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이 마피아의 세계야?
2. '조직'들이 그렇게 세단 말인가?
3.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 법조계, 의료계, 교육계, 체육계, 과학기술계, 예술계 등을 뒤흔들고 있단 말이지?
이것이 바로 오늘 규명해야할 키뽀인트 되겠다!
What is Maffia?
먼저 '마피아'의 어원부터 명확히 고찰해보자.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마피아의 어원은 ‘아름다움’이나 ‘자랑’을 뜻하는 시칠리아섬의 말로, 사라센어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범죄세계에서는 범죄조직 중에서 시칠리아적(的)인 것을 가리키며, 범죄조직의 별명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마피아는 원래 19세기의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산적(반정부 비밀결사)조직이었다. 그 조직의 일부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뉴욕이나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에서 범죄조직을 만들었으며, 1920년대의 금주법(禁酒法)으로 자금원(資金源)이 생기자 급속히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1930년대에 들어서자 마피아 내부에도 질서가 생겼으며, 합의제(合議制)인 위원회가 조직을 운영하게 되었다. 재원(財源)은 매음·도박·마약·사금융(私金融) 등이지만, 노동조합과 회사도 손을 잡고 보호라는 명목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범죄 컹글로머리트(복합기업)’라고 불리게 되었다.
한마디로 마피아의 어원은 '아름다움' 같이 좋은 것인데, 하는 일은 '막가파'식이고, 갈수록 합법화,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부르는 이름이 나라마다 다를 뿐이다. 우리나라는 조직폭력배(이하 '조폭'), 일본은 야쿠자, 홍콩은 삼합회 (三合會), 상하이는 '청홍방(靑紅幇)', 대만은 흑사회(黑社會), 이탈리아, 미국은 'Maffia'다.
조직의 규모는, 이탈리아가 알 카포네를 위시로 한 17개파 16000명, 러시아가 5600-6200개 조직, 일본이 야마구치구미(山口組)를 위시한 5000여개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갈취하는 돈은 이탈리아 마피아가 연간 약 18조원, 러시아 마피아가 40-60조원(=GDP의 30%수준)으로 추정된다. 선진국이고 후진국이고 할 것 없이 나라마다 밤의 정부를 하나씩 두고 있는 셈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밤의 UN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마피아의 속성과 관련하여 필자가 무려 365초나 연구한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마피아의 지배원리
이는 간단하다. '오로지 조직에 대한 충성, 배신자는 가차없이 처결'이다.
2. 마피아의 가치관
오로지 자신의 조직을 위해 일한다. 타 조직, 사회든 국가든 세계든 이들에게 있어서는 적일 뿐이다. 또한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은 무엇이든 옳다. 수단은 목적을 위해 얼마든지 정당화된다.
3. 마피아의 조직관리
두목과 부하가 있을 뿐이다. 일단 조직원으로 선발되면 죽을 때까지 한 가족(family)이다.
4. 마피아가 하는 것
살인, 마약, 폭력, 사기, 공갈, 협박 등 목적달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서슴지 않고 한다. 가끔은 장학금 제공, 자선사업, 청소년 선도, 마약퇴치 캠페인, 길거리 질서유지 등으로 이미지 관리도 한다. 전 세계적 마피아 장례식에 16000명이 모이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한다.
5. 마피아가 안 하는 것
없다. 뭐든 꼴리는 대로 한다.
6. 마피아가 못하는 것
죽은 사람 살리기, 화성 유인우주선 탐사, 마피아 소탕하기...... 뭐 이런 것들이다. 미국 대통령 되기, 남미 국가 접수하기, 중동전 일으키기, 핵폭탄으로 세계정복...... 이런 것을 마피아가 못한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정말 가공할 세력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런 엄청난 마피아보다 더 센 조직이 있어 화재(?)다.
마피아 한국
놀라지 마시라! (임산부나 노약자는 이쯤에서 칼럼을 그만 읽고 나가시길 권한다. 이번 테마는 지금까지 다뤘던 다른 테마하고는 강도가 비교도 안된다)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바로 마피아다. (*_*!) 그리고 당신이 몸담고 있는 막강한 '사조직'들이 바로 마피아 조직들이다. (뭐라꼬?)
자, 왜 그런가 살펴보자.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 하는거여 시방~" 하는 사람들도 잠시 진정하시고......)
