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산[華獐山] 859.4m 경북 봉화
산줄기 : 백두각희단맥
들머리 : 소천면 현동리와 법전면 어지리를 잇는 노루재
위 치 경북 봉화군 소천면
높 이 859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적막강산 사향노루산 인... 봉화 화장산(859.4m)
경상북도 최북단에 위치한 봉화군에는 아직 산악인들에게 생소한 두메의 산이 수두룩하다. 그중 소천면에 있는 화장산(859.4m)도 그 부류에 속한다. 화장산 발음만 생각하면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겠지만 동물의 노루, 그것도 사향노루산이다.
화장산 동남쪽 아래 해발 563m 되는 노루재를 산행들머리로 하였으면 좋겠으나 얼마 전 노루재 아래로 터널이 뚫리는 바람에 산행하는 교통편이 불편해져 버려 소천면 소재지인 현동리 버스정류소를 산행들머리로 택했다.
태백, 울진, 춘양으로 갈라지는 31, 35, 36번 국도 현동주유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춘양 방향의 도로를 따라 소천중고교 앞을 지난다. 노인회관을 끼고 돌자 노루재터널로 가는 길과 터널이 뚫리기 전 노루재로 오르는 옛길 삼거리에 원두막이 있다. 농민들이 철따라 생산되는 농산물 중 복수박, 찰옥수수 등을 내다 놓고 판매하는 원두막처럼 지어놓은 건물이다. 노루재로 오르는 옛 자동차 길로 들어서자 이내 또 삼거리다. 왼편은 노루재 가는 길이고 화장산 산행은 오른쪽 시동(시라리골)으로 방향으로 잡는다.
양쪽 산사면으로 꽃들이 울긋불긋 야단법석을 떠는 골짜기 사이로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안순란, 이영숙씨의 발걸음이 가볍다. 산모퉁이를 돌아들자 사과나무를 재배하는 농가가 나타난다. 이번에는 길을 넓히느라 산자락을 자른 절개지를 끼고 돌자 긴 시라리골이 한눈에 보이며 왼쪽 언덕에 당목 소나무를 빙 둘러 돌담을 쌓고 금줄을 띄워 놓은 성황당이 있다. 작은 부계골 틈으로 화장산 정수리가 뵈는 듯하다.
지금 시간이 아침 9시10분쯤 되었는데소천면사무소 복지계에서 시동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운행하는 미니버스가 마을삼거리를 한바퀴 돌아 현동리로 나가고 있다. 시라리골 개천에는 버들치가 노닐고 띄엄띄엄 앉은 농가들은 사람이 보이지 않아 졸고 있는 듯하다. 옛날 이 골짜기에는 50여 호 이상이 살았으나 현재는 10여 호의 농가만 남아 적막강산이 되었다.
새마을공동농기계 보관창고 앞도 지난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느림보로 성황당을 뒤로한 지 20여분 뒤에 마당도 되고 길도 되는 한켠에 검정이 잔뜩 묻은 가마솥이 졸졸이 걸린 김용두시 농가 앞 사거리다. 마을에서는 삼거리라고 부른다. 직진하는 길은 보부상들이 살피재 넘어 춘양장 보러 다니던 길이고, 오른쪽은 시멘트 다리 건너 절골, 왼편은 화장산 산행길로 정한 아홉사리골이다. 이 길은 춘양으로 다녔던 지름길이다.
절골 쪽을 올려보니 한쪽 산사면 솔밭이 타버린 흔적이 있다. 산불의 원인은 지난 4월10일경 절골에 사는 72세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감자밭뚝을 태우다 불이 산으로 옮겨 붙었다. 산불은 일찍 진화하였으나 불을 낸 노인은 그 자리에 넘어져 일어나지도 못하고 불에 타 사망하였다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아홉사리골로 들며 서서히 고도를 올린다. 진달래, 조팝나무, 귀룽나무, 버드나무 종류들이 가로수 역할을 하고 있다. 아홉 번 이상 커브 길을 돌아 오른 지 25분쯤, 널푸레한 당귀밭이 펼쳐지는 분지 삼거리다. 옛날 이 분지 속에도 10여 호 가구가 이마를 맞대고 살갑게 살았으나 모두 대처로 떠나고 덩그러니 농사용 컨테이너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오른쪽 농로로 간다. 이국적인 풍경의 평탄한 마사토 길이 걷기 좋다. 유난히 버드나무 종류가 많다. 바람을 타고 향긋한 당귀향이 코끝에 앉는다. 분지 속의 삼거리를 뒤로한 지 15분쯤 지나자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한 주능선 사거리다. 여기엔 '86 L53, L14, L15 현동 간' 전신주가 있다. 잠시 휴식을 하고 L14호와 L15호 전봇대 사이의 왼편 솔밭 길로 들어 남동쪽 방향의 능선을 따라 화장산 정상 쪽으로 향한다.
소나무 아래 키 작은 산초나무 가시를 조심하며 천천히 숲을 더터 큰부계골 안부를 지나 조망이 좋은 묘가 있는 봉우리에 닿았다. 북으로 시라리골과 절골, 형제봉, 왕두산, 각화산, 뒤로 백두대간 상의 구룡산, 태백산이 어림되고 오른편으로 청옥산, 비룡산 뒤로는 낙동정맥이 검푸르다.
