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연구회 최성철 선생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한글과 국제음성기호
오래 전부터 한글학회나 국립국어원의 누리 집에서는 한글로 국제음성기호를 만들자는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이상야릇한 모양의 글자들을 고안해서 한글로 쓰자는
주장들이 나오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지난 2월 20일에는 한국 경제신문에 중앙 대학 경제학 김 영봉교수의 <[다산칼럼] 한글의
외래어표기와 세계화>라는 글이 실렸는데 얼마나 답답하면 경제학 교수가 한글학계에 쓴
소리를 했겠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쓴 웃음이 나온다.
그는
<한글의 과학적인 조합 덕분에 이 점에서는 영어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적어도 로마자를 옮겨 표기함에 있어서 한글은 낙제점수다.
에프[f] 발음을 표기하는 글자가 없어서 에프가 들어가는 모든 영어어휘를 엉뚱한 말로
만들기 때문이다.
요새 청소년들은 끄떡하면 "필"이 꽂히고 "팬시" 숍을 즐겨 찾는다는데, 필자는 젊은이들이
곧잘 약[pill]에 취하고 여성용품[pansy] 가게에 잘 간다는 뜻으로 알았다.
그러나 실제 의미는 감(感·feel)이 꽂히고 환상적 소품[fancy]을 파는 가게란다.
대체 누가 이런 수수께끼를 알아채겠는가.
한글에서는 모든 에프를 피[p]로 표기한다.
양식기 포크[fork]는 돼지고기 포크[pork]로, 열광하는 팬[fan]은 요리기구 팬[pan]으로
쓴다.
이런 억지 표기사례는 너무나 많아, 다른 표음의 장점이 아무리 크다 해도, 한글은 국제소통
언어로서나 국내소통의 말로나 절름발이신세를 면할 수 없다.
이 결함 때문에 글로벌 시대 우리말의 발전이나 아동의 영어교육이나 원천적으로 제약될
수밖에 없다
만약 한글에 에프를 표기하는 자음 하나만 있다면 이 모든 문제는 기적처럼 사라진다.>
라고 한탄어린 힐난으로 국어학계를 책망하고 있다.
그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의 나랏말 학계의 실태를 잘 모르고 있다.
첫째. 대한민국 정부에는 한글학자가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고 국문학자들이 한글학자 행세
를 하고 있어서 한글의 깊은 숨은 뜻을 모른다.
한글은 탄생하면서부터 언문(諺文= 속된 글자)이라는 별칭을 얻고 태어난 글자로 상민들이
나 아녀자들이 쓰는 글자로 낮게 취급했기 때문에 한글을 연구하다가는 굶어죽기 십상이기
때문에 한글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는 전무하다.
사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이라는 글자를 만드시게 된 깊은 뜻은 명나라의 속박에서 독립
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그 당시의 정치 현실로 보아서 훈민정음 반포는 명나라에
대한 문화선전포고인 것이다.
한자를 버리고 우리글로 우리말을 적어서 몽매한 백성들을 가르쳐 깨우쳐서 사회혁명을
꾀하려고 하셨던 것이었으나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이 뿌리 깊은 사대부 양반계급들에
의해서 무산되어 실패로 끝난 문화전쟁이었다.
그러므로 한글을 올바르게 연구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글학자란 우리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고 일본 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한글학자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글의 참 가치를 알지 못하고 비하(卑下)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며칠 전에 대통령과 국무총리에게 <군사용어 한영/영한사전>의 원고를 보낸 일이 있었다.
그 책에 나오는 모든 영어 발음은 한글로 표기되어 있고 우리말 군사용어는 국제음성기호로
표기된 것이었는데 느닷없이 국립국원으로부터 회신이 왔는데 <(전략)한글이 만물의 소리를
적을 수 있다는 견해는 음성학 지식이 부족했던 시기에 일부 통용되었던 매우 과장된 것입
니다.(후략)>라는 것이었다.
이 글을 보면 한글을 굉장히 비하(卑下)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만물의 소리를 적을 수 있다.>고 하는 문구는 집현전 학사 정 린지가 훈민정음 해례의
서문에서 <雖수風풍聲성鶴학唳려, 鷄계鳴명狗구吠폐, 皆개可가得득而이書서矣의.>에 기인한다.
즉, “비록 바람소리, 학의 울음소리, 닭이 우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라 하더라도 모두 적을
수 있다”는 뜻인데 그만큼 소리를 적는데 있어서는 한글이 으뜸으로 막힘이 없다는 뜻이다.
한글은 중국의 음운에 관한 리론을 뛰어 넘어 소리의 삼분법 리론을 정립한 것으로 오늘날
과 같은 과학시대에서도 그 리론을 뛰어넘지 못한다.
둘째. 국문학계는 S대학의 뿌리 깊은 연고주의로 다른 대학 출신들은 시세가 없다.
정부의 내로라하는 굵직한 자리에는 모두 S대학 국문과 출신들이고 그들의 연구 결과만
A학점을 받을 수 있고 다른 대학 국문과 출신들은 아무리 연구 성과가 좋아도 F학점이며
더구나 우리 같이 국문학 출신이 아닌 사람들의 연구 결과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 대한민국의 나랏말 정책의 현주소다.
