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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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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2일 오전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잠시도 쉬지 않고 전화 벨이 울렸다. 예리한 전화 벨소리는 고요했던 분위기를 한순간 칼질했다. 어제 오늘 성매매 일제 단속 때문에 밤낮을 설친 최남일 형사는 거친 욕지기를 속으로만 뱉어내며 귀찮은 듯이 전화를 받았다.
“강력곕니다.”
전화 속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귓속을 간지럽혔다. 안 좋은 느낌이 순간 온 몸을 휘감았다. 또 터진 것이다.
‘또 터졌어요.’
“뭔데?”
직감했으면서도 내뱉는 능청스러운 그 대답 속에는 오히려 오랜 형사 경력이 물씬 배어 있었다. 거칠게 되물은 최 형사는 어제 저녁에 먹었던 족발의 여운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마저 삼키지 못했던 그 여운은 또 다시 식욕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턱수염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작고 따가운 솜털이 까칠까칠한 게 느낌이 좋았다. 대체 얼마나 면도를 안 한 건지.
‘암사동 △△공사장에서 변사체 발견입니다. 목 주위에 예리한 송곳으로 찔린 상처가 있습니다. 빨리 와주셔야겠습니다.’
최 형사는 전화벨이 울릴 때부터 직감했다. 동물적인 감각이 천부적이고 자신의 장기였다. 과학수사도 좋지만 자신의 육감만큼은 그 어떤 사건을 마주쳐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며칠 밤낮을 새도 사건이 터지면 비번도 모두 튀어나와야 했다. 형사가 밤낮 이런 직업인 줄 진작 알았다면 이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형사할 줄 알았나. 고등학교 때 땄던 유단자 자격증이 자신을 교통계에서 이곳으로 끌고 올 줄. 그렇게 불평한 지도 벌써 8년째다. 경찰 하다가 그만 둔 선배들, 잘 되는 것 못 봤다. 경찰에 몸담을 때 굽실굽실 거리던 연놈들도 막상 퇴직하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그만 둔 이들을 보면 지나가는 개보듯 했다. 사회에서도 찬밥이었다. 우선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경우 이들은 심한 우울증은 물론 사회생활에 심각할 정도로 힘들어 했다. 평생 법을 집행한 입장에서 선 이들에게 그것보다 힘든 것은 없었다. 경제적인 것은 그 다음 문제였다.
바람소리마저 크게 들리는 한적한 마을. 어려웠던 경제 탓이었는지 사체가 발견된 공사장은 잠시 운동을 멈춘 듯 했다. 앙상한 뼈대만이 골격을 이루고 있어 공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최 형사는 직감했다. 군데군데 하수구가 보이고, 마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현장을 보는 듯 했다. 어느 새 감식반이 속속 도착하고 동료들도 도착했다.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쳐졌고 최 형사는 그 띠를 머리 위로 치켜 올리고 성금 성큼 사체로 다가갔다.
사체에 모인 이들은 순간 아무 말이 없었다. 최 형사는 늘 그렇듯 속으로 사체와 얘기를 나눴다. 그만의 오랜 습관이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에게 예를 더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당신이라면,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당신이 말해줄 수 없다면 내가 알려주겠다고. 당신의 그 억울한 한을 내가 해결해주겠다고. 최 형사는 그 변사체를 내려다보며 혼자 조용히 읊조렸다. 장담할 수 없지만 자신에게 꿈에서라도 범인을 알려달라고.
사체는 작은 도랑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최 형사는 고무장갑을 낀 채로 사체의 목 주위를 살폈다. 목의 한가운데서 3cm 가량 벗어난 지점에 직경 3mm의 예리한 상처가 보였다. 하지만 그다지 출혈한 흔적은 없었다. 송곳 같은 예리한 흉기도 생각했지만 그건 좀더 자세히 알아볼 연후의 일이었다.
최 형사는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깨끗한 면을 위로 주위의 담배꽁초를 모았다. 그러고는 속주머니서 얇은 비닐을 꺼내 손수건을 담았다. 오전에 최 형사에게 전화했던 손 형사는 아직 신참인 듯 디지털 카메라로 사체의 이곳저곳을 찍어 댔다. 마치 눈부시듯 아름다운 누드모델을 찍듯이 한 곳도 빠짐없이 셔터를 눌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의 렌즈는 사체의 곳곳을 훑었다. 부끄러움도 없는지 사체는 꿈쩍하지도 않았다.
사체의 뒷주머니에서 지갑이 발견됐다. 돈도 그대로 있었다. 그러면 이 사건은 금품을 노린 범행이 아닌 원한관계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야 했다. 최 형사는 그 지갑을 통해 신원을 대충 확인했다.
“박지만, 33세, 경기도 의왕시 거주… 여기 명함있구만. 세동상사 생산2팀 팀장이라. 손 형사. 여기 전화 때려서 피해자 주위 좀 확인해봐. 그리고 박 형사도 피해자 신원 확인되는 대로 휴대폰 내역 뽑아서 최근 순서대로 알아보고. 바로 움직여.”
두 형사는 최 형사의 말에 본능적으로 대처했다. 특히 박 형사는 결혼한 지 2개월 된 신혼인데 신혼여행 중에 사건이 터져 부득이하게 신혼여행이 취소돼 최 형사는 미안한 마음이 더 했다. 그래도 박 형사는 너스레 웃으며 현장을 떴다.
최 형사는 머리를 깊이 묵고 있는 사체에서 몇 걸음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물었다. 하늘 위로 퍼져가는 담배 연기가 마치 영혼 같았다. 푸른 하늘 저 멀리 흩어지는 걸 보며 세상에서 제 명에 못 살고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을 달랬다. 그 때 감식반 관계자가 최 형사를 찾았다.
“사후경직을 봤을 때 피해자의 사망시각은 오전 5시 전후로 추정됩니다. 사망원인은 질식하고요. 더 자세한 건 부검결과가 나오면 알겠지요.”
