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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거만한 눈사람
글 세예드 알리 쇼자에 그림 엘라헤 타헤리얀 옮김 김시형 분야 아동<어린이 문학 쪽수 40쪽 판형 190*260
가격 12,000원 발행일 2013년 12월 21일 ISBN 979-11-950735-2-8 (77890)
하루아침에 왕이 되어버린 눈사람
눈사람은 어떤 왕이 되었을까?
권력과 복종에 관한 조금 특별한 책 !
■책 소개
그림책으로 만나는 낯선 나라, 이란
권력과 복종에 관한 조금 특별한 책 !
《거만한 눈사람》은 이란 책입니다. 이란은 서남아시아에 자리잡고 있으며 수도는 테헤란입니다. 보통 이란 하면 사막만 많고 아프리카처럼 더울 거로 생각하지만, 이란은 사막도 많지만, 숲과 산이 많은 나라입니다. 또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라, 겨울에는 눈이 내리기도 합니다. 국민 98퍼센트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고 이슬람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는 말인 ‘인샬라’(모든 것은 신에게 달려있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느긋하고 너그러운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이란의 정서가 많이 풍기는 책입니다. 책임감 강하고 정 많고 순수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의지한 채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책 속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적극적이기보다 소극적입니다.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기보다 신 또는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어느 날 마을 전체에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눈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들이 마을 중앙 공터에 모여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하죠. 아이들은 밥도 먹지 않고 거대한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배가 고프고 손이 시리고, 살을 파고드는 추위와 맞서며 드디어 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듭니다.
눈사람을 완성하고 아이들은 뿌듯해합니다. 각자 집으로 달려가 가장 아끼고 좋은 물건을 하나씩 들고 나와 눈사람을 치장해 줍니다. 아이들의 기대와 달리, 다음 날 눈사람은 이 마을의 왕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누가 자신을 만들었는지 생각도 않고 사람들에게 투정하고 명령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권력과 마주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집에서, 또는 친구 관계에서, 권력은 커다란 힘이 되어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횡포를 일삼곤 합니다.
책 속 마을 사람들과 또 우리는 그러한 부조리한 권력에 맞서기보다는 영문도 모르는 채 휩쓸리곤 합니다. 또 변화를 두려워한 나머지 잘못을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부조리한 권력에 휘둘리는 생활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기합니다. 또한, 정체한 삶이 얼마나 피폐한 것인지를 말해 줍니다. 부조리에 맞서지 않고 따른다면, 한겨울 추위처럼 꽁꽁 얼어 버린 삶만 남겨지게 된다는 것을요.
이 책은 독일에 수출된 뒤 독일 아동청소년도서연구회에서 시행하는 ‘이달의 책’에 선정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자가 보내는 메시지는 이란뿐 아니라 독일을 지나 한국 그리고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인 듯합니다. 변화하지 않고 삶에 안주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 말입니다.
《거만한 눈사람》은 이 책이 쓰인 나라 이란의 언어인 페르시아 어를 함께 담았습니다. 수많은 이슬람 국가들의 국제어로 사용되는 페르시아 어를 보며, 이 책의 고향 이란의 정서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출판사 리뷰
❚ 첫눈이 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들 거예요!
밤새 첫눈이 내려 온 마을을 하얗게 덮었어요.
아이들은 이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들기로 약속했거든요. 아이들은 이른 새벽부터 공터에 모였어요.
아이들은 추위도 잊은 채 눈을 퍼 나르기 시작했어요. 모두가 힘을 합쳐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죠.
“이제 그만하자. 우리 키만큼이나 크잖아.”
한 아이가 말했어요. 밖은 너무 춥고, 배도 고프고, 힘도 들었거든요. 하지만 아이들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들려면 더 눈을 모아야 했거든요.
손발이 꽁꽁 얼어붙었어요. 눈발은 더 거세지고 있었죠.
하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모두 멋진 눈사람을 위해 힘을 모았어요.
“야호, 완성이다! 만세, 만세!”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가장 아끼는 물건 하나씩을 가지고 와 눈사람을 치장해 주었어요. 어떤 아이는 새로 산 목도리를, 어떤 아이는 촌장님이 쓰는 근사한 모자를, 어떤 아이는 갖가지 장신구를, 또 어떤 아이는 할아버지가 오래 쓰신 지팡이를 가지고 왔어요. 큰 구슬 두 개는 눈이 되고, 사슬 목걸이는 코가 되었어요. 목에는 폭신한 새 목도리를 둘러 주고 머리에는 촌장님 모자를 씌워 주었어요.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눈사람의 손에 쥐여 주었죠.
“보세요, 세상에서 제일 큰 눈사람이 완성되었어요!”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자신들이 만든 눈사람을 자랑했어요.
정말 멋진 눈사람이 완성되었어요. 마을 사람들 모두 눈사람을 보며 흐뭇해했어요.
❚ 나는 이 마을의 왕이다. 너희는 모두 내 명령에 따라야 한다!
다음 날 새벽 쩌렁쩌렁 마을을 뒤흔드는 고함이 들렸어요. 깜짝 놀란 사람들이 마을 공터로 모였어요. 마을이 떠나가라 소리친 건 바로 눈사람이었어요.
“여봐라! 이 몸이 배가 고프도다. 먹을 것을 가져오너라! 서두르지 않고 뭐하는
것이냐? 거기 있는 너 이놈, 나한테서 멀찍이 떨어져라. 이 몸은 누가 가까이
붙어 있는 걸 참지 못한다. 그리고 거기 너, 얼음을 가져와라! 덥다, 더워. 그 옆에
너는 부채질을 해라!”
