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을 구입하라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의 저자 리처드 폴스키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누구나 비싼 차는 살 수 있지만 ‘마오’는 오직 한 사람만이 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미술 수집의 매력이다. 자신만의 앤디 워홀을 갖고 싶다면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옥션을 주목하라. 앤디 워홀은 시장에서 매우 사랑받는 우량주다.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대량 생산을 했음에도 그의 작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2006년 11월에 열린 크리스티에서 마오쩌둥 초상화 ‘마오’가 약 173억 원에 판매되어 앤디 워홀의 최고가를 기록했고, ‘오렌지 마릴린’도 약 163억 원에 거래되었다. 2007년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 옥션에서는 경매에 첫선을 보인 ‘브리지트 바르도’의 초상이 100억 원이 넘는 금액에 팔려 놀라움을 선사했다. ‘리즈’ 또한 2005년 5월에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약 126억 원에 낙찰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사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의 작품이 이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1997년 100이던 워홀의 가격 지수가 2006년에는 350으로 3.5배나 상승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러니 블루칩 작가일수록 좋은 작품이 있을 때 구입해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앤디 워홀의 모든 작품이 100억 원을 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관심이 있다면 경매 사이트부터 둘러보자. 작품 예상가와 가장 가까운 시일 내 열리는 경매 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 그의 사상과 철학을 소비하라 미술사에서 앤디 워홀의 입지가 커지면서 그에 관한 서적도 쏟아지고 있다. 그중 앤디 워홀에 대해 쉽게 다룬 책만 선별했다. 책은 그의 생애와 철학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앤디 워홀> 앤디 워홀의 생애와 작품을 친절하게 소개한 평론서. 저자인 클라우스 호네프는 카셀 미술 아카데미의 사진 이론 교수로 <팝 아트>, <현대 미술>, <20세기 미술>을 저술한 바 있다. 앤디 워홀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변화 과정을 작품과 연계해 세세하게 짚었으며, 화집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많은 작품이 수록하였다. 클라우스 호네프 저, 마로니에북스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 앤디 워홀에 매료된 미국의 한 딜러가 그의 작품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저자가 미술 시장에서 20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인 만큼 컬렉터로서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 특히 미술 시장의 뒷이야기와 앤디 워홀의 주변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어 흥미롭다. 리처드 폴스키 저, 마음산책
<거울을 가진 마술사의 신화, 앤디 워홀> 앤디 워홀에 대한 교과서 같은 책. 재원 미술 작가론 시리즈 2탄으로 앤디 워홀의 생애와 작품을 그 당시 시대 상황과 엮어 설명하고 있다. 앤디 워홀의 예술 세계를 ‘드러내기’와 ‘감추기’라는 두 가지 코드로 규정하고 이 코드에 맞춰 그의 전 생애를 짚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 강홍구는 한국과 일본에서 네 번의 개인전을 가진 사진작가로 ‘거울’이라는 메타포를 이용해 앤디 워홀을 설명한다. 강홍구 저, 재원
<비디오아트의 마에스트로 백남준 vs 팝 아트의 마이더스 앤디 워홀>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한 백남준과 앤디 워홀을 비교 분석한 평론서. 전혀 다르면서도 ‘예술은 사기다’라는 명제 아래 뜻을 같이한 이들을 색다른 관점으로 비교하고 평가한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두 거장을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광우 저, 숨비소리
1 아트카를 제작 중인 앤디 워홀. 2 BMW 아트카. 3 세이코의 앤디 워홀 시계. 4 벨루티의 앤디 워홀 로퍼. 5 토즈의 팝 아트 리미티드 에디션.
3 앤디 워홀로 옷장을 채우라 아무리 앤디 워홀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 투자해놓으면 좋다고 해도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사둘까?’ 하고 선뜻 지갑을 열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또한 집 안에 그의 작품을 모셔두는 것만이 그를 향유하는 방법의 전부도 아니다. 작품 구입이 어렵다면 워홀의 감성이 녹아든 상품을 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터. 오히려 가까이서 앤디 워홀의 예술을 접할 수 있어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겠는가. 색감도 화려해 상품 디자인에 적용시키기에도 충분하니까.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가 그에게서 영감을 받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브랜드 토즈에서는 지난해 앤디 워홀을 비롯해 팝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아 제작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고정관념을 깨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앤디 워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고미노 로퍼, 백, 스카프에 커다란 눈을 그려 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시계 브랜드 세이코에서도 앤디 워홀의 작품을 이용한 시계를 소개한다. 문자반 안에 ‘꽃’, ‘권총’, ‘암소’ 등 작품 이미지를 넣어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그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남성 수제화 전문인 벨루티에서는 ‘앤디 워홀 로퍼’를 판매 중이다. 이는 벨루티의 4대 리더이자 슈 메이커인 올가 벨루티가 견습생이던 시절 앤디 워홀만을 위해 제작한 슈즈다. 소가죽의 힘줄을 그대로 형상화한 획기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은 앤디 워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후 그녀는 워홀만을 위해 이 구두를 만들었다. 그러다 워홀이 사망한 이후 소비자의 요구에 의해 비로소 기성화 라인으로 소개된 것.
앤디 워홀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 패션 브랜드만은 아니다. BMW에서는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자동차에 예술을 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1974년에는 앤디 워홀이 이 작업에 동참해 슈퍼카 M1을 아트카로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이 아트카 컬렉션을 미니어처로 제작하여 판매한다. 이와 관련해 4월에는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아트카를 선보이는 전시도 계획 중이다. 이 밖에도 모자 디자이너 필립 트레이시가 앤디 워홀에게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모자를 선보였고, 미국 리바이스는 앤디 워홀 재단과 계약을 맺고 제품을 제작 중에 있다. 이렇게 많은 브랜드가 앤디 워홀을 상품화하고 있으니 당분간 가방 속에 앤디 워홀을 넣는 호사는 지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