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 Sagan..............Co-Producer/author/story contributer
Ann Dryan...............Co-Producer/story contributer
Joan Bradshaw...........Executive Producer
Lynda Obst..............Executive Producer
Don Burgess.............Director of Photography
Ed Verreaux.............Production Designer
Arthur Schmidt..........Editor
Alan Silvestri..........Composer
Joanna Johnston.........Costume Designer
Ken Ralston.............Visual Effect Supervisor
* 출연진
Jodie Foster............Ellie Arroway
Matthew McConaughey.....Palmer Joss
John Hurt...............S.R. Hadden
James Woods.............Michael Kitz
Tom Skerrit.............David Drumlin
David Morse.............Ted Arroway
William Fitchner........Kent Clark
Rob Lowe................Richard Rank
Angela Basset...........Rachel Constantine
* 천문과학의 모범적인 영상 교과서?
영화 <컨택트>는 필자에게 대단히 신선한 SF영화였습니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앞세운 도입부의 장대한 파노라마나 외계인과의 접촉이란 주제를 다뤘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도입부의 웅장한 영상은 압권이었습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영상미만 가지고 따진다면 <스피어> 같은 B급 SF영화들에서 익히 보아온 우주의 스케일을 좀더 넓힌데 불과합니다. 외계의 지성종족과의 접촉(전문 용어로 First Contact라고 합니다. 세이건의 원작소설 제목도 여기서 따온 것입니다.)이란 소재 또는 주제도 이미 수십여년의 역사를 가진 SF의 고유 자산입니다.
오히려 필자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려한 영상이나 상상력이 풍부한 내용이 아니라 묘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매우 사실적이고 꼼꼼한 고증이었습니다. 소위 SF영화입네 하고 우리가 접하는 영화들의 99%는 실제로 리얼리티와 동떨어진 작품들이 부지기수잖습니까? SF가 반드시 리얼리티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돈을 덕지덕지 발라 만드는 기름기 많은 할리우드 영화조차도 과학적인 디테일에 너무 무신경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에 비하면 영화 <컨택트>는 흡사 <아폴로 13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후자는 SF가 아니라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 다큐 드라마라는 점에서, <컨택트>의 리얼리티는 더욱 빛이 납니다. 사실 <컨택트>에서는 주인공 앨리 애로웨이가 외계 문명의 초청 신호를 받아 직녀성을 다녀온다는 아이디어만 빼고는 모든 묘사가 과학적입니다.
게다가 과학적인 묘사의 신중함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SETI(지구 밖 문명탐사) 프로젝트에 지원자금을 얻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시종일관 삽입함으로서 순수학문 연구의 어려움을 솔직히 드러냅니다. 이러한 복선들이 차곡차곡 쌓아올려졌기에 어느 날 갑자기 진짜로 외계의 메시지를 받아 직녀성으로 떠난다는 허구적 설정이 더 그럴듯해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영화에 대한 비평을 통상적인 인상비평이나 미학비평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보려 합니다. 이 영화는 작가 영화도 아니요, 호화액션 블록버스터도 아닙니다. 철저하게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약간의 허구를 보태본 사색의 영화입니다. 저메키스 감독은 원작의 내용을 영화 매체에 맞게 가감하되 '최대한 신뢰감이 가는 작품'으로 만들려고 마음먹은 것 같습니다. 원작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인 옥에 티가 보이긴 하지만 감독의 시도는 전반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에 대한 필자의 관심사를 이 영화가 실제로 오늘날의 천문과학 지식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그려냈는가로 좁히고 싶습니다.
필자의 초점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살펴보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영화가 다룬 내용들이 실제로 어떤 근거가 있는지를 깊이있게 캐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별의별 내용을 담은 영화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과학을 알 수록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접할 때의 재미는 흔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 원작과 영화 비교하기
먼저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코즈모스]나 [창백한 푸른 점] 같은 대중적인 천문과학 교양서로 유명한 칼 세이건 박사가 유일하게 쓴 소설이 [컨택트]입니다. 이 분의 저서는 [컨택트]를 비롯해 거의 다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저메키스 감독은 영화가 원작의 틀에서 샛길로 빠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했지만 플롯이나 캐릭터 설정 측면에서 크고 작은 의미있는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중요한 몇가지 차이를 하나씩 살펴봅시다.