세계에서 가장 부패했다는 러시아의 마피아도 기껏해야 6000여개 조직에, GDP의 30%밖에는 안 해먹는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예외없이 동창회다 향우회다 동우회다 해서 1인당 몇 개씩 사조직에 가입해 있고, 모든 관공서, 회사, 개인사업자들을 장악하고 있어 GDP의 거의 100%를 농단하고 있다.
사조직의 평균인원을 30명으로 치고, 성인 3000만명이 한 사람당 5개의 사조직만 가입했다고 하면 우리나라에는 약 500만개(=3000만x5/30)의 사조직이 있는 셈이다. 이 조직이 한국의 GDP 4574억불 (2000년기준; 세계 10위다), 즉 600조원을 주무르고 있으니 세계 최대규모인 러시아 마피아보다 조직수 대비 800배, 경제규모는 10배 이상이다.
("그래, 논리는 뭔지 대강 알겠다. 그럼 왜 사조직이 마피아보다 더 심하다는 것인지 빨랑 말해봐" 이렇게 성급한 분들 분명 있을 것이다. 잠시만 기둘리시라!)
먼저 길게 설명을 안 해도 다들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사조직으로는 '하나회'가 있다. 극소수의 사조직이 계급, 소속을 초월하여 전체 인사를 맘대로 주물렀으며, 대통령이 나서서 겨우 해체시킨 바 있다.
그 다음 경기고 인맥, 경복고 인맥, 광주일고-목포고 인맥, 서울법대 인맥, 연세의대 인맥, 고대법대 인맥 등으로 통하는 학맥이 있다. 이러한 학맥들이 '재경지역 75학번 동우회' 같은 형태로 어떻게 수십개의 새끼 사조직을 거느리고 있는지는 잘들 아실 것이다.
직장 인연도 무지 센 사조직이 되고 있다. 구 경제기획원파, 산자부파, 통계청파, 삼성맨, 현대맨, 새롬기술맨(?) 등 자신이 한 때 몸담으면 이내 강력한 사조직의 일원으로 등록되는 것이다. 대졸자들이 기를 쓰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종교인맥, 향우회도 막강한 조직이라는 것 경험해본 사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한 때는 대통령하고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만 승승장구 장관되고 출세하던 시절도 있었다. 고향 선후배 챙기기는 이제 사조직의 고전에 속한다. 고딩, 대딩만 되어도 벌써 이런 것 조직하고 가입하느라 생난리다. 벌써 감각으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평상시 좀 느끼는게 있던 분은 더 말 안해도 이제 아시겠지만, 아직도 "그게 뭐 그렇게 나쁘다는 것인가? 당신은 그런 거 안해 뭐?" 이렇게 말하는 분이 있을 지도 모르므로, 마지막 결정타를 날릴까 한다)
바로 이러한 사조직들이 위에서 열거한 마피아의 속성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자 왜 그런가?
1. 사조직의 지배원리
오로지 주류에 대한 맹종이다. 주류와 화합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왕따 당한다.
2. 사조직의 가치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인다. 타 조직이든, 사회든, 국가든, 세계든 이들에게 있어서는 눈속의 티끌보다도 덜 중요한 존재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만 얻을 수 있으면 과정은 어떻든 개의치 않는다.
3. 사조직의 조직관리
일단 같은 세력으로 확인되면 가족이상의 끈적끈적한(?) 관계가 된다.
4. 사조직이 하는 것
모함, 이전투구, 내사람 심기, 편가르기 등등 목적달성을 위해서라면 (물리적) 살인만 빼고는 뭐든지 서슴지 않고 한다. 가끔은 경쟁자중 띨한 사람을 골라 출세도 시켜주고, 조직 혁신이나 개혁을 주도하여 이미지 관리도 한다. 가끔은 전국적인 조찬기도회나 결혼식, 장례식을 통해 수천명이 모이기도 한다.
5. 사조직이 안 하는 것
없다. 뭐든 의기투합하면 한다.
6. 사조직이 못하는 것
국가 경제 살리기, 친일 잔재 청산, 기술입국으로 선진국 되기, 서해 유전탐사, 사조직 근절...... 뭐 이런 것들이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 만들기, 정부 부처 접수/장악하기, 국론 분열 및 내란 일으키기, 여론조작으로 국가 정복...... 이런 것을 사조직이 못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마피아보다는 낫지 않은가! 살인, 마약 이런 것도 안 하고, 자발적으로 탈퇴해도 되고, 또 사회발전에 긍정적인 일도 하고" 그래도, 마지막 반격을 시도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다. 있다면 정말 끈질긴 사람이다.)
