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어둠과 죄악 속에 살다 돌아온 탕자인 저를 주님께서는 가만히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묵주기도로 이끄셨지요. 마치 처음 입교하는 사람마냥 하나하나 주님과 신앙에 대해 새로이 눈 떠가던 저는 그렇게 묵주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순서도 기도문도 마치 처음인 양 낯설던 것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던 차에 후배가 제가 묵주기도를 하는 것을 알고, “아니 혼자만 은총 받으려고 그래요?” 하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더니 곧 함께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나가 둘이 되었습니다. 둘이 함께하니 힘은 반만 들고, 의지는 두 배가 되었지요.
결혼하며 예비 시어머니의 권유로 세례를 받은 친구가 우연히 제가 묵주기도를 한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함께하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사실 그 친구가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시어머니의 청을 뿌리치지 못해 입교했다고 생각한 그 친구가 묵주기도의 은총을 믿는다며 함께하고 싶다 했을 때 참 기뻤지요.
친한 친구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입원하셨고 중환자실까지 가는 응급 상황이 있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묵주를 지니고 다니고 묵주기도를 하라고 권유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정말 열심히 기도하였고, 아버지는 곧 회복하시어 건강하게 퇴원하셨지요. 성모님께서 이 일을 통하여 저의 친구를 묵주기도로 이끄셨음을 함께 느꼈습니다.
중ㆍ고등학생 때부터 전례단을 빠진 적이 없는, 목소리가 참 예쁜 한 자매에게 묵주기도를 권유하며 묵주를 선물하였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크리스티나, 드디어 빛의 신비 꽃다발을 바쳤어. 참 오래도 걸렸지”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저에겐 참으로 기쁜 선물이었습니다.
큰아이 친구 엄마로 만난 자매도 함께 묵주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연말 “한 해 동안 나눠준 축복과 기도 정말 많이 위로와 힘이 되었어요. 함께한 그대 감사합니다”라는 아름다운 메시지로 큰 선물을 주었어요.
대학생 시절 본당 교리교사를 하던 친구도 육아와 살림, 여러 사정으로 신앙생활을 예전처럼 하지 못하다가 묵주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참에 묵주도 하나 새롭게 장만했다며, 아침밥을 안치며 묵주기도를 한다는 자매 얘기가 왜 그렇게 다정스레 들리던지요.
대학생 때 성가대를 이끌던 후배에게도 묵주기도를 권했지요. 매일매일은 못하고 있다던 후배는 어느새 누구보다 기도의 힘을 믿고 의지하고 헌화회 봉사도 시작하면서 아이와 기쁘게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누군가 묵주기도를 시작할 때 기뻤습니다. 그리고 냉담 교우도, 열심인 신자도 하느님의 자녀는 모두가 묵주기도를 마음속으로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였습니다. 그래서 슬쩍 이야기만 하여도 ‘그래 함께 하자…’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어요.
이렇게 하나둘 모인 자매가 열이 되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에 함께 모여 기도하지는 못하지만 함께 기도하기에 54일 기도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54일 기도가 시작됩니다. 의지가 약한 저를 아시는 주님께서 이렇게 공동체로 묶어 주신 것이지요.
매일 저는 오늘은 청원 또는 감사 기도 며칠 차, 무슨 신비를 바쳐야 하는지 메시지를 보냅니다. 저의 아침을 열어주는 작지만 소중한 일상이 되었지요.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거기 그들 가운데 함께 계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으며, 저희와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믿으며 기쁘게 성모님께 전구를 청합니다.
저희의 주님, 저희의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천주의 모친이시며, 묵주기도의 어머니, 찬미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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