최 형사는 품속에서 너덜너덜해진 낡은 검은수첩을 꺼내 사체에 대해 메모했다. 메모가 금방 끝나자 다시 속주머니에 넣고는 남은 담배를 마저 태웠다. 순간 담배연기가 눈에 들어가 눈을 질끈 감았다. 눈물이 고였다.
-2-
2009년 5월 12일 오후
집에 잠시 들어가 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내 접었다. 최 형사는 경찰서로 곧장 차를 몰았다. 마침 피해자의 휴대폰 내역을 조사하러 나갔던 박 형사에게 전화가 왔다. 운전중이라 휴대폰을 열어 어깨와 턱에 바쳤다.
“어….”
‘최 형사님.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신철영이라는 사람입니다. 사건 발생 하루 전인 5월 11일 오후 1시입니다. 그 후에는 부재중 통화만 3통 왔는데 모두 회사 번호였습니다. 신철영은 현재 무직으로 피해자와 박지만과 고향친구입니다.’
“오케이. 박 형사는 신철영을 서로 데려와. 난 피해자 회사로 가볼 테니.”
경찰서를 눈앞에 두고 최 형사는 다시 피해자의 회사인 세동상사로 차를 몰았다. 세동상사는 기본 철제구조를 만드는 회사로 지난해부터 기본 원자재가격 상승과 어려워진 경제 탓에 기계가동을 반 이상 멈추고 있었다. 막상 출근했어도 직원 서넛은 모여 떠들고 있었다. 일이 없다는 얘기다.
벽 곳곳에 금이 간 계단을 오르며 2층 사무실로 올라간 최 형사는 가장 앞에 앉아 있는 아가씨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 책임자가 누구슈?”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최 형사는 하필 맨 앞에 자리하고 있는 아가씨한테 짓궂게 물었다. 나름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이지만 아무래도 영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조끼와 치마 색깔이 거슬렸다. 카키색과 보라색의 조합이라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최 형사의 질문을 받은 아가씨는 눈을 똑바로 뜨고 껌을 거칠게 씹었다. 나이도 어린 것이 싸가지가 없다고 최 형사는 생각했다. 아마 여동생이었다면 귀싸대기를 날렸을지 모른다. 사람이 찾아왔는데 지나가는 개보듯 했다.
“책임자가 누구냐고요….”
아가씨는 귀찮다는 듯이 대꾸했다.
“아.저.씨. 여긴 잡상인 출입금지에요. 저 문에 걸린 글짜 안 보여요? 글씨 못 읽어요? 그리고 우리도 뭐 하찮은 거 하나라도 사주고 싶은데 보시다시피 이 지경이거든요? 그러니 그냥 가세요. 차라리 지하철역으로 가세요. 그게 더 잘 팔릴 걸요.”
최 형사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겨우 잡상인으로 밖에 안 보이나? 오히려 좋았다. 신분이 금방 탄로 나지 않을 차림새라면 그가 가장 원하던 바였다. 최 형사는 뒷주머니 지갑을 꺼내 여직원 얼굴에 바짝 들이밀었다. 반사적으로 여직원은 몸을 뒤로 빼더니 유심히 들여다봤다. 지금껏 처음 보는 그 무엇처럼.
“나 이런 사람이유. 미안하오, 아가씨. 차림이 허술해서. 사건 땜에 그런데 책임자 좀 불러줘요.”
그의 경찰 신분증을 본 아가씨는 마시던 커피를 짧은 미니스커트에 쏟았다. 어찌할 바를 몰랐다.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막다른 벽에 몰린 오리 같았다. 최 형사는 여직원 허벅지를 힐끗 쳐다봤다.
곧 책임자로 보이는 작고 뚱뚱한 40대 남자가 최 형사 앞으로 나왔다. 허리를 펼 생각마저 하지 않는 듯 여러 번 인사했다. 마치 모든 게 자기 잘못이라는 듯이. 그의 방으로 안내된 최 형사는 다리를 꼬고 엉덩이를 소파 깊숙이 처박았다. 그 책임자는 자신을 ‘상무이사’라고 소개했다. 최 형사로부터 사체가 발견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그는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실은 그제 저희 직원이 박 팀장에게 3번이나 전화했습니다. 그는 우리 회사에 입사해 오래도록 고생이 많았지요. 적은 봉급에도 자신이 회사를 직접 키우겠다며 영업도 마다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젊은 나이에 곧 팀장으로 발령도 나고 곧 부장 승진도 눈앞에 두었지요.”
최 형사는 아무 말 없이 커피를 조금씩 들이켰다. 그래도 눈만은 그를 예리하게 주시했다. 그 책임자는 잠시 말을 끊고 침을 한 번 삼키더니 곧 말을 이었다.
“그러다가 그제, 그러니까 10일이군요. 그간 회사경영이 어려워 인원을 줄여야할 처지가 됐습니다. 저희 회사가 직원이 약 75명 정도 되는데 거기서 25명을 줄여야 했지요. 그런데 박 팀장이 그 인원에 해당됐습니다. 그 다음날로 바로 연락이 끊겼고, 걱정된 나머지 저희가 전화했던 겁니다. 그는 받질 않더군요.”
“이사님 말씀을 들어보니 그 박 팀장이라는 사람이 회사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왜 감원대상이 된 거죠?”
“실은 그의 예전 이력을 우연히 알아차린 사장님 지시였습니다. 사장님에게는 두 딸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십 수 년 전 행방불명 됐지요. 그러다가 시간이 흘려 한 등산객이 야산에서 발견했습니다. 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다가 납치돼 살해당했지요. 사장님이 정말 예뻐하셨던 막내딸이었는데….”
이사는 말을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처음에는 사장님도 박 팀장의 성실성을 높이 사 향후 회사를 이끌 재목으로 눈여겨 봐뒀는데 지난해 연말 술자리에서 박 팀장이 술에 취해 그만 실수했어요.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어요. 자신이 예전에 억울하게 한 살인 사건 용의가 됐었는데 결국 무혐의로 풀려났다. 역시 이 나라의 정의는 살아 있다,는 발언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사장님은 그를 곱지 않게 봤습니다. 선입견 탓이었을 겁니다.”
