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수 23% 감소에 대학가 구조조정 본격화
온타리오 대학생 1인당 지원금 캐나다 최저 수준
선거 앞둔 정치권 "실질적 해결책 없어"
온타리오주 대학들이 유례없는 대규모 학과 폐지를 단행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유학생 입학 제한 조치와 주정부의 낮은 교육 지원금이 겹치면서다.
벨빌 소재 로열리스트 칼리지는 전체 교육과정의 30%에 달하는 24개 학과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세인트 로렌스, 알곤퀸, 센테니얼, 세네카 칼리지 등 온타리오주 전역의 대학들이 연이어 학과 폐지를 발표했다.
주요 종합대학 중에서는 요크대학교가 처음으로 학과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반발해 온타리오주 전역의 대학에서 항의 집회가 열렸다. 교육계에서는 향후 온타리오주에서만 1천개 이상의 대학 학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1년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온타리오주의 학생 1인당 교육 지원금은 캐나다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학들은 높은 등록금을 내는 유학생 유치로 재정을 충당해왔다. 24개 공립 칼리지의 등록금 수입 중 68%가 유학생에게서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연방정부는 인구 증가가 임대시장을 압박한다는 이유로 유학생 비자 발급을 10% 축소했다. 이로 인해 2025년 온타리오주의 유학생 지원자 수는 23% 감소했다.
브록대학교 교육학과는 이번 사태를 '완벽한 재정 위기'로 규정했다. 낮은 학생 지원금, 유학생 제한, 국내 학생 정원 제한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대학들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온타리오주 선거에서도 이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더그 포드 진보보수당 대표는 3년간 13억 달러 지원 증액을 약속했지만, 유학생 감소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당은 각 대학의 유학생 비율을 10%로 제한하되 공정한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민당과 녹색당은 학생 1인당 지원금을 20% 인상하고 물가상승률에 연동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교육 시스템이 지역 경제와 혁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숙련 인력 양성과 산업 유치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어, 학과 폐지의 영향이 해당 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농촌 지역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인 로열리스트 칼리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대학은 지역 산업에 필요한 숙련 인력을 공급하는 핵심 기관이다. 학과 폐지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