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글은
2013년 3월 22일 포스팅하였습니다.
지난 수요일 영상과 인터넷 협력 사역으로 봉사하는 다산 교회에 갔는데
야간 일을 마치고 아침 8시에 퇴근한 기 장로님께서 9시에 테니스를 치고
또 나와 탁구를 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형 만드는 공장의 야간 일은
중노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군의원 의장까지 지내신 장로님은
차를 타고 가다가도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면 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 놀면서 하룻밤을 지새워도
극도의 피로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장로님은 야간 근무를 하고
아침에 멤버들과 테니스를 치고 또 탁구를 쳤습니다.
타고난 음악적 감성과 또한 운동의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역동적인 질주의 본능으로 끝없이 달려가는 인생을 존경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몸 자체가 악기요, 또 운동 기구인 장로님은
잠시라도 쉬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로님은 탁구와 테니스를 비롯하여 골프에 조예가 깊고
스키와 인라인과 승마까지 두루 섭렵하였습니다.
겨울이면 수시로 무주 리조트를 가시는데
가파른 코스에서 직강으로 활강을 즐기는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습니다.
이런 장로님과 승리를 위한 탁구를 친다는 것 자체가
미안하고 황송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정에 걸맞는 최선으로 파워탁구를 즐기는 문화는
어느덧 4년째 접어들었습니다.
담임 목사님과 장로님, 그리고 일로 찾아 온 동료 목사님과 더불어
신나는 탁구를 쳤습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어
담임 목사님 사택으로 부교역자들과 모두 함께 점심 먹으러 갔습니다.
사택에 들어서자마자 담임 목사님은
식사 메뉴에 얽힌 사연을 늘어놓았습니다.
어느 집사님께서 창녕 인근에 낚시를 하러 갔는데
35센티쯤 되는 붕어를 낚아 올려 부인 권사님에게 스마트폰으로 보냈습니다.
권사님은 교회 봉사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낚아 올린 붕어를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시작하였고
담임 목사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담임 목사님은 곧바로 붕어를 잡은 집사님에게 전화를 하였고
집사님은 기쁘게 진상하였습니다.
그렇게 잡은 붕어를 음식 솜씨로 유명하신 사모님께서 요리하여
여러 사람들의 즐거운 식탁이 되었습니다.
붕어 메운탕이 아닌 붕어국은
북어국 같은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성도들이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로 가득한 식탁은
여러 사람들이 둘러 앉아 먹어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특히 보라색 무우로 담은 투명한 물김치는
여태껏 어느 식당에서도 맛보지 못한 아주 잘 익은 맛이었습니다.
음식 맛에 대한 칭찬은 나의 전매 특허라서
최고의 맛과 정성에 걸맞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같은 마음으로 즐거운 식사를 하는 문화는
살아있는 생명의 축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살았으나 실상은 죽은 생활입니다.
오늘의 혼밥은 아무리 풍성한 식탁이어도
삶의 소중한 관계를 잃어버린 불행한 내일의 씨앗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는 혼자 식사를 할 때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삶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친한 벗과 서너 시간 달려 맛집 찾아 식탐을 즐기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고 친구의 우애를 더욱 두텁게 할 것입니다.
담임 목사님의 사택에 차려진 식탁은 식당에서 먹는 식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성과 맛으로
이상적인 밥상 공동체의 문화, 그 자체였습니다.
언제나 최고의 맛과 정성으로 섬기는 사모님의 미덕은
초대교회 유무상통하였던 밥상공동체의 실상이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부교역자들은 사모님의 아름다운 덕에 녹아들었고
원망과 불평으로 얼룩졌던 교회는 사랑과 은혜 충만한 교회로 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실버셀 수요낮예배가 없어지면서
부교역자를 식탁으로 섬기는 사모님의 미덕은 진가를 발휘하였습니다.
예수님께 식사 대접하기를 즐거워하였던 나사로와 마르다, 마리아 가정은
천상의 행복을 누린 가장 복된 지상의 가정이었습니다.
지난 날 원망과 불평의 말은 바닷물 모래 속으로 스며들듯 사그라들었고
은혜를 감사하는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덕으로 넘치는 복된 교회가 되었습니다.
12년의 세월 동안 영상과 인터넷으로 협력사역하는 가운데
가장 좋은 분위기로 따뜻한 새봄을 맞이하였습니다.
은혜와 사랑으로 넘치는 다산의 봄날은
붕어의 진상과 밥상공동체의 이상으로 맑고 따뜻한 볕이 한없이 모여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