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내 사이버 일기장으로 삼겠다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가 술 한잔을 마시고 빈 잔을 탁자에 탁 꽂으며,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으면, 거참 좋은 질문이다. 난 사이버 일기장이 있다. 그곳은 나에게 일기장의 제공하며, 응원도 하는 곳이다. 그곳에 들어가서 읽으면 나의 모든 것이 있을 것이다…그런 뜻도 있음이니, 오늘 흐린 추운 토요일 테니스를 오랫동안 치고서 돌아와 다시 일기를 적습니다. 현재 내 주제는 전립선비대이니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지 결국은 전립선 비대와 관계가 있습니다. 이런 공간을 마련해준 데이빗님에게 감사. 늘 감사로 충만하고 연습하라. 감사하는 마음은 높은 수련에서 나오는 차원 높은 정신 단계일 것이다.
신참 스님이 용맹정진할 때 스승 스님이 수도할 때 마음의 잡념을 없애라고 주는 화두, 현재의 화두는 전립선비대이니 그 화두를 끈질기게 붙잡고 전립선의 모든 것을 풀어놓을 것이니, 이리 저리 온 곳을 헤집어도 나는 전립선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군대에서 고참이라고 하는 말은 불교에서 선배 스님을 칭하는 구참에서 왔습니다. 스님들이 논쟁을 할 때 산통이라는 것을 흔들어서 제비뽑기를 해서 말할 순서를 정하는데서, 산통을 깬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우리 나이에도 저는 테니스같은 과격한 운동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물론, 할 수 있는 관절이 건강한 경우를 말하고요, 저는 산책은 운동이 아니라고 보고요 단지 정신 건강에 보탬이 된다는 정도로 봅니다. 제 일기장이라는 개념은 어떤 통속적인 금기를 무시하겠다는 말과도 통합니다. 테니스를 하고 온 날 밤, 어느 여자가 밤에 얘기했습니다.
“당신이 테니스 하고 온 날은 몸의 작은 근육들이 빛을 반사하는 각도가 날카로와진다.”
일본의 운동 브랜드 ‘아식스’는 로마 유명 풍자 시인의 “건강한 육체 그 속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약자입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목적이 어제보다 차원 높은 나의 영혼이라면, 그것을 원한다면 일단 건강해야하고 아직도 늦지 않으니 관절이 온전하다면 격렬한 운동을 해야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2,400년 전 찬란했던 그리스 문명, 그들이 남겨준 인류 문화 유산 중 가장 빛나는 발견이 지, 덕, 체 입니다.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지식의 축척을 추구하고 그 토대로 덕을 쌓고 그리고 육체를 단련해가라…배우자 앞에 옷을 벗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육체를 가꾸어가라…얼굴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육체는 나이에 관계없이 단련할 수 있다….우린 아직도 작은 카페이니 이런 이야기 할 수 있으니 언론의 자유가 빵빵.
테니스를 치고 한잔하는 우리의 단골 주점. 그 주점 넓은 창으로 저녁이 들면서 눈이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미국을 떠나있었고 사람들은 술잔 너머로 오랜만의 눈이라고 윤기있는 눈빛으로 창을 내다보면서 낭만의 마음이 되어서 눈을 이야기했습니다. 동부는 겨울이면 눈의 나라인데, 설국인데 눈을 반가움으로 맞이하다니…그동안 눈이 귀했던 모양. 어둠이 덮히고 눈은 비로 바뀌고 빗소리로 창문이 서정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를 외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테니스를 치고, 한잔의 술을 마시고, 눈을 맞이하고, 이제 어둠 속에서 더욱 커진 빗소리를 듣고 이제 이렇게 일기를 쓰니…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선비가 아니겠는가…이조 시대 과거에 뜻이 없이 가난하게 살지만 마음이 부자인 선비 아니겠는가…"나는 자연인이다"의 선비.
이 공간을 일기장으로 삼겠다고 설정한 것은 카페가 작고 소박하고 읽어줄 사람도 별로 없고 댓글도 없을 터이니 그러나 아직은 출발하는 곳, 그러니 누군가 활발하게 글을 올리면 좋을 터이니, 그래서 아무 글이나 편하게 올려도 문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원래 제가 횡설수설입니다.
2009년 20년의 결혼 생활을 삑사리가 났습니다. 그녀는 어느날 들어와서 당신과 나는 서로 맞지 않다. 그러니 헤어지자. 나를 자유롭게 해달라. 재산은 7:3으로 분할하고 집을 나오고 뉴저지 에지워터라는 곳에 세를 얻어 들었습니다. “내가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 못되니 쫒겨났다.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그것이 소감.
언제가 골프를 치고 뒷풀이 19홀. 술 한 잔 마시면서 골프도 싱글이고 삶도 싱글이었던 여자가 말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혼을 두번 했습니다. 성격이 좀 과격한 편.
