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오류.
'톱스타 김수빈양, 대기업 후계자와 열애 中'
미칠 것만 같았다.
그와 그의 새로운 여자의 이야기가 가득 실린 신문을 보며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만 사랑하겠다던 그 남자가, 나만을 평생 바라보겠다던 그 남자가 ..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정말, 눈동자 한번 흔들리지 않고 떠나버렸다.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던 나는 당장 달려가 매달리고 싶었으나
그의 앞엔 이미 그의 새로운 여자가 웃으며 서있었다.
톱스타 김수빈.. 그래, 그런 거였다.
집안, 학벌이 부족한 나는 그렇게 잘난 남자완 절대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병신 유화진.. 병신."
내 머릿속에서 안성준. 그를 밀쳐내버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세상은 온통 그의 이야기만 전달해 준다.
TV속에서도 라디오속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온통 그의 이야기 뿐이다.
그를 잊고 싶지만 내 머릿속에선 그가 마지막 남겼던 말만 뱅뱅 돌뿐이었다.
'유화진. 잘 살아라. 꼭.. 행복해라.'
날 떠나가면서 왜 그런 따뜻한 말을 남기는지,
그가 없는 난 과연 살 수 있을 런지.
옆에 놓여있던 수면제 통을 들었다.
내 비록 28년 밖에 살지 않았으나 생애 최고의 남자를 만나고 가니
후회는 없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수면제를 먹은 나는 침대에 고스란히 누웠다.
미칠듯한 고통이 이따랏지만 난 눈을 감았다.
-
천국일까, 지옥일까.
아무래도 지옥이겠지..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목숨 스스로 끊는
못된 짓 했으니 난 벌을 받아야 겠지.
옥황상제에게 된통 혼날 각오를 하고 눈을 떳는데
내 앞에는 옥황상제가 아닌 너무나도 익숙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안성준..."
"유화진!! "
되려 눈을 감았다.
한달 만에 보는 그였는데 행복한 얼굴이 아니었다.
날 버린 그는 왜 행복한 얼굴이 아닐까..
감은 두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가. 날 살려낸게 왜 너야?! 왜 재수없는 너냐고.
목숨살려줬으니 고맙단 말은 할게.
눈물나도록 고마워. 고마운데.. 내 눈앞에서 사라져."
그의 두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 눈을 감은 채 말했다.
잘지냈냐고, 아픈덴 없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의 옆엔 그 여자가 있었으니까..
"유화진씨? 나보다 나이 많죠? 언니, 목숨 함부로 끊는 거 아냐~
성준오빠가 언니 차버렸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지. 안그래?
피식- 여자가 그렇게 약해 빠지면 되나? 그러니까 차이고 그러지."
"김수빈."
"어머, 오빤 왜 화를 내?
빨리 나와~ 나가있을 게."
재수 없는 여자다.
정말 죽도록 증오하고 싶은 여자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는 여자고 또 그를 사랑하는 여자이니까
나는 참을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밖에...
"유화진. 잘 살아라고 했지?
행복해. 제발.. 행복해줘. 그래야 나도 행복하니까."
그 남자는 그 말만 남기고 떠난 듯 했다.
눈을 떠보니 의사만이 내 옆에 서있었다.
조금만 더 있어주지..
조금만 더 그의 냄새를 맡고 싶었는데.
하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거구나.
그 남자는 이미 내 남자가 아니구나..
그남자와 나 사이는 치명적인 오류인 거구나..
며칠 후.
[다음은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빠지는 게 없는 김수빈양의 소식입니다.
한달전부터 대기업후계자와 열애를 하던 김수빈양은 다음주 일요일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정말 빠른 결혼 소식인데요,
김수빈양의 드라마 촬영 현장으로 제가 다녀왔습니다!]
틱-
TV에 비춰지는 밝은 모습의 리포터가 전하는 결혼 소식.
정말 이젠 그 사람과는 영영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의 결혼 소식을 듣고 나니 비로소 모든게 현실로 느껴지는 듯 했다.
