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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축산농가를 살립시다] (9) 기독교계의 축산농 사랑 *교회마다 韓牛 직거래장터 ‘웃음마당’ 9일 오전 서울 성북동 덕수교회(담임 손인웅 목사)에선 장마당이 펼쳐졌다.농협 이동 한우 판매차량이 이날 교회를 찾아오자 여전도회 소속 교인들이 한우고기를 사기 위해 모여들었다. “믿을 수 있는 한우도 사고 축산농가도 돕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즐거워하는 교인들의 표정에 농협과 교회 직원들도 흐뭇한 얼굴이다.봄나들이라도 나온 듯 교인들은 교회 마당 곳곳에서 웃음꽃을 피웠다.조용하던 교회 마당에 활기가 돌았다.아름답기로 소문난 덕수교회지만 이날은 더 아름다운 교회가 된 듯했다. 국민일보의 축산농가살리기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한우를 먹어 축산농가를 돕자는 운동이 전국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만신 목사)와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최해일) 등은 전국 지부와 지회,회원들에게 교회를 통해 축산농가 살리기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운동에 전 교회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등도 농어촌부나 국내선교부 등 유관기관을 통해 선교 차원에서 축산농 살리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총재 김준곤 목사)도 전국 50여개 지부 300여개 대학을 중심으로 축산농가를 위한 기도회를 캠퍼스에서 매일 여는 한편 지역 교회를 대상으로 ‘국산 육류 소비운동으로 축산농가의 고통을 분담하자’는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각 지역,교단별 생활협동조합(생협)을 통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생협이란 도시의 소비자들과 농촌의 농가가 하나의 조합을 이뤄 농축산물을 직거래하는 농촌운동이자 소비자운동이다.생협을 통해 판매되는 농축산물은 대부분 농약을 전혀 쓰지 않은 유기농법으로 길러진 것이거나 최소한의 농약만을 사용한 청정식품들이다. 외국의 경우 생협은 믿을 수 있는 소비자들이 먼저 조합을 결성해 농촌과 직거래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선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해 유기농법을 받아들인 크리스천 농가들을 중심으로 한 생산자 조직으로 시작된 것이 특색이다. 70년대 ‘바른 농사를 짓기 위한 크리스천 농부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한국의 생협운동은 현재 예장통합생협,정농생협 등 전국에 150개 조직으로 성장했다.생협을 통해 거래되는 식품은 연간 600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장 통합 농어촌부 조광희 목사는 “90년대 초 농촌 선교의 일환으로 도시교회와 농촌 간의 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교회 안에서 이를 전담할 조직이 없어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는 생협을 통해 도시와 농촌 신도들 간에 긴밀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구제역 및 광우병 파동으로도 일반 축산 농가는 큰 피해를 본 반면 생협 소속 축산농은 오히려 수요가 늘었다.생협에서 판매되는 육류는 동물성 사료를 쓰지 않고 인공사료 사용도 최소화해 믿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누가 생산했는지 소비자가 알 수 있어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생협인 정농생협의 경우 구제역 파동이 전국을 휩쓴 지난해의 경우 50억원의 농축산물이 거래돼 20억원에도 못미쳤던 평년을 배 이상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현재 예장 통합과 감리교회에서도 생협을 운영하고 있다.예장 생협의 경우 지난해까지 800명에 이르던 조합원이 올들어 150명이나 늘어났다. 생협은 단순한 유통 조직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고 우리 사회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운동이다. 최대의 생협이기도 한 정농생협은 “더 많은 수확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는 일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70년대 최초로 유기 농법을 도입한 정농회에서 시작됐다.지금도 생협 소속 600여 농가 중 90% 이상이 기독교 신자들이다.서울 가락동의 생협 매장이나 전화 주문으로 정농생협을 이용하는 소비자 조합원은 모두 6000여명에 이른다. 정농 생협 김진부 차장은 “생산비가 많이 드는 유기농법을 살려가기 위해서는 우리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농가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생협은 농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소속감을 주는 민주적인 조직”이라고 말했다.생협에서는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신뢰 회복을 꾀하고 있다.소비자들은 생협 농가들이 기르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먹는 식품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되고 농가에서도 소비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농사를 짓게 된다. 김차장은 “우리 사회는 지나친 이윤 추구로 구성원 간의 신뢰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며 “특히 식품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생산자에 대한 믿음인데 이같은 믿음이 없는 까닭에 광우병이나 구제역이 유럽에서만 발생해도 한국의 소비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그는 “교회가 우리 사회의 믿음과 도덕성을 살리는 데 앞장선다는 사명감으로 축산농가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방기자]
