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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아프리카 5개국 문학기행-남아공 요하네스버그
2008년 4월 10일 목요일 인천, 홍콩
인천공항 출발, 홍콩공항 도착, 홍콩공항 출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
* 인천공항 출발
집에서 오후 1시 30분에 콜택시로 나왔다. 내일 오후 2시경(한국시간) 남아공에 도착한다. 24시간을 상공에서 보내는 셈이다. 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13시간 20분 소요된다. 남아공 시간으로 4월 11일 내일 아침 오전 7시 20분에 요하네스버그에 도착 예정이다. 저녁과 아침 두 끼를 기내식으로 한다.
이번 여행은 깊은 의미가 있다. 내가 다녀온 지구상의 길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영국, 캐나다까지 날아다녔는데 이제 그 반대편 하늘길을 날아가는 것이다. 즉 지구를 한바퀴 완전히 도는 것이다. 행복하고 보람된 여정이다.
인천공항에서 하나투어 최준영 가이드를 만났다.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미리 강조한다. 홍콩에서 남아공 비행기로 환승할 때 시간이 없으니 기내에서 신속하게 내려야 한다. 짐은 남아공에서 찾는다. 마일리지 적립은 한국에 와서 한다. 짐꼬리표, 출입국표 등 한 장도 버리면 안 된다. 아르헨티나는 입국표가 없으면 100불을 내야 한다. 남미는 시스템 미비로 개별 탁송이며 비행기표 좌석이 모두 분산된다. 부부가 항상 함께 움직여야 수속이 빠르다. 비행기 내리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에 가야 한다. 남아공에서 남미까지는 비행시간 10시간이다. 짐검사시 청색은 통과, 적색은 검열 대상이다. 먼 여행길이기에 모두들 신중히 듣고 기억시킨다.
오후 7시 55분 아시아나 홍콩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나의 좌석은 33A, 남편은 33B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723 아시아나 항공은 정시에 이륙했다. 홍콩과 한국의 시차는 1시간, 한국은 지금 오후 8시인데 홍콩은 오후 7시라고 기내 모니터에 뜬다.
홍콩까지는 3시간 50분 소요다. 22시 35분에 도착하여 23시 50분 SA 항공으로 밤새 남아공으로 간다. 장엄한 비행이다.
* 홍콩공항 도착
밤 10시 50분, 홍콩 시가지 야경이 들어온다. 기장은 잠시 후 도착한다고 방송한다. 밤하늘 무수한 별만 보다가 홍콩의 화려한 불빛에 황홀하다. 갖가지 적색, 초록, 청색 등 네온사인 불빛이 화사하다.
거대한 구름층을 뚫고 고도가 점점 낮아진다. 내리면 바삐 움직여 23시 50분의 요하네스버그행으로 환승 탑승해야 한다.
공항 안내원이 나와 입출국데스크로 인도해주어 쉽게 수속했다. South African Airways, 즉 남아프리카 항공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다. 북경, 향포(홍콩) 한문 글씨가 보인다.
홍콩 공항은 인천 공항보다 낡고 어둡다. 3A 항공은 아시아나 항공 제휴사로 마일리지가 아시아나로 적립된다. 인천에서 홍콩까지 1600마일, 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6500마일, 그것만도 총 8100마일이다. 왕복이면 16200 마일이다. 또 요하네스버그에서 브라질 갈 때 SA 항공이면 더 늘어난다. 총 합하여 23000마일 적립 예정이다. 원래는 공항 곳곳에서 적립해야 하는데 노련한 최준영 실장이 한국에서 모두 신고하여 우리 일행 21명은 항공표만 잘 보관하여 한국에 돌아가 인천공항에서 한 번에 적립하면 된다.
홍콩공항 경유도 의미있다. 이곳이 어디인가. 영국이 지배했던 중국 땅, 그래서일까. 중국보다 유럽 향기가 난다.
* 홍콩공항 출발
SA 항공에 탑승했다. 26게이트에서다. 공항천정이 웅장하다. 영국 지배시 이룬 느낌이 온다.
기내에 오르자 2,4,2명 좌석 배치 중 나는 73K, 남편은 73F 우리 일행이라서 나란히 창가 73H, 73K로 바꿔 앉았다.
3A 항공 직원이 모두 흑인이다. 아프리카 항공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눈 안대와 칫솔, 치약이 든 주머니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요하네스버그까지 긴 여정의 13시간 20분 밤비행이라서 잠을 자며 가란 뜻이다. 밤새 날아서 내일 새벽 7시 20분에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다. 정말 자야 한다. 곧바로 사파리 동물원 관람을 시작하는 낮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흑인 남자 직원은 모기약인 듯 스프레이로 짐칸 쪽 양켠에 약을 분사하며 지나간다. 냄새가 내려온다. 승객의 안전을 위해 베푸는 일상일 것이다. 아프리카로 향하는 비행기는 그렇게 신기한 것들이 있다.