“그랬군요. 예. 잘 알았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추후 사건 때문에 다시 올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도 협조 부탁드립니다.”
경찰수첩을 덮던 그가 다시 고개를 들어 이사에게 물었다.
“지금 잠시 사장님을 뵐 수 있을까요?”
이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장님은 어제 경주에서 열린 CEO 라이온스 클럽 세미나에 참석 중이십니다. 다음 주나 돼야 오실 것 같은데요.”
“그럼 죄송하지만 사장님 휴대폰 번호좀 알 수 있을까요. 촌각을 다투는 일입니다. 수사상 필요하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사는 곤란한 표정을 짓다 이내 사장실에 들어가더니 사장의 명함을 최 형사에게 건넸다. 명함을 받아든 최 형사는 즉시 방에서 나갔다.
자리를 뜬 최 형사는 대충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회사에서 억울하게 감원대상이 된 피해자는 순간 격한 감정을 참지 못해 친구에게 전화했을 것이다. 자신의 억울하게 당한 이번 일을 과연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최 형사는 모여서 잡담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가갔다.
“뭣좀 물어볼 게 있습니다. 아, 저는 강동서 강력반 최남일 형사입니다.”
순간 떠들던 입들이 조용해지며 최 형사를 주목했다.
“다른 건 아니고요, 혹시 박지만 씨 때문에 그럽니다. 요즘 출근 안 하나보죠?”
그중 가장 젊은 친구가 대답했다.
“박 팀장님 말씀이군요. 팀장님 참 사람 좋았어요. 밑에 직원들 잘 챙겨주지, 동료들 대소사에 먼저 나서서 해결해주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다면 형이라고 부르고 싶었을 정도에요. 그런데 팀장님이 감원대상 리스트에 오르면서 계속 출근 안 했어요. 그분 딴에는 충격이 컸을 거예요. 그렇게 회사를 키워보겠다고 밤낮 안 가리고, 연애도 안 하고 일에만 매달렸는데…. 회사에 배신감이 들 만하죠.”
옆에 있던 또 다른 동료가 그를 거들었다.
“박 팀장이 회사에 자신의 모든 걸 헌신했다는 사실은 세상이 다 압니다. 그런 사람을 감원대상에 올려놓다니 이 회사도 명이 다 한 거지. 그런 사람은 세상을 잘못 태어난 거예요. 암.”
최 형사는 그들에게 인사하고 곧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사장이 박 팀장을 감원대상에 올린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됐다. 하지만 아무리 그랬기로 회사에 젊음을 바친 사람을 나 몰라라 하다니. 더군다나 그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도 아닌데. 그 억울함을 뉘 알 것인가. 최 형사는 대신 화풀이 하듯 차를 거칠게 몰다 경찰서 근처에 차를 급히 세웠다.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휴대폰을 열고 낯선 번호를 눌렀다.
휴대폰 속에는 작은 신호음이 조용히 울렸다. 어떤 목소리일까 최 형사는 궁금했다. 형사를 오래 하다보면 목소리 하나만 들어도 필이 온다. 형사들만의 직감 같은 것이다. 그는 전화 속 주인공이 전화를 받기만 해도 다행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혹시 이번 사건과 관계가 있어 잠수 타는 건 아닌지, 아니면 우연히 자리를 비우게 된 건지 최 형사는 공연한 암산에 들어갔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찰나 명함 주인공의 목소리가 낮은 바리톤으로 무겁게 들렸다.
‘여보시오….’
목소리를 듣던 최 형사는 짧은 순간 많은 생각에 빠졌다. 그 여분을 못 기다리고 전화 속 목소리는 이만 바빠서 전화를 끊겠다고 말하려는 찰나였다.
“강동서 강력반 최남일 형사입니다.”
전화 속 주인공은 잠시 말이 없었다. 듣고 있는 건 분명했다. 최 형사는 이제 주도권을 잡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사장님의 회사에서 일하던 박진만 씨가 오늘 오전 암사동 일대 공사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전화 속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바쁘신 건 잘 알겠지만 잠시 몇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그러시오….’
“어제 경주로 내려가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오늘 아침, 그러니까 새벽 5시 전후 일정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최 형사는 사장이 피씩 웃는 듯한 모습이 그려졌다. 왜 그런지는 몰랐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하는 느낌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감이 틀릴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직감은, 기분 나쁜 이 느낌은 이번 한번이면 족했다.
‘내게 알리바이를 대라는 소리구만. 허허. 어제 아침 7시쯤에 집에서 나와 11시가 좀 못 돼 경주에 도착했소. 그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내와 함께 있었으니 뭘 했는지는 아내도 분명히 답해줄 거요. 새벽 5시면 그 때 막 일어나서 운전기사와 조깅을 준비하고 있었소이다. 더 궁금한 건 없소?’
“아닙니다. 참, 2일전, 그러니까 10일에 감원대상을 발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중 박지만 씨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는 회사를 위해 많은 성과를 올렸다고 했는데 왜 감원대상이 됐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최 형사는 전화기에서 잠시도 귀를 떼지 않았다.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사장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어차피 경찰이 이렇게 자신에게 전화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 정도면 이미 모든 걸 알고 전화하는 게 틀림없다는 사실 때문이리라.
‘12년 전 경기도의 한 민둥산에서 발견된 여아살인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이번엔 반대로 최 형사가 말이 없었다.
‘그 애가 바로 제 딸입니다. 제 막내딸이죠. 그 애를 지금도 제 품속에 깊이 묻어두고 다닙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고이 품고 다니지요. 이 세상의 법이 대체 뭡니까? 범죄자는 교화다 뭐다해서 정부에서 지원하고, 피해자는 뭡니까? 피해자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아니 지워지지 않는 고통과 밤낮으로 싸워야 합니다. 왜 피해자가, 대체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 추운 날에 쓸쓸히 생을 마감해야 합니까. 사람은, 사람은 본성을 버리지 못 합니다. 교화? 다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전 그 사람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이라도 제 앞에 나타나면 제가 도리어 죽여 버릴지 모릅니다.’
