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가 조금넘으니 날이 뿌옇게 새기 시작하고
일찌기 오신 몇분과 함께 반가운 인사와 안부를 물었다.
한달만에 뵙는지라 벌써부터 인연의 깊음을 실감할수 있었다.
오늘은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로 가기로 되어있지만.
결코 짧지않는 장거리이기에 조금은 걱정도 된다.
어떻게하면 차내에서의 다섯여 시간을
보람있게 맞을수 있을까 하는생각 때문에........
빈자리없이 만차의 중량감이 더해온다.
요즘의 산행은 계절의 풍요도 있거니와
많이들 가시는 것이 퍽 다행스럽다.
우리 산악회의 긴 자취를 위해서는 자못 바람직하다.
화창한 날씨에 내 들이키는 공기마저 시원하다.
스치는 먼산 높은 곳의 흰 눈만이 삐죽삐죽 고개를 내미는 것이
아마도 봄의 기운이 넘실대는가 싶다.
추풍령 고개마루서 먹어보는 '시래기 국과 밥' 맛이 너무 좋다.
꼬나문 담배 연기속으로 마지막 남은 찬 바람마저 날려보내고
변산을 향해 달려나보자~~~~
이미 여기저기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늘 그렇지만
뽀얗게 먼지나는 간과 허파를 적셔주는 제일의 가치는
역시 술인가보다.
이 베낭 저 베낭에서 귀한 술이 맛자랑에 여념이없고
마셔대는 우리도 도취에 게으름이 없다
참! 적게마신것도 아닌것같네....
오늘의 산행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는 멘트도 한 몫 거든것 같고...
드디어 변산반도에 당도 한것 같다.
낯익은 바다가 내 시야를 조금씩 물들이기 시작하고...
"어쩌나?" 썰물이 진행되고있네,
이거 자칫 타이밍 상으로 볼거리를 놓칠까 걱정이다.
몇번 와본 경험이 있기에 하루에 다 만족하기가 쉽지않은
동네임을 알고있기때문이다
전후사정없이 내변산 산행은 시작된다.
우리가 가야할 총 11km의 대장정,
힘들진 않지만
, 네시간여의 행군이 만만할 것 같지만은 않다
회원님들 미지의 산에 대한 기대감과 성취감 도전 모험 등,,,
초입부터 마셔버린 그 약간의 술 기운 때문에
처지는 느낌은 어찌할수가 없다.
한 2km왔을까 , 높다랗게 쌍선봉이 자리잡아있고.
그 위에 높이 솟은 바위 하나 있는데.. 그곳이 그 유명한
"해동제일의 서해 낙조대다"
우린 그 쪽으로 가진 않았지만
기회가 오면 회원님들께 한번쯤은 권하고싶은 명소이다.
긴 긴 동지섣달의 겨울바다 일몰의 경치를 감상할수 있는 곳이다.
동해 낙산사의 일출과 더불어 부안 낙조대의 일몰의 모습은
금수강산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다.
그 아래에 위치한 월명암에서 앞선 팀들이 산악회 잘되라고
부처님께 빌고간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 옥산산악회 참 잘 될겁니다."
월명암은 애환과 쓰라림의 고찰이기도하다.
우리 회원님들 다들 보셨는지 모르지만 경내 게시판에 보면
"법 보 장 경" 이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몇번 읽어 보지만 가슴에 와닿고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잠깐 소개해 보려고 한다.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마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때 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차마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요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할줄알고
호랑이 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우리네도 이렇게 살면 어떨까?
내딛는 걸음마다 사뿐사뿐이다.
이미 녹아버린 눈의 영광에 질퍽거림이 있지만은
아주 편하게 산행의 음미를 하도록 길이 나있다.
넓고도 넓은 자연보호 헌장판이 있는 잔디 광장에 안착,
최고의 하이라이트 식사시간이다.
빙둘러앉아 진미의 음식을 함께하는 이시간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인지,,,
소담스럽게 내 놓은 찬거리들이 허기에 찬 속을 채워주기에 너무나 풍족하다.
후식으로 나오는 술 한 모금씩이다.
두 모금의 여유는 쉬이 찾아 볼수가 없네.
모두들 휴식의 여유도 없이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막이다.
포만감상태에서의 행군이란 결코 쉽지가 않네.
그래도 어찌 할텐가.
죽기 살기로 갈수밖에..
푸른 명경처럼 맑고 깊은 호수를 왼편에 끼고
작은 오솔길을 따라 변산 제일의 비경인 직소 폭포로 향한다.
깊이를 알수없는 그 푸르른 호수가 직소보이다.
물고기 떼 들이 이리 저리 떼지어 다닌다.
초망이 어디갔노?
초장은 어디갔노?
니놈들 명도 참 길다.
우리는 선량한 옥산의 산꾼들이다.
25m 높이의 육중한 암벽단애를 흰 포말을 일으키며 굉음의 소리를 내는
직소폭포이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가슴 서늘해 온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내며 떨어지는 장관은 보는이로 하여금
대자연의 신비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사진 한컷에 안타까운 심경을 실어보낸다.
어?! 또 오르막이네
,한참을 오르고나니 약간의 땀도 바람에 흩날린다.
여기가 재백이 고개인가?
