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삼성동 현대차 사옥 오토웨이타워에서 글로벌 종합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팀원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1주(住), 2땅(土), 3상(商)'이란 말이 있다. 부동산 투자에서 주택이 가장 쉽고, 그 다음이 땅, 그리고 상가투자가 가장 어렵다는 격언이다. 꼬박꼬박 임대료 나오는 상가투자에 쉽게 눈길이 가지만 잘못 물렸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순식간에 상권이 불붙고 또 식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빙수 전문점들이다. 지난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요 상권의 목 좋은 건물에 빙수 전문점이 우후죽순 들어섰지만 겨울이 되자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다. 임대료가 밀리다가 결국 임차인이 철수해 버리면 상가에 투자한 주인 처지에서도 공실 관리로 골머리를 썩게 마련이다.
반면 장진우식당은 이태원 경리단길 뒷골목 허름한 식당이었지만 사람이 몰리자 인근 주택 가격까지 두 배 이상 덩달아 뛰었다. 건물 입지보다눈 공간 활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초저금리로 상가, 중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저성장 시대에는 상가 투자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에 집중해야 한다. 재테크의 성패가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건물 공간을 어떻게 메울지에 달린 셈이다.
그래서 글로벌 종합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팀이 모였다. 상권 변화를 빠르게 포착할 뿐만 아니라 건물에 스토리를 입히고 공간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는 최고 전문가들이다. 판교 명소인 '아브뉴프랑'을 비롯해 과거 사무실로 쓰던 공간에 리테일을 대거 유치해 새롭게 리뉴얼한 목동 '테이스티(Tasty)41'과 대치동 '오토웨이 타워'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핫플레이스가 모두 쿠시먼 리테일팀의 작품이다. 곧 판교 아브뉴프랑 2탄인 '광교 아브뉴프랑'과 광화문 'D타워'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리테일 서비스 총괄 김성순 이사는 "상가투자에선 목좋은 곳을 찾기보다 질 좋은 우량 임차인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일단 좀 길게 내다보고 공간에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임차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양을 받은 상가 점포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물 후면에 있거나 이면도로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입소문 마케팅을 잘하고 실력 있는 임차인만 찾으면 입지 열세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윤화섭 부장은 "내가 직접 장사를 한다면 어떤 업종으로 해야 매상이 오를지 자문해 보면 상가 투자를 어디에다 하고 또 어떤 업종의 임차인을 들여야 할지 답이 보인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 들어 상권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트렌드가 기존 5~10년 주기에서 1~2년 정도로 줄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앞으로 뜰 업종이 궁금하면 백화점에 가보면 팁을 얻을 수 있다. 백화점 손님들이 어떤 매장에 줄을 서는지만 봐도 요즘 뭐가 뜨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단순히 커피보다는 버블티, 분식보다는 프리미엄 김밥·호떡·어묵 등 추억의 간식이 요즈음 유망 업종이라고 추천했다.
공간은 그렇다치고 그래도 입지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태원 경리단길과 마포 연남동, 성수동 서울숲과 뚝섬 인근이 유망하다고 꼽았다. 윤화섭 부장은 "비싼 돈을 주고 유망 상권 한가운데에 들어가기보다는 상권 확장 속도를 감안해 '앞으로 1~2년 후면 상권이 여기까지 넓어지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중심 상권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임차인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 단순히 월세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상권을 활성화하는 파트너라는 인식으로 말이다.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