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1. 강설(江雪)-유종원(柳宗元;773-819)
강에 내리는 눈-유종원(柳宗元;773-819)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에 새는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 발길 끊어졌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에 삿갓 쓴 노인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눈 내려 차가운 강에 홀로 낚시질 한다.
황성숙 작
76. 도원행(桃源行)-왕유(王維) 19세때 作
漁舟逐水愛山春(어주축수애산춘) : 고깃배로 물 따라 산속 봄을 즐겨보니
兩岸桃花夾去(古)津(양안도화협거진) : 옛 나루를 끼고 양 언덕엔 복사꽃이 피어있다.
坐看紅樹不知遠(좌간홍수부지원) : 꽃과 나무 앉아 구경하느라 먼리 온 줄도 모르고
行盡靑溪不見人(항진청계부견인) : 푸른 개울까지 걸어가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山口潛行始隈隩(산구잠항시외오) : 산 어구로 가만히 들자 깊은 협곡이 시작되고
山開曠望旋平陸(산개광망선평륙) : 산이 열려 확 트이자 문득 평야가 펼쳐있다.
遙看一處攢雲樹(요간일처찬운수) : 멀리 한 곳을 살펴보니 구름과 나무가 모여있고
近入千家散花竹(근입천가산화죽) : 가까이 들어가니 집이 꽃과 대나무사이에 흩어져있다.
樵客初傳漢姓名(초객초전한성명) : 나무꾼이 처음으로 한나라 성명을 알려주는데
居人未改秦衣服(거인미개진의복) : 그곳 사는 사람들은 아직 진나라 시대 옷을 바꾸지 않았다.
居人共住武陵源(거인공주무능원) : 주민들은 무릉의 도화원에 함께 살며
還從物外起田園(환종물외기전원) : 세상밖에 다시 전원을 일으켰도다.
月明松下房櫳靜(월명송하방롱정) : 달 밝은 소나무 아래 창들은 고요한데
日出雲中雞犬喧(일출운중계견훤) : 구름 속 해가 뜨자 닭과 개소리 시끄럽다.
驚聞俗客爭來集(경문속객쟁내집) : 속세 손님 찾아왔다는 소문 듣고 놀라 다투어 몰려와서
競引還家問都邑(경인환가문도읍) : 서로 이끌고 집으로 가선 사는 마을을 물어본다.
平明閭巷掃花開(평명려항소화개) : 날이 밝자 마을 골목길을 꽃을 쓸어 열고
薄暮漁樵乘水入(박모어초승수입) : 해질 녘에 어부와 나무꾼은 배를 타고 들어온다.
初因避地去人間(초인피지거인간) : 처음에는 난리를 피하여 인간세상 떠났으나
更聞成仙遂不還(경문성선수부환) : 신선 되어 끝내 돌아가지 않았구나
峽裏誰知有人事(협리수지유인사) : 누가 알았으랴 이 협곡 속에 사람이 살고 있을 줄을
世中遙望空雲山(세중요망공운산) : 세상에서 멀리 바라보면 그저 구름 속의 산뿐인 것을
不疑靈境難聞見(부의령경난문견) : 신선세계 듣고 보니 어려운 줄 의심치 않지만
塵心未盡思鄕縣(진심미진사향현) : 세속의 마음 다하지 못해 고향마을 생각한다.
出洞無論隔山水(출동무논격산수) : 골짝을 나가서는 산과 물이 막고 있어도
辭家終擬長游衍(사가종의장유연) : 집 떠나 와서 오래도록 노니리라 생각했네.
自謂經過舊不迷(자위경과구부미) : 스스로 지나가 본 옛 길은 잃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安知峯壑今來變(안지봉학금내변) : 어찌 알았으랴, 산골짝이 오늘처럼 변할 줄을
當時只記入山深(당시지기입산심) : 그 때 산 깊이 들어간 것만 기억나니
靑溪幾度(曲)到雲林(청계기도도운림) : 푸른 계곡물을 몇번이나 건너 구름 긴숲에 이렀던가.