묘에서 오른족인 남쪽 안부로 내려서며 주릉을 잃지 않도록 신경 쓰며 안부에 이르니 떡갈나무, 싸리나무, 두릅나무, 산초나무, 줄딸기, 오미자 덩굴이 뒤엉켜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안부를 뒤로 하고 이제는 화장산 정수리를 향한 오름이다. 흉고 둘레 190~200센티미터 정도 되는 금강소나무들 아래 길도 없는 급사면을 가까스로 치고 오르는데, 손가락 굵기의 물푸레나무들이 빼곡히 발을 친 듯 진을 치고 있어 진땀을 흘리게 한다. 요리조리 길을 만들며 오르자 군사호가 나타나고 나무를 베어 놓은 곳에 할미꽃이 핀 묘 옆엔 삼각점(춘양 306, 2004 재설)이 있는 화장산 정상이다.
하산은 남릉을 따라 잠시 내려서니 묘가 있다. 묘에서 왼쪽 능선으로 방향을 틀자 이번엔 묵묘가 나타난다. 정상에서 10분 정도 거리다. 여기서 왼쪽 능선으로 가자 교자상 크기의 너래반석이 보이더니 점점 폭이 좁아지는 능선 바위틈에 진달래나무과의 늘푸른떨기나무인 꼬리진달래, 일명 참꽃나무겨우살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내려서며 양쪽 절벽에 발을 조심조심 디디며 하산한다.
잠시 경사가 누그러드는 지형에 이르니 활짝 핀 진달래가 역광을 받아 더욱 아름답다. 계속 능선을 따라 약 30분을 내려서니 시라리골이 다시 반긴다. 멀리 화장산 쪽에서 노루 울음소리가 들린다.
*산행길잡이
현동버스정류소-(30분)-시라리골 성황당-(20분)-사거리-(40분)-아홉사리골-(1시간20분)-화장산 정상-(1시간30분)-시라리골-(30분)-현동버스정류소
화장산은 일반 등산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산이다. 등산로가 제대로 나 있지 않아 일부 개척산행을 해야 하는 코스도 있다. 빛날 화(華)에 노루 장(獐)의 이름을 가진 이 산은 노루, 사향노루산이다. 또한 화장산은 험준한 지형여건과 함께 임진왜란시 왜군과의 최대 격전지로 알려져 있다. 그 유래는 인근마을 지명에서도 알 수 있다.
목비골이라는 마을은 화장산 남쪽에 위치한 마을로서 임진왜란 당시 류종개 장수가 왜군들의 목을 수없이 많이 베어낸 골짜기라 하여 목비골이라 불렀다 한다. 정상엔 삼각점이 있으며, 넝쿨과 바위 사이로 난 좁은길 등으로 인해 여름 산행은 결코 만만치 않음을 감안해야 한다. 대중고툥을 이용한다면 시라리골 원점회귀 산행을 해야 하며, 총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다.
*교통
현동버스정류소(054-672-7622)에서 봉화, 영주, 대구 방면 버스(08:00, 09:30, 10:35, 11:20, 11:40, 12:35, 13:40, 15:40, 17:40, 17:50, 18:35, 19:10, 20:10)가 있다. 현동에서 울진행 버스는 1일 2회(08:25, 15:10) 운행하며, 태백행 버스는 1일 11회(09:00, 09:35, 11:55, 12:45, 14:05, 15:45, 16:55, 17:40, 18:40, 20:15, 22:30) 운행한다.
시내버스는 현동에서 춘양행(08:00, 15:00)과 남회룡행(13:20, 18:00), 임기행(14:40, 18:30) 등이며, 요금은 춘양이 1,400원, 영주 5,900원, 대전 22,600원, 대구 14,100원, 태백 5,100원, 울진 7,200원이다. 마을버스는 시라리골을 현동에서 하루 2번 왕복(08:30, 13:30) 운행한다. 소천개인택시 672-7676, 011-501-7676.
*잘 데와 먹을 데
현동의 식사와 숙박업소는 현동기사식당(672-7677), 금강여인숙(672-4023), 금강식당(672-7479), 삼강여관(672-7314), 삼강식당(672-7479), 명산랜드(673-9966, 672-8700) 등이다.
*볼거리
분천리 까치구멍집 까치구멍집은 19세기 말에 건축된 것으로 소천면 분천리의 황목의 수안골에 있다. 건물은 정면 어간에 두짝 널 대문을 달고 앞간에 봉당을, 뒷간에 마루를 갖춘 경북지방(안동)의 여간 까치구멍집 골격을 갖추면서도, 마루 뒤쪽을 막아서 좁은 도장방을 설치한 형식은 강원도 남부지방 까치구멍집의 요소가 가미되었다.
또한 안방에 붙은 정지간에 외양간이 접하는 형식은 북선형의 겹집(온돌 중심)의 영향을 보이는 등 경북 최북단에 위치한 지리적인 특성을 잘 나타내는 주택이다. 1994년 민속자료 제108호로 지정되었다. 글쓴이:김부래 태백주재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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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