그러나 바로 이 대목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필자의 마지막 답변이다. 딴지 걸어도 더이상 상대 안 한다.) 사조직은 사실 마피아보다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이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몇 개만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똑같은 일을 하고도 마피아는 비난을 받지만, 사조직은 잘했다고 훈장도 받는다는 것이다.
둘째, 마피아는 나쁜 일인줄 알고 하지만, 사조직은 절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짜 나쁜 일이 아니라면사......) 사조직 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셋째, 마피아는 극히 일부에게만 폐를 끼치지만, 사조직은 사회 전체에게 테러에 가까운 폐를 끼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피아는 '소탕해야 한다'느니 '엄벌에 처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한테는 '남들도 다 하는데 뭘', '사회생활이란게 다 그런거야'하면서 엄청나게 관대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이 해먹으면 '나쁜 놈들, 저희들끼리 다 해쳐먹네!'하다가도 자신이 정작 그 자리에 가면 '왜 나한테는 떡고물을 안 주느냐'고 안면을 바꾸고 헛소리를 하게되는 것이다.
사실 마피아에 의해 지배된다는 라스베가스를 잠깐 들렀을 때 보니까, 마피아는 차라리 길거리 치안을 지키고 미국 정부에 일정한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하는 등 필요악으로서의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내의 가장 안전한 도시중 하나가 바로 그곳 아닌가? 듣자하니 거기서는 소매치기만 하다가 마피아에게 발각되어도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소문....
지도층부터 시작해서 대한민국 전체가 거대한 사조직 덩어리이다. 어느 기관이나 회사엘 가더라도 공조직보다 훨씬 힘이 센 다양한 사조직이 종횡으로 판을 치고 있다. 주도적인 사조직을 몰라보고 까불었다가는 심지어는 기관장이나 최고 경영자라도 그 자리를 온전하게 지키질 못한다. 조직의 쓴맛을 보여주는데에는 공식적인 지위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가끔 기관장 판공비나 인사비리 같은게 새나오거나 무슨 부정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낙마를 하는 기관장이 있는데, 대개는 내부 연고자의 고발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게 사실인 경우야 오히려 낙마하는게 바람직하겠지만, 간혹은 내부 마피아에게 포위되어 모함을 받거나 여론몰이의 희생양이 되어 그렇게 되기도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거창한 개혁은 쉬우나 작은 개혁이 어렵고, 차라리 정치개혁은 쉬우나 생활개혁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군자(君子)보다는 소인배(小人輩)를 대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고전의 가르침도 바로 이를 뜻함이다. 하물며 지금은 옛날의 소인배 정도가 아니라 학식과 지식, 정보와 돈, 끈끈한 조직으로 무장한 마피아가 아닌가?
역대 어느 정권이든 공조직 기강확립, 공평무사, 부패와의 전쟁, 비리와 부조리 척결을 외친다. 이는 그게 아직도 뿌리 뽑히지 못했다는 반증이고, 그러한 구호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변한다.
고름을 치료하려면 먼저 곪은 데를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전근대적인 제반문제의 뿌리에, 그리고 겉으로는 개혁에 동참하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개혁의 발목을 잡는 세력으로 사악한 사조직들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들을 '마피아'라고까지 부르는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는 겉으로는 법과 공조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실권은 각계각층의 마피아들에게 있다. 즉, 마피아에 의해 돌아가는 우리나라는 '마피아 한국'인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피아들
앞에서 사조직이 얼마나 마피아와 닮았는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고찰해봤다. 하지만, 일개 회사나 조그마한 읍사무소서에서 얼마 안되는 기득권을 놓고 다투는 작은 마피아들은 다음의 큰 마피아들에 비하면 폐악이 심하다고는 할 수 없고 차라리 귀엽기까지 하다.
지금 우리 나라에는 전국 규모의 막강한 마피아들이 활개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부처나 특정 분야를 완전 장악하고 있기도 하고, 특정 직업집단 전체가 마피아로 둔갑한 사례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 법조계, 의료계, 교육계, 체육계, 과학기술계, 예술계에 마피아가 침투해있는게 아니고 이들이 모두 한 가닥씩 하는 큰손 마피아들인 것이다.
