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과 관절염에 좋은 엄나무
엄나무는 신경통과 관절염에 좋다고 하여 수난을 당하고 있는 나무이다.
엄나무는 날카롭고 험상궂은 가시가 빽빽하게 붙어 있다. 우리 선조들은 가시가 달린 엄나무
가지를 대문이나 방문 위에 걸어 두면 못된 귀신이나 나쁜 질병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다.
음양오행설로 볼 때 귀신은음기의 상징이다. 귀신은 어둡고 축축하고 차갑고 썩은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귀신은 허물어진 성이나 낡고 빈 집, 오래된 우물, 썩은 고목, 음산한 골짜기나 동굴 같은 음습하고
더러운 곳에 잘 나타난다.
사람의 몸도 음습하고 더러운 환경에 있으면 온갖 질병에 걸리기 쉽다.
오장육부의 근육과 뼈와 헐액의 많은 질병이 차갑고 축축하고 더러운 것과 접촉했을 때 생긴다.
엄나무의 무시무시하게 생긴 가시는 양기의 상징이다. 양기는 음기를 몰아내고 막아 주는 작용이 있다.
나무의 가시는 바깥의 적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생긴 것이다.
** 바람과 습기로 인해 생긴 병에 특효가 있다.
동양 전통의학에서 가시가 있는 모든 식물은 음기가 성해서 생긴 병, 곧 바람과 습기로 인해서 생긴 병을
몰아낼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관절염이나 신경통, 갖가지 염증, 암, 귀신들린 병, 온갖 피부병 등에는 찔레나무나 가까시나무, 주엽나무
등 가시 달린 식물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엄나무는 물기와 바람을 몰아내는 효능이 있다.
엄나무는 기름지고 물기 많은 땅에서 잘 자라지만 엄나무 목재는 습기를 잘 타지 않는다.
물 속에 담가 두어도 잘 썩지 않고 축축한 곳에 둬도 습기가 잘 스며들지 않는다.
이런 엄나무의 특성 때문에 비올 때 신는 나막신을 엄나무로 많이 만들었다.
엄나무는 차고 축축한 기운이 몸에 침투하여 생긴 신경통이나 관절염, 요통, 타박상, 근육통, 마비, 늑막염, 만성위염
입안염증, 만성대장염, 어깨와 목이 뻣뻣한 것, 만성간염, 갖가지 종기, 종창, 옴, 피부병,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엄나무는 아픔을 멎게 하고 중추신경을 진정시기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인한 격심한
통증이나 온갖 신경과 근육의 통증에 잘 듣는다.
엄나무 속껍질 10~20그램에 물 200~300밀리리터를 붓고 약한 불로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눠 먹거나 엄나무를 잘게 썰어 큰 솥에 넣고 푹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수시로 마시면 좋다.
이와 함께 아픈 부위에 엄나무 껍질을 짓찧어 붙이기도 한다.
엄나무는 속껍질을 약으로 쓴다. 여름철에 껍질을 채취하여 겉껍질을 긁어 내 버리고 하얀 속껍질만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쓴다. 엄나무 속껍질의 맛은 쌉쌀하고 성질은 서늘한 편이며 특이한 향기가 난다.
깜깜한 밤중에 오래 묵어 썩은 나무둥치나 비바람에 하얗게 바랜 동물의 뼈 같은 것들이 환하게 빛을 내는 것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오래된 배의 돛대에서도 시퍼런 불꽃이 타오르는 듯이 보이기도 하는데 뱃사람들은 이를 센트엘모의 불,
또는 귀신불이라 하여 무서워한다.
글쓴이가 어렸을적 가야산 밑에서 살 때 일이다. 어느 날 약초를 채취하러 산에 갔다가 날이 저물었다.
마침 그믐이라 달빛마저 없고 날씨도 흐려서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나무 막대기 하라를 꺾어 들고 바닥을 두드려 보면서 길을 찾아 내려왔다.
깜깜한 숲길을 걸어오는데 멀리서 푸른 빝으로 타오르는 큰 불덩어리가 보였다.
마치 불이 이글거리는 거대한 숯불 덩어리 같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썩은 나무 그루터기였다.
불이 타는 것처럼 환한 빝을 내뿜고 있었지만 손을 대어봐도 전혀 뜨겁지 않았다.
그 나무 그루터기를 한 아름 가슴에 안고 길을 따라가면서 뿌렸더니 조각조각들이 모두 빛을 내어 마치
밤하늘의 별을 땅에 내던저 놓은 것 같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대개 흐린 날 밤에 나타나는데 이는 공기 중에 있는 인 성분이 습기와 결합하여 오래 묵은
나무둥치 같은 것에 달라붙어 생기는 것이다.
엄나무는 땅속에 있는 음기와 공기 중에 있는 음기를 모아 저장하는 성질이 있다.
