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신기한 문자” 한글]
인생의 고비마다 국어 실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진학이나 취업 등 인생의 성공과 직결된 일에 일정 수준 이상의 국어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국어 실력이 밥 먹여 준다>의 저자 김철호씨는 “국어 관련 실용서나 국어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에 응시자가 몰리는 이유는 그만큼 사회가 국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국어 능력은 언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걸까.
국어 능력이 처음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때는 초등학교 입학 직후다. 이 때에는 무엇보다 언어능력이 각 교과의 이해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의 ‘받아쓰기’ 점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모든 학습의 도구적 역할을 하는 국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인 것이다. 서울 방산초교 1학년 담임 김설아 교사는 “최근에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한글을 깨치고 들어 오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경우 수업을 따라오지 못해 심각한 학습 장애를 겪기도 한다”면서 “이 때의 아이들은 언어습득능력에 따라 수준 차이가 뚜렷이 난다”고 했다.
최근에는 국어 능력이 명문 고교 진학의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 몇몇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가 지원자격에 국어 능력평가 시험 성적을 제출할 것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족사관고를 시작으로 전주 상산고, 공주 한일고, 현대 청운고와 안양외고, 김포외고 등이 전형요소로 활용하고 있으며 동두천외고, 안양외고는 국어교과의 수행평가를 대신해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올 들어 한국방송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른 중학생은 538명으로 전체 청소년 응시자의 55%에 달한다.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의 국어능력인증시험을 치른 중학생 응시자 역시 지난해 전체의 24%였던 것이 올해 54%로 대폭 늘었다. 상산고 입학관리부 관계자는 “국어 관련 경시 대회가 줄면서 국어 특기자를 선발하기 위한 새로운 전형자료가 필요했다”며 “토플이나 텝스 등 공인 영어 성적을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영어 특기자 전형’처럼 국립국어원 등 국가가 인정하는 공인 국어 성적을 ‘국어 특기자 전형’에 반영하게 됐다”고 했다.
대학 입시에서는 2008년 새입시제도가 도입되면서 논술(쓰기), 구술면접(말하기) 등 국어 능력 가운데 대학 수학에 필요한 ‘표현력’이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성균관대의 동양학 인재 전형, 동아대의 국어·한문특기자 전형 등 공인 국어 성적을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국어 능력을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곳이 바로 ‘기업’이다. 2005년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 72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43.8%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 ‘국어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입사원에게 부족한 업무 능력으로 외국어 능력을 꼽은 사람(5.1%)보다 국어 능력을 꼽은 사람(5.6%)이 더 많았다. 국어 관련 업무 중에서는 쓰기 영역에 해당하는 ‘기획안·보고서 작성’이 부족하다고 답한 사람이 53.2%로 가장 많았다. 현재 공인 국어 성적을 입사 전형 자료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획안 작성이나 프리젠테이션, 그리고 고객을 상대하는 것까지 업무에서 가장 중시되는 건 의사 소통 능력이다”며 “공인 국어 시험 성적이 업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국어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 도입하게 됐다”고 했다.
한국방송(KBS) 국어능력시험 담당 박현우 아나운서는 “공인 국어 성적은 대학 졸업 인증 자료나 공무원 채용 시험의 자격 요건으로 활용되는 등 점차 사회적 요구가 늘고 있다”며 “고교 진학부터 대학 입학과 졸업, 취업에 이르는 연속적인 과정에 국어 능력이 대접받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원대 심헌재 교수(국어교육과 대학원 초등교육)는 “대개 국어 공부는 말과 글을 깨친 이후 별다른 노력을 안한다”며 “그러나 국어 능력이 사고력과 의사 소통 능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만큼 평생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취학부터 취업까지 생애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국어 능력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글에 대한 안내]
한국은 국토의 크기로 볼 때는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인구 수로 볼 때는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남북한이 합치면 약 7천만으로 15위에 해당한다. 언어를 중심으로 볼 때 한국은 더욱 크다.
한국어는 지구상에 쓰이고 있는 수천 가지 언어 중에서 중국어, 힌디어, 스페인어, 영어, 아랍어, 벵골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에 이어 사용 인구 수로 열세 번째를 차지하는 언어이다. 이러한 한국어에 대해 우리는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지구상의 소수 언어가 자꾸 소멸해 간다는 보고가 있고 그래서 앞으로 몇 언어만 살아남을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에 기대어 영어를 공용어로 삼아야 하고 심지어 우리의 후손들은 한국어 대신 영어를 모국어로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언어란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만은 아니며 민족의 역사와 얼이 담겨 있는 것이다. 민족은 언어를 특징으로 한다. 고유 언어를 잃은 민족은 더 이상 민족이라 하기 어렵다. 예컨대 만주족은 만주어를 잃어버림으로써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민족이 우리말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역경을 헤치고 민족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말과 글을 잘 보존하고 지켜 나감으로써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외국인과 외국어에 대한 열린 마음도 필요하다. 세계사의 흐름에 뒤지지 않도록 외국어와 외국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우리의 말과 글을 계승, 발전시키고 나아가 세계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
* 옮겨온 글입니다. (출처 미상)
첫댓글 야호!~~~~~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내용이지만 새기고 또 새겨서 자손만대에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우리 언어가 세계에 언어가 되는 날 까지, 아자! 아자!
호주에서 만난 사람 중에 남편이 외교관이어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여러나라에서 체류한 적이 있었던 분이 한글창제에 대해 특히 대단한 일이라고 감탄을 많이 하더군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굉장한 일이라고 다른 나라 학생들도 많은데서 칭찬을 하더라구요. 어깨가 우쭐했었지요.
저도 한글 예찬론자입니다. '대지'의 작가 펄벅은 '살아있는 갈대' 서문에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 글자이며 한글 자모음을 조합하면 어떤 언어 음성도 표기할 수 있다"고 극찬한 바 있죠. 또한 유네스코는 1989년 세종대왕 문해상을 제정해 매년 9월8일 각국에서 문맹퇴치사업에 공이 많은 개인이나 단체를 뽑아 시상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