1. 종교에 대한 입장
이것은 원작과 영화가 보여준 가장 큰 차이입니다. 외계에서 온 메세지는 또다른 문명의 초청장인가, 아니면 신의 말씀인가? 세이건이 [코즈모스]에서도 밝혔듯이 워낙 수준차가 나는 양대 문명이 조우할 경우, 열등문명 종족이 보기에 고등문명 종족은 거의 신이나 다름없어 보일 겁니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비슷한 수준의 두 문명권이 만날 확률은 상대적으로 더 희박합니다.) 소설 [컨택트]는 지구에서 직녀성까지 불과 수분만에 갈 수 있는 '웜홀 터널'(이에 대해서는 뒤에 가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을 건설한 절대자들은 오래 전에 사라진 초지성 종족으로 해석합니다. 현재 직녀성에 살고 있는 외계 종족은 다만 그 시설을 이용만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래도 물론 직녀성 사람들은 지구인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의 문명인들입니다.) 여기서 '오래 전에 사라졌다'는 말은 그 절대자들이 영원불멸할 수는 없었음을 암시합니다.
세이건이 생각하는 절대적인 초월자는 아서 C. 클라크가 [지구 유년기 끝날 때]라는 소설에서 상정한 개념과 비슷합니다. 클라크의 작품에서는 어느날부터인가 인류의 진화 플랜을 짜러 지구를 방문한 오버로드Overroad라는 외계종족이 나옵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오버로드는 하수인일 뿐 그 위에 오버마인드Overmind라는 보다 고차원 종족이 있습니다. 오버로드가 인류의 진화에 간섭하러 온 것도 다 오버마인드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오버마인드는 거의 신에 가까운 존재들로 묘사되지만 우주 자체를 그들이 창조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류보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는 초지성 종족일 따름입니다. (세이건도 지구인, 그 위에 직녀성 종족, 그리고 그 위에 웜홀터널을 만든 초지성 종족으로 분류한 것은 클라크의 영향이 너무 강해보인다. 독창성이 떨어진다고 할밖에...)
이에 비해 영화는 전통적인 개념의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한)만을 과학과 대비시킴으로서 원작자를 비롯한 절대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싹을 잘라버립니다. 유신론자인 팔머와 무신론자인 엘리는 진화의 정점에 다다라 거의 신과 다름없는 존재에 대한 토론보다는 사랑의 줄다리기에 더 신경을 쓰더군요. 자신이 믿는 진리를 현실에서 서로 보장한다는 볼테르의 신조를 신사적으로 지켜나가면서 말입니다.
2. 엘리와 기독교 간의 역설적인 닮음꼴
신중한 불가지론자로 엘리를 그린 소설과는 달리 영화는 그녀를 철저한 증거주의자이자 무신론자로 묘사합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영화는 그녀의 직녀성 여행 시퀀스에서 그녀의 신념을 종교와 다를 바 없게 만듭니다. 엘리가 직녀성에 다녀온 시간은 엘리의 체감시간으로는 약 18시간, 그러나 그 수송 캡슐의 발사를 지켜보고 있던 지구 기지의 사람들에게는 한 순간의 섬광이 빛난 시간에 불과했습니다.
그녀는 직녀성 사람과 만나지만 실질적인 증거는 하나도 갖지 못한 채 돌아옵니다. 그녀가 지닌 증거라고는 18시간 분량의 아무 것도 녹화되지 않은 테입 뿐입니다. 이것만으로는 인류 역사를 다시 써야할 엄청난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구나 녹화되지 않은 테입이란 복선은 소설에서는 전혀 나오지도 않는 얘깁니다. (더구나 캡슐 안의 시간은 18시간이 흐를 때 지구 시간은 찰라에 불과했다는 설정은 웜홀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실은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맞을 것입니다. 중력이 강한 곳일 수록 시간의 경과는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세이건의 소설에는 없는 내용을 각본가들이 극적으로 꾸미려다보니 너무 오버한 거죠 과학적인 측면에서만 볼 때, 이 점은 이 영화의 내용에서 유일한 옥의 티입니다.)
