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심론 14장 삼계 2절 멸진정에서》
「멸진정滅盡定이란 색음色陰을 멸진함에 따라 [물질적인 것을 다 멸해서 없앰에 따라서]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 [우리 정신에 있는 수ㆍ상ㆍ행ㆍ식] 사음四陰의 염심染心을[오염된 마음] 멸진하는 삼매三昧의 명名이니 초初ㆍ이지二地에서 색음色陰을, 삼三, 사지四地에서 수음受陰을, 오五ㆍ육지六地에서 상음想陰을, 칠七ㆍ팔지八地에서 행음行陰을, 구九ㆍ십지十地에서 식음識陰을, 상하품上下品의 십중十重 오위五位로 멸진함이오. 또는 십신위十信位에서 색음을, 십주위十住位에서 수음을, 십행위十行位에서 상음을, 십회향위十回向位에서 행음을, 십지위十地位에서 식음을, 오중五重 십위十位로 멸진함이니, 십중十重 오위五位론 십주위十住位부터, 오중五重 십위十位론 삼지三地부터 차제次第로 멸진함이니라. 곧 선수후증先修後證과 선증후수先證後修의 별別은 고사姑捨하고 색온色蘊 또는 차此에 염오染汚한 사온四蘊의 염심染心을 멸진하고 정심淨心에 주住하야 상락常樂의 일대一大인 아我를 성취하는 멸진滅盡 삼매의 명名이니라. 그리하여 사선四禪ㆍ사정四定에 이此를 가加하고 [저번에 말한 구차정九次定은 사선정四禪定ㆍ사공정四空定에다 멸진정滅盡定을 합한 것인데, 우리 불경에서 범부가 성불成佛하는 과정을 가장 간명하게 설명한 것이 구차제정九次第定이란 말입니다] 구차제정九次第定이라 칭稱하는 바 사선ㆍ사정은 삼승三乘 성자聖者와 외도外道가 공수共修하나 제구의 멸진정은 성자에 한하는 동시에 외도는 법상法相에만 한하고 정도正道에 부재不在하며 근기根機에 따라 차제次第점수漸修 또는 간초間超와 돈초頓超의 별別이 유有하니라.」[이른바 돈오頓悟와 점수漸修 차이가 있다 말입니다.]
무슨 질문이 있으면 하시지요?
* 질문
「수행 방법에 있어서 좀 궁금한데요? 보통 선방에 들어가면 처음 8시간 동안 정진하다가 조금 가행하게 되면 10시간 12시간까지 하게 되는데, 어쩌다가는 용맹정진한다 해가지고 밤을 새거나 아니면 1주일동안 용맹정진 한다고 밤새고 잠 안자고 그런 방법을 택하고 하는데 그런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는 건지요?」
-예, 그러니까 우리가 자기 신심의 발로이기 때문에 어떤 때 약간
무리를 할 때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지나치게 무리하는 것은 공부에 도움이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도 고행苦行과 중도中道를 구분해서 말씀 안했습니까? 부처님도 처음에야 고행외도한테 가서 배우시고 또 아주 지독한 고행을 하셨지마는 그로해서 색신色身만 차근차근 쇠약이 되고 또 마음이라는 것은 색신에 의지해서 있는 것이라 놔서 색신도 피로하고 색신이 무리해 놓으면 우리 마음도 그마만치 마음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 말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마땅히 삼매三昧에 드는 공부에서는 절대로 무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음식 같은 것도 역시 억지로 고행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그리고 장좌불와長坐不臥를 하는 여러 사람을 봤어요. 장좌불와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몸을 상해요. 몸 상해 놓으면 회복이 다른 때와 같지 않아서 공부하다 그렇게 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공부하는 것으로 해서는 손해 보는 것이고 말입니다.
