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가스료 부담 덜기… 10월부터 요금 분납제 시행
[전기-가스요금 인상]
주택용 5.3%, 음식점은 5.4% 올려
겨울철 요금 4개월간 나눠 납부
7%이상 사용량 줄이면 장려금
도시가스 요금이 4인 가구 기준 월 4400원가량 오른다. 정부는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 논란이 불거지자 올 1분기(1∼3월) 가스요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이 1분기에만 3조 원이 느는 등 재정 부담이 커지자 2분기(4∼6월) 요금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2.7원 인상 이후 7개월 만이다.
한국가스공사는 16일부터 민수용(주택용,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1.04원(5.3%)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택용 요금은 MJ당 19.7원에서 20.7원으로 오른다. 가스공사는 “최근 미수금이 급증하고 재무 상황이 악화돼 가스요금 인상 요인을 일부 요금에 반영했다”고 했다.
음식점이나 목욕탕 등에 적용하는 영업용 요금은 주택용보다 인상 폭이 조금 더 크다. 음식점·숙박업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영업용1) 가스요금은 현행 MJ당 19.3원에서 20.4원으로(5.4%), 목욕탕·폐기물처리장 등 적용 요금(영업용2)은 18.3원에서 19.4원으로(5.7%) 오른다. 이번 요금 인상은 민수용에 한정된다. 산업용 도시가스는 MJ당 20.6원, 열병합 발전소용은 19.5원으로 유지된다.
2분기 요금 인상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가스공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분기 기준 11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8조6000억 원에서 3개월 만에 3조 원이 늘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으로 나중에 요금 인상으로 회수한다. 미수금은 자산으로 분류돼 장부상 흑자라는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가스공사의 올 1분기 부채 비율은 640%로 1년 전보다 137%포인트 높아졌다.
가스공사는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상공인 요금 분납 제도를 10월부터 시행한다. 상시 근로자 수 10명 미만 등 소상공인은 동절기(10월∼이듬해 3월) 가스요금을 4개월에 걸쳐 나눠서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1월 사용분 가스요금을 1∼4월에 걸쳐 내는 식이다. 도시가스 특성상 특정 월에 사용량이 몰려 부담이 커질 경우를 대비한 제도다.
가스 소비 절약을 위한 에너지 캐시백 제도도 확대 시행한다. 전년도 사용량에 비해 7% 이상 가스 사용량을 줄이면 장려금을 지급한다.
세종=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