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8] 다시 부르는 옛 노래
다시 부르는 옛 노래
버드나무 정원 아래 내 사랑과 만났네
그녀는 작고 눈처럼 하얀 발로
수양버들 정원을 지나갔지
그녀는 내게 나무에 잎사귀가 자라듯
쉽게 사랑하라고 말했지
그러나 나는 어리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을 새겨듣지 않았네
강가의 들판에 내 사랑과 나 서있었네
내 기울어진 어깨 위에
그녀는 눈처럼 흰 손을 얹었지
그녀는 내게 강둑 위에 풀이 자라듯이
인생을 쉽게 살라고 말했지
그러나 나, 젊고 어리석었고
그래서 지금 눈물로 가득하네
-예이츠(W. B. Yeats·1865∼1939)
어느 노파가 부르던 3행의 민요를 예이츠가 늘려 시로 만들었다. 예이츠에게 사랑은 쉽지 않았다. 스물네 살에 만난 배우이자 아일랜드 독립운동가인 모드 곤(Maud Gonne)에게 십년간 네 번이나 청혼했다 거절당했다.
모드 곤이 과격한 민족주의자 맥브라이드와 결혼한 뒤에도 그녀는 예이츠의 시에 강렬한 존재로 남아있었다. 모드 곤은 예이츠의 뮤즈였고, 두 사람의 우정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1916년 부활절 봉기가 실패한 뒤 모드의 남편이 영국군에게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청혼했다 거절당한다. 이듬해 52세의 예이츠는 모드 곤의 딸에게 청혼했다 거부당한 뒤 스물다섯 살의 조지와 결혼했다.
1939년 남프랑스 망통에서 사망한 예이츠의 시신은 인근 묘지에 묻혔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8년, 예이츠의 유해를 고국 슬라이고로 옮기는 일을 책임진 아일랜드의 외무부 장관 숀 맥브라이드는 모드 곤의 아들이었다. 행복한 결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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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Old Song Resung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She bid me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with her would not agree.
In a field by the river
my love and I did stand,
And on my leaning shoulder
she laid her snow-white hand.
She bid me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But I was young and foolish,
and now am full of tears.
-W. B. Yeats(1865∼1939)
최영미의 어떤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