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르노그룹의 스포츠카 제조사 알핀(Alpine)이 ‘2022 프렌치 포뮬러 1 그랑프리(2022 French Formula 1 Grand Prix)’에서 A110 E-테르니테(E-ternité)를 공개했다. A110을 밑바탕 삼은 전기 스포츠카 콘셉트로 A110 출시 60주년을 기념하고,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날 알핀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태어났다.
지난해 1월, 알핀은 전동화 브랜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스포츠카 한 대만 만드는 지금과 달리 ①For Me(나를 위한 차) ②For Us(우리를 위한 차) ③For the Weekend(주말을 위한 차)를 콘셉트로 세 가지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알핀은 앞으로 나올 전기차를 영국의 로터스(Lotus)와 함께 개발한다.
A110 E-테르니테의 겉모습은 내연기관 A11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낮은 앞모습과 동그란 주간 주행등(DRL), 삼각형으로 빚은 앞 범퍼 공기 통로, 좌우로 길게 뻗은 범퍼 공기 흡입구가 좋은 예다. 대신 헤드램프 윗부분을 차체와 같은 컬러로 마감하고, 휠 아치 근처에 독특한 스티커를 더했다.
지붕 가운데에는 큼직한 탈착식 글래스 루프를 달았다. 알핀에 따르면, 글래스 루프는 기존 A110의 차체 강성은 유지하되 컨버터블 모델 출시를 원했던 일부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결과물이다. 지붕은 재활용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빚었다. 뒷모습엔 벌집 모양 패턴을 그린 독특한 뒷유리를 달았다. A110 특유의 ‘X’자 그래픽을 품은 LED 리어 램프는 그대로 챙겼다.
실내 구성은 기존 A110과 같다. 림 밑동을 일자로 다듬은 3-스포크 D컷 스티어링 휠과 퀼팅 패턴을 담은 버킷 시트, 버튼식 기어가 대표적이다.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인포테인먼트 화면 대신 운전자의 개인 태블릿을 꽂을 수 있는 거치대를 심었다. 캐빈 곳곳엔 스피커 여덟 개를 넣어 청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A110은 직렬 4기통 1.8L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짝 지었다. 반면 A110 E-테르니테는 엔진 대신 뒤 차축에 전기 모터 한 개를 얹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38마력, 30.5㎏·m. 수치상으로는 기본형 A110(252마력, 32.6㎏·m)보다 약하지만, 모터에 전기가 흐르는 즉시 최대토크를 뿜는 전기차의 특징을 바탕으로 짜릿한 주행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0→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4.5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앞뒤 차축에는 메간 E-테크(Megane E-Tech)에서 빌려온 60㎾h 배터리를 얹었다. A110의 작은 차체에 배터리를 넣기 위해 배터리 셀 12개를 앞뒤로 각각 4개, 8개씩 나눠 심었다. 알핀이 제시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417㎞. 배터리로 인해 몸무게는 약 258㎏가량 늘었지만, 공차중량은 1,378㎏에 묶었다.
A110 E-테르니테는 일회성 모델로 양산 계획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