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숲
진란
봄꽃들이 앞 다투어 피고지고
그렇게 후다닥 지나갔다
항상 가던 그 자리를 다시 걸어가며
산목련 함박 웃는 모습을 보렸더니
그새 지고 없어, 아차 늦었구나 아쉬운데
어디서 하얀 종소리 뎅뎅뎅 밀려온다
금천*길 푸른 숲 사이로 때죽거리며 조랑거리는 것들
조그만 은종들이 잘랑잘랑 온 몸에 불을 켜고 흔들어댄다
순간 왁자해지는 숲, 찌르르, 찌이익, 쫑쫑거리는 새소리들
금천 물길에 부서져 반짝이는 초여름의 햇살, 고요를 섞는
바람, 나를 들여다보는 초록눈들이
환생하듯 일제히 일어서는 천년 비룡처럼
혼자 노는 숲에 혼자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숲에는 많은 것들이 혼자였다
내가 없어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들
고맙다
*창경궁 홍화문을 지나서 춘당지로 가는 숲 속에 흐르는 물길, 옥천이라고도 한다
*진 란 시인 약력
-전북 전주 출생
-2002년 시 전문 계간지『주변인과詩』편집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
다년간 편집위원과 편집장을 역임함.
-2009년 이후 월간 『우리詩』편집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음,
-계간『詩하늘』속의 <詩몰이〉에서 시합평회를 이끌어오고 있음.
첫댓글 김민정의 시와는 확연히 다른, 좋은 시^^
진란 시인에게 내일은 전화 한 통 하여야 겠습니다.
우리 늘푸른 아카시아 카페에서 좋은 시로 선정 되었다고 이야기 해주어야 하거든요.
참 순진한 여류시인입니다.
몇살이냐?
왜요?
이유를 알면 대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