최 형사는 당황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점잖은 말투에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눈에 들어가도 전혀 아프지 않을 딸을 잃었으니 그 마음 오죽하랴. 그건 딸자식을 가진, 그런 불행한 일을 겪어본 사람이 아닌 이상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도 으레 짐작만 할 뿐이라고 여겼다.
“죄송합니다. 그런 뜻으로 여쭤본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사장님과의 사건과 전혀 상관 없는 일이기도 했고요.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었을까요?”
최 형사는 그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렸다. 전화 속 목소리는 조금 전까지와는 다른 차분한 어조로 대신했다.
“그건 형사님 생각이시지요. 입장 바꿔서 형사님께서 이런 일을 당하셨다고 해보세요. 법? 그걸 누가 집행합니까? 무죄? 유죄? 누가 판결합니까.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욱 믿을 수 없습니다. 그 뿐입니다.”
“사장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결코 그 사람을 두둔하고자 해서 드린 말씀은 아니니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나중에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최 형사는 시선을 저 멀리 떨어뜨린 채 천천히 통화 종료버튼을 눌렀다. 사건은 대충 그려지고 있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세동상사 사장과 박 팀장 친구인 신철영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사고사도 배제할 순 없지만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고 자신했다. 전화기를 주머니에 쑤셔 넣은 최 형사는 저 멀리 어린 여자 아이가 아빠 손을 잡고 솜사탕 아저씨한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빠는 빙그레 웃으며 솜사탕 주인에게 잔돈을 건네고 대신 받은 솜사탕을 받아 아이에게 건넸다. 그 평범한 모습이, 언제라도 볼 수 있는 그 모습이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그 사장도 이런 행복을 원했으리라. 아이는 아빠와 시선을 계속 마주쳤다. 아이는 혼자 먹기 미안했는지 침이 묻어 조금 눅눅해진 솜사탕을 아빠에게도 내밀었다. 아빠는 못 이기는 척 한 입 베어 먹었다. 아이는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웃으며 솜사탕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3-
서에 도착한 후 몇 시간이 지나 손 형사와 허름한 주황색 추리닝 차림의 한 남자가 열린 문 사이로 살며시 보였다.
그 남자를 취조하던 손 형사는 최 형사에게 거수경례를 한 후 그를 인계했다. 피해자의 친구 신철영이었다.
자리에 앉은 신철영은 도무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표정만 지었다. 자신이 왜 경찰서에 와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손 형사는 벌써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듯한 뉘앙스로 그를 거칠게 내몰았다. 최 형사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러고는 곧장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분위기를 선점하기 위해 그가 습관처럼 시도하는 제스처였다. 신철영의 눈길은 곧장 담배로 갔다. 눈치 챈 최 형사는 그에게 담배 한 대를 권했다. 담배를 받아든 신철영은 눈을 감고 최 형사가 당겨준 라이터 불꽃에 담배를 갖다 댔다. 빨대로 야쿠르트를 마시듯 담배필터를 쪽쪽 빨아들인 그는 세상의 모든 한을 내뿜듯 부드러운 연기를 시원스레 내뱉었다.
“저를 왜 여기에 데려온 거죠? 조금 전에 그 형사분도 서에 가서 얘기하자고만 하고 자세한 말은 안 하던데.”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최 형사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말을 꺼냈다.
“박지만 알지?”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일을 직감한 신철영은 목울대를 움직이며 침을 삼켰다. 담배는 말없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대답해.”
“예.”
“오늘 오전 암사동 공사장 근처에서 주검으로 발견됐어. 솔직히 말해.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서로 피곤해지지 말자고.”
“저… 저…. 정말인가요?”
“대한민국 경찰이 그렇게 한가해보여?”
“실은 어제 늦게까지 지만이하고 술을 마셨어요.”
“그래서….”
최 형사는 손 형사에게 눈치를 줬다. 손 형사는 곧 카메라를 그들에게 이동시켜 모든 대화 장면을 녹화했다.
“어제 오후 1시쯤이었나? 지만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대뜸 한숨부터 쉬더니 혼자 뭐라고 욕을 하더라고요. 자기를 이렇게 대할 수 있냐며 분개했어요. 저는 ‘왜 욕하냐. 무슨 일 있냐’며 나한테 뭐 서운한 거 있냐고 했죠.”
“그래서?”
“지만이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저를 물끄러미 쳐다봤어요. 그러곤 저한테 그런 게 아니라고 했어요. 진짜 세상에 믿을 놈 없다고. 몸 주고 마음도 줬는데 자신은 이제 끝이래요. 다 죽여 버리고 싶댔어요. 그리고 다른 친구놈들은 전부 바쁘다고 전화를 끊더래요. 그러더니 저보고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딱 맥주 한잔 하자고 하더라고요. 마침 저도 계속 시험도 낙방하고 마음도 우울해서 그러자고 했죠.”
신철영은 그에게 담배 한 대를 더 권했다. 최 형사도 침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이제 서서히 사건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더는 듣고 싶지 않았지만, 그는 들어야 했다. 그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기도 했다.