왜 이들이 '큰손 마피아'인가?
정치마피아야 말 안해도 다 잘 알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세비인상과 의원보좌관 늘이는데에는 한 목소리인데, 남북문제나 F-X사업같은 국가대사에 있어서는 해외에까지 나가 전부 딴 목소리다. 국회의원보좌관 절반이 지역구에 내려가 있고, 텅텅 비어있는 의원회관 사무실 등은 놔두고 새로 회관을 건립하며, 시민 편의와는 정반대로 지하철이 국회를 못 지나가게 한다. 그리고 근거도 없이 전직 국회의원들에게도 나라돈으로 매달 용돈을 지급한다. 다 한 통속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다.
지방의원들은 상당수가 지역의 토호들이라 각종 인허가 비리나 사업이권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자신들이 가는 해외여행 예산은 절대 깎이는 법이 없다.
재벌마피아는 국가경제 거덜났을 때 수조원씩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고, 분식회계에다 변칙증여에다 탈세를 밥먹듯이 하면서도 전혀 부끄러워 하는게 없다. 재벌회장은 재계의 대통령이다. 회사내에서는 이들의 권력은 절대적이다. 이들이 한 말은 하나하나가 곧 법이고 진리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 대통령보다 이들이 더 세다. 요즘엔 아류로 벤처육성을 틈타 벤처마피아까지 등장했다. 국민이 뽑는 대선후보들도 자신들의 잣대로 평가하겠다는 나서는 무소불위(?)의 이들이다.
지식마피아는 자신들의 능력에 비해 대우가 항상 모자란다고 불평하는 집단이다. '학회'는 '동창회'의 고상한 다른 이름이며 학벌마피아들이 이전투구하는 장소다. 식민사관역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것도, 획일적인 이론과 학풍밖에는 없는 이유도 보스중심의 지식마피아 때문이다. 일부 지식마피아들은 언론에 빌붙어서 '정부비판'이라는 상투적인 수법으로 손쉽게 지식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언론마피아는 권력견제라는 구실로 정치권력보다 더 센 언론권력을 장악하고, 일제-이승만 독재-개발독재 시기를 카멜레온적으로 변신하며, 재벌의 금권력과 결탁하여 가장 강한 독재권력집단으로 성장하였다. 게다가 언론자유라는 특권까지 보장받고 있다.'밤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다른 마피아보다 사악하기까지 한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정의'와 '진실'의 전도사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마피아는 사법부를 통째로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인을 가장 많이 배출하여 정치마피아의 주도세력이기도 하다. 판사나 검사로 있다가 변호사 개업하면 일정기간 봐준다는 전관예우를 통해 서로 견제를 해야할 판사, 검사, 변호사가 한 통속이다. 전형적인 마피아 가족(family)이다.
또한 여전히 사법시험 합격자수를 제한하여 만성적인 법조인 공급부족 구조를 유지시키고 있다. 그래도 아무도 이들을 말릴 수 없다. 사회적인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늘상 강조하는 것은 '법에 의한 통치'다. 백번 옳은 소리지만 이게 곱게 들리지만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료마피아의 위력은 이미 의약분업과정에서 확인되었다. 환자들은 안중에도 없이, IMF로 직업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는 실직자들은 안중에도 없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 정부를 압박하여 결국 뜻을 관철시켰다.
마피아에도 격이 있다. 이미 변호사와 더불어 상류층 마피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으니 아무도 이들을 말릴 수 없다.
98년 기준 우리나라의 의사는 인구 1만명당 13명으로 이탈리아(59명), 독일(35명), 프랑스(30명), 미국(27명)등에 비해 엄청 적다. 약사는 1만명당 10명으로 일본, 프랑스와 비슷하고, 간호사는 1만명당 30명으로 독일(96명), 미국(83명), 일본(78명)등에 비해 매우 적다. 그런데도 의대와 간호대 졸업정원을 통제하는 자들은 누구이겠는가?
교육마피아 또한 과거에 비해 엄청 세력이 강해졌다.
먼저 교육개혁반발이나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 초등교사 임용반대시에 드러난 것처럼 기득권을 지키는데에는 교사도 예외일 수가 없음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폭력교사, 촌지교사, 자격미달 교사가 있어도 교장, 교육청, 교육부가 모두 한 통속이라 웬만해서는 잘리는 일이 없다. 교육 패밀리이기 때문이다.
