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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1 (수) 울먹인 707특임단장… "김용현, 의원 끌어내라"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에 동원됐던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대령·육사57기)이 12월 9일 "부대원들은 전 국방부 장관인 김용현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현태 단장은 "무책임한 지휘관 때문에 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면서 "'대원들은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부대원들 한 명도 다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현역 군인이 언론 앞에 직접 나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4용지 한 장 반 정도의 입장문을 미리 준비해 기자들 앞에 선 김현태 단장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제가 아는 모든 진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는 듯해 이 자리에 섰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호소문을 읽는 동안 감정이 북받친 듯 여러 차례 울먹인 김현태 단장은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다.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면서 "전투에서 이런 무능한 명령을 내렸다면 전원 사망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부대원들은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며 "부대원들의 아내와 자녀들이 아빠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도 했다. 김현태 단장은 부대원들을 용서해달라면서 모든 잘못은 자신이 지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현태 단장은 이어 "민주주의 법치주의 국가의 군인으로서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 죄를 물어 사랑하는 군을 떠날 것"이라며 "꼭 그렇게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 달라"고 말했다.
호소문을 낭독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김현태 단장은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TV를 보고 알았다"면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국회 출동 명령을 받은 시간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인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경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곽종근 사령관의 최초 지시에 대해 그는 "바로 출동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고, 바로 가능하다고 하자, 그러면 '빨리 국회로 출동하라'면서 헬기 12대가 올 거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현태 단장은 출동 준비에 걸린 시간은 '20분~30분'으로 기억했다.
◆ "김용현 전 장관, 특전사에 100여 통 전화"
김현태 단장은 "국회 투입 당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30차례 이상 전화를 걸어왔는데 그 내용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었다"면서 "김현태 전 장관이 특전사 지휘부에 최소한 100여 통의 전화를 하며 지시를 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과정에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현태 단장은 특전사 지휘통제실에 있던 곽종근 사령관으로부터 지시를 하달받았으며, 곽종근 사령관은 김용현 당시 국방부장관으로부터 거듭 지시를 받아 이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곽종근 사령관이 '(장관이) ~하라는데 가능하겠냐'냐는 식으로 거듭 말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현태 단장은 곽종근 사령관이 "(장관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하니까 (부하들에게) 바로 전달해", "(본회의 참석 국회의원이) 150명 넘으면 안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를 의결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의도가 현장 부대에 분명히 전달된 것이다. 계엄 선포가 '경고성'이라는 윤석열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뒷받침 하는 또 하나의 증언인 셈이다.
이에 앞서 곽종근 사령관은 "비상계엄은 TV를 보고 알았다"고 했지만, 사전에 이를 알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현태 단장은 지난 12월 3일 저녁 곽종근 사령관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서 7명 정도가 부대회관에서 곽종근 사령관과 함께 밥을 먹었다고 했다. 김현태 단장은 "(곽종근 사령관이) 당일에 (출동)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말했다"고 밝혔다. 김현태 단장은 12월 3일 밤 본래 계획했던 훈련을 실시했고 밤 9시 경부터 사후 강평까지 한 뒤에 퇴근 준비 지시를 했는데, 부대원들이 "TV에서 뭘 합니다"라는 얘길 듣고 바로 그 자리에서 퇴근을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부대원들의 총기 소지 상황에 대해서는 "부대원들은 평시에도 비상 대기를 하고 있고, 비상이 걸리면 군인들의 고유한 장비와 총을 착용하고 나가게 돼있다"며 "(출동 지시를 받은)그 짧은 순간에 평시 본인들이 가져가는 총과 복장을 입고 그와 관련된 개인별 백팩을 매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김현태 단장은 국회 투입 당시 작전을 "비살상무기를 사용한 무력 진압 작전으로 규정하고 대원들에게 테이저건 1정, 공포탄, 방패, 포박 도구(케이블타이) 등을 휴대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 저격수를 배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평소 저격수 보직을 맡은 인원이 자신의 개인화기인 저격총을 휴대하고 출동했을 뿐 실제로 저격을 위한 부대 운용을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김현태 단장은 "현장에 가서는 장비를 한 곳에 모아두고 실제 (국회)정문에서 몸싸움을 할 때는 권총과 본인의 총 복장만 착용했다"고 밝혔다. 출동시 부대가 가지고 갔던 실탄과 관련해선 "부대원 한 사람당 5.56mm (소총탄) 10발, 9mm (권총탄) 10발씩"이라면서 "실탄은 통합 보관했으며, 별도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파죽지세' 이재명 vs '절체절명' 한동훈… "시간 끌면 불리"
지난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가 불발된 후 지금 거대 양당 수장의 처지는 극과극이다. 성난 민심을 등에 업고 유리한 고지에 선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은 매일 같이 장관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등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저지에 성공한 후 한숨을 돌렸다싶었더니, 민심의 역풍과 민주당의 거센 공세 속에 코너에 몰렸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정치는 생물과 같아서 언제든 처지가 역전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재명 대표라고 약점이 없는 게 아니고, 한동훈 대표라고 반전의 기회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 속내는 급한 민주당?