눈사람은 커다란 목소리로 마을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어요. 눈사람이 명령을 내리다니, 정말 희한한 일이 다 있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고분고분 눈사람의 말을 따랐죠. 왜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복종한 거예요.
“이제 아침부터 밤까지 매일 두 명씩 내 옆에서 부채질을 해야 한다. 나는 더운 걸 아주 싫어한다. 이 몸 가까이 개가 얼씬거리지 않게 밤새 망을 보아라. 이 근처 다른 마을에 이 몸보다 더 큰 눈사람이 생기면 안 된다. 누구든 내 앞에 고개를 숙여라. 누구든 내 말을 따르라. 까마귀들은 아침에 울어서는 안 된다. 늑대들은 밤에 울어서는 안 된다.”
날이 갈수록 눈사람의 명령은 점점 희한해졌어요. 그러나 누구도 눈사람의 말을 거역하지 않았어요. 눈사람이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해도 고분고분 따를 뿐이었어요.
어느새 눈사람은 왕이 되었어요. 사람들의 그릇된 복종이 하찮은 눈덩이를 왕으로 세우게 된 것이지요.
마을 사람들은 말했어요. 앞으로 해님을 안 봐도 되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봄이 오는 것도 싫다고요. 따뜻한 봄도 싫고 해님도 싫다는 말에 해님도 어쩔 도리가 없었죠.
사람들은 정말 추운 겨울이 좋았던 걸까요? 눈사람의 희한한 명령을 따르며 지내는 것이 좋았을 리 없는데 말이죠. 만일 추운 겨울만 계속된다면 해님의 따스함과 봄의 푸름을 잊고 말겠죠? 과연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봄을 볼 수 없을까요?
❚ 부조리와 권력 앞에서 우리는 “안 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책 표지를 보면 얼굴을 숨긴 눈사람의 등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눈사람 속에 한 마을이 갇혀 있습니다. 평범한 그림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 그림은 매우 위협적입니다. 얼굴을 숨긴 보이지 않는 권력이 사람들을 포위하고 있는 듯 말입니다.
책 속에서 눈사람은 권력자로 묘사되었습니다. 눈사람을 만든 건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기쁜 마음으로 추위를 견디며 눈사람을 만듭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눈사람의 냉기에 꽁꽁 얼어 버린 듯합니다.
책 속 눈사람은 시종일관 얼굴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등만 보이거나, 햇빛 가리개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요. 어쩌면 자신의 잘못을 알기 때문에 그 대가가 두려워 얼굴을 숨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눈사람을 마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눈사람의 잘못된 요청에 “안 돼! 그건 옳지 않아!”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려는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얼굴 없는 그릇된 권력에 순응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 그 맹목적인 순응이 어떤 나쁜 권력을 만들어내는지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와 자주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주변에 이러한 눈사람을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눈사람이 들려주는 메시지를 기억한다면 아이들은 가해자나 피해자가 없는 환경에서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본문 속으로
다음 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이른 새벽, 사람들은 커다란 고함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어요.
“이놈의 까마귀들! 시끄럽다! 이 몸이 아직 곤히 자고 있는데 감히 깍깍 울어 대?
어느 면전이라고, 썩 꺼져라! 저기 산 너머에 숨어서 울어라!”
대체 누구일까요?
온 마을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소리친 건 바로 눈사람이었어요.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왔어요. 그러자 눈사람이 마을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았어요.
“여봐라! 이 몸이 배가 고프도다. 먹을 것을 가져오너라! 서두르지 않고 뭐하는 것이냐? 거기 있는 너 이놈, 나한테서 멀찍이 떨어져라. 이 몸은 누가 가까이 붙어 있는 걸 참지 못한다. 그리고 거기 너, 얼음을 가져와라! 덥다, 더워. 그 옆에 너는 부채질을 해라!”
마을 사람들은 눈사람의 명령을 고분고분 따랐어요. 눈사람이 명령을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 그리고 시킨다고 꼭 따를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아무도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말 이상한 일이죠?
그렇게 한 사람은 먹을 걸 가져오고 한 사람은 각 얼음을 들고 왔어요. 어떤 사람은 햇빛 가리개를 눈사람 머리에 드리워 주었어요. 다른 이는 부채질을 열심히 했어요. 눈사람 주변을 깨끗이 치우는 사람도 있었어요. 모두 눈사람이 시킨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 저자 소개
세예드 알리 쇼자에 글
1983년 이란에서 태어났습니다. 산업공학을 공부했고 기사를 쓰고 책을 집필하는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네예스탄 출판사의 부사장으로 일합니다. ≪거만한 눈사람≫은 글쓴이가 2010년에 펴낸 첫 번째 어린이 책입니다.
엘라헤 타헤리얀 그림
1979년 이란에서 태어났습니다. 테헤란에서 미술과 삽화를 공부했습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일곱 권의 어린이책과 청소년책에 그림을 그렸고 두 번이나 좋은 삽화를 골라 주는 상을 받았습니다. 또 여러 번의 전시회에서 자신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현재 테헤란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시형 옮김
숭실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 대학과 본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했습니다. 현재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로 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나는 자연의 정원≫, ≪사막의 공주 아미라≫, ≪나도 엄마 배 속에 있었어요≫, ≪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 ≪새로운 시작≫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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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란의 정서도 알고 많은 느낌을 줄 것 같아요~
꼭 사서 볼게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