한글이라고 정의 되어서는 안 될 S대 명예교수의 KPA라는 괴상한 글자는 “한글 국제음성
기호”라는 어마어마한 호칭을 내리면도 정작 훈민정음의 기본 28 글자를 사용하여 만든
“한글 국제 음성기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역시 F학점을 주고 있다.
새로운 학설이 나오면 자기들이 세워 학설이 무너지고 기득권을 상실할 테니까 저희끼리
뭉쳐서 다른 새로운 학설이나 리론을 뭉개버리는 것이 오늘날의 국문학계이다.
이러한 세태가 오늘날 우리나라의 국문학계라는 사실을 그 교수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한글의 발전을 염원하면서
<한글은
컴퓨터 자판과 휴대폰에서의 한글 문자입력속도는 일본어나 한자는 물론 로마자보다도
빠르다.
또한 일자일음 일음일자 원칙의 한글은 타 언어보다 음성 인식률이 높아 다가오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가전, 통신, 컴퓨터, 로봇의 명령 언어로도 각광받을 것이다.
지식정보화시대에는 정보검색-전송 속도가 개인과 국가 경쟁력에 직결되므로 이런 한글을
쓰는 우리나라는 더욱 강하고 경쟁력 있는 IT강국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한글은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갈 자질을 가지고 있다.>
라고 희망적인 장래를 펼쳐보였다.
그 교수의 말대로 한글은 세계 유일무이한 완벽한 소리글자인데 우리 국문학계가 너무 썩고
어리석어서 그것을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또 만약에 세종대왕께서 지금 살아계신다면 [f]의 글자를 만들어 주실 수 있었을 것이
라고 한탄하였다.
그러나 학계나 정책 당국자들이 저들만의 아성의 벽을 무너뜨리고 냉정한 리성으로 돌아온
다면 그러한 한탄은 해소될 수 있다.
세종대왕께서는 앞으로 부닥칠 새로운 소리를 나타낼 수 있도록 배려하시어 한글의 사용법
인 합자례라는 것을 남겨 놓으신 이유를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훈민정음 해례에는 28개의 글자로 여러 가지 소리를 만들어 내는 규칙이 해설되어 있는데
이에 따르면 한글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글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을
알아야한다.
우리가 이 규칙들을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의 말이라도 한글로 적을 수 있다.
그런데 이 현복 서울대 명예 교수는 <한글 국제음성기호>라는 것을 한글에서 찾지 않고
한글 기본 28개 글자에도 없는 실로 엉뚱한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것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우리 속담을 여실히 증명해 주는 하나의 단편이며 우리나라
교수님들의 한글 실력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 사람도 한글 학자가 아니므로 한글의 활용성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지금도 한글학회 누리 집에는 이상야릇한 모양의 글자들을 한글이라고 떠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세종대왕이 많이 환생(?)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학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손가락질할 것이 뻔하다.
한글도 아닌 KPA라는 글자를 가지고 세계 언어학자들에게 한글을 국제음성기호로 쓰라고
한들 먹혀들지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훈민정음의 기본 28 글자 이외에는 어떤 모양을 가지고 있더라도 한글이
아니며 한글이라고 정의되어서도 안 된다.
기본 28개의 글자를 합자례의 규칙에 따르지 않은 글자는 소리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
한글연구회에서는 <군사용어 한영/영한사전>을 만들면서 갑자기 많은 종류의 글자를 쓰게
되면 우리들 자신이 혼란을 일으킬 렴려가 있으므로 가장 시급한 문제인 국제음성기호의
[f], [v], [l], [ð], [Ɵ] 등 5개의 글자로 모든 영어 발음을 한글로 해결하였다.
즉, [f]는 입술가벼운소리로 [ᅗ]를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새로운 활자를 만들어야하는
불편이 따르는 동시에 사회적 비용이 많이 요구된다.
그래서 서양문자의 [ph=f]라는 공식을 생각하여 []를 택하려 했으나 글 워?뼈?
문자표에 이 글자로 된 옛글이 없어서 포기하였다.
그러나 글 워?뺐? 개선되면 []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f = ᅘ]으로 결정하였다.
[v]도 입술가벼운소리로 [ᄫ]을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f]와 같은 리유로 [v = ᇥ]로
정했다.
[l]의 소리는 ㄹ은 반혓소리이고 [l]은 혓소리이므로, <반혓소리 +반혓소리 = 혓소리>라는
수학 공식과 같은 론리다.
같은 글자를 나란히 쓰면 된소리가 된다는 훈민정음 해례에 따라 [l = ᄙ]이 선택되었다.
[ð]와 [Ɵ]의 소리는 옛 문헌에서 [ð = ??], [Ɵ = ??]로 쓴 기록을 살려서 쓴 것이다.
이상의 것을 정리하면
[f = ᅘ], [v = ᇥ], [l = ᄙ], [ð = ??], [Ɵ = ??] 가 된다.
(참고 여기에서 : [??]나 [??]는 [ㅣ]가 없는 [ㄷㅅ] 및 [ㅌㅅ]이라는 합용병서를 나타냄.)
자세한 것은 첨부된 file에서 설명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한글의 기본 28개 글자를 가지고 만들어져야 비로소 한글 국제음성기호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한글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