春來徧是桃花水(춘내편시도화수) : 봄이 되니 온통 복숭아꽃 떠 흐르는 물이라
不辨仙源何處尋(부변선원하처심) : 도원 길 모르겠네, 어디 가서 찾을 지.
* 중국사람들의 이름을 짓는 특징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삼국지에 보면 대부분이 외자이름이다. 그후에 혼동이 될까바 이름이 두자로 되었다.
ㅅ, ㅈ, ㅊ ->이름을 짓고 같은 계열 치음; ㅎ, ㅇ->같은 계열
* 도연명: 鷄族출신(호남성 산속에 사는 소수민족)
* 도간(陶侃) <侃강직할 간>: 도관은 진나라때 유명한 장군, 도연명은 도간의 증손자
* 坐看紅樹不知遠(좌간홍수부지원): 座는 因爲 즉 이유나 원인을 뜻한다.
* 隈隩(외오) 隈(외)는 구비 隩(오)는 깊음을 뜻한다. 외오는 굽이굽이 좁고 깊은 협곡을 지칭함.
* 平陸: 平地
* 樵客初傳漢姓名: 樵客은 나무꾼, 漁父와 함께 세속과 거리를 둔 은자, 무릉도원에 들어온 은자를 뜻함
* 武陵園: 도화원을 지칭, 진나라시대 도연명(陶潛)의 <도화원기>에 “우리의 선조가 秦나라 시대난리를 피하여 처자와 마을 사람들을 이끌고 세상과 단절 된 이곳으로 들어와서 다시 는 나간적이 없으니 마침내 바깥세상과 멀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물으니, 魏晉시대는 물론 한나라가 있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 物外: 세상 밖, 즉 ‘別天地“
* 房櫳(방롱): ‘櫳’롱은 창문을 뜻한다. 방롱은 일반적으로 집이나 창문을 통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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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종강을 하였다. 이번 종강은 여느 때 종강과 많이 달랐다. 지난 학기에는 방학 중에도 당시300수는 특강을 해왔는데, 이번 겨울방학은 강좌를 담당하고 계시는 반농 이장우교수님이 12월 22일 서울로 이사를 가시기에 겨울방학 특강은 개설 되지 않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당시 300수를 들어 왔으나 정년하고 시작하는 공부이어서 듣는 것은 많은데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다는 아쉬움이 많았다.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만 당시를 배우면 당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강의하시는 선생님의 모든 것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르치는 선생님의 공부하는 방법, 사고방법, 순간순간 학생에게 질문하고 대응하는 방법, 말하나, 작은 행동 하나 하나도 자기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닐가?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교수님을 만나 공부 할 수있음에 행복 했었다.
이장우 선생님을 만나 2년간 당시를 통해 가르침을 받아 왔다. 강의시간은 물론 미국에 가계실 때 까지도 이메일을 통해 이야길 주고 받고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장우 교수님의 생활 패턴을 익혀 알게 되었다. 중국 여행을 두차례 같이 하면서 무어라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화려하지만 사치하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는 선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華而不侈 儉而不陋)” 그리고 항상 겸손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시는 모습에 감화를 받기도 하였다.
아래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기도 하지만 잘못하는 것은 거침없이 지적하여 다음부터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시는 강한 모습에서도 강직한 선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었다.
34년간 살아온 대구를 떠나 다시 서울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신다고 하니 축하드려야 할 일이지만 또 다시 가르침을 받고 만나 뵐 수 없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선생님은 다음 학기에 대구에 오시어 지금과 같이 동양고전연구원에서 강좌를 개설하려고 한다고 말씀하시어 고마운 생각이 들었으나 무엇보다 선생님은 건강을 생각해야 할 연배가 되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마시라 말씀을 드렸다. 서울에서 강좌를 개설하면 대구에서 올라가 공부할수도 있을 것이다.
