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줄고 매물 쌓이고…고금리 여파 매수 문의 '뚝'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 변곡점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연말까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기 힘들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이달부터는 확연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살아나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줄고 있는 반면 매물은 쌓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연말 기존 주택 시장은 당분간 활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올해 초부터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급매물이 소진된 후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 데 대출금리까지 치솟으면서 매매거래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대출이자 상단이 8%에 육박하는 등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거래가 잠잠해졌고, 아파트 가격 상승 동력도 약해지는 상황이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오전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340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남아있지만 전달 3848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거래가 줄면서 아파트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약 7만6785건(26일 기준)으로 석달 전인 7월말 6만8494건에 비해 12.1% 늘어났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이런 소강상태가 이어지자 전국적으로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올해 3월부터 5만 건 안팎을 기록중이다. 월 거래가 3만~4만건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던 작년 말 올해 초보다 많이 늘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크게 모자란 수치다.
201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0여 년간 월평균 주택 매매 건수는 7만9403건이다. 최근의 거래량이 평소의 65% 수준밖에 안 되는 수준다.
올해 8월까지 누적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올해 1~8월 주택 매매는 37만4356건으로 같은 기간 앞선 10년 평균(2013~2022년) 62만6861건보다 40.3% 적다.
부동산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매물은 계속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의 집계를 보면 현재 전국의 아파트 매물은 50만670건(15일 기준)으로 작년 말보다 28.6% 증가했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이유는 시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대 수준으로 오르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가 중단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급매물 소진 후 집값 오름세가 나타나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원인으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집값 상승을 낙관하기 힘들어지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주요 이유다.
매수심리 정도를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도 꺾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3일 조사 기준 88.2로 전주(88.7)보다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1·3대책 이후 대출과 청약 등 여러 규제 완화로 온기가 돌던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대부분 진단한다.
아울러 올 연말을 넘어 내년 초까지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한동안 둔화된 상승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면 집주인은 매매 시점을 미루고 수요자들은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살 것"이라며 "집값이 오르더라도 그 폭이 작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기 때문에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사는 사람은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종로, 중구, 강남, 용산, 서초 등에서 전고점 가격을 상회한 거래 비중이 높았는데, 상급지 위주로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된 영향"이라면서도 "가격 상승 피로감과 높은 이자 부담, 대출 억제 조치 등에 따른 매수자 관망도 예상되는 만큼 전고점을 넘어선 거래비중이 단기간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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