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번기 1국]
세계바둑사상 최강자의 맞대결로 펼쳐진 '빅쇼'에서 구리 9단이 기분좋은 선취점 얻었다. 2월 23일 오전 10시 강원도 백담사 무산장실(霧山丈室)에 마련된 특별대국실에서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번기 1국에서 구리 9단이 이세돌 9단을 맞아 163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돌가리기에서 홀짝을 맞힌 구리 9단이 흑을 선택, 구리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된 대국은 '중반 접어들 무렵 백98의 빵때림이 이하 흑99~107까지 후수로 변하면서 바둑이 흑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어려운 진행이 계속되었지만 하변 백대마가 공격 당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 (목진석 9단 총평)
이 바둑을 승리함으로써 직전 농심배 최종국 패배를 설욕하며 이세돌 9단과의 상대전적도 8승 8패(공식전적은 5승 4패)로 바꿔놓았다.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역대 우승자끼리 결승 대결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세돌 9단은 대회 첫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번 결승에는 구리 9단의 어머니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예전 LG배 때에는 아버지가 한국에 오려고 했으나 상대가 천야오예 9단으로 결정되면서 오지 않았고 이번은 워낙 중요한 경기라 어머니가 먼저 따라가겠다고 해 함께 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농심배를 두고 난 뒤 서울로 돌아와 곧바로 다시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에서 3번기를 벌이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구리 9단 또한 농심배에 이어 LG배 결승전에 출전하고 있는데 구리 9단은 이번 LG배 결승전이 끝나면 직접 상하이로 가 오는 27일(토) 콩지에 7단과 NEC배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옆 사진은 인터뷰 중인 위빈 중국단장.)
대회 세 번째 우승(2003년, 2008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세돌 9단과 대회 두 번째(2006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구리 9단이 벌이는 LG배 세계기왕전 결승2국은 2월 25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될 예정이다. 사이버오로에서는 홈페이지와 대국실을 통해 이세돌 9단의 반격이 예상되는 결승2,3국을 김영삼 8단, 강동윤 9단의 해설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은 제한시간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이며 돌을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결승전까지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대진 추첨을 다시 하며 결승전은 3번기로 치러진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8000만원.
▲결승1국에서 패한 이세돌 9단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국 종료 후 복기를 하고 있다.
▲뜨거운 복기 장면. 2승을 거두기까지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대국 도중 중국 단장으로 온 위빈 9단이 심각한 표정으로 화면 앞에서 검토하고 있다,.
▲승리를 거둔 구리 9단이 상하이TV, CCTV기자 등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