종교마피아도 어느 종교, 종파 할 것 없이 강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다. 종단이 누구의 소유물인가, 걸핏하면 몽둥이 들고 싸우게? 교회가 누구의 소유물인가, 자식들에게 유산상속을 다 해주게? 종교단체가 소유한 많은 땅과 건물들, 그리고 헌금액은 면세로서 탈세의 온상이다. 종교단체에 헌금만 하면 자금추적이 끊어지니......
그외에도 고급관료 퇴직시 가는 정부산하기관 감사를 둔 관료마피아, 전직 경찰관들을 낙하산으로 모시기 위해 있는 도로교통안전협회같은 것을 둔 경찰마피아나, 세무사무소를 먹여 살려주는 세무서와 법원 등기소가 낀 세무마피아 등 한 통속으로 해먹는 마피아 집단은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여기에 비하면 체육마피아, 과학기술마피아, 예술마피아는 상대적으로 힘없고 불쌍한 마피아들이다. 하지만 이들도 기회만 되면 선발시험 부정이나, 운영비 횡령, 파벌조성, 평가결과 조작에 앞장선다.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힘이 없어 크게 못해먹어서 그렇지.
그러니 아예 마피아 대열에 낄 수조차 없는 영세 농민, 일용직 노동자, 영세 상인, 개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마피아' 해야 사는데....
참 아닌가? 요즘엔 일반 농민, 상인들도 무슨 연합회다 해서 걸핏하면 데모하고 그러던데. 그리고 대형사업장의 노동자들이야 민노총, 한노총을 중심으로 강력한 정치세력이 되어 있고...... 필자얘기는 여기도 못 끼는 사람들 얘기다.
정말 한국에서는 마피아 단원 아닌 사람 찾기도 쉽지 않고, 대다수가 그렇다보니 내 자신이 마피아라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자신이 마피아라는 것을 분명히 깨달은 것은 한국을 떠나 2년간 영국에 머물 때였다.
한국 마피아
이런 마피아 집단들은 큰 조폭들과 속성이 비슷하다. 고상하고, 합법을 가장하며, 매우 조직적이다.
실제 모두 나름대로 국가를 절단 낼 정도의 가공할 만한 권력을 쥐고 있으며, 타 마피아 집단(마피아 Brothers & Sisters)과는 적절한 견제 및 협력(마피아 민주주의)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로 탄생하는 집단 마피아는 하나의 초대형 국가 마피아 즉, '한국 마피아'인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의 모습 중 하나는 국제적으로도 알아주는 '한국 마피아'였던 것이다.
추한 한국의 모습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도 한국마피아의 역할이다. 한국마피아에게는 남의 나라는 안중에도 없다. 평시 한국내 마피아 집단에서 했던 대로 세계 무대에 나가서도 무조건 내 볼장만 보면 된다.
저임금 동남아 노동자는 제 나라 돌아가서 뭐라고 욕을 하건 말건 일단 내 잇속만 챙기면 그만이다. 국제회의에 나가 할 말을 하고 협조도 하는 국제외교 같은 것은 한국마피아가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다. 그러니 한국마피아의 주류에서 비껴난 재외교민들한테 잘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아동수출 1위국'이라는 오명을 들어도 부끄럽지 않다. 단체관광객으로 해외에 나가 망나니짓을 하는 것도 오만한 한국마피아의 자랑(?)이다. 개고기 식용은 한국의 전통음식문화니만큼 이해해주거나 아니면 간섭말라고 큰 소리다. 그리고 영어공용화하면 머리에서 쥐가 난다.
월드컵을 앞두고도 도대체가 국가 이미지라는 것이 한국 마피아에게는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다. 한국 마피아에게 있어서 '국수주의'나 '민족주의'는 타오르는 '기름'인 반면 '국제적 표준'이나 '자신에 대한 반성'같은 것은 흥을 깨는 '찬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도 모르게 한국마피아의 진면목(?)은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마피아를 소탕하는 방법
이래가지고는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집단 이기주의와 분열주의, 부정 부패 부조리, 지역/종교/계층간 반목과 질시, 이런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당당히 세계 10위권 국가로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도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경제적으로 10위권이면 대단한 것 아닌가? 전 세계의 200여 국가를 놓고 볼 때..... 그러니 더욱 아쉽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답은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마피아한테서 찾을 수 있다, 뱀한테서 뱀독을 치유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듯이. 즉, 어떻게 하면 마피아 조직이 무너지는지를 알아보면 된다. 그게 바로 한국마피아가 새롭게 태어나는 방법이다.