“저는 지만이한테 부담도 주기 싫고, 나가면 돈만 쓰기 때문에 일단 집으로 오라고 했죠. 처음엔 맥주 딱 한 잔만 하자는 녀석이 맥주만 다섯 병에 소주 2병을 사오더라고요. 안주도 딸랑 과자 하나에. 이럴 땐 속을 전부 개워낼 정도로 마셔야 한다나? 사실 그 녀석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더 묻지도 않았어요. 2시부터 마셨으니까요. 그 녀석은 옷도 불편한 듯 바지 허리춤도 풀고 시계와 넥타이도 풀고 계속 마셨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마시다가 술이 금방 떨어졌어요. 녀석은 요앞 마트에 가더니 다시 맥주 다섯 병과 소주를 사왔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마시니 저도 빈속이라 금방 취하더군요. 지만이와 저, 두세 번씩 오바이트 했습니다. 그리고 또 마셨죠. 그러던 중 옆방 고시생도 합류했어요. 몇 년 사이에 그렇게 마셔본 적도 없어요. 술만 봐도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어요. 그 고시생도 많이 마셨어요. 그리고 그 고시생이 또 한 번 더 사왔으니 셋 다 정말 많이 마신 셈이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지만이가 주섬주섬 옷을 입더라고요. 그리고 시계를 주섬주섬 차더니 벌써 11시가 넘었다며 집에 간다더군요. 발음도 못 알아들을 지경이었는데 저는 그냥 자고가라고 했는데, 아무리 술에 취해도 잠은 집에서 자야 된대요. 고집도 세지. 저는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잤어요. 참, 옆 고시생도 같이 자리를 떴지요.”
“그게 다입니까?”
“예? 그럼 제가 무슨 말씀을 더 드려야하나요? 그럼 지만이를 제가 죽였다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더 다른 얘기는 없었냐는 뜻입니다.”
“자리를 뜨면서 한숨을 푹 내쉬더군요. 인생 뭐 있냐고. 세상에 자신이 태어난 게 죄라고요. 아마 형사님도 아시듯이 회사에 대한 원망이었습니다. 아마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걔 정말 많이 마셨어요. 나갈 때 눈물도 보이더군요.”
“혹시 아까 11시가 넘어서 나갔다고 했는데, 정확한 시간 기억나십니까?”
“글쎄요. 그냥 막연히 그 시간쯤인 걸로 기억나지 저도 취해서 잘….11시 40분이 넘었을 겁니다. 지하철 막차라고 했으니까요.”
“예. 잘 알았습니다. 이만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신철영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때였다. 손 형사가 그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요.”
손 형사의 부름에 그는 무슨 또 볼일이 남았냐는 듯 고개만 돌렸다.
“왜 그러시죠?”
“혹시 당신이 죽은 피해자에게 돈을 빌리지 않았나요? 2년 전에. 당신 하숙방 주인아주머니가 말하더군요. 괘 적은 액수는 아니라고 하던데.”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죠?”
“별 뜻은 없습니다만 미연에 사건에 관계된 내용은 다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해해주실 줄로 생각합니다. 얼마나 빌린 겁니까. 또 언제 갚기로 한 거죠?”
“500만 원이었습니다. 저도 고시공부를 오래한 터라 돈이 필요했어요. 더 이상 집에 손을 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요. 지만이는 나중에 출세하고 나면 천천 갚으라고 했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지만이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어서 제 말을 증명할 순 없지만, 형사님들이 진실을 파헤친다면 분명 제 말에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이만.”
신철영은 더 이상 볼일 없다는 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찰서 정문을 나서자마자 꼬깃꼬깃 담뱃갑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곤 뒤를 한번 초점 없이 바라보고나서 다시 자신의 하숙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창문으로 그가 가는 모습을 지켜본 최 형사는 담담했다. 분명 어떤 실마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다시 실타래를 풀어야할 입장이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았다. 정말이지 다시는 보기 싫은 뫼비우스의 띠. 하지만 신철영의 말은 나름 사실인 듯 했다. 그렇다. 피해자와 함께 자리를 뜬 그의 친구 옆방 고시생이 흔적을 찾아야 했다. 그게 이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 확신했다.
2009년 5월 13일 오전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낯선 남자가 최남일 형사를 찾았다. 하지만 최 형사는 자리에 없었다. 다른 사건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남자는 박철희 형사 앞에 섰다.
“저… 저기…”
“무슨 일이시죠?”
순간 박 형사는 불현듯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 남자는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 자기를 고영찬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을 보고서 알았다고 했다. 자기가 바로 죽은 박지만과 함께 집을 나섰던 고시생이라고 하자 박 형사는 두 손바닥으로 책상을 힘껏 내리치며 몸을 조건반사적으로 튕겼다.
고영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기는 최 형사 앞에서만 말하고 싶다고 했다. 같은 말을 또 반복하는 건 죽기보다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절대 그를 해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형사로부터 연락을 받는 최 형사는 점심 때가 조금 지나서 들어왔다. 거친 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최 형사는 자리에 앉을 생각도 없이, 숨돌릴 틈도 없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고영찬입니까?”
그의 강한 어조에 고영찬은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듯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서로 먼저 칼을 뽑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고영찬은 이미 신철영에게 모든 것을 들은 상태 같았다. 그래서 자신에게도 수사가 미칠 것을 생각해 미리 찾아온 것이다.
“피해자 박지만 씨와 그날 있었던 행적에 대해 들어 봅시다. 당신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번 사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만약 딴 소리 한다면 공무집행방해로 집어넣을 테니 판단은 당신 몫입니다.”
고영찬은 고개를 말없이 끄덕였다.
“그날, 셋이 모여 술을 늦게까지 마신 날 말입니다. 당신은 피해자 박지만과 함께 자리를 떴지요?
그는 역시 이번에도 고개만 끄덕였다. 최 형사는 답답하고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 사건을 한번에 뿌리채 뽑고 싶었지만 뿌리가 잘려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급해도 어쩔 수 없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했다. 그는 조용히 질문을 이어갔다.
“그 때가 몇 시경이었습니까?”
“아마 11시가 넘은 시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많이 취해서 지만씨가 했던 말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가 ‘어? 11시가 넘었네. 막차 끊기겠군. 난 이만 일어나야겠어’하고 말했거든요. 저도 마침 그에게 볼일이 있어 함께 자리를 일어섰습니다.”
“당신이나 피해자나 얼마나 마신 겁니까. 걸을 수 있었습니까? 사물 정도는 구별할 수 있었습니까?”