원래 소설에서는 다섯명이 직녀성으로 떠납니다. 그들은 아무런 물적 증거도 가져올 수 없었지만 다섯명 모두 동일한 경험을 기억으로 갖고 있었습니다. 집단 최면의 가능성마저 배제되고 보면 그들의 말은 최소한의 객관성을 띨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엘리에게는 혼자 다녀오는 바람에 그러한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대신 전세계인 가운데 누구를 인류의 대표자로 보낼 것인가를 둘러싼 선정과정이 의외로 중요한 복선 구실을 합니다.) 마녀재판처럼 열린 청문회에서 엘리는 자신의 생생한 기억을 어쩌면 환각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으로 물러서고 맙니다. 영화에서 그녀가 가진 증거라고는 정말 만나고 왔다는 신념 뿐입니다. 마치 객관화되지 않은 것을 믿는 종교인처럼 말입니다.
3. 영화에서는 제거된 파이의 의미
원작에서 엘리는 파이(원주율) 안에 새겨진 외계문명의 메시지를 발견합니다만, 영화에서는 파이가 언급조차 되지 않더군요. 세이건이 파이라는 기호를 메시지의 매개물로 이용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지구 안에만 해도 수백수천개의 다양한 언어들이 쓰이고 있잖습니까. 하지만 수학은 만국공통어입니다. 이것은 우주로 확대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엘리가 정부관리들에게 설명해주는 장면에서도 나오지만, 우주의 질서와 법칙을 읽어내려면 수학은 필수적인 언어입니다. 우주의 조건은 어디서나 똑같기 때문이죠. (물론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라면 탄생 초기의 조건이 달라 우리와는 다른 우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원주율(3.14 ~)은 소수점 이하 자리수가 무한히 이어지는 특이한 수입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수 파이가 영화에서 삭제된 것은 아마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이 골치아파할까봐 알아서 긴(?) 탓일 겁니다.
4. 애정 복선이 소설보다 강조된 영화
영화는 사색적인 소설보다는 뭔가 역동적인 사건과 동인이 보여야만 더 흥미를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소설보다 훨씬 더 유신론자인 팔머와 무신론자인 엘리 사이의 갈등과 사랑에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영화에서 팔머가 엘리를 후보에서 떨어뜨리려고 종교에 대한 신념을 그녀에게 묻는 장면입니다. 원작 소설에서 팔머는 누가 가야할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긴 소설에서는 5명이나 가니 아무래도 여유가 있죠.
5. 엘리의 성장과정에 대한 빈약한 설명
영화에서와는 달리 원작에서는 엘리의 엄마가 죽기는 커녕 테드 애로웨이 Ted Arroway가 죽자 다른 남자와 재혼해버립니다. 게다가 엘리의 양아버지야말로 그녀의 진짜 아버지였음이 소설의 말미에 가서 밝혀지게 되죠. 반면 영화에서는 테드가 죽자 엘리 애로웨이는 고아원으로 보내집니다. 이것은 이 영화의 플롯에서 가장 어색한 부분입니다. 좋은 양아버지 아래서 훌륭한 교육환경을 누리기는 커녕 열살 때부터 고아원에서 지낸 아이가 어떻게 하버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석학이 될 수 있었는지 아무런 복선이 없다는 사실은 이 영화의 내러티브에서 가장 취약점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입니다.
6. 운송장치의 수
직녀성으로 가는 운송장치는 원작에서는 3대지만 영화에서는 2대로 줄었습니다.