최근 민주당을 보면 그야말로 언행에 거침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이라는 칭호는 물론이고, '씨' 등도 붙이지 않고 이름으로만 부르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대통령이란 호칭이 아깝다는 게 이유다. 이재명 대표 등은 '탄핵 챌린지' 영상까지 공유하며 "크리스마스 이전에 끝장을 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탄핵 정국 속에서 신바람이라도 난 것 같은 민주당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외로 속내는 급해서 저러는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할수록 지금은 수면 밑에 있는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보수가 결집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이재명 대표의 마음이 급하다. 내년 5~6월로 예상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행여 '피선거권 박탈'이란 결과가 나올 경우 이재명 대표는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지금은 한 배를 탄 것처럼 행동하는 비명계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본색을 드러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에 집중된 민심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탄핵에 대한 국회 표결 결과에 대해 '동의한다'는 여론이 결코 약하다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디어리서치가 12월 8일 만 18세 이상 1007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못했는데 국회 표결 결과에 동의하느냐'라고 묻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2.2%, '동의한다'는 24.6%로 집계됐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예상보다 '동의' 비율이 높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대한 피로감, 이재명 대표의 대권을 원하지 않는 여론이 적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월 7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됐다"면서도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스물다섯 번이나 발의된 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 한동훈은 구세주 될까?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동훈 리더십'을 강화할 찬스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정국 수습에 성공할 경우 한동훈 대표가 '역전 만루홈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계엄 사태가 터진 후 여론의 관심은 이재명 대표보다, 한동훈 대표에 집중돼 있다. 검색량 지표인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한동훈 대표의 검색량이 이재명 대표를 내내 앞서고 있다. 당 대표 취임 후 검색량 지표에서 대체로 이재명 대표에 뒤처져 있던 한동훈 대표를 향한 대중적 관심이 최근 역전된 것이다. 한동훈 대표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그만큼 큰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두 번의 탄핵은 없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보수 지지층 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수습이 어려울 정도로 이반하는 중이라는 점이다. 12월 1주차 갤럽(12월 3일~12월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CATI방식, 응답률 12%)과 리얼미터(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ARS, 응답률 4.8%)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함께 최저치를 기록했다.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5%포인트(갤럽)~10%포인트(리얼미터) 낙폭을 보였다.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여당에 최근 지지율 지형은 낙관할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재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과 여당범야권 지지율 판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과 유사해 위기가 고조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YTN 뉴스에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있다. 제2, 제3의 군 지휘부의 양심고백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한동훈 대표 입장에선 빨리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든, 이재명 대표든, 시간을 끄는 쪽이 불리하다"며 "정치는 생물과 같아서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계엄이고 뭐고 자영업자는 곡소리”… 연말 경기는 바닥
내수 침체에 고용 불안까지 겹치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5년째 무인카페를 운영 중인 김선호 씨(가명)는 “가뜩이나 장사가 점점 더 안돼서 어려운 상황인데, 정치적 불안이 소비를 더욱 멈추게 하지 않을지 잠이 안올 지경”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매일경제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11월까지 폐업 신고를 한 카페(커피숍)는 1만228개로 이미 1만개를 넘어섰다. 폐업 카페 수는 2020년 7944개, 2021년 8691개, 2022년 1만439개, 2023년 1만2433개로 계속 증가 추세다.
비상계엄 여파로 필수품 외에는 지갑을 닫는 소비 경향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이어져 전통적인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데 정치불안 여파로 백화점, 이커머스 등에서 대규모 매출 공백 발생이 우려된다. 정국혼란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면 면세점 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지난 5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은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
한국 경제 하방위험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내년 한국의 경젱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내렸다. 이런 상황 속에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으로 나타나는 대외신인도 추락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9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양국 간 신뢰 유지와 긴밀한 소통에 대해 협의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레이팅스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임 또는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며 “많은 활동가들과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12월’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내수 부진 판단은 작년 12월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소매판매 통계는 2022년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10개 분기째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여파로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미래가 불확실한 것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이번 보고서에서 KDI는 수출에 대한 우려도 담았다.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7월에 13.5%를 찍고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에는 미국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다. 트럼프 경제팀은 관세주의자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이지만 대미 수출은 지난달 5.1% 감소하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 후 보호무역 강화가 예상되고 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통해 기존 혜택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갈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새로운 수출 시장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채용시장도 얼어붙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 정보 사이트 ‘워크넷’을 이용한 구인 인원이 11월 기준으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신규 구인 인원이 3만2000명 줄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과 도소매업에서는 각각 6000명, 4000명 감소했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16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00명(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탄핵 정국이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금융위기나 코로나 사태는 영향이 있었으나 정치적인 이슈가 일자리를 변화시키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며 “전반적인 일자리 환경은 조금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지만 수출, 내수 침체 등 여러 상황과 연결돼 있어 사후에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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