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愛玩犬) 사설(辭說)․34
-낙동강․290
아야! 깨갱앵앵
온 삭신이 쑤시나 보다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에 내 발길 소리 듣곤
제 나이 생각은 않고 벌떡 서다 넘어진다
그래, 그럴 테지
네 춘추(春秋)가 보통이냐
몸 따로 마음 따로 뼈마디가 왜각데각
마음만 언제나 청춘, 상노인(上老人)이 아니더냐
연세 연만하신 그 시절 울 엄마도
한번 일어서려면 몸 풀기가 더디셔서
아이고!
신음하시며 반나절을 굴리셨지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한 이틀 살펴보니
먹고 싸고 날 보는 외엔 해종일 자는 놈이
어쩌다 몸부림칠 땐 저도 몰래 앓는다
엊그젠 날 찾다가 강언덕에 굴렀기에
자리보존 걱정되어 구석구석 만져보니
웃다가 소스라치다 종잡을 수 없구나
아무리 늙은 개라
생명 있는 짐승인데
이대로 죽게 두면 미안하고 후회될 터
혹시나 고칠 수 있나 병원을 찾아간다
악착같이 따라다닌 자동차 여행마다
이동용 바구니에 코를 박고 자던 놈이
오늘은
흔들리는 차에 깽깽잉잉 괴롭구나
이러다 죽나 싶어 마음이 또 짠-한데
놈과 나 번갈아 보던
젊디젊은 수의사가
늙은이 ‘밤새 안녕’이니 남은 생을 살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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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ㅡ 늙음
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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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
24.05.23 21:4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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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년이 슬픕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없는 것 같아요.
삭신이 부는 바람에도 쑤시고 혼자 끙끙 앓다가
밤새 안녕인 것을.
짠하게 여겨주는 주인이 있어 그나마 행복한 생이라 할지.
약 사다 줄 반려자 있어 그나마 행복한 노년이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