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도 만들었지만, 집사람 출산 후 더욱 매진하고 있는 건담프라모델(이하, 건프라)입니다.
건프라는 1979년 TV아사히에서 처음 방영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플라스틱 모델로 발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애니메이션의 큰 성공과 더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엄청난 붐을 일으키며,
그것은 하나의 문화 및 사업이 되어, 지금의 '반다이'를 만들어 냅니다.
포켓몬스터, 요괴워치, 건담 등 일본의 유명한 캐릭터 장난감 산업에 빠지지 않는 이름이죠.
팬들에게는 워낙 돈을 밝혀서 '돈다이'라고도 불린답니다 ㅠㅠ
건프라는 크기 및 난이도, 정밀도에 따라 크게 SD, HG, RG, MG, PG, Mega Size, 무등급의 7가지로 분류합니다.
SD는 Super Deformation의 약자로 2~3등신의 작고 귀여운 녀석들입니다.
HG는 High Grade의 약자로 해당 기체를 1/144의 모형으로 축소시켜 표현한 것입니다.
가장 대중적이며, 가장 많은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동들의 입문용으로 가장 무난합니다.
가격은 대부분 만원대이며, 조금 비싼 녀석들은 2만원?
많이 비싼 녀석은 몇 몇 30만원까지 올라갑니다만, 그런 녀석들은 덩치가 성인 남자 몸만 하답니다. ㅎㅎㅎ
간단한 부품과 약간은 조악한 색분할, 그리고 약간의 씰(스티커) 및 데칼(스티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MG 는 Master Grade의 약자로 해당 기체를 1/100의 모형으로 축소시켜 표현한 것입니다.
HG와는 다르게 프레임(뼈대)가 존재하며, 거기에 외장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파츠(부품)의 색분할이 잘 되어 있어, 별다른 도색 없이도 훌륭한 모형을 만들 수 있죠.
가격은 보통 5만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지만, 역시 몇 몇 녀석들은 비쌉니다.
제가 가진 것 중 가장 비싼 녀석은 외장을 금속으로 도색하여 출시한 녀석인데 12만원 줬습니다.(아직 안만들었군요)
적당한 씰과 데칼이 들어있으며, 가끔은 데칼 폭탄으로 빌더(만드는 사람)들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RG는 Real Grade의 약자로 건담 3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등급입니다.
기체를 1/144로 축소하였습니다만, HG와 다른 점은 MG이상의 색분할과 파츠양 그리고 프레임입니다.
아주 정교하고 예쁜 등급이지만, 통칭 눈빠지는 녀석들입니다 ㅎㅎㅎ
가격은 보통 2만5천원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씰과 데칼 붙이다가 화나서 던져버리는 사람도 종 종 있다고합니다 ㅎㅎ
PG는 Perpect Grade의 약자로 말 그대로 퍼펙트합니다 ㅎㅎㅎ
1/60의 축약율을 가지며, 정교한 프레임, 완벽한 색분할, 어마어마한 양의 부품, 미친듯한 씰과 데칼
전용 LED(눈에서 불 나와죠!!) 등 등 '가격에 걸맞는' 구성으로 빌더들을 행복하게 합니다만,
가격은 안행복합니다.
가장 싼 녀석이 12만원이던가.....최근에 나온 유니콘 밴시 노른 티타늄 코팅은 64만원이던가......
메가 사이즈는 말 그대로 큽니다.
1/48의 축약율을 보이며, 퍼스트 건담(그러니깐 세상에 처음 선보인 RX-78-2)의 경우 신장이 30센티 정도입니다.
가격은 생각보다 착하며, 장식용으로 하나 정도는 아주 괜찮습니다. 우선 크니까요. ㅎㅎㅎ
조립도 HG정도의 난이도라서 간단하답니다. 섬세함보다는 크기에 주목합니다만, 그렇다고 어디에서 빠지진 않습니다.
무등급은 말 그대로 등급이 없는 녀석들이며, 아주 오래된 녀석들부, 최근까지 등급을 나누기 애매한 녀석들을 말합니다.
최근 방영한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의 경우 HG제품들이 약간의 프레임이 있어서
더 큰 제품들은 전부 무등급으로 발매되었죠. 가격은 비율에 따라 갑니다 ㅎㅎㅎ
싼 걸로 시작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더 큰거 거, 더 이쁜거, 더 멋진거 찾다가 .....가산과 시간과 공간을 탕진합니다....ㅠㅠ
만들다 보면 정말 속세를 잊고 거기에만 집중하게 되어 시간이 어찌 가는 지도 모릅니다.
