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늘어나자, 암컷 물고기가 수컷으로 변한 까닭
김윤정 기자
입력 2026.09.01. 17:33
몸에 진주알을 촘촘히 박아놓은 듯한 비늘을 갖고 있는 진주비늘치. 크기는 약 25cm 이며, 몸집이 작을 때는 암컷으로 알을 낳다가 우두머리 수컷이 사라지면 성(性)을 바꿔 암컷과 짝짓기를 한다./위키미디어커먼스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는 투명하고 반짝이는 바다 위에 있는 섬이에요. 바닷속을 헤엄치다 보면 몸에 진주알을 촘촘히 박아놓은 듯한 진주비늘치가 이리저리 지나가는데요. 최근 이곳의 어린 암컷 진주비늘치가 수컷으로 변해,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대체 무슨일일까요?
대서양·지중해에 사는 진주비늘치는 한 마리의 큰 수컷이 여러 암컷을 이끌며 영역을 지켜요. 그런데 우두머리 수컷이 사라지면, 번식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건강한 암컷이 수컷이 된답니다. 진주비늘치가 성을 바꾸는 이유는 자연선택 과정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호르몬을 조절해 성별을 바꾸고, 최대한 많은 자손을 남기도록 진화한거죠.
문제는 발레아레스 제도에 낚싯꾼이 늘자, 진주비늘치가 알을 낳기도 전에 수컷으로 변하고 있다는 거예요. 진주비늘치는 움직이는 물체에 달려드는 습성이 있어, 무리를 지키려는 수컷이 낚싯바늘에 달려들거든요. 수컷이 사라지면 어린 암컷들이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일찍 수컷으로 변하고, 암컷들이 알을 낳을 기회가 사라져 결국 진주비늘치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