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칙솔루브 분화구/240924/박찬석

[辰泉(具滋文)]

313 칙솔루브 분화구/240924/박찬석

멕시코 서부와 과테말라는 화산이 많은 곳이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다. 태평양 판과 카리브 판이 충돌하고 있다. 태평양판이 카리브 판 아래로 들어간다. 믿기지 않지만, 땅도 움직이고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 없다. 만고무상이다.
6,600만년전 백악기 말 거대한 행성이 지구와 충돌했다. 직경 10km나 되는 거대한 행성이 떨어져 직경 200km 깊이 20km 거대한 화구호를 만들었다. 칙솔루브 화구호Chicxulub Crater이다. 과테말라 북쪽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다. 행성의 충돌이 지구에 주는 충격은 대단했다. 핵폭탄 수억 개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영향이었다. 인도의 데칸화산 폭발Decan Trap을 유발시켰다. 카리브 해 파도 높이가 600m에 이르렀다.
행성의 충돌과 화산폭발로 엄청난 먼지와 연기가 태양 빛을 차단했다. 번성했던 공룡을 비롯하여 생존했던 생물의 75%가 멸종했다. K-Pg경계, 쥐라기-팔레오기 멸종Cretaceous-Paleogene Extinction이라 한다. 먼지가 내려앉고 태양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지구상에 기온의 차가 생겼고, 기후변화에 적응한 포유류, 조류, 양서류가 출현했다. 인간의 출현은 600만년전으로 짐작한다. 행성 충돌을 어떻게 알았을까. 지금은 오랜 세월로 풍화 침식되어 평평한 땅이다. 칙솔로브 부근에 이리디움Ir 원소가 대량 발견되었다. 이리디움은 지구상에는 없고 행성에만 존재하는 원소이다.
과테말라는 화산활동이 활발 활화산이 많다. 화산의 피해가 그치지 않는다. 한국과 같은 면적에 4개의 활화산이 있다. 파카야Pacaya, 후에고Fuego, 산티아키토Santiaquito, 산타마리나Santa Marina 화산이다. 후에고 화산은 여러번 폭발했다. 2018년 6월, 2021 9월, 2022년 12월, 2023 5월에 폭발했다. 가장 큰 피해는 2018년 6월3일 폭발이다. 용암이 2km까지 흘렀고, 화산 쇄설물이 20km까지 날아갔다. 화산재가 산뮈겔 로테San Miguel Lotes 마을을 덮쳤다. 99명이 죽고 200명이 실종되었다. 안티구아 시 서쪽 16km 지점에 있다. 재미있는 구경은 불구경이라 했다. 연기를 뿜고 있는 화산을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이 많다.
나는 하와이 대학 지리학과에서 공부 했다. 큰 섬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대학원생들은 화산 답사를 떠난다. 호놀눌루에서 힐로Hilo까지 경비행기로 40분 걸린다. 큰 섬 킬라우에아Kilauea산이 활화산이다. 흘러내리는 용암이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은 대단한 스펙타클이다. 용암이 바다로 들어가면 엄청난 수증기가 하늘로 치솟고 곧 비가 내린다. 낮에는 연기와 수증기 때문에 비행기에서는 관찰이 잘 안 된다. 밤에는 용암이 팥죽처럼 튀어 오르고, 경사를 따라 강물처럼 흘러내리는 장면을 볼수 있다. <자연 재해에 대한 인간의 반응/Human Response to Natural Hazard> 과목의 일환이다.
학생 1인당 30불? 정도 비용을 내고 학과의 보조를 받아 경비행기를 전세냈다. 자동차로 현장에 갔다. 흐르는 용암에 낚시 대를 드리워 동전을 던져 건져내는 주민과 관광객이 있다. 식으면 암석 속에 동전이 들어 있는 진귀한 보물이 된다. 용암이 집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불도져로 제방을 구축한다. 참으로 경이롭다. 물이 아니다. 용암이다. 넘치면 죽는다. 밤에 다시 비행기를 띄워 붉은 용암이 내려오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 처음 보는 나에게는 엄청난 공포였다. 화산을 곁에 두고 사는 주민은 그냥 일상이다. 교통사고로 년 평균 2,700명(한국)이 죽지만, 자동차 없이는 못산다.
땅에서 어떻게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일까. 지구는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각과 맨틀이다. 지각은 지하 35km까지, 맨틀은 35km-2,900km까지이다. 맨틀은 지구 무게의 68%, 부피의 84%를 차지한다. 맨틀의 상부와 하부의 온도차이로 인하여 대류현상이 일어난다. 대류 활동으로 용암을 만들어 내고 화산활동과 지진의 원인이 된다.
한반도에도 화산으로 된 3개산이 있다. 백두산은 946년 거대한 폭발이었다. 천지가 그때 생겼다. 송사宋史와 요사遼史, 고대 일본서기日本書紀에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발해는 그때 망했다고 한다. 마지막 화산 활동은 1903년이다. 중국인과 조선인들은 백두산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 제주도를 만들어 낸 한라산 마지막 분출은 5천 년 전, 울릉도 성인봉은 9천년 전에 있었다. 화산활동은 자연신비의 극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