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김도곤 사랑해 주시고 아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음 편 영어시간 을 마지막 수업시간으로
김도곤은 집에 갑니다
보고 싶어도 김도곤과의 인연은 이것 밖에 되지 못했습니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
김도곤
우리 담임선생님은 정말 미남이었습니다.
영화 배우 신성일 보다 아주 쬐꼼 더 잘생긴 외모에 목소리는 장폴베르몽테 보다 더 낮은 저음이었는데 성질도 참 좋았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선생님은 생물수업을 담당했는데 흰 가운을 입고 생물실에서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 꼭 의사 같은 느낌의 중년 보통남자였습니다.
선생님은 우리들의 성적이 나쁘거나 사고를 치면 교탁에 팔꿈치를 고이고 고개를 약간 숙인 다음 엄지와 중지로 두 눈을 지긋이 누르고 계십니다.
그럴 땐 모두 긴장했습니다.
선생님의 심기가 좋지 않다는 징조였으니까요.
그러던 선생님이 두 눈을 누르고 있던 엄지와 중지를 턱 밑으로 지긋이 당기면 선생님의 두 눈은 사팔뜨기가 되어 우리들을 웃겼습니다.
그래서 붙여 진 별명이 삼파리였습니다.
왜 사파리로 별명을 짓지 않았냐 면 존경하는 선생님을 차마 사팔뜨기의 준말인 사파리라 칭할 순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잘 생기신 선생님의 멀쩡한 두 눈을 병신으로 만들 수도 없었고요.
선생님이 오늘처럼 기분이 안 좋아 교탁에 두 팔꿈치를 대고 엄지와 중지로 두 눈을 누르고 계시면 항상 어디든 장소 분위기 상대의 기분 따위는 완전 뭉개고 끼어드는 김도곤이 역시 오늘도 또 나섰습니다.
- 쎄엔님예
-
_ 쎼엔님
-
- 어디 많이 아푸신 가베예
- 그래 많이 아프다
- 그라문 지 퍼덕 약사갑고 오까예?
- 아니다 김도곤
- 어언지예 쎼엔님이 아픈거 다 이유압니더
- 그래 자네들 때문에 내 마음이 몹시 아프다
그럴 때 우리는 선생님 앞에 모두 고개를 숙입니다.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전교 1위 반인 우리 반이 삼사위로 내려 앉으면 선생님은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선생님의 자존심 때문이 아니고 공부를 게을리하는 우리들 때문에 속 상하시는 겁니다.
김도곤은 어떻게 해서든 선생님의 기분을 풀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 쎄엔님요
- ?
- 지난번에 서울 졸업여행 갔을 때예
- 그래서?
- 그때 쎄엔님은 서울하고 부산하고 오데가 틀린다고 생각했심니꺼?
- 그야 여러가지지
- 구체적으로 말하몬예?
- 음 우선 도시의 규격도 틀리고 말씨도 틀리고
- 그기 아이고 예 쎼엔님은 우짤라꼬 수박 겉만 할심니꺼?
- ?
- 속을 디다봐야 부산하고 서울하고 틀리는 걸 학씰히 알 수 있능기라예
- 그럼 자넨 어디가 그리 틀리던가?
- 예 단디 들으이소이 서울하고 부산하고는 똑 두가지가 틀립디더
- 어떻게?
- 먼저 예 똥푸는기 틀립디더
- 똥 푸는 게?
- 예에 아침에 여관에서 자고 있는데예 똥푸는 사람이 지나가능기라예
- 그래서
- 부산에서는 똥 풀 때 똥푸이서 똥푸이소 이라 안캅니꺼?
- 그렇지
- 그런데 서울 사람들은 야박해서 그란지는 몰라도 예
- ?
- 똥자는 빼뿌리고예 퍼어 퍼어억 일캅디더 지는 그기 처음에는 무신 소린지 몰랐능기라예
그래서 쪼차 나가봤더마는 똥지게 지고 가는 사람입디더
- !
_ 퍼어 퍼어억 하고 쫄랑시럽게 가는데 우찌 우습던지 지가 참말로 똥싸삐릴 뻔 했심니더
- 허허허허 또 한가지는?
- 뻔데기 파는 기 틀립디더
- 어떻게?
- 서울내기 다마내기라는 말이 딱 맞십디더
- 음
- 뻔데기 파는데 우리 부산 사람들은 뻔데기 사이소 뻔데기 왔심니더 글칸다 아입니꺼
- 그렇지 서울 사람들은?
- 뻔 뻐언 뻐어언 글캅디더 서울 사람들이 깍쟁이라는말이 우찌 그리 딱 맞는지 모르겠십니더 말 맺마디 더하몬 될낀데 말도 데기 애낍디더
우리들 학창시절엔 위생차가 골목마다 들어 올 수 없어 똥을 그렇게 펐습니다.