이 밖에도 자잘한 차이들이 많지만 플롯의 기본에 영향을 줄만한 기본적인 사항들만 열거해보았습니다. 많은 지식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논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과학소설과 달리 SF영화는 무차별 대중에게 직관에 호소해서 과학적인 설명을 해야 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수정이 불가피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 SF영화가 그 원작이 있을 경우,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보며 즐기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컨택트>가 보여주는 천문과학의 현주소
영화 <컨택트>는 그 도입부부터 장관입니다. 우리 인류가 외계 문명의 신호를 목놓아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메시지를 온 우주에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장대한 우주의 파노라마에 담아 보여주거든요. 여기서 카메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전파가 되어 빛의 속도로 지구에서 벗어납니다. (알고보면, 빛도 전파의 일종이지요.) 지구와 달이 겹쳐 보여지고 그 뒤로 강렬한 빛을 쏘아대는 태양이 휘엉청 떠 있습니다.
이어 화성, 소행성대, 목성, 토성과 얼음덩어리들로 에워싸인 토성의 테를 차례로 벗어납니다. 그리고 태양이 가물가물해질 정도로 태양계 외곽에 당도하면 어느새 오르트 구름이 저 뒤로 물러갑니다. (오르트 구름은 발견자의 이름을 딴 것으로, 태양계 최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얼음과 암석들로 된 구 모양이 먼지구름입니다. 장주기 혜성의 대부분이 여기서 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천문학 서적에서나 언급되는 오르트 구름을 영화에서 시각화된 것은 <컨택트>가 처음 아닌가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가상의 카메라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우리의 태양계가 있던 곳은 흔적도 없어지고 은하계의 중심에서 약 3만광년 떨어진 소용돌이치고 있고 은하의 팔 부분이 나타납니다. 이어 은하계 전체가 보이고 소은하단, 대은하단 그리고 우주의 거품구조가 보이려는 찰라에 우주의 영상은 아홉살 먹은 엘리의 눈동자로 들어옵니다. (우주는 은하단들이 거품모양으로 모여있는 구조입니다. 그 사이에는 별 하나 없는 방대한 암흑이 도사리고 있죠.)
물론 모든 전파가 다 외계로 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VHF로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UHF 파장을 이용하는 텔리비젼 방송국의 전파는 상당량이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빠져 나간답니다. 그러나 UHF방송이 시작된지가 불과 약 50여년 전부터인 것을 감안하면 <컨택트>가 도입부에서 보여준 영상 파노라마는 현재 전파가 도달한 곳을 넘어 앞으로 무구한 세월을 두고 지구의 전파가 찾아갈 영역들을 미래형으로 보여준 셈입니다. 현재까지는 지구를 중심으로 반지름이 약 50광년쯤 되는 구의 영역 안에 지구의 전파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태양 역시 상당한 양의 복사를 방출하지만 진보된 문명이라면 인류가 발신한 규칙적인 전파들을 쉽게 식별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스펙트럼 대역에서는 지구가 태양보다 훨씬 더 밝은 광원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적외선 복사 영역) 일단 그 문명이 지구와 태양을 식별해내기만 한다면 그들은 우리의 하루의 길이와 1년의 길이, 우리가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 우리의 평균 온도 등 우리에 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각종 전파들은 여전히 우주 저편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0년후면 그것들은 100광년까지 미치게 됩니다. (참고로, 전파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똑같고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나아가는 거리입니다.) 그렇게 되면 약 1000여개의 별들이 그 복사 영역 안에 들어가게 되는데, 만약 이들 별 근처에 진보된 문명이 있다면 우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테죠.
