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 해라!”
오늘 아침(목) 오랜만에 아버지를 꿈에서 보았다. 꿈에 아버지나 목사님이 나타나는 것은 많은 경우에 주님이 오셔서 말씀하시는 영적 상징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중대한 시기에 아버지가 찾아 오셔서 말씀하시는 것은 나에게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첫 장면에 황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배가 남산만한 목사 부부를 보았다. 타락한 사역자의 전형을 보여 주신 것이다. 그런데 누가 아버지가 왔다고 해서 나가 보니 아버지가 시장통의 한 가게 앞에서 나뭇가지를 들고 불을 지필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그곳에서 음식을 해 잡수시려고 하는 것이어서 그곳은 안된다고 하며 아버지를 따라 가보니 가난한 여행객들이 한 사람만 겨우 누울 수 있는 것같은 쪽방촌으로 들어가시는 것이었다.
오래 전 가난하고 구차한 목회자의 전형을 보이신 것이다. 영적사역을 하면서 여전히 가난하여 나중에는 실망하고 낙심하여 심지어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사역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사역으로 들어오기를 꺼려했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부친은 내가 대 여섯살 어렸을 때만 해도 한때 30여명의 직원들을 두고 공장을 하셨는데, 큰 화재로 사업 망한 후 만 40세에 성령의 불을 받고 1966년도에 거제도에 처음으로 기도원을 개척하신 분이시다.
5리 아래 시골교회 전도사님도 겸하면서 한 달에 첫 주 월요일이면 그당시만 해도 버스와 배를 타고 반나절 이상 걸리던 부산의 한 의사 권사님 댁에 가정예배를 인도하시기 위해 나오시면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외할머니 댁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를 보곤 하셨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와 함께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오셔서 그당시 한 달에 8식구가 월 사례비 9만원으로 생활하던 때 한 달 살 돈을 주고 가시곤 하셨다.
그때마다 부친은 주무시는 곳이 달랐다. 교회에서, 기도원에서, 또는 영접하는 가정에서 주무시곤 하신 것이다. 그런데 꿈에 그 아버지가 나오신 것이다. 그것도 사 드시지 못하고 직접 무엇을 끓여 먹으시려는 모습을 본 것이다.
창피하고 보기가 안스러워 끝까지 따라가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돌아서는데 “단디 해라!”는 음성이 들린 것이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옆에 사람들에게 진주 이은선 권사님이 나타나 “단디 해라!”는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단단히’라는 뜻과 함께 ‘확실히, 제대로, 똑 바로 해라’는 말이라고 설명해 주고 있었다.
친구 목사 중에 개척하여 3천 명 목회하는 목사의 교회에 2014년 교황반대기도회 참석차 나갔을 때 외국 중보자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친구는 미국갔다 그 전날 밤에 도착해 못나왔어도 여러 부목사들의 영접을 받으며 교회를 둘러보고 비싼 한정식 집에서 깍듯한 대접을 받았다.
처음으로 본 당회장실은 드라마에 나오는 어느 그룹 회장실 같이 비싼 소파와 책상으로 되어 있었고 바로 옆에는 비서실까지 있는 것을 보았다.
나와서 식당으로 가려고 교회 밴을 타려니 부목사들이 옆으로 줄을 서서 영화에 나오는 조폭 두목에게 인사하듯이 허리를 90도는 아니더라도 75도 정도 굽혀 인사하는 것이었다.
목사님의 친구와 손님들이니 담임목사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한 것이다. 그런데 계속 머리 속에 남는 것은 본당 아래 식당을 구경할 때, 앞쪽에 놓여있던 십자가에 천을 M자로 걸어놓은 마리아 십자가라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2013년 10월 WCC 대회와 2014년 5월 카톨릭과의 신앙과 직제 일치 이후 통합측 교회들이 사순절이나 고난 주간도 아닌데 M자 천을 두른 십자가를 교회에 설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꿈에서 말한 “단디 해라! – 제대로 해라. 똑바로 해라”는 것은 잘되어 풍성하게 되어도 타락하거나 미혹되지 말고, 어렵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바로, 끝까지, 충성되게 잘 하라는 주님의 음성인 것이다.
잠언 30장에 나오는 아굴의 두 가지 기도가 생각나는 이 아침이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나의 죽기 전에 주시옵소서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 함이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약속된 영광의 부를 누릴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것 때문에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통로가 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열방에 전파될 영광의 통로, 열방에 나누어질 영광의 부의 통로인 것이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 60:1).
“바다의 풍부가 네게로 돌아오며 열방의 재물이 네게 옴이라”(사 60:5).
“단디 해라!”
잘되고 풍성하다고 교만하지도 나태하지도 타락하지도 않아야겠다. 힘들고 어려워도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않도록 단디 해야겠다. 땡큐 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