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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행사 순연됐지만…전통의상 입고 교류행사 즐겨
참가자들 "찬물·그늘 확충…처음보다 많이 개선됐다"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영지 내 델타 구역에서 '문화교류의 날'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참가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3.8.6/뉴스1 ⓒ 뉴스1 윤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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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뉴스1) 윤다정 기자 =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인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어느덧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대회 사흘째부터 관련 대책을 속속 내놓으면서 어수선하던 현장도 조금씩 정돈이 되는 모양새다.
6일 찾은 새만금 잼버리 영지 내 델타 구역에서는 오직 참가자들만을 위한 '문화교류의 날'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델타 구역은 일반인과 지도자,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두 자유롭게 들어오는 곳이자 취재진에게 유일하게 공개되는 장소로, 각 참가국별 부스와 전시관, 홍보관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행사가 순연되고 뜨거운 한낮의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델타 구역의 모습은 대체로 한산했다. 이날 폭염경보가 내려진 전북 부안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에 이르렀다.
파랗게 작열하는 여름 하늘 아래, 알록달록한 스카프를 목에 두른 참가자들이 보송보송하게 마른 땅 위로 짝지어 걸음을 옮기는 광경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참가국별 부스 아래 그늘에서 햇볕을 피해 휴식을 취하는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그보다 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곳곳에 정차 중인 냉방버스 안에서는 참가자들이 더위에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기대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영지 내 델타 구역에서 '문화교류의 날'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더위를 식히기 위한 냉방버스가 정차해 있다. 2023.8.6/뉴스1 ⓒ 뉴스1 윤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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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화교류의 날'이라는 행사의 취지에 충실하며 영지 안에서의 시간을 한껏 즐기는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참가자들은 부스 앞에서 붉은 체크무늬 천을 머리에 두르고 풍성한 옷을 입은 채 음악에 맞춰 전통 칼춤을 추었다. 모로코 부스는 타악기를 두드리는 소리와 음악에 몸을 맡기고 간식을 나누어 먹는 참가자들로 꽉 차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모습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부스 앞에서 펼쳐지던 즉석 공연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칠레 출신 IST(국제운영요원) 말렌티나(22)는 무려 14시간을 날아 우리나라에 도착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처음에는 찬물과 그늘이 없었다. 습도와 고온 때문에 걱정했는데 정부와 조직위원회에서 (문제점을) 빨리 개선해 줘서 놀랐다"며 "부안 사람들은 무척 친절하다. 아이스크림도 사 주고 차량도 무료로 태워 주셔서 무척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냉방버스에서 휴식을 하면 활동을 즐기지 못하고 하루를 흘려 보내야만 한다"며 "우리는 외부 활동을 좋아한다. 바깥에 그늘 공간이 많이 있었으면 한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동료들과 문화 공연을 준비하던 말레이시아 출신 IST 레오나(21) 역시 "(처음보다) 굉장히 많이 개선됐다"며 "냉방버스와 그늘 공간이 늘었고, 화장실도 깨끗해졌다. 음식 관리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영지 내 델타 구역에서 '문화교류의 날'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모로코 참가자들이 덩굴터널 아래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23.8.6/뉴스1 ⓒ 뉴스1 윤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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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터널 아래서 쿨링포그가 흩뿌리는 물방울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모로코 출신 참가자 레이츠(15)는 "내일부터 영외 활동을 하러 갈 예정이다. 그동안 많이 즐기지 못해서 재미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곳곳에 차가운 마실 물이 많고, 우산과 선풍기, 아이스크림도 지급된다"며 "입소 첫날에는 간식류 정도만 제공됐는데 지금은 파스타, 치킨, 밥, 레모네이드, 달걀 등 다양한 음식이 지급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일 잼버리 영지 내에 오전 10시~오후 5시 운영되는 냉방버스를 총 230대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해충 방제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청소 인력을 기존 70명에서 230명으로 3배 이상 늘렸다. 여기에 얼음물은 무한 공급하고 급식량을 늘리는 데 더해 간식도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취재진에게 "매일 오전 9시부터 참가국 대표들이 모여 점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 진행 과정에서 지적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이 개선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6일 오후 8시부터 영지 내 대집회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아이브, 스테이씨, 에이티비오, 엔믹스, 싸이커스, 제로베이스원, 피원하모니, 앤팀, 베리베리, 이채연, 아이키 등 케이팝 아티스트 11개 팀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변경된 만큼 출연진 역시 일부 변경되거나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은 이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공연이 무사히 치러지기를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말레이시아 출신 IST 레오나는 "공연이 연기돼 속상하지만 다시 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문화교류의 날' 행사가 진행된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영지 내 델타 구역이 한산한 모습이다. 2023.8.6/뉴스1 ⓒ 뉴스1 윤다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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