“그 사람이나 저나 많이 취했습니다. 당연히 걸음걸이도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와 저는 걸었습니다. 그 공사장을 지나서 지하철역으로 걸었지요.”
“왜 당신이 따라나선 겁니까?”
최 형사는 이 부분에서 눈에 힘을 주며 물었다. 고영찬은 잠시 망설이다 잠시 한숨을 내 쉰 후 그에게 말했다.
“실은 돈을 빌리고 싶었습니다.”
“돈? 피해자한테? 얼마나?”
“신철영 씨도 그렇지만 저도 돈이 거의 다 떨어졌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신철영 씨가 했던 친구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잘 나가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 500만 원을 빌렸다고요. 그 돈으로 더 공부한다고 했습니다. 그 때는 무심코 흘려들었는데, 그제 두 사람이 술 마시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저도 초면이지만 체면 무릅쓰고 일단 참석해 분위기를 좋게 꾸미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직장인이 대낮부터, 그것도 저렇게 술을 많이 사기지고 와서 이상하다 여겼지요. 그랬더니 사정을 말하더군요.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고. 허무하다고.”
고영찬은 침을 한 번 삼키더니 말을 이었다.
“그를 이해했지만 저도 마땅히 손 내밀 곳이 없어 그와 함께 나섰습니다. 단돈 백 원이라도 좋다는 심정으로요. 형사님도 아시겠지만 하루 앞날 내다볼 수 없는 고시생 입장에서 하루 3끼 밥에 방값도 무시 못 하거든요. 따로 벌이도 없이 힘들었어요. 많이 취했던 그였지만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돈을 빌려 달라고요.”
“그래서?”
“흔쾌히 허락하던데요. 대신 많이 빌려주지는 못 한다고. 인생 뭐 있냐며 푸념도 하더라고요. 그랬더니 갑자기 그가 같이 사우나 가자고 하더라고요. 난 돈이 없다고 했더니 제 주머니에 3만 원을 쑤셔 넣더라고요. 저는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몰랐죠. 이날 처음 만난 사이인데. 그런데 갑자기 그가 막 토하더라고요. 제가 등을 두드려주려고 했는데 괜찮다며 먼저 들어가 있으라고 하더라고요. 바로 앞에 사우나를 가리키면서요. 그래서 저도 속이 너무 안 좋고 피곤해서 먼저 가 있기로 했습니다. 곧 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요. 그런 그의 옆에 끝까지 있어주지 못한 저도 일말의 잘못이 있습니다.”
“그는 신철영 집에 자주 왔습니까?”
“아니요. 자주 오지 않았어요. 오히려 신철영 씨가 그 친구 회사 근처서 자주 만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박지만 씨는 지하철역도 잘 모르던 걸요.”
“알았습니다. 그럼 당신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 11일부터 12일까지 사우나에서 잤군요.”
“그렇습니다.”
최 형사는 박 형사를 불렀다.
“최 형사는 당장 이 사람이 갔던 사우나에 가서 정말인지 확인해보고 시간도 체크해봐.”
“예”
박 형사와 고영찬이 함께 자리를 떴다.
-4-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최 형사는 잠시 졸다가 휴대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최 형사님. 고영찬 그 자식 거짓말했습니다.”
“뭐야?”
“사우나 주인의 말로는 고영찬이가 사우나에 온 시각이 12일 새벽 5시 20분경이었답니다. 그 때 택시기사가 취객 한 명을 태우고 와서 확실히 기억한답니다.”
“이런 개자식! 빨리 고영찬이 데려와. 그리고 손 형사. 빨리 구속영장 신청해. 이런 개 같은 자식을 봤나.”
이윽고 고영찬이가 박 형사에게 수갑이 채워진 채로 끌려왔다. 거칠게 그를 의자에 앉힌 박 형사는 따귀를 한 대 쳤다. 얼떨결에 따귀를 맞은 고영찬은 눈물이 고였다.
“왜 때려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내가 사람을 죽이기라도 했답니까? 왜 생사람 잡고 그래요? 분명 저는 11시 넘어 사우나에 갔다고요.”
고영찬은 정말 억울하다는 듯이 침과 눈물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그 말은 서내에 메아리만 칠뿐 아무도 미동하지 않았다.
“이런 개새끼를 봤나”
박 형사의 손이 한 번 더 올라간 순간 최 형사가 그의 팔을 잡았다.
“고영찬!”
고영찬은 최 형사를 물끄러미 처다 봤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았다.
“당신, 시계 어디 있어?”
고영찬은 잘 물었다는 듯이 거칠게 대꾸했다.
“야! 이 형사 새끼들아. 생사람 잡았으면 수갑이나 풀고 물어라. 난 시계는커녕 목걸이 반지도 안 하는 사람이야. 수험생이 무슨 시계냐?”
최 형사는 곰곰이 생각했다. 그가 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는다면 시간관념이 없을 수도 있다. 그가 주장하는 11시 30분 전후와 새벽 5시. 그 5시간의 시차는 이번 사건에 있어 간극이 너무도 컸다. 과연 그 시간은 무슨 수수께끼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최 형사, 일단 이자 유치장으로 보내.”
고영찬은 박 형사에게 잡혀 끌려가는 동안 욕에 욕을 해댔다. 자신은 아무 죄도 없다고, 있는 그대로 다 말했을 뿐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최 형사에게는 뭐 한두 번도 있는 일이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았지만, 왠지 이번 사건은 점점 자신이 없었다. 고영찬도, 신철영도 아닌 듯 했다. 과연 5시간의 시차는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할수록 미스터리였다.
최 형사는 곰곰이 사건을 복기해보기로 했다. 내일 당장 눈을 뜨면 사건현장에 다시 나가볼 생각이었다. 최 형사는 거칠게 휘갈긴 사건기록부를 다시 펼쳤다.
예상 사망시각. 오전 5시 내외로 추정.
