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세에서도 살 빼고 혈당 줄이는 운동 있다?
美연구진 “발뒤꿈치 들어올리는 좌식 운동법 ‘가자미근 푸시업’ 발견”
“혈중 포도당·지방 산화대사율 크게 높여…혈당 조절에 더 좋은 효과”
현대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앉은 자세로 보낸다. 공부를 하거나 일할 때도 앉아서 생활할 뿐 아니라 휴식도 앉거나 누워서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면 활동량이 많이 줄어 체내 에너지 대사가 떨어지게 되고, 비만이나 당뇨 등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휴식을 할 때 몸을 최대한 많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생활패턴을 개선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부나 일을 할 때 매번 일어나서 하기는 어려운데 좌식 생활을 하면서도 대사량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 해외 연구진이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큰 좌식 운동법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운동법은 체내 산화 대사율을 높여 혈당 조절에 더 좋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미국 휴스턴대 마크 해밀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앉아 있는 동안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까치발 운동, 이른바 ‘가자미근 푸시업’(soleus pushup)을 반복하면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가자미근’이란 종아리(또는 장딴지)에 있는 2개의 근육 중 하나다. 2개의 근육 중 무릎 뒤쪽에서 겉으로 불룩하게 두 갈래로 튀어나온 것은 ‘장딴지근’, 그 안쪽에서 발목가지 이어져 있는 넓적한 근육이 가자미근이다.
연구진은 가자미근 푸시업이 체내 산화 대사율을 높여 운동이나 체중 감량 요법, 간헐적 단식 등 널리 알려진 방법들보다 혈당 조절에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산화 대사는 산소를 이용해 혈중 포도당이나 지방 같은 대사산물을 태우는 것이다.
교수는 “가자미근을 제대로 사용하면 산화 대사 활동을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꺼내 쓸 수 있는 간이나 근육세포 속의 글리코겐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 일반적인 근육운동과 달리 가자미근은 글리코겐 대신 혈중 포도당과 지방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가자미근 푸시업은 비활성화 상태에 있는 이 근육을 사용해 대사산물을 태워 없애는 방식이다.
교수는 “글리코겐에 의존하는 근육운동은 체내 저장량이 적어 금방 한계에 다다르지만, 가자미근은 글리코겐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장시간 운동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녀, 노소, 체질량지수(BMI), 좌식생활시간 등 각기 특성이 다른 15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포도당 음료를 마시게 한 뒤 3시간 동안 가자미근 푸시업을 하도록 했다. 이어 조직 생검 등을 통해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식후 혈당 수치 변동 폭은 52%, 인슐린 필요량은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자미근 운동은 식사와 식사 사이의 공복 시간 중 지방 대사율을 두 배로 높였다. 이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는 혈중 지방(VLDL?트리글리세리드)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냈다.
참가자들은 중간중간 잠깐씩 휴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장시간의 운동에도 근육통이나 관절통, 근육 경련 같은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고 피로감을 호소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가자미 푸시업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두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이때 발뒤꿈치는 무릎보다 뒤쪽에 있도록 한다. 이어 이 위치에서 발뒤꿈치를 쭉 들어 올렸다가 잠시 후 천천히 내린다. 이런 식으로 운동을 반복하면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 몸의 근육은 질량이 20~30㎏으로 체질량 기준으로는 가장 큰 조직이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식후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산화 대사에 기여하는 몫이 15%에 불과하다.
교수는 “그러나 체중의 1%에 불과한 가자미근에 푸시업 운동을 해주면 탄수화물 산화 대사를 손쉽게 두배, 때로는 세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일정시간이 되면 몸을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주는데, 이를 실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가자미근 푸시업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혈중 포도당과 지방을 태우는 저비용-고효율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연구가 말해준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