만들다 보면 조금이라도 더 잘만들기 위해 엄청난 공부와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 정성으로 공부했으면
저...서울대 갔을겁니다.
만들다 보면 조금이라도 잘 만들기 위해 다양한 도구들과 소모품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도구만해도......돈이......이하 생략
시간은 엄청 잘갑니다.
하다보면 집중을 안 할 수 없습니다.
정신 차리면 2~3시간은 훌쩍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만들어 놓으면 어찌나 예쁜지 ㅎㅎㅎㅎㅎㅎㅎㅎ
하지만 단점이 있으니,
지갑이....지갑이....
집사람 애 낳고 약 50일....동안 100만원 쓴 것 같습니다.
비밀입니다.
작업의 집중과 조명 및 사진 촬영을 위해서 전용 작업대도 만들었습니다.
10만원 들었습니다 ㅎㅎ
자 이제 건프라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오늘의 희생양(아직 실력이 부족하여...)은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에 나오는 HG자쿠 + 빅건 세트입니다. 38,000원이네요.HG주제에...
박력있습니다.
돈 값을 하는 녀석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상자에 부품이 제대로 들어 있는지 확인을 합니다.
반드시 러너(부품이 붙어있는 플라스틱 판)가 들어있는 비닐을 뜯지 않은 상태로 확인합니다.
비닐을 뜯으면, 반품 및 교환이 되지 않습니다
제품 및 조립 설명서를 보며서 러너를 확인합니다.
제품에 문제가 없으면, 비닐을 자릅니다. 과자봉지처럼 뜯지말고 가위로 예쁘게 잘라 꺼냅니다.
마구잡이로 뜯어버리면 러너 및 파츠의 파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프라의 조립은 보통
먹선 - 가조립 - 분해 -도색 - 재조립 - 씰 및 데칼 - 마감재
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하여 먼저 먹선을 넣습니다.
먹선은 각 파츠의 패널라인(장식 및 부품 내 구획 분할을 위한 홈) 및 요철, 접합 부분에 작업하며,
이는 건프라의 가장 기본적인 장식이자, 완성 시 기체의 명암 표현, 접합 라인의 강조 등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간단히 먹선을 넣은 건프라와 넣지 않은 건프라는 외견에서 아주 큰 차이를 보인단 말이죠
보통 먹선은 검은색으로 작업합니다만, 그리고 저 같이 별난 사람의 경우, 녹색에 검은색은 잘 보이지 않으므로
이번엔 빨간색으로 작업합니다.
프라모델용 에나멜 도료를 휘발유에 희석하여 미세한 붓으로 해당 부분에 살짝 찍어주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패널라인을 따라 도료가 흘러들어갑니다.
여기에 작업합니다.
여러군데.....
이렇게 지저분하게 작업해야합니다 ㅎㅎ 어쩔 수 없습니다.
하룻밤 바짝 말려준 후 다음날 삐져나온 부분을 지워줍니다.
에나멜 도료는 유성이므로, 면봉에 휘발유를 뭍혀 꼼꼼하게 닦아냅니다.
시간과 손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면봉 한 통 써서 다 닦았습니다.
그래도 조금 지저분하군요.
웨더링(도료 및 기타 자재를 써서, 금속의 부식, 기름때, 상처 등을 표현하는 기법)이라고 자위하면서 다음 작업을 진행합니다.
다음 작업은 가조립입니다.
가조립은 파츠를 러너에서 잘라 조립하는 것입니다.
도색 후 완성 조립이 있기에 가조립이라고 하지만, 전 아직 도색은 하지 않으므로, 가조립에 신경을 많이씁니다.
잘라 붙이는 게 뭐 어렵냐시겠지만 만만찮습니다.
먼저 전용 니퍼(만원에서 8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젠장)로 러네와 파츠를 연결하는 게이트를 잘라냅니다.
파츠가 상하지 않게 멀리 잘라냅니다.
다음 파츠 가까이에 니퍼를 붙여 잘라냅니다.
이렇게 번거롭게 아는 이유는 러너와 파츠 사이의 간격에 니퍼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많고
한 번에 잘라내면 종종 파츠가 상하므로 번거롭지만 니퍼질 2번 갑니다.