그러니 세티 프로젝트를 두고 실현성이 없다느니 불가능하다느니 불평하는 것은 그 프로젝트의 성격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됩니다. 설사 진보된 문명이 있다해도 우리가 바로 찾아낸다는 보장은 없으며 반대로 아예 없다해도 역시 금방 확인할 길이 없거든요. 예를 들어 지구에서 50광년 떨어진 곳에서 바로 어제 우리의 전파를 포착한 어떤 진보된 문명이 있어 우리에게 답신을 보낸다칩시다. 그 답신을 우리가 받아보려면 빛의 속도로 달려와도 앞으로 또다른 50년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이밖에도 미항공우주국(NASA)은 전파 탐지 방식보다 진보된 문명과의 접촉확률은 훨씬 낮지만 다분히 상징적인 면이 없지 않은 제스춰를 보인 적이 있습니다. 70년대의 파이어니어 탐사선 시리즈 2대와 80년대의 보이저 탐사선 시리즈 2대가 바로 그것들로, 태양계 밖을 벗어난 최초의 우주선들인 여기에는 우리의 위치와 인류의 기본적인 특징을 담은 동판을 실렸습니다. 만약 외계의 우주선이 그것들을 우연히 포획하거나 고등생명이 살고 있는 행성에 그것들이 낙하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의 주창자는 바로 <컨택트>의 원작자 칼 세이건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세티 프로젝트가 영화에서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천문학자들은 실제로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미항공우주국이 90년대 내내 시행할 탐사계획에따르면 1~10GHz의 모든 주파수 대역이 800만 채널을 이용해 조사되고 있답니다. 태양과 유사하며 100광년 내에 있는 최적의 후보 800개의 별들에서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영화 <컨택트>에서 묘사되었듯이, 외계 우주에 진보된 문명이 있는지 알아내는 가장 좋은 현실적인 방법은 전파 망원경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러한 탐구가 가장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바로 세티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죠. 우주는 온갖 전파원들로부터 나온 잡음 투성이라 또다른 문명에서 나온 인공적인 신호가 쉽게 가려진다는 점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의 대기에서 흡수돼버릴 수도 있구요.
그렇지만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주공간에 있는 잡음량은 주파수 대역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자기 스펙트럼은 특정한 주파수 대역에서는 더 시끄럽습니다. 아울러 특정한 신호의 흡수 역시 주파수 대역에 따라 다릅니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미심쩍은 주파수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낮은 진동수에서는 별이 떠들썩하고, 높은 진동수에서는 우리 대기에서 나온 잡음이 그 신호에 간섭을 합니다. 영화에서도 엘리 애로웨이가 처음에는 외계 문명의 전파로 추정했지만 분석 결과 그 전파원이 펄서(맥동성)였음을 밝혀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펄서는 일정한 주기로 강력한 제트를 우주로 내뿜는 중성자별입니다.)
하지만 이 두 지역 사이에 비교적 조용한 진동수 영역이 있으니, 바로 1~10GHz (GHz=10억 사이클/초)에 이르는 대역(帶域)입니다. 1959년 코넬 대학의 Guiseppe Cocconi와 Phillip Morrison은 1.4GHz 부근이 외계 문명의 전파를 포착하기에 최적지라 주장한 바 있습니다. (칼 세이건도 이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했죠.) 이 대역은 수소 원자가 전파신호를 내는 스펙트럼 대역입니다. 영화 속에서 마침내 엘리가 직녀성의 인공 전파를 포착한 주파수 대역도 바로 여기입니다. 그녀는 "그렇지, 내가 말했잖아? 수소 스펙트럼 대역일거라고."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실제 천문학자의 예상대로 가상의 발견을 해보이는 셈입니다.
엘리가 발견한 전파가 인공 전파라는 사실은 그 신호가 소수로 환산된다는데서 1차적인 근거를 갖게 됩니다. 소수는 원래 자신과 1 이외에는 다른 수로 나눌 수 없기 때문에 자연적인 전파원(성단, 별, 은하 같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까닭입니다. 나중에 엘리가 수신한 전파를 정밀분석한 결과, 거기에다 인류의 텔리비젼 전파를 받은 외계 문명인들이 자신들의 세계로 방문할 수 있는 운송장치 설계도를 끼워넣었음이 밝혀지면서 외계문명의 존재는 가시적으로 확인됩니다. (이 부분은 허구지만 그 설계도를 찾아내는 과정이 독창적입니다. 2차원적 조합으로만 풀려던 해독작업은 모두 실패하고 3차원적 조합을 통해 설계도를 완성하는 비법을 해든이 엘리에게 일러줍니다. 인간의 사고로만 보아서는 외계인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제 설계도를 해독한 인류는 직녀성으로 출발할 우주 캡슐과 운송장치를 제작하게 됩니다.