홍콩은 HKG, 요하네스버그는 JNB로 의자 등받이에 붙은 모니터 자막에 뜬다. HKG에서 JNB로 가는 항공노선에 비행기가 있다. 이륙하고자 활주로로 이동한다. 긴 날개가 창공으로 솟자, 어둠 속에서 홍콩 야경이 전개된다.
TV에서 보던 그 해변가의 고층건물과 즐비한 해안의 건물들 야경이 황홀하다. 홍콩공항도 상당히 크고 발달되어 있다. 드넓은 활주로와 격납고가 웅장하다. 모두 영국이 이룬 소산이리라.
*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
기내시설이 좋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날개도 아주 길다. 타이완과 필리핀을 지나 베트남과 태국을 지나 날아간다. 개인별로 볼 수 있는 눈 앞의 모니터에 항공로가 뜬다. 창 밖은 캄캄하다. 바다를 지날 때면 고기잡이 배인 듯 불빛이 군데군데 떠 있다.
흑인 남자가 쥬스와 물을 서빙한다. 모든 일과를 마치고, 전등불이 꺼지고 잠을 청했다. 안대로 눈을 가리고 손을 감싸고, 이불을 덮고 불편한 자리지만 곱게 잤다.
한잠 자고는 ‘P.S I love you' 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어로 나온다. 두 남녀가 싸우다가 아름다운 포옹으로 사랑의 꼬리표를 단다. 한국의 성악가 조수미의 성악곡을 들었다. 뮤직코너에 우리 대한의 여인 조수미 음악이 삽입되어 있다니 큰 감격이다. 그녀의 개인적인 실력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높은 위상이다.
그 외 모니터 자막에는 계속 비행기 길과 남은 거리, 밤 하늘의 지역 등이 뜬다. 아프리카의 비행기 SA 항공은 상당히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간간이 기내를 돌며 몸을 풀었다. 참으로 긴 비행이다.
2008년 4월 11일 금요일 아프리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아프리카의 여명,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 도착, 아프리카 여행 주의사항, 남아공의 수도, 경제도시 요하네스버그, 남아공의 한국교민, 남아공의 흑인과 백인, 흑인 대통령 만델라, 흑인의 한계, 아프리카의 미국 남아공,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남아공의 날씨와 농사, 하얀 언덕산 금광, 사파리 투어, 사파리 투어장, 남아공의 역사, 드넓은 땅, 전쟁기념 박물관, 프리토리아 시가지, 프리토리아 교외광장, 프리토리아 가로수 자카란다, 남아공의 미니 축구장, 남아공의 자동차, 대통령 집무실 유니온궁 빌딩, 요하네스버그 호텔 투숙
* 아프리카의 여명
현지시간으로 새벽 5시, 한국시간으로 낮 12시, 하늘에 빛이 고인다. 동녘에서부터 내 조국 하늘을 열고, 태양은 힘차게 달려와 아프리카를 연다. 힘찬 여명이다.
밤새 고단한 날개로 달려온 비행기인데 창공을 향해 뻗은 비상의 날개가 위대하다. 바다, 태평양을 건너 이제 아프리카 땅 위로 진입한다. 지상에는 초지와 산, 강이 보이고 그 위로 흰 구름이 떠 있다.
기내 조식이 6시에 나왔다. 스파게티와 빵, 요플레, 쥬스, 파인애플, 수박 등이다. 맛있게 먹고, 얼굴에 썬크림을 바르고 오늘의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했다. 힘찬 출발이다.
*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공항 도착
기장의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온다. 오전 7시다. 요하네스버그의 지상은 아까보다는 훨씬 삶의 흔적이 보인다. 잘 일군 토지와 산악지대, 강이 겸해 있다. 뭉쳐진 시가지도 보인다. 고도는 점점 낮아진다.
구름밭이 장관이다. 구름 사이로 큰 호수도 보인다. 지구 끝의 지평선과 창공이 아름답다. 참으로 예쁜 땅이다. 집도, 들녘도, 초지도, 조각조각 곱게 전개된다.
오전 7시 25분 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에서 17년차 이민 동포 가이드 여인을 만났다. 입국 수속은 쉽다. 화창한 날씨다. 현재 온도 17도 쾌적하다.
* 아프리카 여행 주의사항
곧바로 사파리 투어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1시간 소요된다. 사파리 투어 후 중식을 하고, 프레토리아,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호텔에 투숙하는 일정이다. 버스 안에서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들었다.
이곳 사람들은 느긋하다. 우리도 함께 느긋해야 한다. 행정이 아직 미비하여 옛날 중국과 유사하다. 마음을 내려놓고 다녀야 한다. 일행에서 떨어졌다 하여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는 낯선 땅이다. 까만 피부의 이방인이 신기하다. 그러나 남아공은 문화수준이 외견상으로 상당히 높여보인다. 발달이 잘 된 땅이다. 베아뜨리체, 예쁜 이름의 가이드 교민 여인이 더욱 우리에게 편안하게 이끈다.
