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에 자리 잡은 로열버크데일골프장(파72ㆍ6465야드).
바로 '지존' 신지애(22ㆍ미래에셋)가 '골프여제'를 향해 본격적인 진군을 시작하는 '마지막 여자메이저' 브리시시여자오픈(총상금 250만 달러)의 '격전지'다. 5년 전인 2005년에 치러진 대회에서는 특히 장정(30ㆍ기업은행)이 '메이저챔프'의 꿈을 이뤄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골프장이다.
2년 전인 2008년에는 남자대회인 '最古의 메이저' 브리티시오픈도 개최됐고,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당시에는 또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이 '얼음공주' 크리스 에버트(미국)와의 열애를 마음껏 과시하며 4일내내 우승경쟁을 펼치는 '노장투혼'으로 지구촌 최고의 빅뉴스를 생산했다.
이 때 전장이 155야드 늘어나는 등 코스가 많이 고쳐졌다.
하지만 여자대회는 파72에 6465야드로 조정돼 장타에 대한 부담은 없다.
페어웨이가 딱딱해 20~ 30야드씩 굴러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거리 보다는 티 샷의 정확도가 생명이다.
여기에 링크스코스 특유의 거친 바닷바람이 시시각각 방향을 바꿔 무엇보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일이 급선무다.
여자선수들은 그래서 경험이 많지 않은 링크스코스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고민거리다.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 질기고, 억센 러프와 키 높이의 '항아리벙커'까지 기다리고 있다.
한 홀에서도 몇 타씩 까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로열버크데일은 전형적인 링크스 스타일로 인공적인 조경이 거의 배제된 황무지나 다름없다.
그린도 마찬가지다. 볼이 맞으면 하염없이 굴러서 러프로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이때문에 아이언 샷 역시 자로 잰 듯한 정밀한 거리계산이 필요하다.
'초크라인'이라는 애칭까지 붙은 신지애의 우승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신지애는 2008년 비회원신분으로 일찌감치 이 대회를 제패한 달콤한 기억도 있다.
2008년 대회가 내륙에 위칭한 서닝데일코스라 분위기는 물론 사뭇 다르다.
신지애에게는 그러나 지난주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대회 우승은 곧 세계랭킹 1위와 상금랭킹 1위 '굳히기'에 올해의 선수 등 명실상부한 '골프여제'로 가는 지름길이다.
신지애 역시 "링크스코스라는 색다른 도전을 즐기겠다"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2008 브리티쉬 오픈 골프 코스 "로얄 버크데일(royal birkdale)"의 포토 (사진: about.golf.com)
로얄 버크데일은 수많은 메이저 대회를 개최한 유서 깊은 명문 골프코스이다.
브리티쉬 오픈, 브리티쉬 여자 오픈, 라이더 컵, 커티스 컵 그리고 브리티쉬 아마추어 오픈 등을 개최 하였다.
로얄 커크데일은 1889년에 만들어졌다.
10년 1998년 마크 오미에라는 브라이언 와트를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우승을 하였으며
4라운드 동안 2일이 바람이 불어서 선수들이 언더 파를 칠 수 없었고
마크 오미에라는 280타 이븐 파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진은 1번 홀 부터 18번 홀 순으로 나열 되었다.
Hole12 |
|
|
|
오거스타처럼 버크데일에서도 폭죽이 터지고 흥분이 고조되는 지점은 후반에 접어들어서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는 BBC의 해설가이자 유명한 코스설계가인 피터 앨리스에게
왕국을 찾아온 선수들이 두통에 시달리게 될 후반 9홀의 5개 홀을 직접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로열 버크데일은 엄격한 부모와 같다. 고지식하고 냉정하며 걸핏하면 등을 찰싹찰싹 때린다.
버크데일에서 가장 극적이고 가장 위험한 홀들은 후반 9홀에 도사리고 있다.
137회 브리티시오픈에 참가한 선수들이 자신의 엄청난 스코어 앞에서 탄식할 지는 모르지만
레이아웃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불평하지는 않을 것이다. “버크데일은 공정한 코스입니다.”
저명한 설계가로 벨프라이를 비롯해서 약 75개의 코스를 공동 디자인한 피터 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페어웨이는 비교적 평평해서 곧게 날아간 드라이버샷이 혹처럼 솟은 곳에 맞고 튀어 올라 벙커나 러프에 빠지는 일이 없습니다. 스탠스는 꽤 평평하고,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블라인드샷을 하게 되는 경우도 얼마 되지 않아요.” 올해 일흔일곱으로 BBC의 얼굴과도 같은 그는 브리티시오픈과 라이더컵의 일원으로 버크데일에서 플레이했으며, 1961년 방송에 데뷔한 장소도 여기였다. 바로 그 앨리스 씨가 버크데일에서 가장 두려운 후반 9홀의 5개 홀을 자세하게 분석해주었다.