(역시 이번에도 대표가 당연히 미국인이라는 사실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그만 이야기합시다.) 이 아이디어는 몇년 앞서 나온 SF 공포영화 <스피시즈>를 연상시킵니다. <스피시즈>에서도 외계 문명의 전파를 받아보게 되는데, 이 내용 또한 일종의 설계도거든요. <컨택트>가 기계 설계도라면 <스피시즈>는 유전자 배열의 설계도라는 점이 다를 뿐이죠. 그 유전자 지도 대로 유전공학을 통해 만들어낸 산물은 그 외계인과 지구인 간의 혼혈종이었습니다. 여기서 혼혈 외계인은 지구인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악마로 돌변합니다. 수십만 광년 떨어진 원거리를 직접 몸소 가지 않아도 정복할 수 있는 손쉬운 방식이잖습니까. <컨텍트>에서도 이러한 부문에 대한 우려를 일부 사람들이 표명하고 있지만 다행히 직녀성 사람들은 우호적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외계문명과 조우해서 별로 좋을 게 없다는 두려움은 실제로 학자들 사이에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만약 외계 문명이 보낸 전자기 신호가 수신되어 해독된다면,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그 사실 자체를 거기에 담긴 내용보다 훨씬 더 중요시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이 우주에서 유일한 지적 생명체가 아님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은하 공동체에서 가장 뒤처지는 (세이건의 섬뜩한 표현을 빌리면, 아주 머저리이거나 그 머저리 群에 속하는 )구성원이라는 것을 또한 의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약 백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문명의 메시지가 날아왔다고 쳐봅시다. 이것은 우리가 그들보다 미숙하고 열등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우리가 전파를 우주로 쏘아댄지는 오십년 가량이니 말이죠.) 유럽인들과 인디언들의 만남보다도 더 큰 차이가 안난다면 그야말로 다행이겠죠. 그래서 전파천문학의 기초를 다진 노벨상 수상자 마틴 라일Martin Ryle경 같은 이는 어떠한 신호에 대해서도 반응하거나 우리 스스로 먼저 전자기 통신을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었답니다. 사실 우리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동떨어진 외계인 주인 아래에서 우리가 착취당하는 식?
适?臣民이 될까봐 지레 겁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칼 세이건 같은 낙관론자들은 우리보다 진보된 외계문명과의 접촉이 과학적 기술적 지식의 증대를 가져와 지구의 장래에 도움이 되리라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컨택트>에서 마지막으로 주목할만한 과학적인 묘사는 도입부에 못지 않게 현란한 웜홀의 통과 장면입니다. 엘리는 웜홀 덕분에 우리의 우주선으로는 평생을 가도 어림없는 거리에 있는 직녀성까지 불과 몇분만에 주파합니다.
현실적으로, 가까운 장래에 우리 우주선의 비행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설사 광자로켓 photon-drive rockets을 타고 상대론적 속도relativistic speeds (광속에 거의 근접하는 속도)를 낼 수 있다 해도 그다지 멀리 갈 수 없을 겁니다. 만약 우리가 광속의 99%로 여행할 수 있는 우주선으로 백광년 떨어져 있는 어떤 행성의 문명을 방문한다고 해봅시다. 이 경우 승무원들에게는 그 왕복여정이 불과 28년 걸릴 뿐이지만 그들이 귀환 했을 때, 지구에서는 이미 이백년이 흐른 뒤입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빛보다 빨리 달리는 타키온 입자를 이용한 초광속 우주선이란 가정입니다. 그러나 타키온은 아직도 존재 가능성만 추정되고 있는 가상의 입자입니다. (현재 소립자 가속기를 통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죠.) 더구나 정상물질을 타키온 물질로 바꾸려면, 다시 말해서 물질을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려면 그 운동 에너지는 이 우주의 질량을 다 에너지도 바꾸어도 모자란다는 것이 아인시타인의 결론입니다. 즉 무한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게다가 빛보다 빨리 움직이면 시간 역전이란 조건도 고려해야 합니다. 빛보다 빨라지게 되면 질량은 허수가 되고 그 바람에 시간은 거꾸로 가게 된다는 얘깁니다. 시간을 되짚어가는 장거리 여행이라니 구체적인 상상이 가십니까? 저 역시 더 파고들자니 골치가 아파오는 군요.