휘돌아 쳐진 내변산의 아름다움이 내 두눈에 성큼 다가선다.
진짜 왜이러나!
내리막길이란 볼수가없다.
관음봉 정상이다.
하늘엔 구름한점없고
내 비치는 내변산의 작은 군봉들은 어느새 키재기에 지칠줄 모른다.
이리 저리 촉촉하고 사연많은 낙엽진 길을 조심스레 밟으며
내소사로 향한다.
군데 군데 버들강아지 이른 봄을 재촉하고
숨죽여 싹틔운 연초록빛 봄의 화신들이여 얼마지 않아
니네들의 축제가 우리들의 걸음을 멈추게 할거지?
전나무 숲길이 참 아름답다!
능가산 내소사다.
두 팔을 뻗어 번뇌없는 해탈의 경지.
600여 m의 이 전나무숲길이
채석강과 함께 변산반도의 최대 명승지이다.
전나무가 끝나면 굵은 단풍나무 길이 이어진다.
그 길을 지나 사천왕상의 천왕문이 있고
일주문을 넘어서면수령 천년의 당산목이 떡 버티고있다
거기에서의 약수한모금
물맛이 기가 막힌다.
이 내소사의 젤 뒤편에 대웅보전이 자리잡고있는데
연꽃 국화 해바라기로 장식한 꽃 살문이 화려하고도 소박하게 장식되어있다.
빨리서둘러야 될것 같다.
시간이 조금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하산주가 기다리는 식당까지 빨리가야한다.
'어?! 이게 왠일인가?'
오전에 빠진물이 거의다 차기시작한다.
누런 갯펄물과 함께 작은 파도를 만들며
자신의 영역으로 자리매김 해가고있다.
진짜 걱정이다
밀물이 되면 아름다운 채석강을 볼수없기 때문이다.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고 일몰의 비경만이 우리의 유일한 볼거리인듯 하다.
식당안은 이미 잘 차려져 있었다
맛이야 있고 없고 간에 낯선 외지에서의 음식맛이 아니던가,
회원님들 서로간에화기애애한 정도 나누고
일잔을 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보기 좋다.
나를 제외한 44명 전원에게
옥산의 단합된 구심점을 마련하기위해 술잔을 다 돌렸다.
양껏 드실순 없었겠지만
우리만의 작은 잔치로 여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바닷 바람이 약간차다
몇 몇 회원님들 사진찍으러 채석강쪽으로 갔다오곤 하고,,
긴 시간
, 돌아 오는 길에 좁은 공간에서의 약간의 오락과 다짐을 가졌다.
먼 외유에 운행해주신 기사님께 감사드리고,.
회장님과 임원진에도 노고의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탈하게 잘 다녀오신 회원님들에게도
깊은 애정과 사랑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변산반도 내변산 산행에 함께하지못한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송구한 말씀 드리며
4월달 사량도 산행에 같이 가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위원장 올림-
첫댓글 구수한 산행후기 문장에 한번더 갔다온것 같구려 역시 위원장은 위원장이야 떠나버리면 다 이저버린 정신에 새로 되새기게 되니 그랫드구나 한는 내 정신 되살아난다오 고맙습니다 한번더 고맙습니다 한달동안 건강관리 잘 해서 또 따라가야 될터인데 안녕 11
함께하지 못한 변산반도 산행이 몹시 안타깝도록 상세한 산행 후기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좋은 여행이였던 같으네요....
변산반도 내소산을 보지 않고도 알수있도록 구구절절 감탄사가 나올수있게 오목 조목 조리있게 글올린 바람에 술에취해 취경으로만 생각하고있는 나에게 다시한번 생각하며 내소산을 생각할수없이 그냥 지나친 아름다운 경치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만들어준 위원장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배국장님 오랜만에 뵈오니 더건강하신것 같아 참 즐거웠읍니다 이렇게 카페활동도 열심히하시고 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위원장의 글솜씨로 인하여 변산반도를 두번갔다온 기분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깊고 깊은산 아름다운 호수를 따라 오솔길을 걷는 그 기분 정말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 위원장님을 비롯한 옥산 운영진 여러분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합니다. 좋은 추억 만들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ㅋㅋㅋ
좋은 소설책 한권 읽고 가는 기분이네요.
위원장 님 의 글솜 씨 익히 알곤 있지만 읽는 동안 푹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구비 구비 너무나 잘 표현 해주셔서 직접 볼때보다 더 생생 하네요. 감사합니다.
위원장님 언제봐도 소설책 같은 산행후기 어찌이리 구절구절 새새하게 잘도 쓰셨는지 변산반도 내변산 다시 떠올려 지내요 항상 구수한 글 너무 잘보고 갑니다 항상 준비하시느라 수고 많으 십니다 ...
떠도는 구름이라 쉬이 지나쳐버릴지라도 그 구름이 비라도 나려주면 진정 고마움을 알겁니다. 우리 회원님들 모두다 소중하고 귀한존재임을 심간에 새겨둡니다. 흐르는 물도 가두면 썩는법인데 우리는 나날이 다달이 일보씩 전진에 힘쓰면 좋겠읍니다.감사합니다.
위원장님 좋은글 잘 읽어보고 인쇄도 했습니다. 내변산 두번간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