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 (7월 28일, 구마모토 지진 발생일)
잠언 28:13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 (개역개정판)
2016년 4월 14일...
일본에서는 비교적 지진 안전 지대라고 여겨지던 규슈의 구마모토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사망자 273명...
5개월 뒤의 경주 지진 전에는 그렇게 지진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그 대단했던, 직접사망자만 22,000명 이상이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만 해도
일본 참 불쌍하다 이 정도의 느낌만 있었던 것 같다.
사실 2004년에도 니가타 현에서도 지진이 있었다. 사망자 67명
우리 나라였으면 난리가 날 상황이었으나
일본이었으니...
다른 지진들보다 오히려 피해가 적었다는 언론 보도는
당시의 분위기, 그리고 일본의 분위기를 엿보게 해준다.
그리고 1995년 고베 대지진...
그 당시만 해도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아주 나쁜 시절이었다.
역사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조선총독부 건물도 철거하기 위한 여론도 있었으며
초등학교라는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꾸기 시작했던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래서였나?
일본에 엄청난 지진이 났다는 사실을 듣고
옆에 어떤 아주머니가 하신 말씀은
아직도 약간의 충격은 준다.
“(약간 웃으며) 아나운서가 약간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관동대지진 때
일본이 한 짓을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까?
사실 고베대지진은 일본의 이야기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영화 겜블(Rogue Trader, 1999)에서도 나왔지만
230년 전통의 영국 베이링스 은행의 닉 리슨이라는 트레이더가 벌인 정신 나간 짓에
여왕의 돈까지 맡았던 은행이 파산에 이르렀고
피해 복구를 위한 일본의 외화의 대량 회수로
엔화 환율이 미친 듯이 치솟게 되고
취약한 동남아와 한국 경제는 엄청난 어려움에 처한다.
결국 1997년 11월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된 원인이 된다.
(고베항의 몰락은 부산항의 성장을 이끌기도 했으니...)
IMF는
자연재해급 이상의 피해를 낳았다.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신의 분노 (내지는 신의 장난)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재앙 이후에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사실 의미가 없다.
예방하는 방법도 사실 없다.
그냥 대비할 수 밖에 없다.
오직 주의 긍휼과 자비를 바랄 뿐이다.
경남 양산에 위치한 부산대학교 지진방재연구센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인된 지진관련 연구기관 가운데 하나이다.
국토부와 경상남도, 양산시와 부산대 등 16개 기관이 힘을 합쳐
3총 140억 원(국비 70억·지방비 70억)을 투입해 지진안전 분야 특화 진흥시설을 조성하는데 앞장선 것도 이 기관이다.
재난안전산업의 효율을 높이고 재난안전 분야 사업자 유치·육성 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경남 지진, 전북 침수, 충남 화재, 부산 급경사지·산사태 특화 총 4곳이 선정되어 있다.
지진방재연구센터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인데,
일본과 대만, 한국의 3각 공조를 통해
침수, 화재, 산사태 등에 비해 빈도도 관심도 낮은 지진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구조물 내진설계 경진대회까지 개최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수집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으로 알고 있다.
구조체(토목)와 비구조체(건설, 설비) 가운데
예산은 구조체에 많이 편승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의 지진이라는 것이
어마어마한 강진보다는
천장 등에서 탈락하는 비구조체가 많은데
조명, 공조, 전기, 통신, 경량 구조 등
비교적 영세한 마감처리가 되어야 하는 건축 현실에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이 들어가기란 정말 쉽지 않다.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
장관님부터
업체 사장님들과
대학생들까지...
나는 어떻게 하고 있나?
어떻게 해야 하지??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
그렇구나
지진을 막을 수는 없어도
이런 피나는 노력 앞에서도, 자연의 거대한 흐름 앞에 인간의 존재란 한없이 무력할 뿐이라도...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나의 게으름은 재난급이라도
불쌍히 여김을 받을 수는 있다.
죄를 자복하고 버리면 된다.
그러면... 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