"내가 왜 이혼 했는가를 물었을 때 당신이 대답한 쫒겨났다. 아마도 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대답으로 당신이 맘에 들었다." 난 사실을 말했을 뿐. 매력적이지 못한 사람이 그것을 얘기하니 갑자기 매력으로 등장하는 아이러니. 정직하라. 행복을 원하기 전에 행복할 자격을 갖추라.
"재산을 영혼에 쌓으라. 당신의 영혼을 명품으로 쌓으라. 몸 밖의 명품을 추구하지 말고." 같은 말이 그녀에겐 한가한 음풍농월로 들렸고 우린 결별을 했습니다. 세속적 명품 추구의 결론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현재 그녀는 서울 살고 있고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고, 그녀는 나의 명품이론에 대해서 내가 맞았다 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만날 수 있는 숫자는 아마도 앞으로 20번 정도 되겠는가. 순간 순간 소중하고 싶다."
그녀가 한 말이었습니다. 현재의 소감은 내가 무엇인가 더 잘했어야 했을 것이다. 아마 지금의 영혼이면 그녀와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 점을 나는 반성한다. 반성하라 반성하라. 나의 반성으로 나는 거듭 태어나라.
그 때 나이가 40대 후반. 이제 싱글. 건강하고 경제적 능력이 있고 아그가 없고 기본적으로 아주 낙관적이고 쾌활하고, 싱글 여자들은 오뉴월 배추밭의 배추벌레나 배추나비처럼 흔했고 신나는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력없어 쫒겨났는데 반성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싱글 시장에서는 조건이 되는 남자가 하나 등장한 셈. 어리둥절한 변화. 나의 값는 내가 아니고 시장이 메기는 것.
첫댓글 브라보! 님의 글을 읽다 보면 살아있다는 것과 자유롭다는 것에 건배를 들고싶어집니다. 이 21세기의 풍류 한량의 읊음을 내가 온전히 듣고 반응한다는 것이 통쾌합니다.
일기장을 마련해주셔서 늘 감사. 저는 쓰는 본능을 가진 사람입니다.
쓰면서 천천히 나의 마음을 결을 들여다보고,
마음의 빗질을 하고,
오늘 같이 눈 오는 날
마음에 우산을 씌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Spinoza44 ”잃어 버린 우산“
노래가 떠 오르는군요 !
3편 기다려집니다.
3편 썼습니다.
테니스 끝나고 <미뇽>으로 집합하라는 회장님의 명령이 떨어졌을 때,
하이고, 난 가서 일기 빨랑 써야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래...했드랬습니다.
추천~~~ 꾹~~ 3편을 기대 합니다
<미뇽>은 테니스팀의 아지트 카페.
프랑스 말로 미뇽은 high!sweet heart 정도 뉘앙스를 지닙니다.
글은 쓰는 자를 구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쓰는데 이렇게 응원까지 받으니
전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
그동안 저쪽에서 이런글을 어떻게 참았을까요
작은 카페의 장점을 맘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젊어서(30대 후반때) 어느날 아파트 단지에서 새벽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13시간 테니스를 치다가 코트에서 널부러져 옴싹달싹 못하고 들것에 실려서 한의원에 옮겨진적이 있었습니다. 줄서있는 아주머니들에게 나름 편애없이 대련해 준다는것이 그만 무리가 됐는지 그때 알았지요. 내가 쉬지 않고 테니스 할수 있는 시간은 겨우 13시간.
동호인이네요. 멋진 닉을 장착하신 언어적 센스로 인해서 막걸리 한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막걸리 잔 너머로 테니스 이야기 하시죠.
일 마치고 돌아와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 정독할 수 있는 살아 넘실대는 글이 있어 참 좋흐네요
시적인 서정이 넘실대는 답글 감사합니다.
저는 애초에 답글이 거의 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카페가 작아서요.
데이빗 님만이 주인의식으로 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 밖으로 댓글의 풍년입니다.
이 풍년으로 올 가을 나는 풍성한 영혼의 수확하리라.
스피노자님, 스피노자 철학만 설하는줄 알았더니,
오머나, 일기장 시작이군요.
조건좋은 (아그없음) 싱글남 등장이네요 ^^
제가 요새 팔자에 없는 3개 역이민 카페를 달리니, 피곤에 쩔어 답글이 늦습니다.
다음편 기대해요~~
원래 철학적 설 하는 것이 제 사고의 본령이겠지만,
인기영합과 유용성과 카페의 활력을 위한 고려도 포함했습니다.
기대에 부응해서 3번째 글 올렸습니다.
사는 곳에 따라 자라는 크기가 틀려진다는 일본의 잉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삶을 초월한 듯한 철학자 스피노자 님의 살아가는 이야기여서 그런지 더 흥미롭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많은 뜻을 품은 것을 짧은 한마디로 압축시킨 무게의 한마디 감사.
저도 잉어 주인공 스토리 하나 알고 있으니
"민물에 놀면 잉어도 싱겁고, 짠물에 놀면 멸치도 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