* 남아공의 수도
예쁜 나라다. 요하네스버그가 중심이지만 케이프타운이 꽃이다. 지금 이곳 요하네스버그 땅은 해발 1800m 고지다. 햇볕이 나오면 아주 따갑다. 태양과 아주 가까운 나라다. 습도가 없다. 남한의 11배 크기다. 기후가 지역마다 다 다르다.
남아공의 수도는 세 군데 있다.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 입법 수도인 케이프타운, 사법수도인 블룸폰테인, 이렇게 세 개의 수도가 있다. 삼권 분립이 철저하다.
대통령도 1년 중 6개월은 행정본부인 프리토리아에 머물고 6개월은 입법 중심인 케이프타운에 출장가서 일한다. 수도가 세 개라는 것도, 대통령이 이동하여 집무를 보는 것도 신기한 이야기다.
* 경제도시 요하네스버그
수도는 아니지만 경제 활동이 활발한 도시는 요하네스버그다 경제도시다. 요하네스버그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더욱 풍요롭다. 7개 지역의 금광에서 450개의 금맥이 흐르고 있다.
남아프리카는 금이 유명하다. 금생산 세계 5위 국가다. 다이아몬드도 세계 5위 생산국이다. 프라토리움도, 석탄도 굴착기로 파낸다. 인구는 남한과 동일한 4700만명이다. 광물 축복을 받은 나라다.
지금 공항에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외곽도로에는 주택이 많다. 눈 앞에 전개되는 다운타운에는 고층빌딩도 많다. 센톤이라는 곳에 기업본사건물이 많다. 백인 부자가 사는 도시다. 10%가 백인, 90%가 흑인인데 부자는 거의 백인이다.
예쁜 나라, 예쁜 도시다. 건물도 예쁘고, 사람의 손으로 일군 흔적이 진하게 보인다. 우중층한 도시가 결코 아니다. 이집트의 카이로와는 또 다른 향기다. 아프리카 대륙이라 하여 조금은 어두운 땅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다. 유럽의 한 도시에 온 느낌이다.
집 안에 수영장은 기본이다. 테니스장까지 있다. 식모는 기본이 세 명이다. 청소, 밥 당번, 정원사 이렇게 분리하여 일한다. 집을 크게 짓는다. 일하는 사람 방까지, 방이 많다. 인건비가 싸서 있는 자는 살기 좋다. 경제가 발전한 도시의 양면성이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 또한 이 나라, 이 도시의 몫이리라.
* 남아공의 한국 교민
남아공에 한국 교민이 3천명 산다. 대사관에서 보호해 준다. 이곳에서 살며 가장 두려운 것은 치안이다. 신고만 하면 총기 소유가 가능한 나라다. ‘싸울래?’ 하면 금방 총살로 사망자가 눕는 국가다. 도둑도 총 들고 들어온다.
한국 교민들도 큰 집에서 살다가 너무나 많이 당했다. 동양인은 큰 타켓이다. 돈이 많으며, 현금을 지니고 다닌다 하여 범죄의 표적이다. 행동과 몸가짐을 조심해야겠다는 대목이다.
가이드 여인은 남편이 근무하는 해운 회사에서 왔다고 한다. 두 아이는 고교까지 여기서 마치고 지금은 한국의 대학에 가 있는데 졸업 후 다시 미국으로 갈 거란다. 영어국가여서 어릴 적에 이민 온 연유로 영어를 완벽하게 소화했단다. 어떤 모습이든 행복하게 살아가는 내 동포가 참으로 자랑스럽다.
* 남아공의 흑인과 백인
남아공은 10%의 백인이 90%의 흑인을 부리고 산다. 노예처럼 부리고, 착취당하는 곳이다. 문득 소설 같은 착각이 들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흑인과 백인은 사는 곳도 다르다. 알렉산드리아 주택지는 흑인들의 집단 거주지다. 그곳에 함부로 들어가면 죽는다.
저 멀리 보이는 부자들의 높은 백인 소유의 빌딩과는 천지 차이다. 어쩌겠는가. 생존 경쟁에서 우위의 집단과 아래의 집단은 다른 것을. 피부색도 서러운데 삶까지 서럽다는 대목에서 서늘하다.
* 흑인 대통령 만델라
남아공을 세운 자다. 지금은 90세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흑인에게는 위대한 대통령이다. 남아공은 1930년대 흑인과 백인이 대립되었다. 그 당시 더클락 대통령은 수감자 만델라와 타협했다. 만델라를 풀어 주었다. 그 전까지는 흑인에게는 투표권도 없었다.
이웃나라 짐바브웨는 30년 독재다. 투표했는데 열지 않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부탁했다. 무가베가 독재 통치 중이다. 무가베가 백인을 추방했는데 흑인들이 효율적인 자본력이나, 효율적인 농사를 잇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생활해온 원인으로 엉망인 나라다. 심지어 물과 전기가 끊겨, 물없는 곳은 죽음에 가깝다.
