊숙한 영역을 표현할 줄도 아는 작곡가였지요. 나는 그의 음악에 담겨 있는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사랑합니다. 로시니 오페라의 마지막 부분에 다다르면 언제나 사랑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셰어의 결론이다.
=== 작품 해설 ===
오페라 366
오리 백작 Le Comte Ory, Count Ory
사전 지식
로시니의 재치는 이 오페라에서 다시 한 번 찬란히 빛났다. 파리의 무대를 위한 완벽한 형식을 보여준 이 오페라는 전형적인 파리 극장에 적합한 작품이었다. 이탈리아 페사로 출신의 로시니가 파리에서 활동하면서 내놓은 세 번째 작품이다. 그전에 파리에서 쓴 작품으로는 <코린트 공성(Le siège de Corinthe)>과 <모이스와 파라옹(Moïse et Pharaon: 모세와 파라오)>이 있다. 로시니의 파리에서의 활동은 대성공이었다. 그는 오페라를 내놓을 때마다 박수갈채를 받았다. 로시니가 파리에서 공연한 작품 중 프랑스 국왕 샤를 10세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렝스로의 여행>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으나, 나머지 작품은 오늘날에도 환영 받고 있다. 실로 대단한 작품인 <렝스로의 여행>이 오늘날 거의 공연되지 않는 이유는 우선 출연진의 구성 때문이다.
최소한 열다섯 명의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동시 출연해야 하는데 그 많은 성악가를 동시에 무대에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빈약한 스토리 때문이다. 국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한 것이니 스토리가 복잡하거나 심각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로시니는 <렝스로의 여행>을 샤를 국왕의 대관식에서만 공연할 일회성 작품으로 작곡해 재공연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 때문에 이 작품에 쓰인 아리아 등을 이후 작품에 활용했는데, 그중 가장 많은 아리아를 활용한 작품이 <오리 백작>이다. ‘오리 백작’의 오리(Ory)는 백작의 이름이다.
줄거리
[제1막] 13세기 프랑스 투렌(Touraine) 지방의 포르무티에(Formoutiers) 백작은 누이동생 아델(Adele) 백작 부인을 뒤로하고, 오래전 병사들과 함께 십자군 전쟁에 출전했다. 전국의 기사와 귀족들이 아델에게 구혼하기 위해 빈번히 찾아온다. 실은 아델보다는 지참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바람둥이 젊은 백작 오리(Ory)는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다. 더구나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아델이 아닌가? 오리 백작은 아델에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다가 그녀가 신앙심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알고는 순례하는 수녀로 가장해 접근하기로 한다. 오리 백작은 하인들을 수녀로 변장시켜 드디어 백작 성의 문을 두드린다. 아델을 보호하는 기사 랭보(Raimbeau)는 순례하는 수녀들을 친절하게 성안으로 초대한다. 가짜 수녀들은 아델의 시녀 라공드(Ragonde)로부터 융숭한 식사 대접을 받는다.
라공드가 아델의 유일한 말동무임을 안 오리 백작은 어떤 때는 성모마리아를, 어떤 때는 지옥의 불길을 내세우면서 신앙심을 이용해 마침내 라공드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결국 라공드의 주선으로 오리 백작과 아델이 만난다. 오리 백작의 젊은 하인 이솔리에(Isolier)도 아델을 흠모한다. 이솔리에는 주인 오리 백작이 아델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기사 랭보의 안내를 받아 성안으로 들어온 이솔리에는 백작 부인의 방에서 수녀로 변장한 오리 백작을 발견한다. 이솔리에는 오리 백작의 속셈을 파악하고는 놀라 소리친다. 그 바람에 오리 백작의 정체가 들통 난다. 오리 백작은 이솔리에에게 한 번 더 소리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한다.
저녁 무렵 이윽고 아델이 순례하는 수녀를 영접하러 들어온다. 아델은 오리 백작보다는 소녀처럼 예쁘게 생긴 이솔리에에게 마음이 끌려 얘기나 나누자며 방으로 부른다. 오리 백작은 속이 쓰려 죽을 지경이다. 아델과 이솔리에가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게 표현된다. 다음 날 아침 포르무티에 백작이 돌아온다는 전갈이 도착한다.
[제2막] 성에 돌아온 기사들은 십자군 전쟁에서 보여준 포르무티에 백작의 무용담을 얘기하기에 여념이 없다. 날씨가 돌변해 폭풍이 몰아친다. 수녀 몇 명이 성으로 찾아와 잠시 쉬어가게 해달라고 청한다. 오리 백작의 하인들이다. 이들은 어제 자신들을 인솔한 수녀가 자신들을 버려두고 어디로 사라졌다고 비난하면서, 성모께서 그런 못된 수녀는 벌주실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솔리에가 어느 틈에 수녀들 사이로 끼어든 오리 백작을 보고 그의 정체를 밝히자, 오리 백작은 쥐구멍을 찾기에 바쁘다. 포르무티에 백작은 아델이 이솔리에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한다. 물론 이솔리에는 지체 높은 귀족 집안의 자제로 밝혀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리 백작 [Le Comte Ory, Count Ory] (OPERA 366, 2011. 6. 27.,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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