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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성당 천주교 대구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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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가톨릭 성지/성당 스크랩 복자 124위 순교지를 가다 <15>황새바위
불로초(나스테파노) 추천 0 조회 16 18.07.13 11:3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복자 이승국·김원중 등 337명이 신앙 증거


▲ 부활 광장에 있는 자연석 제대.


공주 나들목 교차로에서 공주 방면으로 나와 백제큰다리를 건너면 제민천과 금강의 합류 지점에 도착한다. 제민천을 거꾸로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공주교육지원청 맞은편에 황새바위 성지가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순교자 광장과 부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부활 광장으로 이뤄져 있다. 성지순례를 통해 예수님 일생을 묵상할 수 있다.

성지 초입에서는 예수 성심상이 두 팔을 벌려 순례객을 맞이한다. 그 옆으로는 성지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놓여 있는데 돌은 조개 모양을 하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가리비 이정표를 본딴 것이다.

▲ 황새바위 성지 입구는 돌문이다. 입구가 낮아 저절로 고개가 숙여져 거룩한 마음을 갖게 한다.


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돌문이 있다. 돌 크기에 비해 입구 폭이 좁고 천정은 낮아 문을 지날 때면 자연히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래서 순례객들은 이 문을 ‘천당의 문’, ‘낙타의 바늘귀 문’ 등으로 부른다. 짧은 터널처럼 낮고 좁은 문을 고개 숙여 지나면 거룩한 땅으로의 순례가 시작된다.

죽음의 공간, 순교자 광장


돌문을 지나 처음 만나는 공간은 ‘순교자 광장’. 순교자들의 죽음을 묵상하고 속세의 것을 버리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순교탑과 무덤 경당, 십자가의 길, 열두 사도를 상징하는 빗돌 12개가 있다.

▲ 황새바위성지 지도와 순교자


순교탑은 높이 13.8m로 처형 당시 사용되던 칼을 맞대어 놓은 형상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가 속세에서 마주하는 유혹의 칼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신앙 선조들이 수많은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듯이 우리도 날카로운 칼처럼 무뎌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국승 또한 문초 당하는 동안 여러 차례 배교의 유혹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 믿음의 은총으로 유혹을 이겨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천주교 신앙에 깊이 빠져, 이미 고질병같이 되었으니, 비록 형벌을 받아 죽는다고 할지라도 신앙을 지키는 마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일찍이 충주에서 체포되었을 때에는 혹독한 형벌을 이기지 못해서 ‘마음을 바꾸겠다’는 뜻으로 말하고 석방되었지만, 이는 저의 본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부활의 빛으로


순교자 광장을 나오면 ‘빛의 길’이 이어진다. 빛의 길에는 예수 부활부터 성령 강림까지의 사건을 묵상할 수 있는 14처가 마련돼 있다.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묵상할 수 있다.

빛의 길 중간에 있는 언덕은 당시 형장 터가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자리다. 이곳에 성모동산이 있는데 성모님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며 서 있다. 마치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순교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듯하다.

복자 김원중도 믿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모두 주님께서 창조하신 것이오. 자녀들을 잘 보살피고, 죽으나 사나 주님의 명에 순종하다가, 죽은 뒤에 천당에서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합시다.

 

나는 공덕이 없지만 주님의 도우심만을 믿고 천당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으니, 이 세상에서 다시 나를 볼 생각을 하지 마시오.”

빛의 길 양옆으로는 돌담길을 따라 자연석 묵주알이 약 700m 가량 이어진 묵주기도 길이 펼쳐진다. 성지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면 묵주기도 20단을 바치게 된다.

 

 

잠시 무릎을 꿇고 묵주알에 손을 얹어 순교자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예수님 통해 깨닫는 순교 의미, 부활 광장

황새바위 성지 가장 위, ‘부활 광장’이 있다. 광장에 들어서기 전 ‘황새바위’라 적힌 커다란 돌비석이 거룩한 부활의 장소임을 알린다.

 

이곳에 오르면 공산성과 시내 전경이 펼쳐진다. 순교 성지인 동시에 공주의 1400년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교육의 현장인 셈이다.

▲ 부활 광장에는 순교자 337명의 명단이 새겨진 돌비석이 세워져있다. 사진은 최상순 신부가 복자 이국승의 이름을 찾아 설명하는 모습.


드넓은 잔디 광장에는 야외성당이 있다. 야외성당의 제대는 널따란 자연석이다. 지금은 사라진 황새바위를 대신하는 듯하다. 황새바위 성지에서는 이곳에 새로운 부활 경당을 세울 계획이다.

더불어 야외성당 아래편에는 십자가 동산도 꾸민다. 순례객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용서하고 싶은 사람, 용서받고 싶은 사람과 화해를 청하는 십자가를 자유롭게 봉헌할 수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순교성지지만 순교자들의 이름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제대 뒤편 돌비석에 조각된 것이 유일하다.

 

황새바위 성지 전담 최상순 신부는 “순교자들의 순교기는 성지에 오지 않고도 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면서 “성지순례를 통해 그분들이 삶에서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깨달았기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수 있었는지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신부는 이어 “순교자들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게 한 것이 무엇인지를 묵상하려면 예수님을 먼저 만나야 한다”며 “이것이 성지순례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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