그러나 남아공은 레인보우 컨트리, 무지개 나라다. 만델라가 그렇게 백인과 약속하고 출범했다. 그래도 백인이 불안해한다. 탱크 막고 야단이었는데 유혈사태없이 1994년에 흑인 대통령 만델라가 탄생했다. 그제서야 흑인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되었다. 7년간 백인 대통령 더클락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런데 그 동안 흑인에게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식했다. 흑인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이끌어 갈 수 없다. 그래서 서서히 가르치기 시작했다. 대학 정원 중 25%를 흑인 먼저 뽑고, 75%를 흑인과 백인 경쟁시켜 뽑았다. 또한 51%의 흑인 지분 회사만 지원해 주었다.
만델라의 그런 정책으로 1998년부터 2008년 지금까지 경제, 정치, 교육 면에서 상당히 안정적이다. 이곳 백인은 유럽계 다민종이다. 만델라, 먼 곳에서만 바라보았던 그가, 흑인과 백인이 동시에 어울려 살 수 있는 무지개 나라에서 그의 위대한 업적을 본다. 평온하고, 화사하고, 행복이 드리운 나라다.
* 흑인의 한계
현재 대통령은 움베키다. 영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흑인 대통령이 들어왔어도 그 시스템 그대로 유지된 것은 글로벌 인재를 키워서다. 똑똑한 자는 캐나다와 유럽으로 유학보낸다. 고위층은 모두 흑인이다. 중간층은 백인이고, 하층계급은 흑인이다. 외국에서 박사학위 소지자를 모두 불러들여서 고위직에 심었다. 가이드는 말한다. 독립 운동을 한 것은 한국과 동일한데 한국은 그 관리를 이 나라만큼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아공은 지금 약간 문제다. 백인은 미리미리 내다보고 일하는데 흑인은 백인이 해놓은 것 빼먹고 산다. 그래서 걱정이다. 옛날에는 백인만 전기를 사용하고 흑인은 갈탄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흑인도 전기를 쓴다. 문제는 발전소를 증가시킨다 해놓고 약속을 안 지켜 전기가 부족하다. 1일 2시간 전기 공급을 중지하기도 한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 입찰공고했는데 한국 외 4개국이 입찰했다. 2010년에 월드컵인데 문제다. 호텔, 전기, 교통이 문제다. FIFA에서 물으면 다 고치겠다고 하는데 잘 개선되지 않는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이 세 나라는 럭비 싸움이 잦다. 이것은 흑인 문제가 아니고 어느 국가든 이웃 국가간의 마찰을 보는 동일한 역사다.
흑인의 한계가 차츰 드러나고 있다. 시스템은 영국 수준인데 일하는 자가 흑인인 관계로 시스템이 좋아도 잘 유지되지 않는다. 인부들이 게으르다. 그것이 흑인이 넘기 어려운 벽이다.
* 아프리카의 미국 남아공
아프리카의 미국이 남아공이다. 2010년 월드컵 예정국으로 건설붐이 일고 있다. 훠웨이즈 마을에 주택 단지가 늘어났다. 도로는 그대로면서 집만 늘어 교통이 막힌다. 우리의 버스가 지날 때도 서행이었다.
내가 생각한 아프리카는 정녕 아니다. 가끔씩 드넓은 초지가 보일 때면 인정되지만 도심 가까이 오면 건물도, 사람들도 상당히 세련되어 있다. 특히 남아공은 백인이 일구어 놓은 화사한 국가다.
*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우리 여행 그룹은 행운이란다. 여행 가방을 분실하는 예가 다반사인데 우리는 모두 짐을 잘 찾았다. 얼마전 심장병 환자의 약가방이 공항에서 분실되어 가는 날까지 못 찾았단다. 결국 그의 딸이 다시 약을 가지고 와서 겨우 여행을 했다는 것이다.
가방을 풀어 한국인의 핸드폰을 꺼내기도 하고, 다른 사람 가방에 모르는 짐이 들어 있기도 하고, 이것이 아프리카란다.
물건을 빼앗으려는 것보다 팁을 얻으려고 승객을 붙들곤 한다. 우리 일행 한 팀도 늦게 나왔다. 먹을 것을 싸 왔는데 기미를 알아채고 공항수색대가 붙잡은 것이다. 멸치, 순대를 좋아하는 흑인들이 그런 짐인 듯 싶으면 붙들고 돈을 요구한다. 뇌물을 주면 쉽게 통과시킨다.
이런 일은 나도 겪었다. 입국할 때도 일행 줄을 놓치면 이유없이 붙들어 놓곤 했다. 하나투어 가이드가 오면 그때서야 가라는 것이다. 만델라가 흑인을 깨우치고 남아공을 발전시켰다고 해도, 까만 피부의 숱한 백성들은 허술한 면이 많다. 결론은 아프리카는 아프리카다.
* 남아공의 날씨와 농사
가장 추운 겨울이 영하 1도-영하 2도다. 여름에는 30도 이상이다. 그래서 과일이 풍부하고 먹거리가 많다. 물이 깨끗하여 태고수다. 수돗물도 그냥 먹는다. 강이 깨끗하여서 그렇다.