첫째, 마피아에게 있어서 조직내 밀고자나 배신자는 치명적이다. 즉 마피아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조직 밖의 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엄히 배신자를 처결하는 것이다.
--> "내부자 비리고발 제도", 이거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의 원활한 운영이다. 여하히 내부 고발자를 보호해주고, 조직의 부정과 비리, 부조리의 고리를 차단해나갈 것이냐가 과제다. 학교에서부터 불법과 부정비리를 신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민주시민의 의무인지를 교육해야 한다.
둘째, 조직이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다. 합법적으로 해서는 조직이 유지가 안된다.
--> 모든 공조직에서는 불법 사조직을 해체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없어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공공연히 드러내놓고 직장내에서 향우회나 동창회 모임을 공고하는 것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조직내에 '끈끈한 정과 의리'를 가볍게 여기고 '공명정대 실현'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게 되면, 철석같던 동지애(?)도 깨지기 시작한다. 조직원들의 이기심은 조직 유지의 핵심적인 동기(motive)이기 때문이다.
--> 쉽지는 않지만, 개혁적이고 청렴한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여건을 조성해나가고, 공정경쟁과 공평무사를 중시하는 풍토를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왕에게도 극언을 서슴지 않았던 선비정신이 오늘날 절실히 필요하다.
넷째, 조직을 움직이는 자금의 회전이 막히는 것이다.
조직의 수입원이 없어져도 문제이겠지만, 더 큰 문제는 돈세탁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다.
--> 역시 돈 흐름이다. 아직도 미흡한 금융실명제의 전면 보완이 절실하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개인 수표사용을 활성화하고 신용카드 사용을 지속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중요한 것이 국외로 빼돌리는 거액의 검은 돈을 막는 것이다. 이를 못 막는다면 국가 재정이 거덜날 수도 있고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필리핀처럼 될 수도 있다.
다섯째, 조직을 뒷받침하는 조직원 이탈이 가장 큰 타격이다.
--> 사조직이나 집단이기주의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헛수고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까지, 꾸준히 제도를 개선해 나간다면 결국에는 순수한 사조직들만 남게 될 것이다. 뭐 초등학교 동창회 정도나 가족 친지모임 정도.......
마피아주의 예방으로 '선진한국'을......
앞에서 언급한 처방만으로도 일단 마피아는 크게 힘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게 그리 쉬울 것 같으면 사회발전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을 겪었던 선진국들이 고민해가며 여러가지 극약처방에 가까운 제도를 고안하고 도입했을리 없지 않은가?
마피아주의는 우리 사회에 음지가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독버섯처럼 다시 자라나고 더 강한 마피아로 버전업될 수 있다는데 이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사회제도편' 칼럼에서도 간간이 지적하였듯이 다음과 같은 제도의 시행을 통해 마피아주의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1. 인사위원회와 인권위원회 설치
그 중의 하나는 인사위원회나 인권위원회를 직장마다 설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위원회에서는 직장내 소수 출신/직종/직급이나 약자들에 대한 인사나 인권문제에 대해 기관장이나 주류의 독주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적절한 법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2. 기피제도의 확대실시
판사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인이 있을 경우 재판을 기피하듯이, 각종 인허가권자나 심사관, 검사관, 경찰 등도 사적인 관계에 있는 민원인을 기피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기피의 범위에 친인척은 물론, 학교선후배, 지역선후배, 같은 절/교회/성당 신도, 직장동료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둘 필요가 있다.
단지 기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조사를 받고 사법처리가 될 수도 있으므로, 일단 칼자루를 쥐게 될 경우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적극 기피를 해야 한다. 필자가 면접관으로 일한 경험으로 볼 때 사실 이런 것 하나도 어렵지도 않고 모호하지도 않다. 구체적인 기준을 굳이 안 정해도 기피대상은 다들 안다.
[하지만 조금은 어려운 퀴즈] 생면부지의 대학 후배가 면접받으러 왔다면 기피대상인가 아닌가? 또는 시군구가 같은 동향사람이 왔을 경우에는?