또 연비燃臂하는 것도 그래요 쑥불로 손가락을 태우니 그때 순간의 고통도 고통이지마는 몸 전체로 아픈 영향이 가겠지요. 그런 것도 부처님 당시는 도리어 자기 몸을 훼손시키는 것을 금禁했다 말입니다. 그러나 하여튼 원력을 위해서 하는지라 우리가 그것을 비방할 수는
없지요. 비방할 수는 없으나 우리 스스로 공부한다고 생각할 때는 육근 청정이라, 육근이 온전해야 공부도 온전히 할 수가 있는 것이지 너무 무리해 놓으면 우리 공부에도 장애를 받는다 말입니다. 따라서 절대로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먹는 것도 포만하게 먹는 것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너무 적게 먹어 놓으면 그것이 망상도 일어나고 그만큼 힘도 줄어지고 줄어진 만큼 시간도 못 채우고 그러겠지요. 불교에서 육재일六齋日은 8일ㆍ14일ㆍ15일ㆍ23일ㆍ29일ㆍ30일인데
육재일은 어째서 정했는가 하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육재일 날은 사천왕이 우리중생을 굽어보고 우리가 괴로우니까 몸과 마음을 근신하라 해서 정했다는 그런 말씀도 있고, 또 일반 재가불자님들은 출가승같이 생활을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기에 육재일만이라도 출가한 기분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육재일 날은 일종一種 아닙니까? 부처님 당시 우리 비구들은 원칙이 일종이어요. 낮에 탁발해서 먹고 아침과 저녁은 안 먹지요. 몸약한 사람에 한해서 ‘약석’ 그래서 오후에 조금 간식 들듯이 먹으라는 것이기에 원칙은 비구행이라는 것은 일종一種일시一時 일식一食이라, 오전에 한 때 먹으라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오후가 지나면 일체 금절시켰지요. 그런 것이 모두 공부를 위해서 어떻게 공부에 필요할 것인가? 그와 같이 오후에 안 먹는 것을 주장했지요. 그래서 육재일은 재가불자도 하루에 한 끼를 먹습니다. 마치 요새 기독교인들이 주일날 주님과 더불어서 생활하는 그런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듯이 우리 불교도 재가불자들이 출가한 셈 치고서 육재일 날만은 그렇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선방도 예전에 비해 많이 문란해졌어요. 그것은 뭣인가 하면 현대인일수록 새로운 편리한 것을 좋아하니까 거기에 따라 조금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무슨 법으로 공부할 것인가? 무슨 법으로 공부할 것이며 공부법을 한번 딱 간택揀擇한 다음에는 그야말로 참 결정신심決定信心을 내야 됩니다. 결정신심은 다시 후퇴할 수 없는 그런 신심이라 말입니다. 기독교 신학자 리췰(AlbrechtRitschl, 1822~1889, 독일의 루터교 신학자) 이란 분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체계를 세운 신학자입니다만 참다운 신심이라는 것은 예수님이나 하느님이 그대를 죽인다 하더라도 끝끝내 변심 없이 예수님이나 하느님한테 의지하고 구원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앙이라는 것은 오로지 자기 심신을 의지해서 믿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른바 귀의라는 것은 귀명이나 같은 뜻입니다. 귀명은 돌아갈 귀[歸]자, 목숨 명[命]자, 자기 심신을 거기에 의지한다 말입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 우리 생명의 근원인 우주생명 거기다 의지한다고 생각할 때는 그보다 귀중한 것은 없고, 또 금생이나 내생이나 어느 때나 필경에는 거기에다 의지할 것이니까 말입니다. 부처한테서 와서 부처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위해서 우리 신명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 귀명· 귀의란 뜻이지요. 우리가 귀명歸命ㆍ귀의歸依라는 뜻을 깊이 생각을 못 하였기 때문에 근래 한국선원에서 화두를 의심하지 않으면 참선이 아니다 하는 그런 엉뚱한 망담妄談까지 하게 됐다 말입니다. 생명의 근원에서 나왔기 때문에 생명으로 돌아가려는 과정에 있는 것이 우리 수행입니다. 그렇다고 생각할 때는 생명 그 자리를 안 놓치고서 생각하고 추구하고 그리워하고 흠모해야 할 것인데 그 의심이란 수행법은 신앙하고는 정반대라 말입니다. 신앙은 백 퍼센트 믿고 의지하는 것이지 어디다 대고 의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벌써 의심을 품는다고 생각할 때는 신앙이 안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근래의 우리 신앙 형태가 아주 잘못되었단 말입니다. 의심이라는 것이 아무런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무[無]자 화두를 들고 ‘이뭣고’ 화두를 든다 하더라도 그 불심이 뭣인가 또는 불성이 뭣인가 그렇게 불심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 방편으로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만,『육조단경』을 보나 달마스님 「어록語錄」을 보나 일초즉입여래지一超卽入如來地라, 우리 마음의 본바탕이 바로 여래고 부처기 때문에 그 자리 바로 가라는 것이지 의심해 버리면 신앙이 안 되어버리니다.
「바이블」도 역시 “먼저 하느님과 하느님 뜻을 구하라. 그러면 모두가 다 저절로 이루어지리라.” 그렇게 했듯이 우리가 신앙의 핵심을 그대로 안 놓치고서 구해야 하는데, 중간에 무슨 화두를 두어 의심을 내게 하여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것이 부처님께서 하신 것도 아니고 정통조사가 하신 것도 아니며, 중국 송나라 때의 어떤 스님이 한 것을 가지고 고집을 부린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육조 혜능스님까지 돌아가서 거기 닿아야 이른바 순수한 선, 순수한 순선純禪을 우리가 다 음미吟味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참다운 선禪이라는 것은 본체本體인 자성自性을 안 떠나야, 불성佛性을 안 떠나고서 오로지 불성을 추구해야 이른바 최상승선最上乘禪이며 그때서야 비로소 선禪이라 말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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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단경六祖壇經』 소참법문小參法門 료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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