차창 밖에는 빈 땅이 많다. 간간이 도시가 보이지만 초지가 많다. 하늘에서 보면 농사짓는 땅은 원형이다. 그 이유는 농지 가운데에 스프링클러를 장치하고 농사짓기 때문이다.
여름에만 비가 온다. 겨울에는 가뭄지역이다. 밀이 주식이다. 언덕에 집짓고 살며 밀농사를 짓곤 한다. 아직도 노는 땅이 많다. 개인소유인데도 농사를 못 짓는 것은 물이 없어 스프링클러를 장치해야 되는데 그 시설비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에 들어오는 들녘은 대부분 풀이 나부끼는 초지다. 날씨에 의해서 노는 땅들이 나의 눈에는 아깝고 안쓰러웠다.
* 하얀 언덕산 금광
하얀 언덕산이 금광이란다. 약품을 뿌려서 그렇다. 저 하얀 흙 안에 금과 우라늄이 있다. 일본인들이 사 가지고 캐 갔는데 이제는 안 팔고 자기들이 생산하고 있다. 이런 하얀 언덕산 금광은 버스에서도 보이지만 비행기가 이착륙할 무렵에 남아공에서 종종 보이곤 했다.
자동차 비생산국이다. 전량 수입이다. 한국 대우차가 한때 왕성했는데 대우차와 관련된 사람이 총살된 적이 있다. 이것이 금광과 연관은 아니지만 골고루 분포된 산업이 아닌데서 파생되는 불행이다. 땅 어느 곳이든 금이 매장되어 있다니 분명 그것은 축복받은 나라다.
* 크루거 야생동물원 사파리 투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하여 맨 처음 관람한 곳이다. 공항에서 이곳까지 오며 아프리카에 대하여, 남아공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며 왔다.
드넓은 초지가 전개되고 정문을 통과한 버스는 또 한동안 초지 위로 달려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힘찬 진입에 박수쳤다. 마중 나온 사파리투어차량에 옮겨탔다. 2대에 나누어 탔다. 수직의 사다리를 밟고 오르며 지붕도 창문도 없는 높은 차다.
이 차는 길이 따로 없다. 초지 위도 마음껏 달리는 괴력이다. 푸른 초지 위에서 맨 처음 만난 동물은 기린이다. 몇 마리가 나무 아래에 서성이며 외객을 배웅하듯 처연히 바라본다. TV에서 보던 명자연이 지금 눈 앞에 있음에 사람들은 환호성이다.
이제 시작이란다. 그랬다. 사자, 새, 코뿔소, 사나운 사슴, 버팔로, 가이젤, 누우, 가이젤과 누우들 집단 등등 진풍경이 전개되고 있었다. 초지와 하늘의 흰 구름이 장관이다. 얼룩만 떼들이 평화롭게 거닐고, 이것은 동물에게만이 아닌 사람에게도 지상 천국이다.
물가에는 물새가 노닌다. 하마를 보러 호수에 갔는데 그 시간에 잠수해서 꼬물거리는 물결만 보았다. 행복한 동물이다. 행복한 나라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는 초원이다. 차가 달리는 도로는 포장을 해두어 동물 곁을 지나고 나면 신나게 달린다.
광활한 땅에서 사는 동물들이 평화롭다. 동물을 보는 것도 장관이지만 드넓은 초지, 동물에게 허락한 무한한 영토를 잠시나마 공부한 점이 감격이다. 행복한 목숨과의 상면을 나는 잊지 못하리라. 내일은 새벽 5시 30분에 공항에 간다는데 귀에 들리지 않는다.
순진한 눈으로 바라보던 모습도, 개구쟁이처럼 달아나던 모습도 열광적인 행보로 언덕을 행진하던 버팔로 떼들도, 모두 장엄한 영상으로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존재하리라. 물 속에 잠수한 하마가 나오지 않기에 ‘팁을 주어야 나올까’, 이 나라는 팁을 좋아하는 나라라 하니 그리 말하였더니 모두들 까르르 웃었다.
사파리 투어장 안에 캠핑카도 와서 쉰다. 자가용이 캠핑카를 끌고 들어간다. 우리가 칸 짚차에 비하면 가냘프지만 모두 평화다. 하늘빛도, 공기도, 구름까지도, 순수한 곳에서 동물과 호흡한 것은 더욱 뜨거운 평화다.
* 사파리 투어장 중식
사파리 투어를 마치고 그 안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뷔페식으로 메뉴가 좋다. 쇠고기를 구워서 즉석에서 썰어준다. 밀빵, 야채 등등으로 푸짐한 식사를 했다.