Hole12
파3 184야드
앨리스의 분석: “이곳은 지난 25년 사이에 만들었으니 비교적 새로운 홀이다. 과거에는 길고 좁은 그린에 양쪽으로 턱이 져있었고, 별로 좋지 않은 샷을 하고도 홀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지금도 그럴 수는 있지만 이 홀은 근사하게 발전해왔다. 옆이나 앞에서 바람이 불면 그린 양쪽에 벙커가 있기 때문에 가공할 만한 테스트 무대가 된다.
2~3번 아이언샷을 할 때는 괴물이 될 수도 있다. 직선으로 샷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설가들은 홀 앞에 못 미쳐서 레이업을 하라고 하지만, 일단 그린에 올라가서 2퍼트로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게 좋다. 물론 기도도 조금 해야겠지만.”
Hole15
파5 544야드
앨리스의 분석: “드라이버샷을 하기에 아주 좋은 홀이다. 벙커가 모두 15개인데 그 중 몇 개가 왼쪽에 있다.
그쪽에서 페어웨이를 잠식하고 들어온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고 앞에서 바람이 불어온다면 그린에 올라가기는 어렵다.
맞바람이 조금만 불 때는 정말 뛰어나고 확실한 파5 홀이다. 파세이브를 해도 즐겁다.
그리고 그린 100야드 안쪽에서 벙커에 빠지면 곧바로 그린에 오르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무조건 페어웨이로 돌아와야 한다. 똑똑한 척하면 안 된다. 일단 페어웨이에 올려놓고 봐야 한다!”
Hole17
파5 572야드
앨리스의 분석: “2단 그린을 뒤로 30걸음쯤 옮겼는데,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오른쪽에 커다란 언덕이 있고 왼쪽에 거대한 사구가 있어서 드라이버샷을 하기에 좋다.
바람에 따라 어렵기도 하다. 사구 사이로 지나갈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틀어줘야 한다.
홀이 지하수로 위에 자리에 페어웨이 밑으로 물이 흐르기 때문에 풀이 늘 잘 자란다.
페어웨이의 절반쯤을 지나면 그렇게 많이 흐르지는 않는다.”
Hole16
파4 439야드
앨리스의 분석: “지난 몇 년 사이에 길이를 늘였다.
블라인드 티샷은 아니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휘어지는 도그렉이다.
오른쪽에는 야트막한 언덕들이 있고, 기어가는 듯한 러프는 세계에서도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아널드 파머가 그 유명한 샷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홀이기도 하다(1961년).
그는 오른쪽 둔덕에 서 있었다. 그의 캐디였던 팁 앤더슨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웨지로 처리한 다음 피치샷으로 그린에 오르고 파 퍼팅으로 마무리해.’
그는 6번 아이언을 들고 멋진 샷으로 홀 3.6m 앞에 볼을 멈춰 세웠다.”
< 유럽 골프여행>
잉글랜드 서부 해안 사우스포트에 위치한 Royal Birkdale(로열 버크데일) 골프장. 어딘가 낯 익은 이름일 것이다.
2005년 장정 선수가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컵을 안고 샴페인을 뒤집어썼던 역사적인 장소.
또한 바로 올해 열렸던 제137회 브리티시 오픈의 무대이기도 했다.
명문 골프장의 랭킹을 따지는 일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간단치가 않다.
일단 순위를 매긴 주체와 연도에 따라 순위에 등락이 있고,
각 골프장은 그 중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위를 전면에 내세우기 때문에
잉글랜드 1위 골프장만 해도 족히 3~4개는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를 거쳐간 골프장들의 랭킹을 언급할 때마다 대략 두루뭉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로열 버크데일(파70. 7,180yd)도 마찬가지.
로열 버크데일은 잉글랜드에서 자주 1위로 꼽히는 골프장이며 세계 랭킹에서도 10위권에 들곤 한다.
골프장 진입로를 따라 들어오면서 슬쩍 보여지는 코스는 전형적인 링크스의 모습이었다.
1889년 오픈 이래 이미 여덟 번의 브리티시 오픈을 치뤄낸 화려한 전적.
우리가 방문할 당시엔 또 한 번의 브리티시 오픈을 준비 중이었으며
이미 두 번의 Ryder Cup과 Walker, Curtis Cups을 치뤄내는 등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골프장 경력이었다.
사실 버크데일에서의 첫 브리티시 오픈은 1940년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무산되었다고.