아침마다 골목마다 똥 지게를 어깨에 매고 그렇게 외치며 똥을 펐는데 그때 그 냄새 정말 고약했었죠.
또 40대쯤 되는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번데기 파는 것도 조그만 손수레에 양은 작은 솥 걸어 놓고 그렇게 소리치며 팔았습니다.
아날로그 시대 때 김도곤의 이야기에 담임 선생님은 그만 웃고 맙니다.
우리도 선생님을 따라 웃었었고요.
그리고 우리는 담임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김도곤이만 빼고 말입니다.
헐~
김도곤
너 공부 안하고도 우리 담임선생님 마음 풀어 드렸구나
네가 우리 반에서 제일 낫다
멋진 녀석
다음카페 아마추어'불자라'
"종교란 살아가는 가치관과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주는 보석"
첫댓글 대단하십니디.
지난날의 추억들을 하나도 잊지않고 더 절실하게 묘사하시고 끄집어내시는 문장력에 감탄합니다
제가 불교신문을 하였을때 진즉이나 불루보트님을 시사칼럼을하시게 모셨드라면 정말 좋았을거라 새삼 아쉬워합니다
잘보고어느덧 김도곤학생? 님과 친한듯 다정한 생각이들어요
잘보고 많은것을 느끼고 많이 웃고 하였답니다
잘 주무셨어요?
그동안 김도곤을 사랑해 주신 혜강스님과 불자라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도곤이야기는 너무 오래 쓰다보니 이젠 지루하기도 하고 년말도 되어 올해 안에 끝내고 내년엔 좀더 나은 소재로 불자라님들과 또 만나려고 구상 중입니다
반겨주시고 불자라에 도움이 된다면 단편연재가 아니고 장편픽션 연재로.. 좋은 소재로 다시 만나뵐까 합니다 만
스님의 뜻이나 불자라님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몰라 망설이고 있습니다
하명만 하시면 내년에 픽션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항상 스님의 사랑 감사하고 있습니다
^^픽션! 픽션!!아~~~~~~~~~~~~~~~~픽션 픽션~~와~~~~~~~~~~~~~
인어뷰님 픽션?
인어뷰님이 제일 좋아하시네여^
어느정도 가닥은 잡고 있습니다 만 ......
혜강스님 보내주시는 정에 감사드리는 마음에서 일년정도 연재 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완전 결심서면 픽션인 만큼 별도 카테고리가 필요할 것 같네요
그동안 불자라에 정도 들었고 불자라에도 픽션 한 방은 있었으면 하는게 바램이었는데 아직 완전한 결심은 못정했습니다.
허지만 가능한 일주일에 1~2 편 정도 연재해 볼까 생각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롯은 사랑 그리고 삶 또 약간의 추리까지 섞어서 흥미롭게 해 볼 예정인데 일단 완전 결심서면 다시 말씀드리지요
그리고 아직 불자라에 픽션 카테고리가 없어 그게 문제되기도 합니다
불루보트님! 대단하십니다
오늘은 년말인데 수금이 안되여서 애를먹다가 이곳에 들어왔답니다
잘되리라믿고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새로운 픽션연재라요
불루보트님의글만보면 기가죽어서 고개가숙여집니다
좋은글보고 위안삼아삽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사천왕님
수금 가서 잘 안돼도 거래처 너무 닥달하지 마세요..ㅎㅎㅎ
못해 주는 그 심정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금못하면 월급은 또 무엇으로 주나요?
세상사는 게 다 그런이친가 봅니다
주고 받고..받고 되돌려 주고
좋은밤 되십시오
그냥 마냥 웃음지게 하는 얘기네요.ㅎㅎㅎㅎ
새벽님^
웃으시는 주말 되신다니 저도 기쁘네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십시오
멋장이도보고갑니다.
저에대해오해없도록정정합니다
저는남자입니다
불교를매우사랑하는불자이며불루보트님의글과 사진.노래등 너무나 좋아서 자주 글을보러옵니다
멋장이님
혹시 제가 무슨 오해했을까 걱정했어요?
당연히 멋장이란 닉은 남자 닉인데....ㅎㅎㅎㅎㅎㅎ
깊은 믿음을 가진다는것은 인생을 윤택하게하고 삶을 외롭지 않게합니다
저는 모든 종교를 다 사랑하는 기독교인입니다
특히 아추어 불자라님을 더 극진히 사랑하구요 또 혜강스님과 법사님을 너무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부부입니다
그동안 김도곤에게 보여 주신 각별한 애정 감사드립니다
내일 마지막편 올리겠습니다.
항상 아름답고 항상 행복한 날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