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7일 우린 마산 유람선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탔다.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악협의회에서 주최한 마산만 연안 선상 생태투어였다.
유람선을 탄다고 부풀었던 마음이 바닷물 색을 보는 순간 답답함으로 변했다.
창원에 살지만 내 기억 속의 마산 앞 바다는 낚시도 하고 바닷가를 거닐기도 했었다.
내가 친구들과 거닐곤 했던 그 바닷가는 흙으로 덮혀 지금은 쭉 뻗은 도로와 아파트와 공장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갈색으로 변한 바다 위에서 어쩌다 바다가 이 정도로 오염이 되었는지와 이 바닷물이 흘러 어디로 가는지,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마산만(합포만)은 마산, 창원, 진해를 포괄하고 있고, 호리병 모양으로 마산과 창원 깊숙이 물 길이 이어진단다.
도시의 하수들이 바다로 유입되어 먼 바다로 나가는 시간은 긴데 비해 오염된 물을 정화할수 있는 갯벌은 매립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유람선을 타고 마냥 신났던 아이들은 배가 가르는 바닷물이 갈색인 것을 보고 '바닷물 색깔이 왜 이러냐'며 따지듯 물었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나도 모르게 한 몫했으리라.
우리는 먼저 봉암 갯벌이 있는 곳으로 갔다. 며칠 전 아이들과 갯벌 생물을 만나러 갔던 곳이다. 아직 흙이 곳곳에 검은 색이긴 하지만 사라졌던 갯벌 생물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고 여러 새 친구들도 온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 마창 대교 밑을 지나면서는 제법 수려했을 자연경관이 공장이나 아파트가 들어서 가려지고 훼손된 모습이었다. 문인들이 금 빛 모래알과 반짝이는 물결이라 노래했고 고은 최치원선생이 말년을 보내려고 내려온 곳이라는데 그 만큼 아름다웠다는데 지금은 흔적만 있을 따름이다. 창포 만에는 지금도 매립하여 공장을 짓겠다고 마을 주민들과 대립을 빚고 있단다.
도시에서 한 참을 벗어나 수심 10미터에서 바닷물을 끌어올려 수질검사를 해보니 연한 보라 색이었다. 하천수가 연하늘색인데 이 많은 바닷물이 하천의 물보다 더 오염되었음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보경선생님은 인스턴트 거피를 예로 들면서 오염정도는 농도가 아닌 오염물질의 총량으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오염량 자체를 줄여야한다고했다. 연안오염총량관리제로 바다를 관리한다면 오염물질을 좀 더 적게 내보내려는 노력을 할 것 같다.
생활 속에서도 정화에 많은 물이 드는 커피나 우유는 남기지 말고, 찌개국물이나 라면국물도 먹을 만큼만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아이들도 샴푸대신 비누, 린스대신 식초라고 거든다. 실천하지않는 엄마는 부끄럽다. 생활 속의 실천으로 당당한 엄마가 되어야겠다.
예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해수욕장이 있었고 수산물이 풍부한 천혜의 항구도시로서 이름난 곳이었는데 지금은 수영은커녕 낚시도 금지되고 홍합, 바지락 등도 채취금지구역이란다. 울퉁불퉁했던 해안선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단조롭게 변하면서 사람들을 떠나게 만든다. 바다가 있음을 잊게 만드는 곳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가 저 마저도 매립되어 버리는게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다.
하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차츰 마산만이 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바다가 살아있음이 자연이 살아있음이고 우리 인간도 살 수 있다.
마산만을 직접 둘러보니 알게 되고 알면 관심이 가고 아끼게 된다는 말을 이젠 알 것 같다.
오늘의 교육이 없었다면 나 역시 남의 일쯤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창원에서 시내버스로 20분 만에 왔고 창원을 씻어 내린 하수가 봉암천을 따라 여기 마산만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산만의 문제는 마산의 일로만 생각했었음을 고백한다.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이름도 합포만으로 사용한단다.
이젠 아이들과 멀리 남해로 갯벌 체험을 갈 것이 아니라 봉암갯벌을 찾을 것이다.
언젠가는 이 곳 합포만에서 아이들과 유람선을 타고 아름다운 바다와 뛰노는 물고기를 보며 즐길수 있길 기대해본다.
첫댓글 선희샘 글을보니 교육이 참 좋았던것 같네요.... 이대로 보낼께요 수고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