이렇게 잘라내면 위의 사진처럼 게이트자국이 남게 됩니다.
8만원짜리 니퍼는 저 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 자국을 잘 없애야겠죠?
커터칼, 아트 나이프, 줄, 사포, 손톱 뭐든 좋습니다. 자국을 없애줍니다.
전... 커터칼과 손톱으로....ㅎㅎㅎㅎㅎ
저렇게 이태리 명품 장인의 손길로 하나 하나 손질해서 설명서에 맞게 조립합니다.
조립 과정은 사진이 없군요...
조립이 끝난 건프라에 씰 및 데칼 작업을 합니다.
도색을 하였다면 씰 작업은 생략하기도 합니다.
씰은 색분할이 완전하지 못한 곳을 보충하기 위해 나온 스티커입니다.
데칼은 장식용 스티커입니다.
보통 부대마크, 진영마크, 킬마크, 무기의 구경, 주의사항 등 건프라를 장식하기 위한 것입니다.
스티커 형식과 건식 데칼, 습식 데칼로 구분합니다.
스티커 형식은 그냥 스티커를 붙이듯 붙여주면 됩니다.
건식 데칼은 판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붙이고자 하는 부분에 가져다두고 손톱으로 문지르면
필름 아래부분이 건프라에 점착됩니다.
하지만 아주 작으므로 접착테이프와 핀셋으로 자리를 고정시킨 후 작업해야 실수가 덜합니다.
습식 데칼은 썬팅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필요한 부분을 잘라내어 물에 불린 후 자리를 잡아 물기를 제거합니다.
그러면 데칼이 건조되어 자리를 잡습니다.
데칼들은 보통 깨알같은 크기와 어마어마한 수를 자랑합니다.
매우...매우 귀찮습니다만, 예쁜 건프라를 위해 참습니다.
이건 다른 녀석이긴 하지만, 데칼 붙인 사진이....ㅎㅎㅎ
저기 붙어있는 검은색 글씨같은 것과 흰색 글씨같은 부분이 모두 데칼입니다.
아무튼 먹선, 가조립, 데칼 작업이 끝났으니 작업은 마무리를 향해 달려갑니다.
마무리는 위에 적었듯
마감재를 뿌리는 작업입니다.
마감재는 먹선 및 도색에 사용한 도료의 성질에 따라 선택합니다.
수성 도료에 수성 마감재를 뿌리면 도료가 흘러내리겠죠?
반대로 유성 도료에 유성 마감재를 뿌리면 도료가 흘러내립니다.
그리고, 마감재의 효과에따라, 유광, 반광, 무광으로 나뉩니다.
건프라는 플라스틱 사출 기법을 사용해 만들어지므로 약간의 기름기가 남아있어 광택이 살짝 있습니다.
유광은 건프라의 광택을 극대화시킵니다. 반짝반짝하죠.
무광은 건프라의 광택을 죽입니다. 투박한 느낌이 납니다.
반광은 건프라의 기본 광택과 같습니다.
그런데 마감재를 왜 뿌리냐구요?
광택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먹선과 도색 데칼을 외부의 오염물질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랍니다.
전 에나멜 도료로 먹선을 넣었으니, 수성 무광 마감재를 뿌립니다.
주먹 반만한 캔 하나에....6,000원합니다. MG 두 개까지 마감이 가능하다는데...살짝 부족합니다.
마감재 뿌리는 건
일일이 파츠를 분해해서 뿌리는 법과
반 정도 분해
통째로 분해 가 있습니다.
전 반 정도만 합니다.
이번에 작업한 녀석은 아니지만.....사진이 없군요.
저렇게 악어클립을 산적꽂이에 하나 하나 붙여 만든 집게를 사용합니다.
마감재를 뿌린 후
또 하루 말립니다.
길게는 이틀도 말립니다. 잘 말려줘야합니다.
이후 재조립을 하면, 완성됩니다.
완성 사진입니다.
빨간색과 흰색 먹선은 실험이었는데 성공적입니다.
건프라를 포함한 취미는 결국 자기 만족입니다.
남들은 부족하다지만, 그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하는 게 자기 자신입니다.
하여, 수많은 빌더들은 오늘도 자기 자신을 갈고 닦으며, 건프라를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