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
" 산의 녹음은 짙고, 꽃은 붉게 타오르려고 하도다. "
철쭉이 수놓은 초록의 바래봉 경치는 당나라 시성(詩聖) 두보의 싯귀를 빌어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 딱 '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바래봉은 산봉우리의 모습이 스님들의 밥그릇인 ' 바리때(발우(鉢盂) '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바래봉의 모습을 보아서는 이는 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오히려 "바래봉"은 "바래다" 즉 '바라보다((前望)'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왜냐하면 바래봉 정상에서 전방을 보면 천왕봉으로부터 노고단에 이르는 2천 미터급 고봉준령이 계속되는 지리산 주능선을 한 눈에 바라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래봉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래봉 철쭉은 1970년대 초반 농가소득 프로젝트의 하나로 방목한 호주산 면양들이 독성 있는 철쭉만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 자연스레 군락지를 형성했다고 합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전라북도학생 교육원입니다.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전망대에 올라가 보니 한 쪽만 숲이 앞으로 틔여 있는데 이런 전망도 꾀나 운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망대 한켠에 " 미소의 가치 "라는 글을 새긴 조형물이 있는데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 웃음 "과 " 휴식 "이 필수라는 것을 요즘들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낍니다.
전망대에서 나와서 경사진 곳으로 계속 산행을 하는데 일단의 산행객 무리중 한 사람이 어느 산악회에서 왔는지 묻습니다. 그래서 우리 산악회 이름을 대니 해송대장님과 잘 아는 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분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산행경력이 제법 있어 보이는데 문제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격으로 ' 이리 가자, 저리 가자 ' 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우섭습니다.
한참 올라가자 임도가 나오는데 이 길이 둘레길이기도 하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임도의 모습이 변화가 있어서 보기도 좋고 지루하지 않습니다.
임도를 벗어나서 부운치로 가는 숲으로 들어갑니다. 신록이 우거진 숲속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산란되어 휘황한 모습입니다.
숲길을 빠져나와 산능선길로 들어서서 바래봉을 향해 갑니다.
이 부근에 왔을 때 연한 분홍색의 철쭉이 무리를 이루어 피어 있는데 꽃잎이 온전하고 생동감 넘쳐서 동영상 촬영을 합니다.
싸리꽃을 배경으로 철쭉이 피어있는데 마치 안개꽃을 두루고 있는 것 같아서 사진촬영을 합니다.
바래봉이 가까와지자 식생이 확연히 바뀝니다. 주목 계통과 전나무 계통인데 다소 이국적 풍광입니다.
드디어 바래봉 정상석에 도착합니다. 인증사진 촬영하려는 등산객들의 줄이 상당히 길어서 저는 대기줄을 이탈하여 정상석이 있는 대크 아래에 있다가 사람이 없는 잠깐 사이에 급하게 정상석 촬영을 합니다.
바래봉 바로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멀리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을 보라보는 산행객의 모습이 참, 목가적 분위기입니다.
바래봉에서 내려와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용산주차장으로 향합니다.
하산길 중간 쯤에 다래나무가 군락으로 식생하고 있는데 이곳에 철쭉이 함께 피어서 마치 다래나무에 꽃이 핀 것같은 모습입니다.
마을이 가까와지자 독특한 식생의 일단의 군락지가 나오는데 탁 트인 전체적인 전망이 좋아서 사진촬영을 합니다.
사량도에 지리산이 본래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 (智異望山)"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오히려 바래봉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2천미터급 지리산의 장쾌한 고봉준령의 연봉들을 마음껏 바라다보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연단하고 온 뜻깊은 산행이었습니다.
안전운행에 수고해주신 버스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좋은 산행길로 안내해주신 해송대장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멋지네요 ~~^^
이클라스님, 안녕하십니까.
댓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칭찬을 해주시니 황송한 마음이 앞섭니다.
남은 저녁시간도 행복한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보나파르트님 저랑 같은날 다녀오셨군요. 전 성삼재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철쭉이 냉해를 조금 입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제눈에는 다 이쁘게 보이더라구요.
미세먼지가 좀 있는 날이었지만 서북능선상의 조망도 괜찮았습니다.
올려주신 사진보니 그날의 여정이 눈앞에 그려지네요.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