집의 지붕이 갈대잎이다. 자연 밀림 속의 환경을 그대로 살려서 지었다. 밀이 주식인 나라에서 밀 음식이 많다. 분위기 좋은 집의 현지 식사다. 화장지 한 장도 붉고, 푸른 색상으로 튤립처럼 장식해 놨다. 바깥에는 사파리와 연결되는 곳이다. 작은 원숭이도 보이고 멀리 줄폭포도 보인다. 의미있는 곳의 인상 깊은 중식이다.
* 남아공의 역사
적도에서 아래로 23.5도에 위치한 나라다. 우리나라와는 반대 위치이며 우리가 선 이 땅 자체가 고산지대다. 대서양을 타고 외인이 가장 먼저 온 곳이 케이프 타운이다. 배타고 들어와서 맨 처음 부른 이름이 최남서단의 희망봉이다.
백인들이 와서 보니 흑인들이 살았다. 원주민 흑인과 백인 간에 이질감이 생겼다. 물물교환하며 살았다. 그들은 다시 뉴질랜드로 갔다. 케이프타운을 상업거래지 중심으로 여러 민종이 섞여 살았다. 그렇게 섞여 살기 싫어서 프리토리아 인들은 모잠비크로 도주했다. 모잠비크에는 포르투갈 인종이 살다가 네덜란드인이 거주했다.
그 후 영국인이 군인들을 데리고 넘어왔다. 원주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담장치고 세금을 거두며 살았다. 그래서 케이프타운이 영국의 식민지였다. 영국이 군림하던 영토가 되버렸다.
네덜란드계 농부들이 개척자로 내륙에 침투했다. 그 대행진 행렬을 흑인들이 이상하게 보고 서로 공격 또는 협상했다. 영국인이 보니까 네덜란드인들이 안 돌아와 가 보니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쫓고, 또 네덜란드는 북쪽으로 올라가고, 그곳이 바로 요하네스버그다. 그땐 황무지였다.
영국인이 와서 샌드조약을 맺었다. 계속 쫓아다니며 협상을 요구했다. 금이 나오면 싸웠다. 이것이 아프리카 최초의 제1차 전쟁이다. 사우스 아프리카의 보우앵글로 전쟁이라 부른다. 보우는 네덜란드인, 앵글로는 영국인이다.
영국이 다시 사우스 아프리카 군대를 데리고 와서 협상하여 두 나라가 세운 것이 바로 유니온 아프리카다. ‘유니온 오브 사우스 아프리카’ 다. 즉 ‘하나의 남 아프리카’ 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가는 박물관에 그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이 나라 공식언어가 11개다. 영어와 네덜란드 계의 아프리칸스 외 많다.
항상 적은 이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과 슬픈 역사가 얽혀있듯이, 남아공은 영국과 네덜란드와 슬픈 역사가 얽혀있지 않은다. 그러면서 떠나고, 떠나면서 발전하고 그런 가운데도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세계 역사가 아닌가 싶다.
* 드넓은 땅
땅이 넓어서 쇼핑센터가 옆으로 퍼져 있다. 땅은 개인 소유와 국유지인데 분할 할당하기도 한다. 흑인들에게 깡통집 지어주고 분할상환을 요구한다. 불쌍한 흑인들의 깡통집들이 도로변에 즐비하다. 흑인들은 한 곳에 정착하여 산다. 한국의 포항 같은 도시인데 바로 더반이다. 그곳에서 날씨가 따뜻하여 사탕수수 3모작으로 산다.
원주민이 흑인인데 주권을 잃고 깡통집, 그야말로 깡통모양의 협소하고 볼품없는 공간에서 산다는 것이 안타깝다. 공동묘지가 마을에 함께 있다. 박물관에 가면서 그런 풍경을 보았다. 타이타닉호 모양으로 지은 통신대학은 23만명인데 전 세계인이 온다. 드넓은 땅을 소유한 나라이기에 이색 풍물들이 많다.
* 전쟁기념 박물관
한국의 독립 기념관인데 사원 느낌이 든다. 걸어 들어가서 관람했다. 입구에 여자와 아이들의 전쟁 희생을 상징하는 동상이 있다. 당시의 거친 환경을 드러내는 누우의 부조상도 있다.
실내에 들어서니 피의 관 전쟁을 전시해 두었다. 둥글게 구멍이 뚫려 있고 원 아래의 줄리족 관이 있다. 12월 16일이면 지붕에서 빛이 들어온다. 저 아래 관으로 빛이 고인다.
창문이 노란색이다. 조상의 피와 땀을 신성시한다는 의미다. 바닥도 물방울처럼 퍼져나가는 모양의 무늬다. 벽면에는 부조로 역마차의 역사가 장엄하게 조각되어 있다. 아까 차 안에서 배웠던 남아공의 역사가 모두 이곳에 새겨져 있다.
박물관은 -1층, 0층, 1층인데 높이가 높아 엘리베이터로 한층 오르는데 꽤 오래 걸린다. 지하 1층에는 십자수와 유화 그림으로 역사를 말하고, 0층에는 벽면부조로 역사를 말하고, 지상 1층에는 대리석 기둥들이 역사를 노래한다. 독특한 전시관이다.