독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가급적 기피를 하고, 부득이할 경우 5%의 역차별을 한다. (이른바 '한국적 정서'로 볼 때에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기피를 해야 겨우 공평해지기 시작하니 연줄이 닿는 사람이 좀 피해를 보는 수밖에)
3. 사회적 공인 신상공개
마피아 두목급을 손보지 않고는 마피아 소탕은 난망하다. 사회적 공인(정계, 관계, 재계, 언론계, 법조계 인사 및 인기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의 재산 및 병역관계, 납세관계, 자선봉사활동 실적을 의무대상자와 희망자로 구분하여 공개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부정한 자금줄이 막히고, 부정한 사회활동이 드러나 사회적 공인으로서의 지위를 내놓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야말로 마피아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선진국들처럼 투명하게 지도층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놔야 비로소 연줄이나 사조직의 힘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4. 차별방지법 제정
마피아들이 존립을 위해 저지르는 비열한 행위 중 하나는 지역차별, 종교차별, 성차별, 나이차별 등이다. 차별을 범죄로 다스리는 북미나 유럽의 경우를 참고해, 우리도 차별방지법을 제정해야한다. 그래서 비이성적 기준에 근거하여 사회적 약자를 편견과 감정으로 몰아붙이는 마피아적 차별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
5. 대학 평준화 및 졸업요건 강화
고교 평준화니 사립형 고교니 0교시 폐지니 해서 논란들을 하고 있지만, 문제의 촛점은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학이다. 명문대 입학만으로 평생이 좌우되는 '입시 도박' 현실을 그대로 놔두고서 초중고 교육이나 입시제도만 뜯어고쳐서는 교육이 정상화될 리 만무하다. 몇년만 고생하면 20세 이전에 '왕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데 누가 무리를 안 하겠는가?
그 해법은 대학의 서열화 철폐에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처럼 대학들은 정부에서 운영비를 대주고 대신 정부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교수선발이나 학생선발, 졸업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우선은 모든 국립대에 이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누구든 빈부차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실력만으로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입학은 쉽게 졸업은 매우 어렵게 해서 대학의 효율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
6. 변호사, 의사 정원 대폭 확대
변호사, 의사는 물론, 한의사, 치과의사, 회계사 등 사회적 선호도가 매우 높은 전문직종의 인원을 대폭 증원하는 것이다. 이들 직업군에서 마피아주의가 가능했던 것은 높은 진입장벽 때문이다. "미국사회의 경우 변호사가 너무 많아 송사 만능주의가 만연해 있고, 산부인과 의사가 양산된 주의 여성들 자궁이 남아나질 않았다"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높은 진입장벽을 합리화하며 그 동안 특권적 기득권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미국정도는 되어야 기득권이 그나마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엉뚱하게도 지금 그 불똥이 우수인력 이공계기피로 나타나 '기술입국'이 좌초될 위기인데, 이 문제의 해법 또한 마피아주의의 청산인 것이다.
7.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누가 몰라서 그런 것 안 하나? 마피아들이 워낙 한 통속이라 못 건드려서 그렇지!"
맞는 말이다, 오늘날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마피아가 지배하고 있는데..... 영국도 옥스브리지 마피아가 수상과 노벨상을 휩쓸고 있고 귀족 마피아는 내놓은 특권층이다. 그리고 미국의 이익집단 마피아들은 대통령도 쥐락펴락할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본도 동경대 및 몇몇 사학 마피아들이 관료계와 경제계를 장악하고 있다.
BBut~ttt!
그러한 나라들은 모두 앞서 언급한 마피아 견제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마피아라고 해도 우리처럼 무소불위의 마피아는 아니고, 참아줄만한 마피아라는 것이다. 따라서 마피아주의가 심한 우리한테는 오히려 이들보다 더 강력한 마피아 견제장치가 필요하단 말씀이 되겠다.
하지만 누가 있어 그러한 엄청난 일을 해낼 것인가?
주위를 돌아보거나 저 위에 앉아 있는 사람을 쳐다보지 마라!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뿐이니까. 마피아주의를 만들어내고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인 우리 자신이 이를 버리지 않으면서 누구한테 먼저 버릴 것을 요구할 것인가? "네 탓이요!"만 해가지고는 절대로 '마피아 한국'은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혁명'은 쉽고 '개혁'은 어려우며,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비록 힘이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선진 한국"은 우리 자신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필자 확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