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우 교수(강릉원주대 명예교수)의 『조선족 소설사』(푸른사상 학술총서 60).
세계 한인문학의 귀중한 자산이자 중국의 소수민족 문학으로서 조선족의 사회문화적 정체성이 담긴 조선족 소설의 역사를 정리한 연구서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조선족 소설의 주제와 제재 등의 경향과 발전 과정을 탐구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을 제시한다. 2022년 7월 15일 간행.
■ 저자 소개
문학박사. 강릉원주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 한중인문학회 회장, 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문학교육론』(공저, 1988) 『한국 근대 일인칭소설 연구』(1993) 『한국 근대소설의 미적 구조』(1997) 『한국 현대문학의 해석과 지평』(1997) 『문학 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공역, 2001) 『다매체 시대의 한국문학 연구』(2003) 『리근전 소설 연구』(2007) 『조선족 소설의 틀과 결』(2012) 『이산과 이주 그리고 한국 현대소설』(2013) 『한국 현대문학의 풍경과 주변』(2019) 『조선족 소설 연구』(2019)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칭다오 내 사랑』(2011), 공동수필집으로 『우정의 길, 예지의 창』(2008) 『사계의 전설』(2011) 『지나고 보니 보이는 꽃』(2013) 등이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
2022년 올해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설립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가 패망하고 벌어졌던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중국공산당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였다. 새로운 국가체제를 마련하고, 민족 구역 자치를 시행한다는 중국공산당의 소수민족 정책에 따라 1952년 9월 3일 조선족 밀집 지역인 북간도에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설립하였다. 이후 7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여러 차례 간난의 시기가 있었으나 조선족은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며 중국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 문학과 예술을 일구어왔다.(중략)
조선족 문학은 중국 소수민족의 문학이면서 동시에 세계 한인문학의 일원이라는 이중적 가치를 지닌다. 이런 점에서 조선족 문학 연구는 넓은 의미에서 중국문학의 전체상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이자 세계 한인문학의 실상을 파악하는 필수적인 연구가 된다. 세계 한인문학은 한국문학과 북한문학이라는 한반도 내의 문학과 조선족 문학, 재일교포 문학, 고려인 문학 등 조선조 말과 일제강점기에 이산한 조선인 후예의 문학 그리고 미주, 유럽, 호주 등지의 해방 이후 이주한 한인의 문학 등을 포함한다. 한국과 북한의 문학이 세계 한인 문학의 근간이겠지만 재외한인의 문학 중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작품의 양과 질을 담보해주는 조선족 문학은 세계 한인문학의 중요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세계 한인문학의 귀중한 자산인 조선족 문학 중, 현실 반영성이 뚜렷하여 조선족의 삶과 의식의 변화를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소설을 역사적으로 조망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중국의 현대사와 조선족의 특수한 역사와 현실의 자장에서 성장 발전해온 조선족 소설을 대상으로, 중국의 시대 상황과 조선족 사회의 변화와 관련하여 조선족 소설이 보여준 주제와 제재 그리고 서사 기법 등의 변화 양상을 사적으로 정리하였다.
■ 책 속으로
김학철의 『해란강아 말하라』는 단기간 인기를 끈 후 반동 작품으로 발매가 금지되었으나 이 작품이 조선족 소설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중국 공민의 일원이 되면서 조선족은 항일투쟁이나 혁명전쟁에 참가하여 혁혁한 전공과 그 과정에 죽어간 열사들을 기리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추모의 행사는 조선족들의 영광스러운 투쟁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에 커다란 역할을 한 조선족의 자긍심을 찾는 일이기도 하였다. 이전 시기 조선족 소설은 항일투쟁과 혁명전쟁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소설화하였지만, 그것은 대체로 국공내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의 개인 체험을 서사화한 것이었다. 이때 연변 지역의 항일투쟁에 관한 체험과 기억이 전무한 김학철이 항일투쟁의 역사를 취재하여 소설로 창작함으로써 취재 내용에 바탕을 둔 소설 창작이 새로운 방법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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