■예장통합 생협의 유통 체계 유기축산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예장통합 생협은 지난 95년부터 ‘씨알살림축산’으로부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직배해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씨알측은 현재 충남 천안시 일대 4개 농가에서 기른 소를 생협측에 공급한다.꾸준히 이곳 농가와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농가의 소들은 2년 정도 기르다가 천안시 청당동의 최신 도축장으로 이동된다. 이들 소는 사육 도중 성장촉진제와 항생제를 맞지 않고 칡 더덕 등 지역특산물이 30% 정도 포함된 사료를 먹고 자라 도축된 뒤 6일간 숙성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한우보다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씨알측은 위생강화를 위해 도축후 부위별 고기덩어리를 양재동 보건환경연구원에 맡겨 항생제 식중독균 등의 검사를 거친다. 씨알축산은 이같은 과정을 거친 고기를 예장통합 생협측에 전달하며 생협은 고객의 주문을 받은 뒤 이를 배달한다.씨알에서 파는 고기는 다른 곳보다 생산비와 보관비를 많이 쓰는 관계로 불고기 한근에 약 1만4000원,돼지고기 삼겹살 한근에 6000원 등 값이 약 5∼10% 가량 비싸다. 씨알살림축산측은 “생산·유통과정이 투명하고 최대한 유기농법으로 소를 사육하기 때문에 다소 비싸지만 주민들이 안심하고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밝혔다.특히 씨알측은 광우병파동이 불거진 3월 이후 주민들이 건강한 한우를 찾는 경향이 많아 판매량이 전보다 평균 10%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02-575-6827). [고세욱기자]
■인터뷰 - 김재일 예장통합 생협대표 “단순히 감정적이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수준높은 캠페인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 생활협동조합 대표 김재일 목사는 광우병파동 피해를 본 축산농가살리기운동과 관련,무조건 한우를 먹기보다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맞는 자연식,유기농식 한우를 소비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목사는 기본적으로 광우병파동을 겪고 있는 축산 농민들의 시름을 없애기 위해 한우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광우병은 국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하지만 김목사는 “솔직히 말이 한우지,대부분은 외국 사료를 먹은 허울뿐인 한우”라며 “이번 파동을 통해 오염되지 않은 목초를 먹은 소를 공급,소비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먹는 한우 대부분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성장촉진제와 항생제를 투입,비정상적으로 사육됐기 때문에 무작정 한우소비만을 주장해서는 오히려 국민 건강측면에서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 김목사의 주장이다.게다가 한우의 생육과 불투명한 유통과정은 소비자에게 많은 불신을 주고 있어 한우 소비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들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이에 대해 김목사는 우선 “국가가 사료를 배제한 채 소를 키우는 유기축산농가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또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기독교적인 사고가 속히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갈수록 환경오염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광우병파동이 또다시 유발될 수 있다는 점에 비춰 이같은 환경친화적인 한우소비운동만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예장생협은 이미 10년 전부터 씨알살림축산과 함께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하면서 환경친화적인 한우를 공급하고 있다. 김목사는 “하나님의 섭리에 맞선 인간의 도전은 결국 황폐함을 가져올 뿐”이라며 “한우뿐만 아니라 모든 먹을거리에 대해서도 친환경적인 소비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세욱기자]
■성경 속의 소 소는 성경에도 자주 언급된 동물로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여러모로 도움이 된 유익한 존재로 나타나 있다. 소는 사람에게 고기와 우유,버터,치즈 등을 제공해준 주요 식량자원이었으며,특히 타작마당의 썰매와 달구지 혹은 수레를 끄는 견인용 동물로 이미 구약시대부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민수기 7:3).이스라엘에 있어서는 양과 더불어 중요한 가축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으며(창세기 13:5),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내려오기 전부터 길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소를 희생제물로 사용하는 것은 이스라엘에 있어 일반적인 일이었으며(레위기 3:1,민수기 7:88),특히 수송아지와 암송아지는 제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또한 소를 소유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재산으로 간주됐고(욥기 24:3) 소떼는 부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었다(사무엘하 12:2).솔로몬 성전의 부어만든 바다와 청동 놋대야들의 장식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열왕기상 7:25). 한편 어떤 소들은 좋은 목초지가 있는 특정 지역에서 사육되었는데 주요 사육장으로는 요단강 동편의 바산이 유명하며,수소는 고대 근동지역에서 풍요의 상징으로 신격화되기도 했다. [최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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