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순
지난 주 토요일(4/26) 저녁 때 강구막회에서 작은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옻순을 먹어주기 위해 급조된 모임'이라고나 할까요. 암튼 옻순을 먹어줄 요량으로 갑판장을 포함한 여섯 명이 강구막회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습니다.
옻순+죽염된장
원래는 다음 날인 일요일(4/27) 새벽에 갑판장이 지인들과 어울려 옥천으로 내려가서 옻순을 구해 먹어줄 작정이었는데 동행할 인물을 추스리던 중에 마침 옻순을 구해놓은 인물이 있어 강구막회에서 급하게 모임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옻순을 제공한 고마운 인물은 딸기아빠이고, 이번 모임을 성사시킨 인물은 야매이며, 장소 제공 및 옻순과 함께 섭취할 음식을 마련한 인물은 선장님입니다. 덕분에 갑판장을 비롯해서 백팔번뇌, 민수아빠, 푸른구름 부부가 아주 잘 먹어줬다는 소문입니다.(꺼억=3=3) 참, 지각생 지운아빠도 있었구만요. 모두 일곱 명입니다.
옻순+돼지고기+마늘+된장+새우젓
이번 모임에 참석한 인물들이 워낙 상시음주를 즐기는 인물들인 탓에 본격적으로 옻순을 먹어주기에 앞서 해장이 필요한지라 우선 물회로 해장부터 시켰습니다. 그런 후에야 옻순과 함께 부천 고강동의 시장 안에 있는 정육점에서 구입해 온 돼지고기를 푹 삶은 것을 먹어줬습니다. 옻순의 구수하면서도 푸르스름한 맛이 포실포실한 돼지고기와 어울리니 고급스러운 맛이 입안 가득 넘실거립니다.
옻순+그뤼에 치즈
이 날 준비된 옻순의 양이 제법 많은지라 먹고, 또 먹고 또 또 먹고, 아주 실컷 먹었습니다. 옻순이라는 것이 아무 때나 구해서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아니니 먹울 수 있을 때 실컷 먹어야지 나중에 원통하지를 않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나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옻순을 날로 먹고, 된장에도 찍어 먹고, 돼지고기랑도 같이 먹고, 게랑드소금에도 찍어 먹고, 요즘 갑판장이 푹 빠져있는 그뤼에 치즈랑도 같이 먹었습니다. 갑판장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옻순이 여러가지 먹거리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갑판장은 그뤼에 치즈와 곁들여 먹은 옻순의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옻순과 인연이 닿는다면 선장님께 특제 드레싱을 만들어 달래서 치즈를 잔뜩 갈아 넣은 옻순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봐야 겠습니다.
옻순지짐
생옻순의 맛이 물릴 때 쯤 선장님께서 옻순지짐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생옻순도 맛나지만 열 받은 옻순의 구수한 맛을 놓칠 순 없는 노릇입니다. 옻순지짐에 곁들인 간장은 지난 3월에 강원도로 물회집 순례를 갔을 때 막간에 들렸던 속사IC 근처에 있는 막국수집에서 얻어 온 집간장입니다.
개조개죽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번 모임이 옻순이라는 먹거리의 특성상 급조된 모임인지라 갑판장이 메뉴를 제대로 구성하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물회. 돼지고기 수육 외에 굴비, 모듬치즈, 해삼, 육포, 개조개죽 등을 마구잡이로 출연을 시켰습니다. 술 역시도 카스 맥주로 시작을 해서 참이슬 소주를 거쳐 청주(오또코야마 준마이, 와까다케 오니고로시 준마이, 다미사케)와 2006년 월드컵 기원 더덕주, 유기농 매실주까지 마구잡이로 출연을 시켰다는 소문입니다. 그 탓인지 다른 참석자들에 비해 주력이 현격히 딸리는 푸른구름님이 조기 퇴근을 하셨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암튼 영업시간 중에는 강구막회를 비울 수 없는 갑판장을 위로하기 위해 험난한 길을 한 달음에 달려오신 벗들의 우정에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님들 덕분에 올해도 옻순을 맛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던 주말이었습니다. 꾸벅~(선장님 감사합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공약 : 내년에도 강구막회에서 옻순모임을 갖는다면 '선장님 특선 드레싱과 치즈를 듬뿍 뿌린 옻순샐러드'를 맛보실 수 있을겁니다.
첫댓글 오랜만에 옻순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한 주말이였는데 메세지 확인이 늦어 점심때 낮술 하다가 발견하고 아차 싶었는데 역시나 주력이 떨어져서 끝까지 붙어 있질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곳에 간김에 우리 아들 좋아하는 양꼬치를 사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택시타고 퇴근 하고 말았다는 아주 술푼 사연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젠 낯술을 삼가하고 참석 하여 끝까지 남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옻순 마련해주신 딸기아빠,성사시킨 야매선생,좋은 얘기 해주신 번뇌선생,민수아빠,음식을 마련 해 주신 선장님.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해주신 갑판장님 모든 분들에게 우리 부부가 감사하는 말씀 올림니다....
헹수님이 뒤늦게 발동이 걸리셨는데 헹님이 보채는 바람에 아쉽게 가셔서 헹님이 나중에 쪼께 시달리셨겠구만요. 별탈은 없으시죠? ^^
오실땐 같이 오셔도 가실땐 따로 가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듯 합니다. ㅎㅎ
담날 어무니 집에 가야 해서 ...
저도 즐거웠습니다. 무탈하신거죠?
무탈합니다...
좋아보입니다...ㅎㅎㅎㅎㅎㅎ ㅜㅜ
좋아만 보이는게 아니라 정말 좋았다는 소문이구만...
엄청 맛있는 걸 먹을 기회를 놓쳤네요.....작년에 너무 맛나게 먹어서 올해도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ㅠㅠㅠ....하여간에 우리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구요. 끝.
이크! 방금 짜리헹님께서 전화를 하셔서는 '니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라고 덕담(?)을 해주시더만요. 송구스럽습니다.
저도 참여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항상 번창하십셔...^^
댓글을 달은 것을 보니 별탈은 없는가 보구만...그러게 옻순 알러지가 흔한게 아니라니깐.,..ㅎㅎ
늦게 갔지만 좋은 경험을 배풀어 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근데 집앞의 고강동 시장 몇개 대표 정육점 중 어딜까하고 많이 생각중입니다
국민은행쪽이 아니라 고강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시장이구만요.
푸른구름 형수님 겁주다 번뇌가 고생을 하누만요. 체질이 바뀐모양입니다. 이제 촌놈 탈출 성공이련가...
참 고마웠습니다. 사실 애 엄마가 몇일 군대 문제로 우울증에 걸린듯 햇는데 그날 후 많이 좋아졌읍니다...
흠! 앞으로 번뇌의 동태를 예의주시해야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ㅎㅎㅎ
원주 치악산 옻이 제일 유명한데 이곳에선 옻순을 아무도 채취하지 않은듯 산야에 그냥 넘쳐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