박물관 밖에는 말마차가 있다. 외국인에게는 다칠까봐 금지인데 마차 관광용이다. 뜨락에 말이 사는 집과 마차가 많다. 남아공에는 말라리아 모기가 없다고 한다. 한 나라의 역사를 전해듣고, 전시물을 눈으로 보고 알찬 시간이다. 세계여행으로 얻는 값진 지식이다.
* 프리토리아 시가지
1910년에서 1912년까지 건립된 도시다. 외지에서 들어온 외로운 자들이 교외 광장에서 모여서 시장이 형성되고, 그러면서 프리토리아가 형성되었다. 그로 인해 플크루그 대통령이 탄생하고 그것이 오늘의 프리토리아가 되었다.
지금은 번화가가 많다. 관공서가 많아져 오히려 대중 교통이 부족하다. 한국의 봉고차가 여기서는 택시로서의 교통수단이다. 실제로 봉고차에 한 가득 사람이 타고 퇴근하는 것을 보았다. 트럭 위에도 타고 간다. 이 나라는 성이 문란하여 에이즈 환자가 35%다. 화려한 건물과 흑인과 백인, 모두가 이색 풍경이다.
* 프리토리아 교외광장
교외 광장은 중심 번화가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기도 하여 우리는 내리지 않고 BUS 투어로 지나며 보았다. 과일 상인들이 길가에 많다. 흑인들은 동양인을 노린다. 우리는 동양인, 돈 많다고 보이는 대상이다.
법원, 은행, 금융가, 아파트가 웅장한 외형으로 아름답다. 잘 가꾸어진 도시다. 건물들이 사암으로 지어져서 붉거나 갈색이다. 사암이 튼튼하다. 학교 수업은 8시에 시작한다. 아이들도 지금은 하교하여 돌아다닌다. 박물관에는 실제 고래뼈가 전시되어 있다. 흰색으로 아주 크다. 분홍색 기차역 건물도 보인다. 블루트레인 긴 내륙 횡단 열차역이다.
다부지고 알찬 도심이다. 아프리카라고 느껴지는 것은 지나가는 행인 중 흑인이 보일 때뿐이다. 흑인도 자가용을 타고 퇴근한다. 그런 모습을 빼면 어느 유럽의 한 도시로 착각할만큼 발달되어 있다.
* 프리토리아 가로수 자카란다
독특한 가로수가 프리토리아를 채우고 있다. 7만 그루의 꽃나무다. 벚꽃과 동일한데 봄에 보라색 꽃이 핀다. 꽃이 피고 나면 잎이 나온다. 나무터널이 절경을 이루어 이곳을 일명 ‘자카란다 시티’ 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통 보라색으로 뒤덮히면 그 정경을 보고자 유럽에서 많이 온다.
지금은 푸르른 잎만 한 가득이다. 한국의 등나무꽃 색깔로 뒤늦게 핀 보라색 자카란다 꽃을 어렵게 보았다. 곱다. 남미에서 온 나무다. 한국의 진해 벚꽃 구경처럼 프리토리아의 명물이다.
* 남아공의 미니 축구장
퇴근 무렵, 러쉬아우어다. 이 나라도 어김없이 긴 차량 행렬이다. 이곳이 아프리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만큼 혼잡한 도로다. 높은 버스 안에서 내려다보는 프리토리아의 진 풍경이다. 도심을 벗어나자 넓은 축구장이 보인다. 석양이 내리는 오후 5시다. 야자수가 우람하게 줄 서 있고 소년들과 청소년들이 뛰어 다니며 축구에 여념이 없다. 미니 축구장인데 정식 축구장을 축소해 놓은 모양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나라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최국으로 그 열기는 더욱 대단하다. 아프리카의 해질녘 큰 낭만이다.
* 남아공의 자동차
자동차 운전석이 한국과 반대다. 자가용, 버스, 트럭 모두 오른쪽이 운전석이다. 자가용이 모두 좋다. VOLVO, TOYOTA 등을 백인 뿐만 아니라 흑인도 몰고 다닌다. 부유한 표식이다.
이집트와는 많이 다르다. 도시도 현대식이고, 사람들도 머리에 히잡이나 터반을 두른 사람이 거의 없다. 생기 발랄하다. 도심에서 외곽으로 퇴근하는 차량이 장사진이다. 아프리카의 또 다른 풍경을 본다.
* 대통령 집무실 유니온궁 빌딩
짙푸른 공원 안에 적색 건물이 예술에 가깝다. 길가에서 내려 안으로 걸어 들어가 보았다. 전에는 집무실 안에까지 올라가서 보았는데, 그때는 만델라 대통령이 허용했는데, 지금은 외경만 허락된 곳이다.
