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화땐 구조조정 불거져
- 업계 "외환위기 재현 우려"
부산 경제가 좀처럼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광공업 생산은 증가폭이 둔화됐고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향후 전망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1990년대 말의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통계청의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광공업 생산은 4월 0.8%, 5월 3.7%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6월에 3.8%가 감소하면서 2분기 전체로는 0.2%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대형소매점 판매지수는 1분기에는 0.4% 증가율을 보였지만 2분기에는 1.7% 감소했다. 4월 -0.2%, 5월 -1.3%에 이어 6월에는 -3.7%까지 감소폭이 확대됐다.
불황은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건축착공면적이 1분기 44.3%의 증가율을 보인 이후 4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48.1%, -32.5%, -17.3%)하며 2분기 전체로는 -34.6% 줄어들었다. 1분기에 -2.6% 감소한 수출은 2분기에도 -4.7%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부산의 인구유출도 전분기보다 확대돼 6819명의 순유출이 있었다. 인구 순유출은 부산이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규모이지만, 서울의 인구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난 반면 부산은 20대 후반의 인구유출이 가장 많았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부산상공회의소가 9일 내놓은 '부산 주요 제조업 2분기 업종별 동향 및 3분기 전망'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는 신발·섬유, 화학,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 6개 업종별 매출액 상위 50개사를 조사대상으로 했고 217개사가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신발(-1.1%), 철강(-2.6%), 전자·전기(-0.2%), 조선기자재(-0.1%) 등 4개 업종에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부품(1.4%)과 화학(0.1%) 업종의 매출은 소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자동차 업종도 내수부문에서는 가계부채 증가 및 실질임금 하락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고유가로 인한 중·대형 차종의 판매 부진과 함께 수출 감소가 겹쳐 매출증가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기가 다시 회복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2년 내로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37.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3년 내' 26.4%, '3년 이상' 23.1%, '1년 내' 13.0%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한 것 같다"며 "더 악화되면 구조조정 등과 같은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고 불안한 심정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