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실습생이란 이름으로 성빈센트병원과 인연을 맺었었다..
아침 7시 반까지 가야하는 고되고 눈치보이는 일과속에서도 한가지 나자신에 대해 위안을 삼을수 있었던 것은 거기서 봤던 환자들과 내가 다르다는 약간은 미안하면서도 안도되는 사실때문이었다...
점심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졸다가 갑자기 hemiplegia(신체의 왼쪽이나 오른쪽 절반이 마비되는 증상을 말한다...흔히 우리가 말하는 중풍환자!! 배트맨에서 투페이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좀 되려나..?) 가 된 역무원 아저씨... 교통사고로 두개골을 일부 제거해 머리 한쪽이 마치 바람빠진 고무공마냥 움푹 들어간 나보다 한살 어렸던 친구... 호흡이 곤란해져 아담스 애플(목젖 아래 움푹 들어간 부위) 을 절개해 거기에 호스를 끼워 호흡과 영양공급을 받던 할머니, 할아버지들....
병원에서의 생활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조금더 우리처럼 살아가고자 , 나처럼 자신들과 구별시켜 생각하는 사람들과 비슷해지도록 노력하는 사람들과의 생활이었다...
물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더러는 억지로 치료를 받으며 그냥저냥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내일에 희망을 걸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은 나 자신을 너무도 부끄럽게 했다...
나에게는 똑똑하지는 않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할수 있는 지성과 기쁜일에 즐거워하고 슬픈일에 눈물흘릴수 있는 감성과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즐길수 있는 건강한 신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덥다고 때론 춥다고 불평하지는 않았나... 내 처지가 남들보다 조금 못하다고 비관한적은 없었나... 이런 생각들을 하며 나 자신을 크게 반성하게 해준 고마운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 깨우침을 오래 간직하지 못한 내 우둔한 머리는 오늘도 불평을 하고 투정을 하고 자신을 학대하며 소중한 시간들을 하릴없이 보내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기억하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일요일 우리가 비온다고 투덜거리며 볼을 차던 그 시간에도 볼찬후 모였던 중국집에서 음식이 빨리 안나온다고 투덜거리며 비오는 창밖을 쳐다보던 그 시간에도 우리의 시선이 머문 길건너 아주대병원에서는 내일의 희망을 보며 이 더운날 움직이지 않는 팔을 혹은 다리를 옮겨가며 땀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첫댓글 ..........멋진 넘.
오호라...멋진걸....ㅡㅡ;;멋지군.
그래 잃어버리면 안되는 사실인데 너무 쉽게 잊고 지낼때가 많은거 같아...지훈이가 생각나게 해줬네 고마워^^
가족 모두가 건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겠어^^ 덕분에 힘난다~ 고마워~~~
오....형 그방면에서 일을 하시는군요.
얼~~~ 막내야~ 왜 갑자기 멋있는 척 하고 그랭~ 킬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