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ㆍ뒷마당 새로 꾸며 '도심 속 쉼터'로 거듭나
황톳빛 성전 실내ㆍ성체조배실 "기도가 절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한아무개(27)씨. 그는 요즘 점심식사를 마치면 테이크 아웃(take-out) 커피를 들고 동료들과 삼각지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 전 성당 뒤뜰에 예쁜 정원이 생겼는데,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는 "본당이 회색빛 콘크리트 도심 한 켠에 쉼터를 만들어 개방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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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원(아우구스티노, 오른쪽)ㆍ손소벽(막달레나) 성인을 그린 유리화. | 서울대교구 삼각지성당(주임 권철호 신부)이 '도심 속 쉼터'로 탈바꿈 했다. 본당은 지난 6개월 동안 성당 내부는 물론 앞마당과 뒷마당 등을 새로 꾸몄다. 창고는 성체조배실로 개조하고, 뒷마당엔 아담한 카페까지 만들었다. 특히 성당 내부는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달라졌다. 전통적 분위기의 황톳빛 실내에는 한지 색유리화가 가을 햇살에 은은하다. 가로 160㎝, 세로 5m에 이르는 대형 색유리화엔 인근 당고개성지에서 순교한 최양업 신부 모친 이성례(마리아) 등 순교자와 성인 10위가 그려져 있다. 덕분에 실내가 한결 밝아지고 포근해졌다. 한지 색유리화는 유럽식 색유리화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한지 색유리화를 제작한 심순화(카타리나)씨는 "당고개 순교자들의 특징이 그림을 통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성체조배실(사진 위)은 성당 내부처럼 황톳빛 벽으로 통일감을 줬고, 콩기름을 먹여 만든 전통 장판으로 옛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팔각 상자모양의 감실은 테라코타로 만들어진 성모상과 호롱불과 함께 삼위일체의 조화를 이룬다. 주변은 '성모님 뜰'로 바뀌었다. 차 한 잔하며 독서도 할 수 있는 카페로 거듭났다. 권철호 주임신부는 "성당 분위기를 바꿔서 그런지 미사참례자가 늘어났고, 인근 직장인들도 자주 찾아온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본당은 11일 오전 11시 30분 성전 축복식과 본당의 날 행사를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