사체 발견장소. 공사판
사체 흔적. 결정적 사인은 질식사. 목주변 3mm 직경으로 무언가에 찔린 자국 있음
최 형사는 기록 하나하나 다시 살피며 사건에 몰입했다. 그러고 나면 꼭 머리가 아팠다. 그 때였다. 피해자의 부검을 맡았던 국과수였다. 생각보다 연락이 빨랐다.
“여기 국과수 김 박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남일 형사입니다. 부검결과 나왔나요?”
“예. 일단 사망시각은 사체 경직상태와 폐에 물이 찬 걸로 봐서 일단 새벽 5시 40분 쯤으로 추정됩니다.”
역시. 사우나 주인의 말이 맞았다. 고영ㅊ찬은 박지만이를 죽이고 사우나로 가서 알리바이를 조작하려 했던 것이 분명했다. 박지만이가 다녔던 세동상사 대표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고영찬이가 말한 시간과 피해자 사망시간 사이에 분명 이 둘의 음모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로써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잡혀갈 즈음이었다. 이 모든 생각들로 최 형사는 가뜩이나 마른입에 침을 또 삼켰다. 지금껏 형사생활 중에 이 때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국과수 김 박사가 전화 속에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폐에 물이 차 이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음식물이 기도까지 역류했습니다. 술에 많이 취했었는지 알콜농도는 0.43으로 만취가 아닌 대취상태였어요. 제가 판단하기로 대취 상태서 새벽에 잘 보이지 않을 때 토하다가 마침 뭔가를 헛딛어 물에 얼굴이 처박힌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예? 그럼 박사님. 목에 날카로운 송곳자국은 뭡니까?”
“일단 그 근처에 녹슨 철이 소량 검출된 것으로 봐서 공사장에서 쓰는 작은 철근인 걸로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피해자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일 때 철근에 넘어지며 목에 찔렸고, 다시 물에 얼굴이 빠져 주체를 못 한 거죠.”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답은 하나였다. 고영찬이나, 혹은 친구 신철영이나 둘 중 하나가 그를 사고로 가장했든지, 아니면 둘이 공모했다. 살인이유? 물론 돈일 것이라 확신했다.
그 때 사체 발견당시 사진을 찍던 손 형사가 당시 사진을 인화해 최 형사에게 가져왔다.
“여기 사진 가져왔습니다. 사체에 이상한 점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 음….”
사진을 조용히 살펴보던 최 형사는 손 형사에게 일러 신철영과 고영찬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라고 지시한 후 다시 자리에 편하게 앉아 사진을 꼼꼼히 살폈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당시 사진은 이상이 없다. 분명 이건 사고사로 위장한 살인이라고 확신했다. 그 때였다. 지금까지의 그의 생각을 송두리째 뽑아 뒤 흔들 사진이 눈에 띄었다. 최 형사는 손을 떨었다. 눈과 입이 자기도 모르게 떡 벌어졌다. 세상에, 세상에 이럴 수가. 이런 일이. 난 그동안 뭘 한 거지? 최 형사는 그저 사진만 주시한 채 어쩔 줄을 몰랐다. 형사들이 최 형사 주위로 몰려들었다.
최 형사는 손가락을 천천히 펴서 피해자의 손목부분을 가리켰다. 시계가 보였다. 아라비아 숫자로 쓰인 그 숫자는 유독 컸다. 그리 비싼 시계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위의 12와 아래의 6이 뒤바뀌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그날 새벽 5시 20분이 박지만에게 밤 11시 50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셋이 함께 술을 마시며 박지만이 얼떨결에 말했던 그 시간은 시계를 거꾸로 찬 바람에 착각한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철영이나 고영찬의 증언은 그 착각에 의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된다. 그렇다면 박지만이 죽은 건 시간으로 봤을 때 고영찬과 신철영의 알리바이는 맞아 떨어진다.
“그럼 박지만이는 만취해 사고가 난 거야?”
최남일 형사는 다시 수사학개론 책을 펼쳤다. 자신의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한 첫 번째 행위였다.
-끝-
<작가 후기>
복잡한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 이리치고 저리치고 살다보면 별의 별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람 일은 하루는커녕 바로 몇 시간 앞의 일도 내다보기 힘듭니다.
사람의 일 중에서 가장 좀 먹는 일 중 하나가 바로 형사사건에 본의 아니게 얽매이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죄를 지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참고인이나 증언, 혹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경우도 있지요.
뭐, 다른 건 다 그렇다고 칩시다. 하지만 억울하게 누명을 쓰거나 심증만으로 범법자 취급받는 건 두말할 것도 없이 자신의 생을 갉아먹는 일임에 분명합니다. 설사 사건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해도 우리 사회는 이런 이들에게 주홍글씨를 진하게 새겨둡니다.
사법권을 행사하는 입장에서 일단 물증을 갖추기 전에 심증을 우선시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민이 최우선적으로 대면하는 사법기관인 경찰은 현재 검찰을 상대로 사법권 독립을 외치고 있습니다만 그일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 바로 사법권 집행에 있어서 전문성과 능력입니다. 그래서 현재 일본처럼 우리나라 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억울한 일이 예나 지금이나 끊이지 않는다면 어찌 국민들도 경찰의 사법권 독립에 대해 지지를 표할 수 있겠습니까.
예전 의경으로 근무할 때, 열 명의 범인은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자는 말이 떠오르네요.
본 소설은 경찰의 초동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썼습니다. 현재 미제 사건의 대부분은 초동수사의 부재로 인해 장기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초동수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얼마 전 개봉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경우도 살해현장인 화장실을 누군가 전화걸어 청소하라고 하는 바람에 증거가 전부 사라진 케이스입니다.
본 소설로 인해, 경찰관계자나 독자들 모두에게 조금은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몇가지 기본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려야겠네요.
우선 서울지역의 살인사건이 발생할 경우 관할 경찰서의 형사들이 나와서 하는 일과 서울 시경 과학수사팀(증거채취, 분석, 검시관까지)이 하는 일이 다릅니다. 여기 나오는 최형사처럼 증거물을 줍는다든지 하는 일은 서울시경 과학수사팀에서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시관이 검시를 하기는 하지만 위 글에서처럼 사망추정시간을 오전 5시 이렇게 말할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망추정시간에 대한 오해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보통 사망추정시간은 00시부터 00사이 라고 해서 오차범위를 지정해서 이야기합니다.