그래서 비교적 최근에 대두된 대안이 블랙홀을 이용한 초공간 점프입니다. (조 홀드먼의 유명한 과학소설 <영원한 전쟁>에서도 채용된 방식이죠.) 하지만 블랙홀의 통과 조건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가혹해서 과학자들은 70년대 들어 사실상 그 가능성을 접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반면 과학소설가들이 계속 그 아이디어에 의지한 것은, 이보다 더 빠르고 손쉽게 우주를 횡단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기 이유에서였습니다.
80년대 중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외계문명과의 조우를 다룬 과학소설을 집필하려던 칼 세이건도 똑같은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저명한 과학자인 세이건으로서는 여느 소설가들처럼 무책임하게 블랙홀을 끌어들여 초공간 점프 여행을 얼버무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능한 한 과학적으로 최대한 뒷받침되어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초고를 세계 최고의 블랙홀 전문가인 칼텍의 킵 쏜Kip Thone에게 보내 검토해달라고 했습니다.
제멋대로인 소설가도 아니고 동료 과학자인 세이건이 블랙홀을 수송수단에 이용하려한다는 사실에 쏜은 무척 당혹스러워 했답니다. 70년대 이래 블랙홀을 통한 여행은 과학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탓입니다. 그러나 학계 동료로서 그는 어떻게 해서든 세이건을 돕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인시타인의 방정식을 놓고 씨름하던 끝에 한가지 대안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즉 아인시타인의 방정식은 블랙홀과 상관없이 따로 존재하는 웜홀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통과 물질을 으깨어버릴 조임효과를 피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웜홀이 도대체 무엇이고 조임효과는 또 뭘까요? 블랙홀과는 어떻게 다른 걸까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공간은 물질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물질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바로 우주입니다. (우주는 대부분이 진공인 것 같지만 완벽한 진공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주의 어두운 지역은 아무 것도 없어서가 아니라 빛의 반사를 받지 못한 암흑물질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물질은 공간을 휘게 하며 물질의 밀도가 커질수록 휘어지는 정도(곡률)가 커집니다 그리고 곡률이 커질수록 시간은 더 더디게 갑니다.
이러한 전제에서 상대성 이론을 전개하다보면 물질이 극도로 밀집되어 무거운 지역에서는공간이 극도로 휘어진 나머지 양쪽에 입구가 달린 터널 같은 벌레구멍(wormhole)이 생겨납니다. 웜홀은 이처럼 이론적으로 예측된 것이지만 블랙홀의 발견을 통해 실제로 입증되었습니다. 블랙홀은 웜홀의 일종으로 그 크기가 지름 몇 킬로미터짜리에서부터 우리 은하계 중심에 자리잡은 엄청나게 큰 것까지 다양합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플랑크 규모(10의 마이너스 33승 센티미터)라고 일컬어지는 대단히 작은 미시적인 규모에서는 무수히 작은 웜홀들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킵 쏜은 웜홀에 관한 논문에서 "양자거품에서 웜홀을 뽑아내 그것을 고전적 크기로 확대하는 진보문명을 상정해볼 수는 있다."고 제안합니다. 양자거품이란 원자보다 더 작게 존재하는 웜홀들이 가득차 그것들이 요동하는 지역입니다. 이것의 존재는 양자중력을 연구하던 결과로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양자중력이란 원자와 소립자의 영역에서의 미치는 중력으로, 여기서는 일반상대성 이론마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존 휠러John Wheeler에 따르면 양자요동은 플랑크 규모로 내려갈 때만 보입니다. 만약 이 초소형 웜홀을 어떻게 해서든 사람이나 우주선이 드나들 수 있게 키울 수만 있다면 그것은 영화 <컨택트>에서 보여주듯이 유용한 우주 여행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것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현재 과학자들은 웜홀을 운송수단으로 안정시키는데 어려운 걸림돌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1. 가공할 장력 때문에 웜홀 주변에 가면 우주선과 승무원은 끈처럼 잡아 늘여질 것이다. (이점은 놀랍게도 영화 <컨택트>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앨리 앨로웨이는 웜홀로 돌입하거나 나올 때 마치 실가닥처럼 탄력있게 늘어났다 제 모습으로 되돌아 옵니다. 하지만 실제로 웜홀을 나오면 제 형상을 다시 갖추게 된다는 과학적인 보장은 아직 없습니다.)
