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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맛있는 TV'의 제주 토속음식 사냥
MBC의 대표적 요리 프로그램인 ‘찾아라! 맛있는 TV'가 제주의 토속음식 사냥에 나섰다. 제주 현장을 찾은 주인공은 전국 각도의 대표적 음식을 찾아 소개하는 ‘대동맛지도’팀. 촬영팀의 목표는 제주의 3가지 명물. 5월-8월까지 그 맛이 일품이고 여름철 제주사람들의 최고별미인 자리돔과 귀한 생선으로 소문나 평생 먹어볼까말까한 바금바리, 제주의 바다에 지천으로 널린 갱이(게)가 그 주인공. 3가지 제주명물과 함께 주민들의 눈길을 잡아 끈 인물이 있었으니 리포터를 맡고 있는 이진환ㆍ황은정씨. 상황에 맞춰 릴레이식으로 펼쳐내는 재치있는 수다, 엄청 복스럽게 먹어대는 놀라운 식성, 생생하게 살아있는 풍부한 표정연기가 일품이었기 때문. 보고만 있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맛갈스런 음식, 마냥 행복한 표정. 행복한 맛기행에 우리도 동참해 보자.!! (촬영내용은 5월 22일, 29일 방송)
여름더위 식히는 제주별미, ‘자리물회’
자리돔은 제주에서 자리라 불리우는데 대부분의 제주사람들이 여름만 되면 이구동성으로 자리물회를 찾는다. 그만큼 자리물회는 제주사람들과 친숙한 음식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다. 물회는 오이와 깻잎을 채 썰고 미나리를 잘게 썰어 주 재료인 자리나 한치, 홍삼이나 소라 등을 잘게 토막내 준비한 야채와 섞어 양념한다. 양념은 반드시 된장을 주로 하고 소금, 설탕, 깨소금, 고춧가루, 식초를 넣어 버무린다.
여기에 시원한 물을 붓고 얼음을 띄우면 맛깔스런 물회가 완성된다. 자리는 보리이삭이 패이면서 알이 들고 5월 하순부터 8월이 산란기여서 이때가 맛이 빼어나다. 그래서 제주의 여름식단에 반드시 오른다. 타지에 나가 있는 제주사람들은 땀이 흐르는 초여름만 되면 자리회가 먹고싶어 고향생각이 간절하다 한다. 그 정도로 맛이 기가 막혀 여름철 대표음식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자리회는 강회와 물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강회는 중간크기의 싱싱한 자리를 비늘과 지느러미, 머리, 꼬리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등쪽으로 어슷썰기하여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양념장을 무쳐 먹는 것이다. 제주에서만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시원한 국물과 함께 옥독오독 고소하게 씹히는 자리맛은 가히 일품이다. 자리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는 바로 등의 가시. 가시는 고소하기는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입천장을 찔리기 십상이다. 제주토박이가 아닌 다음에야 가시까지 씹어먹기는 힘들 듯. 이 자리돔을 소재로 한 잔치가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열리는 보목수산일품 자리돔 큰잔치다. 올해는 6월 11-13일까지 보목포구에서 자리축제가 열렸다. (촬영협조 일조미락 064-792-1115)
바다의 미식가 ‘다금바리’
전복과 뿔소라만 먹고 산다는 바다의 미식가 다금바리. 제주에서도 다금바리 요리를 먹기 위해선 사전예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워낙 희귀해 이놈 한 마리를 잡기 위해 2-3일은 바다에 나가 낚시대를 던져야 할 정도다. 이런 까닭에 가격도 만만치 않아 부담스런 면이 있지만 양식조차 불가능한 어종인지라 잡혔다는 횟집마다 잡혔다는 소식이 날아들길 기다린다.
대동맛지도 촬영에 등장한 다금바리는 대략 3kg짜리. 횟집 관계자말로는 이 정도 다금바리라면 시중에서 50-60만원에 거래된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무튼 다금바리 이놈은 대단히 비싼 생선이다. 1kg에 18만원이라니... 크기가 워낙 큰 만큼 다른 생선과 달리 부위별 회 시식이 가능하다. 이날 촬영때 나온 회종류를 일단 살펴보자.
기본으로 나오는 몸통살과 함께 볼살, 이마살, 입술살, 옆구리살, 갈비살, 가슴살, 목살, 뱃살, 지느러미살, 배꼽살 등이 차례차례 접시를 채워가자 촬영진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머지는 지리탕을 끓일때 이용된다니 결국 하나도 버리는 게 없는 셈이다. 물론 부위별 씹는 감각과 맛도 다르다. (촬영협조 등대와 바당 064-712-1282)
영양만점 ‘갱이죽’의 비밀...재료는 오직 게 하나
제주의 상차림은 육지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내세울 게 없다. 메뉴도 다양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도 별로 없고... 그러나 없는 살림에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있는 정성 없는 정성 기울여 만든 서민음식 갱이죽을 맛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여름철 제주도 제철음식이자 토속음식으로 관광객에게 한 번쯤 권할 만한 메뉴다.
갱이죽은 제주도내에서 두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성산포 및 동부지역에서는 ‘갱이죽’, 제주시권에서는 ‘깅이죽’이라 불리는 것. 여기서 말하는 갱이 또는 깅이는 표준어로 ‘게’를 말한다. 이놈(?)의 게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5-6월이다. 이때쯤 되면 알이 꽉 배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와 이놈들을 잡으려는 해녀들의 일손이 무척 바빠진다. 바닷물이 빠지고 난 후 돌틈이나 바위를 뒤집어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모래속에도 서식하고 있다.
도내 어느 해안에서나 게잡이가 가능하므로 차를 타고 해안가를 지나고 있다면 잠시 길가에 주차시켜 놓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보자. 잡아온 게를 곱게 갈아 체로 걸러낸 물과 노릿노릿하게 볶아낸 쌀을 섞 어 팔팔 끓인 것이 갱이죽인데 고소하고 담백한 그 맛이 일품이다.
일체의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아 신선한 게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다른 양념없이 갱이 그 자체를 기름에 볶으면 갱이볶음이 되고 밀가루 옷을 입혀 기름에 튀기면 갱이튀김이다. 과자처럼 고소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바삭바삭 부서지는 그 느낌이 그 어떤 고급 요리와 비할 수 없는 고소함 그 자체이다. 영양은 말할 것도 없다. 무슨 요리든 오로지 게 한 가지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바다의 신선함, 게의 담백고소함 등 게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촬영협조 섭지해녀의 집 064-782-0672)
글 강은정 기자/사진 한정택 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