단칸방에서 전기장판 하나에 의존 하며 사는 가난한 나는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목구멍에서 뭔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
그때,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표시제한..
받지않으려고 휴대폰을 다시 쇼파에 던졌는데
끊기고 또 오고. 끊기고 또 오고.
그렇게 3번째 전화가 울릴때 나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유진화?]
"누구세요."
[나야~접때 나 병원에서 봤지?
성준오빠 애인!]
"그런사람모릅니다."
[에이~ 끊지 말고 내 말 들어.
나 다음주 일요일날 오빠랑 결혼해.
와서 축하좀 해줬음 해서..
명색에 옛 애인인데 와서 축하는 해줘야지?
와서 성준오빠가 당신이랑 헤어졌단 걸 뼈저리게 느껴봐.
다음주 일요일 1시에 ##호텔에서하니까 꼭 와~그럼 안녕.]
뚝-
어이가 없었다.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건지.. 약을 올리는 건지.
왜 하필 이런 애가 그와 결혼한단 건지..
그리고 그날 저녁.
전화가 왔었다. 그에게..
그는 술에 취한 목소리로 연신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을 용서하라고..
나도 울었다. 나도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다 잊을 테니 행복하라고 말하며 울었다.
그와의 통화를 끝으로 의미없는 일주일이 흘러버렸다.
나는 이제 껏 입었던 옷들 중에 가장 화려한 것을 골라 입고
가장 화려하게 화장을 했다.
그의 행복한 결혼식을 축복해 주기 위해서..
결혼식장-
호텔 결혼식을 올리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기자, 연예인, 그리고 성준오빠측 사람들..
자리에 앉을 수도 없었던 나는 문 옆에 기대어 서서 결혼식을 바라보았다.
왠지 힘차 보이지 않는 그의 행진. 그리고 웃음을 띠며 행진하는 김수빈.
기자들에게 내보이는 저 가식적인 웃음.
하지만 내눈에는 김수빈의 모습이 아니라 그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주례사가 그에게 물었다.
"평생 슬플때나 기쁠때나 신부와 함께 할 것을 맹세합니까?"
"........"
그런데 그는 주례사의 말에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1분간 뜸을 들였을까, 옆에 서 있던 김수빈이 주변사람들의 반응에
그를 쿡쿡 찔렀다.
주례사가 다시 물었다.
"신랑. 대답하세요. 맹세합니까?"
".......아뇨."
그의 놀라운 말한마디에 결혼식장 안은 소란 스러워졌다.
기자들은 사진찍기에 바빴고 양측 부모들은 놀라 두눈을 크게 떴다.
그가 여러사람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맹세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여러 분들을 이렇게 불러 놓고 결혼을 망쳐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여자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사람들을 뚫고 서서히 걸어왔다. 나에게로.
왜.. 도대체 왜.
행복하게 살아라고 말까지 하고 이렇게 축복까지 해주러 왔는데 도대체 왜..
그는 나에게 다가와서 날 껴안았다.
그와 나는 기자들 사이에 끼어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미안하다 화진아.. 미안해.
나.. 너 사랑해."
<후에 안성준 번외편 나옵니다. >
첫댓글 우억..무슨이윤지 너무너무궁금해요!!ㅇ ㅁㅇ!!!!!!!
^^ 이유는 번외편에서 밝혀집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 번외편정말너무 궁금하군요! 캔콜라님 즐거운하루되세요 ^ ^
^^ 꼭 올려드리겠습니다. 헤헤, 덕분에 즐거운 하루되었습니다!
엄청잘보고갑니다.눈물이나오렬고하는데.마지막에남주너무멋있는것같아요.번외기대할꼐요.
잘보고 가신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하구요!! ^^ 번외편열심히 쓰겠습니다~
남주 완전 멋져요 ~번외 기대대요ㅎ 근데 어디..어디 나한테도 저렇게 해줄 사람이..........없구나ㅠㅠ
감사합니다. ^^ ㅎㅎ 님에게도 언젠가 저런 남자가 찰싹달라붙겠죠~ 걱정 마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