엄나무의 가시는 양기를 품고 있지만 껍질 속에는 음기를 모아 함축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썩어서 밤중에 빛을 내는 나무는 엄나무, 버드나무, 벌나무, 느릅나무 등 음기를 많이 품고
있는 나무들이다.
**음기운이 부족하여 생기는 간질환을 고친다.
사람의 몸에서 음기를 주관하는 장부는 간장이다.
그래서 음 기운이 부족하면 간장에 탈이 나기 쉽다. 간장은 모든 영양분을 모아 저장하는데 동양철학에서는
사람의 혼이 간장에 있는 것으로 본다.
엄나무는 음기운이 부족하여 생기는 갖가지 간질환, 곧 간부종이나 만성간염, 간경화 등 온갖 간질환에 효력이
있다. 엄나무는 파괴된 간색소를 원상태로 회복시켜 주고 부족한 간기운을 보충에 준다.
*간경화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에는 엄나무 껍질 1~1.5킬로그램에 물 5리터를 붓고 물이 1/3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한 번에 15~20밀리리터씩 하루 세 번 밥 먹을 때 같이 복용한다.
간장부위가 아프고 헛배가 부르며 밥맛이 없는 증상이 차츰 없어지고 3~4개월 복용하면 웬만한 간질환은 낫는다.
엄나무와 닮았으나 잎이 조금 작고 윤기가 나며 가시가 전혀 없는 것이 있는데 이를 천우향나무라고 한다.
잎에서 황홀할 정도로 좋은 향기가 난다. 간경화증이나 간암 등에 최고의 약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생 동안 약초를 채취하러 다니던 사람도 평생에 한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하다.
오대산 월정사 부근에 한 그루가 있어서 간경화증으로 복수가 심하게 차서 곧 죽게 된 사람을 치료해 준 적이 있는데
소문이 나서 무지한 사람들이 뿌리까지 뽑아가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
그 뒤에 춘천 근교의 삼악산에서 천우향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다음에 가 보니 누군가가
뿌리까지 뽑아가 버렸다.
이제 이 귀하디 귀한 나무를 어디 가서 찾을 것인가.
*늑막염, 상기증
단전 호흠을 하는 사람들이 호흡수련을 잘못하여 생긴 늑막염이나 기운이 위로 치밀어 생긴 상기증
곧 주화입마(走火入魔)가 온 데에는 엄나무 뿌리를 생즙을 내어 한 잔씩 하루 세 번 마시면 잘 낫는다.
엄나무에는 사포닌, 쿠마린, 정유 등이 들어 있는데 사포닌 성분이 가래를 멎게 하고 염증을 없애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나무는 인삼과 비슷한 작용이 있어 인삼 대신 쓸 수 있다.
엄나무를 오래 복용하면 신장기능과 간장기능이 튼튼해지고 당뇨병이나 신경통, 관절염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만성위염
엄나무 껍질 8그램, 백출6그램, 고삼(검게 볶은 것) 6그램을 하루 두첩씩 달여 재탕까지 하여 하루 세 번 밥 먹는
중간에 먹는다.
*만성간염
해바라기 대 21그램, 엄나무 껍질과 두릅나무 껍질 각 15그램, 창출, 목통, 고삼, 각 9그램을 달여서 묽은 물엿처럼
만든다.
이것을 하루 양으로 하여 한 번에 3그램씩 하루 세 번 먹는다. 설사와 변비는 100퍼센트 없어지고 다른 여러 증상도
차츰 없어진다. 90퍼센트 이상 효과가 있다. 엄나무 껍질 1킬로그램에 물을 붓고 1.5리터가 되게 달여 한 번에
15밀리리터씩 하루 세 번 밥 먹는 중간에 먹는다. 3~6개월 먹는다.
10일 뒤부터 소화가 잘 되고 밥맛이 좋아지기 시작하여 명치 밑이 답답한 증상이 없어지고 다른 여러 증상들이
호전된다. 3개월 정도 치료하면 85퍼센트쯤이 효험을 본다.
엄나무
과명 : 오갈피나무과
생약명 : 해동(海桐), 해동피(海桐皮)
속명 : 개두릅, 음나무, 엄나무, 응개나무
분포지 : 산기슭과 중턱
개화기 : 7~8월
결실기 : 황록색
열매 : 둥글고 까맣게 익는다.
높이 : 25~30미터 자라는 잎지는 큰키나무
채취시기 : 봄철에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고 껍질은 봄이나 가을에 채취한다. 잎은 여름에 채취한다.
가공법 : 속껍질을 썰어 그늘에서 말린다.
약효 : 신경통, 관절염, 간염, 지방간, 신혀요통, 늑막염, 기침, 위염, 위궤양, 치통, 피부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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