골프장은 브리티시 오픈 대신 전쟁 기지로 활용되었다 한다.
버크데일 3번 홀 페어웨이 옆에 높이 솟아있는 모래 언덕은 영국 공군의 감시 초소가 되었고
바다를 바라보는 모래 언덕에는 적군 비행기들을 감시하기 위한 해안초소가 세워졌다.
밤새도록 정찰병들이 벙커와 벙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급기야 1941년 독일 폭격기들이 버크데일 골프장 옆에 있는 철로를 파괴하기 위해 떨어뜨린 폭탄에
코스는 완전히 초토화 됐다고 한다.
하지만 덕분에 그냥 ‘버크데일’이었던 골프장은 전쟁 후 전쟁 지원의 공을 인정받아 ‘로열’이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한다.
로열 버크데일의 클럽하우스는 밖에서 볼 때는 새로 지은 듯한 흰색 건물에 무미 건조함만 느껴졌는데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럽하우스로 꼽힌다고 한다. 미의 기준은 시대별로 관점별로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니 패스.
하지만 클럽하우스 내부에는 역대 경기 사진들이 전체 내벽을 도배하다 시피하여 볼거리가 많았다.
역대 브리티시 우승자들의 환호 모습과 기념품들, 어두운 전쟁의 흔적들까지….
티타임을 받기 위해 프로샵을 찾았다.
예약 없이 당일 라운드를 하겠다고 찾아온 우리의 방문에 의아한 눈초리를 보내던 매니저.
하지만 우리의 여행 스토리를 듣더니 눈이 반짝였다.
특히 우리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링크스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 바퀴 돌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더니
스코틀랜드 코스에 대한 느낌을 물어왔다. 무슨 대답을 원하길래 눈빛이 그리도 호기심 천국인지.
솔직히 말했다. 사실 좀 실망했다고.
한국에서 초록색 탄탄한 잔디에서만 골프를 치다가 링크스에서 골프를 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링크스 잔디는 정말 맘에 들지 않았고, 바람은 짜증만 나더라고….
어째 매니저는 반기는 표정으로 기다렸다는 듯
" 맞다. 우리도 스코티시 링크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라며 코스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기들이 정통이라는 프라이드만 강하다."
매니저의 설명을 빌자면 로열 버크데일 코스는 우리가 거쳐온 아일랜드 링크스 스타일과 가장 흡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그런 코스 스타일의 정통성은 잉글랜드에 있고, 아일랜드에서 잉글랜드식 링크스를 도입한 것이라며 콕 찍어주는 센스. 우리가 이미 아일랜드 링크스를 경험했으니 그 유사함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플레이 하면서 이것이 잉글랜드 링크스임을 꼭 기억해 달라고….
'그래 잉글랜드 링크스는 얼마나 다른 지 보자꾸나.'
프로샵을 나서려는 우리에게 갑자기 생각난 듯 그는,
"아! 그녀… 장정… 정말 키가 작았어요."라며 손바닥을 펼쳐 대략 자기 배꼽 정도의 높이를 가늠한다.
"에… 과장이 넘 심한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며 내 손을 윗배 정도까지 올려주고 나왔다.
1번 홀, 왼쪽 도그렉으로 출발. 전체 전경상으로는 전형적인 링크스의 모습 그대로였다.
구릉과 잔디 그리고 바람. 하지만 매니저의 말을 듣고 출발해서일까?
남달리 잘 다듬어진 링크스의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홀 별 독립성이 잘 확보되는 레이아웃 때문인 듯 싶었다.
홀 별 구획이 거의 구릉으로 차단되어 홀에 집중할 수 있었고, 홀 별 독립성도 뛰어났다.
코스는 거의 대부분의 페어웨이가 20yd도 안 되는 폭을 가지고 있어 페어웨이 안착이 어려웠다.
페어웨이를 둘러싸고 있는 긴 러프와 구릉들은 정말 아일랜드에서 선경험 했던 바로 그 링크스였다.
현대적이면서도 규모감이 있어 웅장한 링크스.
다만 화창하던 날씨가 갑자기 4홀 정도부터 비를 뿜어대는 통에 정신 없이 라운드를 마쳤고,
그다지 좋은 코스 사진도, 스코어도 건지지 못했다.
비에 쫓기기도 했지만 홀간 이동도 빨라 라운드 템포가 무지 빨랐던 모양이다.
3시간이 조금 넘어 18홀을 마치고 돌아왔더니 다들 비가 와서 중간에 포기하고 들어온 줄 아는 것이다.
모름지기 영국 종주 골프 투어로 향상된 것은 우중 골프 내공 뿐인가 하노라.
이다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