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 교사
시간이 참 빨리 갑니다. 봄 자연속학교 갔던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내일이면 보네요. 모두 건강하고 잘 지낸다니 고마울 뿐입니다. 가고 싶고 보고 싶고 그랬습니다. 철마다 갔던 터라 몸도 마음도 동하는데 가지 못했어요. 선생님들에게 괜히 미안한 채로 안식년이란 괜한 핑계 아닌 변명을 스스로 합니다. 되도록 학교 일과 아이들을 잠시 놓고 살아야지 하지만 어디 그게 쉬워야지요.
3월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았는데 벌써 5월입니다. 그동안 베인 버릇 때문에 아직도 컴퓨터를 켜면 학교 누리집을 들여다봐요. 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며 매달리는 우리 아이들, 선생님 방학이 너무 길다는 우리 아이들과 행복한 우리 동료 교사들을 보고 싶을 때마다 학교 사진첩을 누릅니다. 지난해보다 맑은샘 아버지들과 만나는 날도 많고, 시설의 날과 학교 행사와 교육 활동에 갈 때가 많고 보니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하다가도 그동안 일상과 다른 생활 흐름에서 안식년임을 깨닫곤 합니다. 만날 때마다 뭐하고 지내냐는 부모님 말씀에 그냥 잘 쉬고 있다 했지요. 두 달 동안 잠도 많이 자고 책도 보고 바깥 행사도 찾아가고 그동안 못 만난 친구도 만나며 잘 지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많고 할 일은 크게 없는 채 두 달을 보내고 나니 조금씩 학교 밖 세상 속에서 어찌 살아갈지 가닥을 잡아갑니다. 아시다시피 살림살이도 챙겨야 하구요. 그동안 못하고 소홀했던 많은 관계와 일들도 생각하고 살아야지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식을 맞으며 학교와 아이들을 위해 할 일로 연구와 공부 같은 몇 가지 생각해 둔 것도 조금씩 애쓰려 합니다.
학교 밖에서 서성대는 게 아니라 제 삶을 살찌우는데 정성을 다하고, 조금 멀리서 그동안 선생 노릇을 되돌아보고 곱씹어 보며 삶의 방향을 살펴보렵니다. 그동안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웠는지 많이 느끼게 되겠지요.
3, 4월 학교와 아이들, 공동체를 위해 애쓰시는 아버지들과 어머니들 힘찬 기운에서 학교과 공동체의 밝은 앞날을 보고 있습니다. 늘 반갑게 맞아주시며 챙겨주시는 부모님들 고맙습니다. 자주 뵙겠지만 누리집에도 가끔 소식 전하겠습니다.
첫댓글 전선생님. 안식년에도 학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오죽하겠습니까? 늘 신경써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의 안식년이 학교를 살찌우고 성장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전선생님도 좋은시간 보내고 계시리라 확신하구요.
학교일 관련 연구와 공부도 필요하겠지만, 푹쉬며 머리를 식히는 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안식년에 살림살이 걱정은 안하시도록 해야할텐데... 그 점이 죄송하네요...
부모들 교류할 때 더 많은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아지트와도 후원협약을 맺였다하니... 언제한번 자리를 만들어봐야 겠네요 ^^
그날 자연속학교 가볼까 한다고만 하셨지만 사실 얼마나 가보고 싶으셨을까요? 그 말씀을 뒤로하고 의리없게 저희만 다녀와서 전화 끊고 맘에 좀 걸렸었는데....
역시 그러셨군요. 전선생님은 '천상 아이들의 선생님'이신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생님, 오랜만에 선생님글을 보니 참 반갑네요^^
아버님들과 가끔씩 만나신다는 소문(?)은 들었으나....얼굴 뵌지는 꽤 된 것 같아요. 가끔씩 어머님들께도 얼굴 보여 주세요. (아지트 후원 협약 기념으루다가~^^)
잘 지내시고 선생님 삶이 더더욱 살찌워지셔서 그 살 내년에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도 조금씩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