메모리얼 파크에는 6.25 때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이 나라의 전사자 용사들이 있다. 그래서 6.25에는 한국 대사관에서 이들을 위해 감사하며 행사를 한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퇴근시간이 지나 큰 문은 닫았고, 다행히 작은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갔다. 빌딩이라 하여 높은 층인 줄 알았는데 길게 옆으로 늘어선 빌딩이다. 움베르키 대통령이 오픈을 차단시켜 내부는 보지 못했지만 고운 꽃과 나무, 아름다운 건물들, 모두 감탄을 자아내는 기쁨으로 보았다.
* 요하네스버그 호텔 투숙
유니온궁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여정을 마쳤다. 힘든 일정인데 잘 마무리되었다고 가이드는 칭찬한다. 신이 났는지 차 안에서 넌센스 퀴즈라며 유모어로 꽃을 피우기도 했다. 라면에 참기름을 쳤는데 갑자기 경찰서에 불려갓다. 왜 그럴까 묻는다. 답은 고소해서란다. 잠시 후 참기름도 경찰서에 왔다. 라면이 불어서란다. 싱거운 유모어를 시작으로 우리 일행 주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빵,빵빵’, ‘조지 브라운’, ‘흥부 놀부 아내’ 등 우스운 이야기로 여독을 풀곤 했다.
늦은 밤,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3시 30분 호텔에 들어왔다. 현지 시간으로는 오후 8시 30분인데 낮이 짧아 짙은 밤으로 느껴진다. 시차 관계로 피곤하지만 먼 나라 여행이며 일정을 잘 소화했다는 보람으로 행복한 밤이다. 호텔 직원이 모두 흑인이다.
이곳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하여 큰 관심으로 다가온다. 지나가는 행인도 우리를 보면 웃고, 손을 흔들며 지나가곤 한다. 순수한 나라라고 하면 내가 너무 곱게 바라보는 것일까. 그러나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비록 까만 살결로 혐오스럽지만 속심은 따스하더라고, 이 밤 나는 외치고 싶다.
내일은 5시 기상, 6시 식사, 7시 30분 출발이다. 남미 브라질 상파울로에 간다. 비행기로 리오까지 간다. 남아공과 비슷한 날씨란다. 내일부터는 한 호텔에서 이틀씩 유숙한다. 오늘보다는 훨씬 편안한 일정이다.
시차관계로 조금 늦게 자란다. 체크인 후 10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참으로 멀리 왔다. 여기가 어딘가. 아프리카에서도 맨 남쪽 나라, 한국에서 아주 먼 곳에 왔다. 큰 설레임으로 낯선 땅의 첫 밤을 맞이한다.
2008년 4월 12일 토요일 남아공에서 브라질로 이동
요하네스버그 호텔 출발, 요하네스버그 공항 이륙, 상파울로 공항 도착, 크고 먼 나라 브라질, 브라질의 중심 도시 상파울로, 브라질 언어, 브라질의 한국 이민사, 브라질의 강, 브라질의 교육, 한국인 거리, 브라질의 자원과 관광, 파노라마식 상파울로 투어, 상파울로 국내선 탑승, 상공에서 본 상파울로 야경, 상파울로에서 리오데자네이루 가는 야간 비행, 리오데자네이루 공항 도착, 어둠에서 본 리오데자네이루, 리오데자네이루 호텔 도착
* 요하네스버그 호텔 출발
새벽 5시에 모닝콜, 6시에 뷔페조식, 7시에 모였다. 오늘은 브라질로 가는 날이다. 호텔은 공항 가까이 있어 편리하다. 호텔 셔틀버스가 데려다 준다.
남아공의 새벽은 우리나라보다 늦다. 6시에도 어스름하다. 식사 전 호텔 주변을 구경하고자 돌아보았다. 호텔로 진입하는 문 앞에서 흑인이 나가겠냐고 묻는다. 순간 이 나라의 범죄가 떠올라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담장 너머로 요하네스버그 시가지를 보았다.
모로코의 호텔에서는 현관문 밖에도 못 나오게 하더라는 것이다. 그만큼 치안이 불안한 탓이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비가 내린다. 또 출발할 때는 비가 그친다. 날씨도 잘 변한다. 이색적인 체험을 하며 호텔을 떠나왔다.
* 요하네스버그 공항 이륙
10시 20분 SA 항공으로 떠난다. 브라질 상파울로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다. 면세점에서 기념모자를 샀다. 공항 직원도, 면세점 점원도 모두 흑인들이다. 지독한 검은 피부다. 아프리카인을 만나고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영어로 교육받고 국어가 영어라서 그들의 말을 대충 알아들을 수 있어 좋다. 모두 영국이 남긴 소산이다.
비행기가 정시에 이륙했다. 남자 흑인이 기내 서빙을 한다. 아주 귀여운 인상이다. Milk를 달라 하였더니 Beer를 주고 간다. 나와 남편은 웃었다. 행동까지도 귀엽다.
10시간 20분 소요되는 비행이다. 대서양을 날아가고 있다. 감동이다. 음악을 들으며 갔다. 남미에 대한 기대로 행복하다. 기내식을 2번 준다. 11시간에 가까운 긴 비행이어서 그렇다. 모두 여정의 한 단면으로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