2. 설사 간신히 살아남아 마침내 웜홀 안에 들어간다해도 그 안은 강렬한 복사 에너지로 들끊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는 즉시 튀겨지고 말 것이다.
3. 웜홀은 일단 생겨나도 다시 원래의 양자요동 수준의 크기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엄청나다. 이러한 조임효과를 견디려면 특이물질로 그 웜홀의 측면을 발라주어야 한다. (물론 어떤 물질인지는 아무도 모르며, 영화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시사하는 바가 없다.)
<컨택트>에 나오는 웜홀은 누가 어떻게 만든 것일까요? 아직 웜홀의 실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칼 세이건은 소설에서 웜홀이 고대의 멸종한 문명에 의해 빠른 은하 통행 시스템의 일부로 오래 전에 건축되었다고 말함으로서 문제를 피해버립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엘리의 아버지 형상을 한 직녀성 외계인은 엘리에게 그 운송수단의 노하우는 자신들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영화 <컨택트>의 제작과정에 칼 세이건이 직접 관여하여 작품이 가급적 황당해지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만, 실제 보니 어느 정도였는지 예상이 됩니다. 저메키스 감독은 원작의 의도는 살리되 남녀 간의 애정복선을 강화하고 인류 대표 선발과정의 부조리를 건드림으로서 좀더 극적 흥미를 돋우려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감독의 영화라기보다는 세이건의 영화로 보입니다. SF영화가 반드시 딱딱한 과학지식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과학에 진지한 성의를 보이는 극영화가 드문 현실에서 <컨택트>는 가문 날에 소나기처럼 필자의 속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20세기가 저물어가는 요즘, 영화 <컨택트>를 단순히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돈벌려는 영화로만 보면 그만일까요? <컨택트>가 화두로 꺼낸 "과연 외계의 지적 존재가 존재하는가"의 문제는 아마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되묻게 될 화제입니다. 외계의 지적존재란 개념은 고대 그리스 철학이나 부처의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구한 전통이 있음을 감안할 때, 할리우드가 대중의 잠재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는 그러한 개념에 손을 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습니까?
수천년 간 관념의 범주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이 문제는 천문과학이 20세기에 비약적으로 발달하는 덕분에 드디어 형이상학적 사변의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어 바로 코 앞에 다가와 섰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암시하고 아폴로 우주선들이 생생하게 입증했듯이, 다른 행성계에도 우리 못지 않은 지적 생명체들이 존재할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할리우드는 이러한 공감대를 대중적인 영화매체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데 불과합니다. 이제는 과학자나 철학자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외계인이란 개념에 대해 그리 낯설어 하지 않으니까요. <컨택트>는 외계에 시선을 돌리는 인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자신의 위상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려는 시도입니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캐머른 A. G. W. Cameron에 따르면, 이 세상과 우리 자신들에 관한 개념에 외계 지성도 포함시킨다면 우리가 "코페르니쿠스적 지식 혁명the Copernican intellectual revolution 을 완수”하는 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