시체를 발견한 시점이 아주 빠른 경우에도 부검을 통해 0시 00분이라고 정확히 죽은 시간을 말할 수 있는 것도 말이 안되죠. 그런 일은 임종을 지켜보는 경우에나 가능한 일입니다. 보통 살해 당일 발견된 사체의 경우, 사망추정시간은 목격자와 혹은 마지막까지 함께 있던 사람과 헤어진 시간으로 부터 시체가 발견된 시간까지 그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지금처럼 야외인 경우는 일정한 속도로 체온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고 몸이 꺼꾸러 처박혔으니 사후강직도 순간적으로 몇초 사이에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딱 떨어지는 사망추정시간같은 것은 없습니다.
사후강직이 몇시간에 걸쳐 어떻게 나타난다라고 하지만 그것은 일반론일뿐이고, 사체가 어떤 환경이냐, 어떤 죽음을 당했느냐, 계절이 어떻게 되느냐 등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니 사망추정시간이라는 애매한 조건에는 이제 어느 형사도 목을 매지 않습니다. 설정은 8년동안 육감을 믿고 사건을 해결하고있는 노련한 형사인데 그가 하는 행동을 따라가다보면 갓 강력계에 들어간 형사 정도의 어설픈 모습밖에 없습니다. 과연 일선형사가, 더구나 서울 관내 형사가 그럴까요?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한적한 시골에 있는 형사라면 모르겠지만, 8년동안 서울에서 여러 사건으로 산전수전 다겪었다는 형사라고 한다면 이렇게 허술하지는 않을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형사들의 스킬은 얼마나 많은 사건을 접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더군요.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경찰의 사법권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경찰의 사법권 주장이라...경찰은 사법권을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사법권은 재판을 하는 권한을 말하는 것인데 그건 판사의 고유권한입니다. 검사 조차도 사법권을 주장할수는 없는 것이죠. 아마도 수사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으신 거겠죠. 이것은 전문성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경찰의 수사
경찰이 수사권의 독립을 요구하는 이유는 검사에게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절차상,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번거로움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검사에게만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절차대로 한다면 경찰들은 현장에 출동해 사건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손을 놓고 검사에게 보고를 하고 수사지시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순간부터 이미 현장의 훼손이 시작되기 때문에 수사는 진행을 하면서 경찰서 행정쪽에서 사후보고를 올리고 있죠. 부검의 경우는 검사의 허락이 떨어져야 합니다. 서류가 오가는 것만해도 삘라야 하루가 걸리죠. 우리나라 부검이 하루 이상 걸리는 이유입니다. 말이 안되죠? ㅎ
또 현장에 나가지도 않는 검사가 수사를 진두지휘한다는 것은 경찰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성이라는 것은 그 후의 문제가 되겠지요.
추리소설은 굉장히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현실적인 부분들의 전제가 잘못되어 있으면 추리를 할수가 없기 땜문이죠. 수사물의 경우는 특히나 검증이 필요합니다. 경찰체계나 수사현장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사건현장이 발생하면 어떻게 사건분석을 해서 수사의 방향을 잡는지 등에 대해 현실적이지 못하면 독자들은 신뢰를 주지 않지요.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어보이는 선까지는 현실적인 부분을 제대로 그려야 현실감있게 그릴수 있죠
만약에 셜록홈즈가 잘못된 과학상식을 가지고 추리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가 아무리 명석한 두뇌를 가진 명탐정이라고 주장을 해도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셜록홈즈의 추리가 너무 도식화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독자들이 수긍을 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거기에 나오는 과학적인 증명들은 모두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탐정물에서도 이런데, 수사물에서라면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이죠. 더구나 CSI등 요즘처럼 다양한 수사물 드라마를 접한 독자들에게 대충이란 건 없습니다. 현장에 대한 공부뿐 아니라 인물,상황에 대한 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가지 예로 들자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했던 증언이 나오는데, "친구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라고 되어있습니다. 화상통화를 한 것일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화기 너머 친구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라고 묘사를 했을까요? 여러군데에서 그런 실수들이 보입니다. 아마 머리속으로 인물들의 움직임, 리액션을 조금만 더 생각해보셨더라면 이런 실수는 줄이실 수 있을 겁니다.
그저 볼때는 잘 모르지만 직접 써보면 정말로 한 문장 한문장 치밀한 계산과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실거에요. 다음에 작품을 쓰시다 혹시 모르겠다 싶으시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어떤 방법으로든 알려드릴게요
좋은 지적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한줄 한줄 더욱 신경쓰고 써야겠습니다. 공부도 많이 해야겠어요. 다음 편에는 더욱 보완된 내용으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넘 감사합니다 ^^
많이 바쁘신거 알고 있습니다. ㅎ 그런 와중에도 이렇게 글 올려주신 걸 보면서 좀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요.
왜 그 없는 시간을 쪼개서 추리소설을 쓰신걸까? 단순한 애정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꼼꼼히 읽어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라고 말씀드렸어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 쓰셔서 이 시간들이 소중한 기억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작품도 쓰시면 올려주세요. 혹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제가 미리 물어봐주시구요. ^^
살살 하셔요...
앗 제 애정표현이 너무 티가 났나요? ㅎㅎ
우와....... 여왕님의 애정이 철철 넘치시네요...... 부러운걸요....ㅎㅎㅎㅎㅎㅎㅎ 제글은 봐주는이도 별로 없공...ㅎㅎ
부럽습니다. 글솜씨가!! ^^
추리여왕님/ 살인사건이 발생할 경우 한국(서울) 경찰의 사건 수사과정을 상세히 묘사한 참고도서를 알 수 있을까요? 경찰의 회고록 같은 것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