동양고전연구원에서 십 수년 간을 사무총장을 맡아 일해 오다가 작년부터 부산대학에 부설된 고전번역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이경혜씨가 오늘 종강시간에 참석하였다. 이교수님의 요청으로 그곳 공부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논어, 맹자, 통감, 주역 등 을 배우지만 그중에서 통감이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곳 동양고전연구원에서도 통감이 개설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통감이 춘추 전국시대부터 송나라 초기까지의 중국역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만큼 많은 공부를 해야 만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을 했다.
이어 이장우 교수님의 마지막 종강에 즈음해서 이동민박사가 스스로 일어나 지금까지 공부를 하고 많은 스승을 만났으나 단지 존경할 수 있는 스승은 두 분밖에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한분은 계명대 철학과 명예교수이시고 한분은 이장우 교수님이라고 했다. 항상 강의 중에서도 잘못된 것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다시 고쳐주시고 본인의 잘못을 얼머버리지 않고 항상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이장우교수님의 말씀, 34년이나 살아온 대구의 생활을 접고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새로운 생활에 대한 동경이나 가슴 설레임보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이 앞선다고 하셨다. 그래도 고령인데도 새로운 것에 대한 추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선생님이 하시는 일은 선생님의 생활패턴으로 처리해 나간다면 차근차근 잘 진행되어 나갈 것같이 생각되었다.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다 같이 나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아쉬움을 나누고 돌아왔다. 긴긴 겨울방학이 끝나면 3월 춘풍이 불 때 다시 선생님과 같이 당시 300수 강의를 들을 수있기를 바라면서 오후 2시에 영대에서 다른 강의가 있다고 바쁘게 택시를 타고 돌아가시는 선생님을 배웅하고 귀가하였다.
그동안 같이 공부한 모든 분들 그리고 멋진 글씨를 써서 앞에 부쳐놓고 설명해주던 지송당 이순복, 황성숙, 손영호선생님 그리고 좋은 그림을 가지고와서 설명해준 이동민 박사님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사무국장을 맡아 열심히 연구원 전체를 떠받쳐 오신 박은숙국장님, 그리고 이동민박사님, 엄영애교수님, 조삼승선생님, 화곡암 이영환선생님, 강대원교수님, 김주영선생님, 김미정선생님, 이영애선생님, 박정희선생님들 또한 남경희 학생회장님에게도 고마움 마음을 전한다.
춥고 찬바람 부는 이 한겨울을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내년 3월 다시 같은 교실에서 만나 볼수있게 되길 기대하며,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년말연시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주 19일 대통령 선거 잘하시고 곧이어 토요일 서울로 이사하시는 이장우 교수님과 사모님, 모든 일이 생각과 같이 잘 이루어지길 기원하면서 인사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芝山 드림
첫댓글 박교수님이 쏘신 점심식사도 맛이 있었습니다. 다음 학기에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바랍니다ㅣ.
저 혼자가 아니고 송영호, 강대원 선생님 같이 쏘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비가 조근조근 내리는 날, 만남과 이별이라는 단어를 곱씹고 슬픔에 잠깁니다.
아직 청도에 근거지가 남아있으니, 아주 떠나시지는 않으리라는 한가닥 위안을 합니다.
선생님의 푸근한 시 해석이 참 좋았는데... 저도 당시의 매력에 빠지는 중이었는데.. 선생님 너무 아쉽습니다. 부디 내내 건강하시고 언제나 학자의 그 모습을 기억하겠습니다. 선생님 강의 들을 기회가 또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선생님의 건강하심이 우선일 터.다만 한 학기만의 수업만 받아본 저로서는,다음 학기에서도 선생님의 넉넉하신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家語云與好學人同行。如霧露中行。雖不濕衣。時時有潤。與無識人同行。如廁中坐。雖不汚衣。時時聞臭.
지난 여름 미국에 계실때도 곁에 계신듯 뵈었으니, 아마도 선생님 상경기를 이번 겨울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산 선생님 고맙습니다. 지난 여름 뵈옵고 겨를이 없어 죄송합니다. 좋은 글 올려 주시어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새봄에 동양고전연구원에서 뵐수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