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괴짜 투수' 데이비드 웰스가 98년 5월17일 미네소타전에서 기록한 퍼펙트 게임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치른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자서전을 준비 중인 웰스는 최근 "메이저리그 역사상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투수는 15명이지만 술이 덜 깬 충혈된 눈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퍼펙트 게임을 한 투수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취중 퍼펙트 게임'을 털어놓았다.
웰스가 경기 전날 술을 마신 것은 유명한 코메디 TV프로그램인 <세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때문이었다. 유명 연예인이나 명사가 초대손님으로 나와 코메디 연기를 하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이 확정된 웰스가 관계자들과 술을 마시다 결국 경기하는 날 새벽까지 과음을 했다는 것이다. 아들이 깨우는 바람에 3시간만 자고 경기장에 나갔지만 불펜피칭부터 잘될 리 없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커피와 아스피린을 마구 먹는 바람에 속이 메스꺼워져 공을 관중석에 내팽개치고는 불펜피칭을 중단해야 했다.
그렇게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웰스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웰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알아주는 괴짜다. 베이브 루스의 광적인 팬이라는 이유로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고, 가끔은 루스가 생전에 쓰던 낡은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술집에서 싸움을 하다 앞니 2개가 부러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웰스의 자서전 <나는 완벽하지 않아(Perfect I'm not)>는 4월1일 발간될 예정이다.
한편 1970년 피츠버그 투수 독 엘리스는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날 자신은 마약의 일종인 LSD에 중독된 상태였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